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발한 상상력의 세계

빨간 풍선의 모험 ㅣ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31
옐라 마리 지음 / 시공주니어 / 1995년 4월

기발한 상상력에 반해서 사게 된 책입니다. 글자 없는 그림책이지만 많은 이야기거리가 있는 책이에요. 어느 소년이 분 빨간 풍선껌이 풍선, 사과, 꽃, 나비로 변해서 나중에는 우산이 되어 소년이 쓰고 가는 것으로 끝이 납니다. 하지만 그 다음에는 무엇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상상을 하게 만들더군요.

책 속을 들여다 보면, 그림은 펜으로 그린 듯 한데 까맣고 가느다란 선으로 그려져 있고, 모양이 바뀌는 풍선은 강렬한 빨간색으로 되어 있어 변화하는 모습을 두드러지게 만듭니다. 자세히 보면 작은 벌레들과 꽃도 많이 나옵니다. 아이가 좀더 크면 생물도감을 뒤적거리며 곤충의 이름을 찾아볼 생각입니다. 그러면 이 책은 본전을 뽑고도 남겠지요?

창의력이 많이 강조되는 시대에 부합하는 책이라 생각됩니다. 그런 것을 다 떠나서 아이에게 즐거움을 줄 수만 있어도 책을 사서 읽힌 보람이 있다고 생각해요. 이 작가가 그린 <사과와 나비>라는 책도 사서 볼 계획이에요.

재미도 있고 교육적으로도 좋아요

스팟이 농장에 갔어요 ㅣ 스팟의 날개책 시리즈 1
에릭 힐 지음 / 프뢰벨(베틀북) / 1997년 8월

날개책 이라서 어떤 아이라도 좋아할 책입니다. 내용을 좀 보자면,
외양간에는 누가 있을까? / 음매 / 송아지는 없어
짚단 속에는 누가 있을까? / 꼬끼오 꼬끼오 / 여기도 병아리는 없어요.

글이 짧고 간단간단하지만 아이에게 가르쳐주고 싶은 내용은 많습니다. 동물들이 사는 곳의 이름, 동물의 울음소리, 아기 동물의 이름 등등 다른 스팟 시리즈 중에서도 좋은 책이라 생각됩니다.

스팟 책 시리즈는 100여 개 나라에서 동시에 출간된다니 더 고민할 게 없겠네요. 24개월된 우리 아이도 여전히 좋아하는 책입니다. 날개책이라 쉽게 망가지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꽤 튼튼하기도 하구요.

필독 도서 입니다

누구야 누구 ㅣ 도토리 자연 그림책 1
심조원 글, 권혁도 그림 / 보리 / 1998년 10월

거의 필독 도서로 많이 권해서 아이가 6개월일 때 사게 된 책이다. 처음에는 그림이 한국적이고 동물이 나오니까 아이에게 좋을 거라는 생각만 했었는데, 자꾸 볼수록 괜히 권하는 책이 아니구나 싶다.

우선 그림이 참 정성을 들여서 그린 그림이라는 생각이 든다. 수묵화 기법으로 그린 세밀화이다. 송아지, 염소, 고양이, 병아리, 오리, 쥐 등 쉽게 볼 수 있는 동물들이 등장한다.

한 장면을 인용하면,
꿀꿀꿀 꾸울꾸울 / 아기돼지 쫄랑쫄랑 / 엄마 따라가는데,/ 매애애 애애애. / 어어, 누구야 누구?

다른 분들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일지 모르지만 자꾸 보다 보니 재미있는 점을 발견하게 되었다..

엄마돼지와 아기돼지가 나와 있는 장면을 잘 보면 바위 뒤에 다음에 나올 동물인 염소가 숨어 있다는 것이다. 다른 페이지도 이런 식으로 동물들이 숨어있다. 그전에는 좀 단순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 사실을 발견하고 나니 역시 좋은 책이라고 하는 책은 그 이유가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의성어, 의태어도 재미있고 다양하게 쓰였다. 쫄랑쫄랑, 겅중겅중, 사브작사브작, 파스락파스락, 뽀작뽀작 등 아직은 아이보다 내가 더 좋아하지만 아이와 자꾸 읽다보면 아이도 숨은 그림찾는 재미, 말의 재미를 느낄 날이 오리라 믿는다.

아직도 이 책을 사지 않은 아이 엄마가 있으시다면 주저하지 마시고 사시라고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