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그림자 1 잊힌 책들의 묘지 4부작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 지음, 정동섭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5년 3월
구판절판


사실 남자란, 다시 프로이트로 돌아가서 은유법을 사용하자면, 백열등처럼 달아오르지. 한순간에 빨갛게 달아올랐다가 훅 바람이 불면 차가워지지. 반면, 여자는 과학적으로 확실한건데, 다리미처럼 달아올라. 무슨 말인지 알겠어? 조금씩조금씩, 약한 불로 말야. 맛있는 크리스마스 스튜를 만들 때처럼. 그러나 열 받았다 하면, 그걸 막을 길이 없지 비스카야(제철업으로 이름 높은 스페인 북부 지방)의 용광로 같단 말야. -213쪽

편지를 쓰는 동안, 그 기차에 있는 당신을 생각해요. 많은 꿈들을 간직했음에도 배신감으로 망가진 영혼을 가지고 우리 모두와 당신 자신으로부터 도망치는 당신을요. 훌리안, 당신에게 말할 수 없는 게 너무 많아요. 우리가 알지 못했던 것들과 당신이 모르는 게 더 나을 그런 것들이죠. -228쪽

내가 말하려던 건 말야, 사랑은 돼지 가공육 같다는 거야. 등심도 있고 소시지도 있지. 모든 것들이 자기 자리와 기능이 있다는 말이야. 카락스는 자기가 어떤 사랑도 할 자격이 없다고 말했었는데, 사실 우린 파리에서의 이 기간 동안에 그의 로맨스에 대해선 하나도 알아내질 못했어. 아마 기본적인 본능의 충동은 함께 일하는 여자들과의 관계로 만족시켰음이 분명해. 그건 마치 버스표나, 말하자면 성탄절 선물 같은 거지. -3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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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5-08-24 16: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이런 남자와 여자에 대해 너무 사실적으로 쓴거 같아요.

이리스 2005-08-24 16: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백열등 VS 다리미 -> 용광로.. 이런게죠. ㅜ.ㅡ 이렇게도 다른 남녀가 서로를 이해하는건 아마 기적에 가까운 것이 아닐까요. 후아..

플레져 2005-08-24 1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만 보고도 이 책인 줄 알았어요.
언제나 읽게 되려나요...흑흑...

2005-08-24 20: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리스 2005-08-24 2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에 관한 멋진말은 남들이 다 밑줄그어놔서 저는 저런것으루다가.. ㅋ
플레져님, 워낙 부지런하시니 금방 읽게되실거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