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마음 - 문학으로 읽는 조선왕조사
신봉승 지음 / 선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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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왕조가 남긴 가장 위대한 문화유산이 '조선왕조실록'이라고 해도 전혀 무리라 없으리라. 전세계에 유래가 없는 500년간의 역사를 기록으로 남긴 우리 조상들을 우리는 충분히 자랑스러워해야만 한다. 조선왕조실록을 바탕으로 대하소설을 썼던 글쓴이가 조선왕조 역사의 뒷이야기를 들려준다.

태조나 세조, 세종이나 고종과 같은 임금의 호칭을 '묘호'라고 한단다. 임금이 세상을 떠나면 위패에 적는 이름인데 '묘호'를 짓는 규범이  '조선왕조실록'에 이렇게 나와 있단다.

 공(功)이 있는 이는 조(祖)로 하고, 덕(德)이 있는 이는 종(宗)으로 하니......

공교롭게도 태조나 세조처럼 '조'가 붙어 있는 임금들은 쿠데타와 같은 정변으로 왕권을 탈취한 경우가 많아 '조'는 쿠데타와 같이 불법적인 방법으로 왕위에 오른 임금에게 붙여졌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단다. 나도 그런 사람 중에 하나였다. 글쓴이는 '역사가 일반인들에게 충분히 가르쳐지지도 알려지지 않았다'는 '거스리 주니어'의 말을 인용하면서 잘못된 지식을 갖고 있는 이들을 질타했는데 나도 가슴이 뜨금했다.

육종학의 세계적인 권위자였던 '우장춘' 박사의 아버지가, 명성황후 시해사건에 연루되어 일본으로 망명했다가 결국 암살되고 말았던 '우범선'이었다는 사실은 예전에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우장춘 '박사 이미 일본에서 최고의 대우를 받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머니와 아내 자식을 모두 일본에 남겨두고 한국에 돌아온 이유를 짚어본 글쓴이는 역사의 관점에서 그 일을 설명했다. 자신의 아버지를 대신하여 조국에 속죄하기 위해 가족들을 버렸을 '우장춘' 박사의 삶에서, 흐르는 역사를 관장하는 신이 분명히 있는 것이라는 두려움을 느낀다고 했다.

그러나 부끄러움을 모르는 인생들도 많은 요즘이다. 일제에 나라를 파는 데 앞장 선 조상들의 땅을 되돌려 달라며 나라에 소송을 제기한다는 이들이 소식을 듣고 사는 때이다. 역사를 두려워 할 줄 아는 사람은 현재의 삶을 바르게 살펴 정도를 걸을텐데 글쓴이의 말대로 역사교육이 부실해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책을 덮으며 역사에 부끄럽지 않을 삶의 한 발자국 오늘도 내디디며 살아야겠다는 다짐이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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