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마이크로 코스모스
베르너 지퍼.크리스티안 베버 지음, 전은경 옮김, 손영숙 감수 / 들녘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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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결론은 '나'라고 할 만한 것이 없다는 사실이다. 나는 나를 규정할 수 없다. 종교적으로도 과학적으로도 자아라는 것은 무너지기 쉬운 허상의 개념일 뿐이다. 그렇다면 저자는 인류가 지금껏 자기 탐구에 천착해온 결과로서 일구어낸 철학과 문학과 예술의 업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할까.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인류의 모든 성취 가운데서도 특히 문학이나 예술과 같은 분야의 경우에는 에고이즘이야말로 창조의 중요한 원천이 되어왔지 않나.

2 깨달음의 상태라는 것은 진화된 인류에게서 나타나는 높은 수준의 인식능력일까, 아니면 그저 뇌파 이상이나 간질발작증세의 일종일까. 둘 중 하나이건 혹은 둘 다이건 간에ㅡ 유사 이래로 동서양의 수많은 현인들이 이러한 경지를 체험해왔고, 그것을 종교적으로든(우파니샤드, 불교, 禪사상) 철학적으로든(니체, 융, 하이데거 등) 끊임없이 표현해왔다는 것은 몹시 흥미로운 사실이다. 동양종교에서 궁극의 경지로 통하는 직관적 영성 체험이란 과연 어떤 종류의 것일까. 마약에 탐닉했던 예술가들이 도취상태에서 경험한 환각과는 또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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