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시청부터 들렀다.

여권 신청 하는데

나는 대기 번호 4번이었다.

금요일에 찾으러 가면 된다.

십 년 짜리 여권 만드는데 오만 오천원 들었다.

 

가을은 장인 어른께 전화로 떼를 썼다.

세 여자 런던 가겠다는데

보호자로 장모님 좀 빌려 달라고.

얼떨결에 그러라고 한 친정 아버지는 무슨 영문인가 하셨을 게다.

친정 엄마가 함께 가주시면 나야 고맙지.

 

그렇지만 무엇보다 그 전에 치료에 진전이 있어야 할 텐데.

엄마는 봄이와 여름이 돌보느라 생긴 목, 허리 디스크 때문에,

나는 백수 주제에 허리와 등에 통증을 달고 살아서,

요즘 한의원에 치료 받으러 다닌다.

 

저녁엔 아파트 헬스장에 가서 사이클에 앉았다.

어쨌든 체력이 따라줘야 런던을 갈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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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일본을 다녀온 봄이와 여름이는 문제가 없는데

나는 아직 여권이 없다.

 

부랴부랴 사진부터 찍으러 가야 하는데

딸기들이 십 년은 볼 사진이니

미장원에 다녀오란다.

못이기는 척 갔더니

중고등학생들이 빈 자리 없이 앉아 있다.

내일은 월요일,

학기초 용의검사 때문인가보다.

급하게 여권 사진이 필요해서 머리 손질하러 왔다고 원장에게 이야기했더니

아이들 사이에 끼워넣어 줬다.

커트는 원장이 하고 드라이는 보조가 하는 것이니

새치기는 아니라고 스스로 위로하며 앉아 있었다.

 

가까운 대형 할인점 사진관에서 30분 만에 여권 사진 받아들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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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올림픽이 7월 27일에서 8월 12일까지란다.

몰랐다.

 

6월에 출발하면 그나마 항공료가 좀 싼데

6월 27일부터 29일까지는 아이들 기말고사다.

시험은 치고 가야하지 않겠나.

 

한 주를 가든, 한 달을 가든 항공료는 똑같다고 했더니

봄이도 여름이도 한 달 동안이라네.

 

두 아이 담임 선생님께 전화를 했더니 선선히 그러라 하신다.

아직 얼굴도 못 뵌 두 분의 시원스런 대답에

나는 용기를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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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도서관에서 DVD로 '오페라의 유령'을 보다가

여행사하는 그 분에게 런던 항공권 가격을 묻는 문자를 보냈을까?

 

지난 설날 서울까지 가서 '맘마미아'를 함께 보고 난 뒤

기대가 컸던 탓인지 무대의 규모가 너무 작아 실망이라던 여름이에게

외삼촌이 런던 전용관에서 본 '오페라의 유령'

두고두고 잊히지 않더라는 이야기가 떠올라서였을까?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의 한 장면 마음에 품고 돌아왔다며

영국 여행을 정리했던 ㅈㄹ님 때문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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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6시 내 방에 온 여름이와 한참을 이야기했다.

 

수학 학원 원장의 말처럼

꼭 특목고 가야하나?

네 경쟁 상대가 60만 명이라고?

그래봤자 겨우 대한민국 안에서다.

두 눈 다 뜨고 사는 우리더러

한 눈 감은 사람들이 비정상이라는데 그러라지 뭐.

지금처럼 하고 싶은 만큼만 하자.

그래서 인생 좀 찌질해지면 또 어떠하리.

아이와 고개 끄덕이며 아침을 맞았다. 

 

저녁엔 봄이와 다시 이야기.

 

한 줄 세우기에만 관심있는 고등학교에 꼭 가야하나?

아이가 즐겁게 삼 년 보낼 수 있을 것 같은 학교 두 곳 마음에 품고

거기가 아니라면 가지 말자고 결정했다.

 

잠시 바람 한 줄기 지나갔으나 

봄이도 여름이도

스스로 바람에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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