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정복
버트란트 러셀 지음, 이순희 옮김 / 사회평론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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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루하고 따분한 논리실증주의자의 행복론이 때로는 가장 명쾌한 지혜의 말씀일 수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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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어느 쪽이냐고 묻는 말들에 대하여 - 김훈 世設, 첫 번째
김훈 지음 / 생각의나무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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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문장은 어른의 문장이고 아버지의 문장이다. 내가 도저히 가닿을 수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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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의 능력 문학과지성 시인선 336
김행숙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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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시인은 퇴고할 때 시를 무슨 탈곡기 같은데다가 한번씩 집어넣는 모양이다. 아니면 종이에 활자들을 뿌려놓고 선풍기를 초고속으로 돌려서 웬만한 것들은 다 날려버리는지도. 그러니까 상상을 초월하는 그만의 어떤 희한한 작법의 비결 같은 게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 간유리에 맺힌 상처럼 하얗고 흐릿하고 아스라한 시들. 슬픔도 기쁨도, 곤란한 마음도 애매한 마음도 모두들 부끄러운 듯이 숨었다. 그래서 언뜻언뜻 꼬리만 비치는 수수께끼가 되었다. 흐릿함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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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비르투를 모른다면서 이죽대고 경멸하다가 정작 활자를 마주할 시간조차 귀해지면 다시 또 시만 찾게 된다. 사막에서 물 찾듯이 온몸 헐떡이며 오로지 시만을 구하게 된다. 종일토록 허겁지겁 시를 퍼마셨던 오늘 나는 얼마나 비굴했던가. 시가 창녀는 아닐 텐데. 더럽다고 욕하면서 자꾸만 찾아가는 그런 창녀는 아닐텐데. 나는 왜 사랑하는 것들을 미워할까. 왜 욕하고 침뱉고 짓밟고 뺨을 때릴까. 그리고 또 왜 결정적인 순간에 배신하고 달아나려 할까. 마음 속에 든 것과는 무조건 반대로 행하라는 저주에 걸렸나. 이 고질적인 심리가 나 자신을 평생토록 힘들게 할 것 같다. 위악의 병폐가 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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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1 - '사건'전후
신정아 지음 / 사월의책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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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락한 영웅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아니면 사소한 실수나 과오 때문에 놀랄만큼 가혹한 형벌을 받게 된 어느 선량하고 평범한 인간의 이야기라든가. 그리고 가능하면 그것이 오늘 내가 길 가다 마주쳤을지도 모를, 지금 여기 이 땅 위에서 숨쉬고 살아가는 아무개의 이야기였으면 했다. 전설이나 신화가 아니라 바로 어제 내 옆에서 일어났던 이야기, 픽션이 아닌 수기로서의 이야기, 이야기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이야기... 아마도 그런 이야기에 대한 탐욕에 가까운 갈망이 내가 이 책이 출간되기만를 손꼽아 기다렸던 이유였겠다. 그리고 오늘 나는 드디어, 원형경기장에서 맹수에게 온몸이 물어뜯겨 죽어가는 검투사를 지켜보며 그 모든 각색되지 않은 실제 상황에 즐거운 전율을 느꼈을 고대 로마의 어느 귀족들처럼, 그렇게 신정아의 이야기를 맛있게 뜯어먹었다. 책을 읽다보면 특별히 살 가치가 없어도 부러 사서 읽게 되는 책이 있는데, 내게는 이 책도 그런 경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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