이 책, 읽어보고 싶어졌다.
아시다시피 이 작품은 혜경궁 홍씨의 삶과 『한중록』이 큰 비중을 차지하죠. 드래블은 비교적 저명한 영어권 작가이기 때문에 이 결합은 국내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했습니다. 지금 읽고 있는 중인데 재미있군요. 지나치게 포스트모더니스트식 장난이 많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이 정도면 괜찮아요. 2백년 가까이 구천을 떠돌던 유령이 저승에서 무얼 익히고 무엇을 배우게 될지 누가 알겠습니까?
무엇보다 편한 건 이 두 세계의 교류가 전적으로 자발적이었던 겁니다. 드래블에게 『한중록』을 억지로 넘겨준 뒤 제발 이 소재를 바탕으로 끝내주는 영어 소설을 써달라고 안달하는 사람들은 없었어요. 드래블과 이 소설의 주인공 할리웰 박사에게 『한중록』은 그냥 독립적이고 훌륭한 문학작품으로 다가왔습니다. 조금 낙천적으로 본다면 그건 슬슬 우리의 문화가 세계 문화의 일부가 되고 있다는 증거겠죠. 국내 문학 작품의 번역과 소개의 중요성에 대한 증거이기도 하고요.
-> ## 24에서 듀나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