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인열전 2 (양장본) - 고독의 나날속에도 붓을 놓지 않고
유홍준 지음 / 역사비평사 / 2001년 3월
평점 :
절판


각종 고문서와 연구 자료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대표 화가들이 남긴 삶의 자취를 면밀하게 추적하고 있다. 책에 등장하는 화가들은 모두가 하나같이 걸출한 재량을 가지고 사연 많은 생을 살다 간 사람들이지만, 그 중에서도 단연 심금을 울리는 인물은 호생관 최북이다. 까닭은 그가 제일 '짠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최북은 왜 짠한가. 천형처럼 타고난 거침없는 광기가 짠하고, 광기와 배포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으로는 그릇이 작은 인간이라는 점이 짠하고, 작은 그릇으로 빚어질 수밖에 없었던 까닭이 그의 신분상의 한계 때문이었다는 점이 또 짠하다. 이 책에 도판으로 나오는 최북의 그림 중에 마음에 드는 것이 참 많은데, 그중에서도 공산무인도나 풍설야귀인 같이 거침없는 필치로 그려낸 작품들이 그러하다. 과감하게 뭉개버린 배경이나 거센 추위와 바람을 묘사한 부분은 자못 현대적으로 비치기까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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