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마이크로 코스모스
베르너 지퍼.크리스티안 베버 지음, 전은경 옮김, 손영숙 감수 / 들녘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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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결론은 '나'라고 할 만한 것이 없다는 사실이다. 나는 나를 규정할 수 없다. 종교적으로도 과학적으로도 자아라는 것은 무너지기 쉬운 허상의 개념일 뿐이다. 그렇다면 저자는 인류가 지금껏 자기 탐구에 천착해온 결과로서 일구어낸 철학과 문학과 예술의 업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할까.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인류의 모든 성취 가운데서도 특히 문학이나 예술과 같은 분야의 경우에는 에고이즘이야말로 창조의 중요한 원천이 되어왔지 않나.

2 깨달음의 상태라는 것은 진화된 인류에게서 나타나는 높은 수준의 인식능력일까, 아니면 그저 뇌파 이상이나 간질발작증세의 일종일까. 둘 중 하나이건 혹은 둘 다이건 간에ㅡ 유사 이래로 동서양의 수많은 현인들이 이러한 경지를 체험해왔고, 그것을 종교적으로든(우파니샤드, 불교, 禪사상) 철학적으로든(니체, 융, 하이데거 등) 끊임없이 표현해왔다는 것은 몹시 흥미로운 사실이다. 동양종교에서 궁극의 경지로 통하는 직관적 영성 체험이란 과연 어떤 종류의 것일까. 마약에 탐닉했던 예술가들이 도취상태에서 경험한 환각과는 또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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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eatles 비틀즈
헌터 데이비스 지음, 이형주 옮김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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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즈와 주위 인물들이 모두 생존해 있는 상태에서 그들의 인터뷰에 전적으로 의존하여 씌여진 (게다가 출판하기 전에 인터뷰이의 검열까지 다 거친) 책이다보니 약간은 아쉬운 부분이 있다. 공인 전기라기보다는 인터뷰집에 가까운책이지만, 저자는 (그의 표현에 따르면) 벽에 붙은 파리의 심정으로 최대한 비틀즈를 귀찮게 하지 않으면서 비틀즈의 모든 것을 담으려 노력했다고 한다. 인터뷰어의 정성이 느껴지는 책인 것만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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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와 칼 - 일본 문화의 틀
루스 베네딕트 지음, 김윤식 외 옮김 / 을유문화사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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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리하기는 하지만 일본 고유의 특성이라기보다는 동양권 문화의 공통된 성향 같다. 뒷부분 해설을 읽어보니 뜨끔하게도 나같이 말하는 사람은 이 책을 한 번밖에 안 읽은 사람이라면서 책을 두 번 이상 읽어야만 베네딕트가 분석한 일본인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난감하다. 언제 이 책을 또 읽게 될지 모르겠다. 

한편으로 과거사 청산 문제에 대한 일본의 태도를 독일의 경우와 단순 비교해서 뻔뻔하다고 비난할 수만은 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독일의 경우에는 전쟁 도발에 대한 사과가 곧 회개 후 '리셋'을 의미한다. 조상의 모든 과오와 깨끗이 결별하고 다시 새출발 하는 것이다. 그런데 기무와 기리의 정서를 가진 일본으로서는 사과가 리셋이 될 수는 없다. 그들에게는 사과가 독일의 경우보다 훨씬 복잡한 문제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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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인열전 2 (양장본) - 고독의 나날속에도 붓을 놓지 않고
유홍준 지음 / 역사비평사 / 200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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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고문서와 연구 자료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대표 화가들이 남긴 삶의 자취를 면밀하게 추적하고 있다. 책에 등장하는 화가들은 모두가 하나같이 걸출한 재량을 가지고 사연 많은 생을 살다 간 사람들이지만, 그 중에서도 단연 심금을 울리는 인물은 호생관 최북이다. 까닭은 그가 제일 '짠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최북은 왜 짠한가. 천형처럼 타고난 거침없는 광기가 짠하고, 광기와 배포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으로는 그릇이 작은 인간이라는 점이 짠하고, 작은 그릇으로 빚어질 수밖에 없었던 까닭이 그의 신분상의 한계 때문이었다는 점이 또 짠하다. 이 책에 도판으로 나오는 최북의 그림 중에 마음에 드는 것이 참 많은데, 그중에서도 공산무인도나 풍설야귀인 같이 거침없는 필치로 그려낸 작품들이 그러하다. 과감하게 뭉개버린 배경이나 거센 추위와 바람을 묘사한 부분은 자못 현대적으로 비치기까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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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읽는 세계사 - 개정판 거꾸로 읽는 책 3
유시민 지음 / 푸른나무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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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콤 X는 흑백 통합이 아닌 흑백 분리를 주장한 급진적 흑인 인권운동가였는데, 그는 마틴 루터 킹 목사를 백인 입맛에 맞는 흑인해방운동을 한다고 비난한다. 그의 눈에 비친 마틴 루터 킹 목사는 어디까지나 ‘백인 밑에 기식하는 흑인 부르주아지’의 이익을 대변하는 운동가였던 것이다. 말콤 X와 마틴 루터 킹 목사를 필두로 미국 흑인해방운동의 노선이 두 가지였다는 사실, 즉 60년대 미국 흑인 인권 운동에는 인종뿐만 아니라 계층 문제도 깊숙이 개입되어 있었다는 사실은 이 책을 읽기 전엔 미처 생각지 못했던 부분이었다. 말콤 X는 미국의 가장 밑바닥 사람들, 그러니까 할렘가 흑인들의 삶을 조명했던 셈이다. 이런 사람들은 언제나, 강자가 서술하는 역사에는 결코 큰 비중으로 등장하지 않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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