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도리표 메신저용 공개사진이다.

내가 직장이라는 곳에 묶이게 된 것이 벌써 7~8년 정도 된다. 올해도 9월이니 정말 근 10년 세월. 따져보니 생각보다 길다. 그동안 나는 쉬어 본적이 거의 없다. 여기서 쉰다라는 것은 경제활동, 돈을 벌어들이지 않고 사는 생활을 말한다. 회사를 옮기느라 잠시 쉴 수 있게 되었을 때도 알바 같은 것을 계속 했으니..

나같은 인간이 조직이라는 개목걸이를 달고 이렇게도 오래 버티다니, 스스로도 놀랍다. 하지만 모든것은 아주 냉정한 생존 때문임을 잘 알고 있다. 부모한테 용돈 타서 쓸 형편도 형제한테 비비적댈 형편도 아닌 오히려 그 반대로 뭔가를 책임지는 입장에만 서본 나로서는 참 꿈같은 이야기다.

'아홉시에 출근을 한단 말이지, 그것도 매일.. 흠.. 만원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말이야. 글쎄, 나는 한 번도 직장생활을 해본적이 없어서 말이야. 뭐 했다가도 곧 그만두고 나와버리곤 했으니. 적성에 안맞아서. 난 조직생활 못해.' ... 나는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을 부러워했다.. 증오했다.. 참 얼마나 많이 그랬던가.

물론, 조직생활이.. 직장생활이 좋고 적성에 맞아서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자유 싫어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고, 주어진 일이 싫어도 책임감으로 해야만 하는 경우에 해당되지 않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예술한다고 (소설을 쓰거나 아니면 연극을 하거나.. 여튼..) 돈 벌지 않으면서 창작활동에 몰두하는 지인들이 마치 자신은 고결한 예술가이고 나는 세상물에 찌든, 돈을 벌기 위한 글쓰기에 나 자신을 팔아버린 그런 사람 취급을 하면서도 막상 밥이 필요하고 술이 고플때는 당연히(나는 직장인이므로)내가 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모습을 보면 한심하기 이를데 없었다. 결국, 정신차리고 자기 앞가림은 스스로 하면서 하고 싶은 걸 하고는 있더라만 그 때 당시 곧 갚을 것처럼 큰소리 치며 빌려간 기십 만 원은 여전히 갚지 않고 있다.

직장인의 월급은 누군가의 밥값이 아니다. 그것은 그 직장인의 피와 땀, 그리고 무엇보다 자유와 맞바꾼 가치있는 돈이다. 가끔씩 나는 아침에 베개를 적시며 울고, 출근길에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가까스로 눈물을 참는다. 매일 아침 같은 시각에 몸을 일으켜 나를 거기에 맞추고 눌러 살아야 하는게 너무 힘들고 화나고분해서 그렇다. 단순히 내 직장이 어떠하고 맡은 직무가 어떠하고 처우가.. 이런건 논외로 하고 말이다.

나는 이제 더이상, 점심 한 끼를 길거리 떡볶이로 때우고, 마을버스 타지 않고 걸어다녀 차비를 아끼고, 한 끼 식사를 영화를 위해 포기해야 할 가난한 학생이 아니다. 천 원 이라도 더 싼 것을 사기 위해 발품을 팔아 힘들게 돌아다니는 대신에 천 원 더 주더라도 내 발 아프지 않게 편한 쪽을 택한다.

물론 그건 내 자유와 피땀 어린 노력을 돈과 맞바꾸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나는 나 자신을 위해 더 많이 투자하고 싶다. 아침에 가끔씩 우는 나를 꼬옥 안아주고 싶다.

# 부디, 청년 실업시대... 이런 댓글만은.. (이 글의 포커스는 그것과는 상관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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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9-09 21: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매지 2005-09-09 2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둥. 여기 불쑥 고개를 든 가난한 학생 등장 -
저도 몇 개월 사무직 알바를 해봤는데, 정말 싫어도 책임감으로 해야했더랬죠.
뭐 제가 일한 곳은 출근시간이 자율이라서 편하게 할 수는 있었지만요^-^;;

이리스 2005-09-09 2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님 / 감사합니다. ^.^
이매지님 / 두둥~ ㅎㅎ 그놈의 책임감.. -.- 에혀.. 힘들죠.
켈리님 / 넵!! ^.^

세벌식자판 2005-09-09 2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직딩 2개월 차 입니다.

공감입니다. 화이팅 입니다요~~~ (^^)/

이리스 2005-09-09 2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안녕하세요... 처음 뵙습니다. ^^;; 네네.. 화이팅!

마늘빵 2005-09-10 0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화팅 직딩. 정말 오래하셨군요. 전 일년차입니다. ㅋㅋㅋ

이리스 2005-09-10 1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그러게 말입니다. 아아.. 1년차~ ^^

mannerist 2005-09-10 2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밥벌이의 (개)지겨움에 다같이 (개) 저주를!! 쿨럭;;;;;
(아싸 반년차 -_-v)

이리스 2005-09-10 2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오호.. 다들 파릇파릇하군요.. 험.. 동작봐라~~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