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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재처럼 - 자연으로 상 차리고, 살림하고 ㅣ 효재처럼
이효재 지음 / 중앙M&B / 2006년 11월
평점 :
절판
심심할 때 네이버 카페 레몬테라스의 <마이홈 자랑>이라는 코너에 들어가 놀고 있으면 시간이 참 잘 간다. 남의 집 구경을 좋아하는 까닭이 단지 그 집안의 물질적 외양을 살펴볼 수 있어서만은 아니다. 진짜 묘미는 집안의 풍경을 통해 거주자의 취향과 관심사, 강박과 판타지, 가치관과 신념까지 구경하는 일이다. 집을 구경하는 것은 그래서 인간을 관찰하는 일과도 같다. 마치 남의 집에 놀러가 구석진 선반 위를 손가락으로 넌지시 쓸어봄으로써 주인의 성격을 짐작해 보듯이, 가구 배치 하나를 보고 집주인이 날마다 무엇을 잃어가는지와 무엇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지를 가늠해 볼 수도 있는 것이다. 오랜 시간 <마이홈 자랑> 코너를 애독하면서 내린 결론이 있다면, 세련되고 깔끔하게 또는 아기자기하게 꾸며놓고 살기는 쉬워도 아취와 기품이 배어 나오게 살기는 쉽지 않구나 하는 것. 효재 선생님이 멋있는 까닭이다. 유난하고도 살뜰하면서도 표백되지 않은 그녀의 일상이 책 곳곳에 잔잔하게 담겨있다. 가정 생활을 다룬 책 치고 정작 생활이 묻어나는 책이 드물다는 점을 감안해보면 더욱 고운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