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너무 많은 말을 해버렸지만, 앞으로도 함구할 자신이 없지만, 그러나 탱고에 대해서 무어라 말할 수 있을까. 그 어떤 말도 사실은 다 헛소리다. 무엇보다도 여기 알라딘 서재에 탱고 관련해서 내가 끄적이고 있는 모든 말들이 제일 심각한 헛소리다. 탱고에 관해서라면, 말로는 그 어떤 것도 채집할 수 없을 거 같다. 그 어떤 것도 건져올릴 수 없고, 그 어떤 것도 포착해낼 수 없을 것 같다. 아, 말이란 것은 얼마나 얄팍한지. 얼마나 꼰대 같은지. 얼마나 쓸데없이 언저리만 맴도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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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랑하는 동안
캣 코이로 감독, 케이트 보스워스 외 출연 / 미디어허브 / 2015년 6월
평점 :
품절


영화 말미에 여주인공은 남편도 내연남도 선택하지 않고 홀로 떠나지만, 그녀가 한 달 안에 남편한테 다시 돌아온다는 데 열 손가락 건다. 돌아오지 않을 수 있는 배짱과 능력이 있다면 애당초 저런 남자랑 결혼하지도 않았겠지. 그러고 보면 어떤 남자랑 결혼했는가 하는 것은 그 여자의 많은 것을 아니 거의 모든 것을 보여준다고 해도 좋으리라. 저 여자가 정말로 선호하는 그리고 확보하고자 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끝끝내 포기하지 못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평생을 어떤 결핍 속에서 살아야 하는지, 저 여자의 그릇은 어떠하며 가장 은밀한 욕망의 속살은 어떤 모양인지.
  
여주인공의 쓸쓸한 마음이 매우 이해가 잘 되었으므로, 이해가 잘 된다는 바로 그 점 때문에 슬펐다. 그런 심리가 너무나도 전형적이고 흔하고 시시한 종류라는 게 이 영화를 통해 입증되었기 때문에 더더욱. 그나마 저 여자보다 내게 약간 더 희망적인 구석이 있다면, 나는 남편에 대해서 저 여자보다는 좀 더 연민을 느끼고 있다는 거 정도일까. 비록 줄거리 자체는 통속적이지만 영화 내내 잔잔한 기저음을 이루는 여주인공 할머니의 육성이 영화를 삼류 멜로에서 건져 올렸다. 고혹적인 케이트 보스워스와 그녀의 단정하고 깔끔한 패션 그리고 아름다운 이탈리아의 풍광을 감상하는 재미는 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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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고는 쉽다. 연체동물처럼 추기는 쉽다. 그러나 제대로 추려면 끝이 안 보인다. 이걸 오늘 처음으로 진지하게 느꼈다. 끝이 안 보이는 길에 발을 딛었구나, 알게 되었을 때의 어떤 아득함. 막막함. 탱고는 결코 여가선용이나 취미일 수가 없을 거 같다. 이 춤은 all or not을 요구하고, 그래서 결국엔 자신이 추고 있는 춤에 인생의 한 시절을, 아니 어쩌면 인생의 전부를 걸어버린 사람들만 춤판에 남는 거 같다. 존경스러울 뿐. 나는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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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과 비슷하다. 앞으로도 계속 이런 쪽으로 읽게 되지 않을까 싶다. 책은 읽으면 읽을수록 미궁으로 빠져들고 그 안을 헤매이며 끊임없는 지복을 얻고 하여튼 책의 세계는 내가 만나본 그 어떤 세계보다도 질리지 않는 세계 같다. 신체적 능력이 허락하는 한 계속해서 정처없이 무언가를 읽어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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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5-07-03 0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해보니 1위분야가 시더라구요.아주 맘에 들었

수양 2015-07-03 10:30   좋아요 1 | URL
겠는 걸요. (문장을 완성해야 할 거 같은 강박 ㅋㅋㅋ)
알라딘이 여름마다 우리를 즐겁게 해주네요^^
그나저나 백만 불짜리 프로필 사진이지 말입니다.

yureka01 2015-07-03 17:52   좋아요 0 | URL

문장 완성.ㅎㅎㅎ감사합니다.
 

아폴론적인 것보다 디오니소스적인 아름다움에, 합리성보다 비합리성에 더 매력을 느껴서일까, 테크닉의 능란함보다는 참을 수 없는 어떤 무언가가 느껴지는 춤이 더 좋아 보인다. 참을 수 없는 격정. 참을 수 없는 관능. 참을 수 없는 광기. 그런게 도저히 참을 수 없이 분출되고야 마는 춤. 말끔하니 빚어낸 기예 같은 춤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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