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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자신이 되라 - 니체의 잠언과 해설
박찬국 엮음 / 부북스 / 2012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니체의 초인은 너무나 과격하고 전투적인 나머지 심지어는 다소 괴물처럼 느껴진다. 도가의 선인(仙人)에게는 달관의 여유가 있고 발상의 전환에서 비롯한 호쾌함과 자유분방함이 있다. 라캉의 분열증적 인간은 어떤가. 그들은 타인으로서는 불가해한 그들만의 향락을 즐기면서 독창적인 문법 안에서 자유와 지복을 누린다. 도가의 선인이나 라캉의 분열증적 인간이나 삶의 고유한 양식과 스타일을 정립한 자라는 점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한 예술가적 인간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들은 니체처럼 잔인하지도 공격적이지도 파괴적이지도 않다. 정신적으로 훨씬 더 건강하고 여유롭고 평화로워 보인다. 그들이야말로 정말 어린아이 같다.
니체는 거침없고 강렬하고 자극적이지만 그래서 좀 중이병스럽기도 하다. 오바하는 중이병적 낭만주의 같은 게 있다고 한다면 박절한 평일까. 하지만 어깨에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가 있다. 칼바람 맞으며 암벽 틈에서 자란 소나무에게 그 기괴한 몸통의 굴곡진 형상을 가리키며 왜 너는 이렇게 피곤하게 사느냐고 물을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그럼에도 분명한 건 니체가 확실히 과잉되어 있다는 거다. “몸짓이 격렬하다는 것이 위대함의 속성은 아니다. 대개 몸짓을 필요로 하는 것은 가짜다. 모든 희화적인 인간을 경계하라!”(이 사람을 보라 中에서) 니체의 명언은 니체 그 자신에게 다시 돌려주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