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환생을 믿지 않았다
브라이언 와이스 지음, 김철호 옮김 / 김영사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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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에 관심있다 보니 전생의 존재에 대해서도 그 가능성을 어느 정도는 열어놓게 된다. 전생을 하나의 가설로서 상정해볼 수 있는 까닭은, 사람마다 제각각인 사주명식은 말하자면 그 사람의 운명의 초기값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 그런 초기 에너지값은 대체 어디서 연원하는 것인지 질문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사주가 보여주는 인연론 내지는 관계론이랄까, 그런 것을 가능케 하는 동역학적 에너지는 어디서 기인하는가 또한 궁극적으로 묻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전생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고 한다면 불가지론 쪽에 가깝고, 그래서 이 책은 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읽고 나서도 난감하네. (이 책은 전생을 넘어서 정령들의 존재, 영혼의 진화와 위계에 대해서까지도 다루고 있다) 만약 이 책의 내용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여 본다면 원인을 알 수 없는 뇌전증이나 각종 자가면역질환 역시 전생으로부터 얻은 트라우마의 무의식적 흔적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지마는 어디까지나 상상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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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사리빙 2009년-3월호 (CASA LIVING) (518-1)
시공사(잡지)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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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 업계의 유행이 얼마나 극심한지 십년 전 잡지를 보니 새삼 놀랍다. 왜 그땐 그토록 미적으로 옳았던 것들이 지금 와선 구제불능의 구닥다리에 지나지 않는 걸까. 요즘 유행하는 미니멀리즘 인테리어나 북유럽 스타일이 함의하는 삶의 태도와 가치관에 동조하면서도 이또한 10년 후엔 세월의 먼지를 뒤집어쓴 지난날의 사조가 되어있을지 궁금하다. 시대를 초월하여 언제 어느 때고 멋져보이는 인테리어라는 건 없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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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았다, 네가 술래야 - 경계성 성격장애로부터 내 삶 지키기
폴 T. 메이슨 외 지음, 김명권.정유리 옮김 / 모멘토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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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의학적 자가진단은 전문가가 아니고서야 함부로 할 것이 못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나 자신에게 다소간 경계성 성격장애의 가능성이 있지 않은가 의심해왔다. 비록 20대 초중반 무렵만큼 그 빈도와 강도가 심각한 수준은 아니지만 지금도 감정이 폭발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면 그런 의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은 경계성 성격장애가 있는 사람을 가족이나 친구로 둔 주변인에게 도움될 만한 조언과 지침들을 담고 있지만, 경계성 성격장애를 지닌 당사자(혹은 나처럼 그 가능성이 심히 의심되는 자)에게도 유용하겠다. 내 안의 분노와 폭력성에 대해 나 스스로 어떻게 이해하고 이성적으로 대처할 것인가, 하는 물음을 안고 읽어보면 한시적이나마 자기분석 혹은 자아성찰하는 데 도움이 된다. (물론 이 책이 자기분석이나 자아성찰의 기회 못지않게 제공하는 것은 당혹감이다. 나 자신이 낱낱이 해부당하는 기분이다.)

2 경계성 인격 장애가 있는 사람은 늘 정신적 버팀목이 될 만한 무언가를 갈구하지만 이런 사람일수록 유일 신앙은 차라리 독이 아닐까 싶다. 근원적인 허무감을 절대자의 옷자락으로 덮어 씌워버리는 짓은 편리하고 달콤한 도피 행위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닐 것이다. 경계성 성격장애 유형이 스스로 구제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모호하고도 진부한 얘기지만 부단히 수행하는 길 밖엔 없을 듯하다. 직면과 응시와 수용이야말로 이들에겐 일생토록 연습해야 할 과제가 아닐지. 다행히도 호르몬의 효과인지 뭔지 통계적으로 사십대 이후에는 대체로 증상이 호전된다고 하니 그나마 희망이 보인다고 해야 하려나.

 

3 눈길 가는 대목은 정체성 장애(현저하게 불안정한 자아상이나 자아감을 지속적으로 갖고 있음)와 만성적인 공허감이 상호 연관되어 있다는 부분. 만성적인 공허감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인 정체성 혼미의 문제에 대해 로버트 월딩어가 한 말을 재인용하면 “정체성 혼미란 경계성 인격 장애가 있는 환자들에게서 보이는 증상으로서,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알지 못한다는 느낌, 뿌리 깊으며 종종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느낌을 의미한다. 보통 우리는 다른 환경 속이나 다른 사람들 사이에서도 자신을 일관성 있게 경험하는데, 경계성 성격장애가 있는 사람은 그런 자기의 연속성을 경험하지 못한다. 대신, 경계성 성격장애 환자들은 통합시킬 수 없을 만큼 서로 모순되는 자기 이미지들로 가득 차 있다. (...) 그들의 내적 공허함과 혼미 때문에 그들은 어떻게 행동하고 무엇을 생각하고 어떻게 존재할지를 결정하는 데 다른 사람의 행동이나 반응에 의지하게 된다. 누군가가 옆에 없으면 자신이 누구인지 인식 못하거나, 아예 자신이 존재한다는 느낌조차도 가지지 못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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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랑 싸웠어!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67
시바타 아이코 지음, 이토 히데오 그림, 이선아 옮김 / 시공주니어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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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한테 얻어맞고 돌아와 엉엉 울다가 만두 먹고 기분 풀려 화해한다는 줄거리. 이 해피엔딩의 반전은 마지막 장에 있다. 주인공 아이가 두 눈을 매섭게 치뜨고선(표지에 나오는 얼굴 표정과 거의 흡사하나 눈물이 다 마르고 입매가 좀더 결연해진 점이 다르다면 다르다) 속으로 이렇게 읊조리는 것이다: "그렇지만, 다음엔 내가 꼭 이길거다." 헉 너 바로 앞장에서 헤헤헤 하면서 화해했던 애 맞니? 음 뭔가 일본스러운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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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맞는 미니멀 라이프 - 비움에 서툰 당신을 위한 생활의 기술
아키 지음, 허영은 옮김 / 웅진리빙하우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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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이 많으면 물건의 노예가 된다는 사실을, 출산 후 살림의 규모가 급격히 확장되면서 절감하고 있다. 이 책은 미니멀리즘을 도덕성이나 윤리에 호소하지 않는다. 다만 철저히 효율성의 차원에서 접근할 따름이다. 시간과 공간과 에너지를 최소한으로 사용하여 집안을 최대한 쾌적한 상태로 유지하고 관리하는 기술, 보다 중요하고 가치있는 다른 활동에 집중하기 위해 가사노동을 간소화하고 그 효율성을 높이는 기술에 대해 청소, 요리, 수납, 의복, 육아 각 분야에 걸쳐 세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처음엔 슬렁슬렁 후루룩 읽었다가 그럴 책이 아니다 싶어 재차 정독, 다음엔 밑줄치며 다시 읽었다. 책에다 밑줄치며 읽어본 게 얼마만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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