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님, 사실은 제가 정말이지 칭따오보다 열 배는 사족을 못 쓰는 맥주가 있습니다. 이름 하여 쾨니히 루드비히 바이스비어 헬(Konig Ludwig Weissbier HELL). A님께서 이미 맛보셨을지도 모르겠지만, 아우, 이건 뭐, 그냥 숭늉입니다. 걸쭉한 것이 이건 뭐 딱, 모내기 하다 마셔야 할 술입니다. 도시인이라면- 가히 모내기와 맞먹는 야근을 마친 후 타는 목마름으로 원샷해야 할 술입니다. 칭따오가 소녀 뒤꼭지 같다면 이건 뭐랄까요. 음, 이건 말하자면 나훈아입니다. 무슨 소리냐고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이 맥주는 정녕코 나훈아인 것입니다. (끔찍하면서 또한 아찔하게도) 나훈아 선생님을 마시는 기분인 것입니다. 제가 이런 해괴망측한 글을 적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바로 기린 이치방을 먹고 약간 맛이 갔기 때문입니다. 기린 이치방을 먹으면서 쾨니히 루드비히 바이스비어 헬에 대한 감상을 적다니 실로 악질적이지 않습니까. 그렇지만 배신이야말로 저의 주특기랍니다. 그럼 기린 이치방 리뷰는 다음 기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