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서 그런걸거다.
따져보면 과도하게 마신것도 아닌데 금요일 밤에 좀 거하게 달려주었더니
토요일 하루 꼬박 정신을 못차리고 처참한 지경이었다.
오늘도 그닥 좋은 상태는 아니었다.
일한답시고 들고 온 원고 프린트는 후다닥 한번 겨우 훑어보고 던져놨고
쓰려던 외고는 한 꼭지도 못썼다.
어느새 일요일 밤, 전쟁 같을 한 주의 시작을 위해 억지로라도 잠 잘 준비를 해야 하는 때.
문득, 내가 꽤나 좋아하는 영화<정사>의 대사가 떠오른다.
풋풋한 모습의 이미숙과 이정재..
극중 이정재의 대사
'당신은 사랑한단 말도 못하죠? 해본 적도 없고. 바보처럼...
당신은 이제 늙어 갈텐데, 아무도 본 척도 안할 거고, 늙어서 죽을 텐데.
몸도 아플 거고, 아무도 당신에게 사랑한단 말도 안할 거고, 당신도 할 기회가 없을 텐데.
나한테 사랑한다고 말해 봐요.'
그런데, 닿고 싶은 사람과는 점점 멀어져만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