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재처럼 - 자연으로 상 차리고, 살림하고 효재처럼
이효재 지음 / 중앙M&B / 2006년 11월
평점 :
절판


심심할 때 네이버 카페 레몬테라스의 <마이홈 자랑>이라는 코너에 들어가 놀고 있으면 시간이 참 잘 간다. 남의 집 구경을 좋아하는 까닭이 단지 그 집안의 물질적 외양을 살펴볼 수 있어서만은 아니다. 진짜 묘미는 집안의 풍경을 통해 거주자의 취향과 관심사, 강박과 판타지, 가치관과 신념까지 구경하는 일이다. 집을 구경하는 것은 그래서 인간을 관찰하는 일과도 같다. 마치 남의 집에 놀러가 구석진 선반 위를 손가락으로 넌지시 쓸어봄으로써 주인의 성격을 짐작해 보듯이, 가구 배치 하나를 보고 집주인이 날마다 무엇을 잃어가는지와 무엇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지를 가늠해 볼 수도 있는 것이다. 오랜 시간 <마이홈 자랑> 코너를 애독하면서 내린 결론이 있다면, 세련되고 깔끔하게 또는 아기자기하게 꾸며놓고 살기는 쉬워도 아취와 기품이 배어 나오게 살기는 쉽지 않구나 하는 것. 효재 선생님이 멋있는 까닭이다. 유난하고도 살뜰하면서도 표백되지 않은 그녀의 일상이 책 곳곳에 잔잔하게 담겨있다. 가정 생활을 다룬 책 치고 정작 생활이 묻어나는 책이 드물다는 점을 감안해보면 더욱 고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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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2-09-28 2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효재 선생님이라고 부르시네요, 수양 님^^
약간의 선입견이 있었는데 좀 바뀌었어요, 이분에 대해서요.
이 책도 별 다섯 주신 거 보니 좋아보여요.

수양 2012-09-29 04:00   좋아요 0 | URL
일방적인 친근감+닮고픈 마음+존경심=저절로 나오는 선생님 소리ㅋㅋㅋ 오정희, 박완서, 박경리 '선생님'들처럼요 사실 저도 이 분에 대해선 이 책으로 접한 것밖엔 잘 몰라요. 근데 이 책을 보니 문학의 대모(?)들과 살림의 대모(?)가 주는 느낌이 뭔가 비슷한 거 같아요. 그래서 문득 선생님 소리가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