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의 붉은 장미 - 아웃케이스 없음
우디 알렌 감독, 제프 다니엘스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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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영화 같은 일이 펼쳐진다. 영화란 무엇인가에 대한 지극히 영화적인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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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모른다 - [할인행사]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야기라 유야 외 출연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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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떤 섣부른 분노나 동정도 구하지 않으면서, 영화는 담담하게 끝난다. 고상하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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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The Bad Seed (나쁜 종자) (한글무자막)(Blu-ray) (2011)
Warner Home Video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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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대 영화치고 몰입도 최고임. 사이코패스 주인공의 말로를 벼락맞아 죽는 것으로 처리해버린 결말이 다소 황당하기는 하다. 그러나 악인이 벼락맞아 죽어야 마땅하다고 생각하는 사회는 얼마나 부러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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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드 집에서의 하룻밤
에릭 로메르 감독, 마리-크리스틴 버럴트 외 출연 / 무비스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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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앙리 레비와 프랑수아 지루의 대담집 <남자와 여자, 사랑에 관한 같고도 다른 말들>(일레인 사이올리노의 <프랑스 남자들은 뒷모습에 주목한다>에서 재인용- 뒤늦게 원서 번역본과 대조해보니 뉘앙스가 많이 다르긴 하나 고치자니 애매해서 그대로 둠)에서 레비는 예쁜 여자보다 못생긴 여자들을 유혹하기가 더 어렵다는 주장을 펼친다. “예쁜 여자는 유혹에 익숙하죠. 경험도 있고 머리 회전도 빨라요. 유혹하는 수법이나 절차에 대해서도 훤합니다. 작업이 들어올지 말지 금방 알아채죠. 반면 못생긴 여자는 자기에게 일어난 일에 허둥대며 당황스러워합니다. 그리고 일단은 못 믿겠다는 듯이 의혹의 눈길을 보내면서 자기가 모르는 뭔가가 있을 것이고 누군가 자신을 함정에 빠뜨리려 한다고 중얼거리죠.” 이에 대한 프랑수아 지루의 현답이 명쾌하다. “매력 없는 여자를 유혹하는 것이야말로 오늘날 진정한 난봉꾼다운 행동이고 난봉꾼에게 가장 중요한 모험이겠군요.”

마찬가지로 팜므 파탈에게 있어서는 경직된 도덕주의자를 유혹하는 일이야말로 진정한 팜므 파탈다운 행동이고 팜므 파탈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모험이겠다. 이 영화에서는 모드라는 매력적인 여자가 고지식한 카톨릭 신자인 주인공 장 루이와 한 방에서 밤을 지새우는 장면이 나오는데, 결국 모드의 유혹은 실패로 끝난다. 아름다운 모드가 발가벗고 누워서 그윽하게 쳐다보는데도 장 루이는 끝내 자신이 정한 도덕률을 지킨다. 짐짓 평온하고 냉정한 척하면서, 그러면서도 모드의 심기를 건드리지는 않으려고 애써 눈치를 살피면서- 온몸에 담요를 둘둘 말고 뒤뚱거리는 장 루이는 우스꽝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론 눈물겹다. 

영화 초반에 장 루이의 친구 비달은 이런 얘기를 한다. “개인적으로 나는 역사가 어떠한 의미를 갖고 있다는 것에 아주 회의적이야. 그렇지만 내기를 한다면, 나는 역사에 의미가 있다는 것에 걸어. 그러니까 나는 파스칼적인 상황에 처해있는 거야. <가설a: 사회와 정치에는 의미가 없다>, <가설b: 역사에는 의미가 있다>. 나는 a보다는 b가 더 맞을 거라고는 전혀 확신하지 않아. 그 반대가 더 맞을 거야. b가 참이 될 확률이 10% 정도이고, a가 참이 될 확률이 90% 정도라고 가정을 해봐.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b를 선택할 수밖에 없어. 왜냐하면 역사에는 의미가 있다고 하는 그 가설만이 나로 하여금 제대로 인생을 살게 만들거든. (...) 나는 내 인생과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해 b를 선택해야만 해. 내가 틀릴 확률이 90%이지만 그런 건 중요치 않아.”

비달과 같은 많은 이들이 ‘나로 하여금 제대로 인생을 살게 만드는’ 쪽에 배팅할 것이다. 참인지 아닌지는 중요치 않다. 실존적 선택과 그 선택에 대한 충실성만이 중요할 뿐. 유혹 앞에서의 결단 역시 마찬가지일 터. 설령 그러한 선택이 보기에 따라서는 우스꽝스런 자기기만이며 허위와 위선에 불과할지라도- 장 루이는 그날 밤 ‘나로 하여금 제대로 인생을 살게 만드는’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한 주관적 신념이 있었고 내적 갈등 속에서도 결국에는 그것을 거스르지 않는다. (장 루이가 보여주는 이러한 자기기만적 태도는 영화 말미에 모종의 반전 속에서 또 한번 등장한다) 신념을 고수하는 인간은 고수한다는 그 자체로 충분히 존중받을 만하다. 온몸에 담요를 둘둘 말고 어찌할 바를 모르는 모양새가 다소 폼은 안 날지언정. 보는 이를 피식거리게 만들면서도 그것이 결코 조소로 이어질 수는 없는 어떤 애처롭고도 고귀한 지점이 장 루이에게는 분명, 있다.

 

▲ 아름다운 모드. 물론 세상에 그냥 웃는 여자는 없다.   


앞서 재인용한 책에서 베르나르-앙리 레비는 이런 말을 하기도 한다. “인생은 유혹이죠. 문명화는 유혹입니다. 인간과 동물을 구분하는 건 유혹입니다. (...) 프랑스인들은 유혹에 대해 좀 더 많이 생각하고 문학 속에서 탐구하죠. (...) 프랑스에서는 관계를 최대한 에로틱하게 만들려고 합니다. 사람이든 정치든 일이든 상관없이 모든 관계가 에로틱해집니다. 미묘하게 야릇해지죠. 그렇다고 불평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어요.” 이런저런 책을 들춰봐도 확실히 ‘유혹’은 프랑스 문화에 있어서 핵심적인 키워드인 듯. 꼭 연인 사이가 아니라도 이성 앞에서 누구나 유혹을 시도하고 유혹을 당하면서 그러니까 기본적으로 모든 남녀 사이에 끈끈하고 농밀한 ‘밀당’의 기류가 흐르는 가운데서 살아가는 것이 이 나라 사람들의 특징인가 보다. 성을 무식하게 억압하기보다는 이렇게 적당히 윤활유처럼 흘러다니도록 하는 편이 차라리 더 자연스럽고 지혜로운 일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그들이 우리를 보면 얼마나 화들짝 놀라려나. 이 무슨 승려들의 나라인가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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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로레스 클레이본 - [할인행사]
테일러 핵포드 감독, 제니퍼 제이슨 리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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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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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6-28 00:2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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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6-28 14:5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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