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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위한 흑설공주 이야기 ㅣ 흑설공주 1
노경실 외 지음, 윤종태 그림 / 뜨인돌어린이 / 2006년 6월
평점 :
표제작인 흑설공주에 대한 이야기는 일견 머리를 끄덕이면서 읽었다.
결국은 내면의 아름다움, 스스로의 존재가치를 발견하는 것은 결국 자신을 인정하는 것이라는
청소년을 위한 정체성을 강조하는 것에서 이 소설의 주체가 누구인가 다시 생각해 보았기 때문이다.
다른 작품들도 그렇다.
기존하고는 다른 면에서 바라보기. 이것을 충실히 실행하고 있다.
무엇하나 부족함 없는 흑설공주가 다른 이와는 다르기에 인정받지 못하는 것을 딱 꼬집어서 잘 적었고
그나이의 아이들에게 그것이 어떤 것인지를 잘 설명하고 있지만 극복하는 방법에 있어서 조금만 더
자세하게 또 흑설공주가 어떤 부분에서 이해받지 못함이 아팠는지를 극명하게 드러낼 수는 없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이상이 아닌 그들의 눈높이에서 썼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몇 년전 "알고 보면 무시무시한 이솝이야기" 를 읽었을 때 받았던 끔찍한 기분까지는 아니었지만
다소 충격적일 수 있는 이야기들의 전개에는 그러나 중요한 한가지가 빠져있다.
재미.
과연 청소년들이 이 책을 얼마나 읽을 것인가 하는 부분에서 나는 자신이 없다.
익히 잘 알려진 명작. 그러나 그 명작 속에서 아이들이 꿈꾸는 모습이나 왜 그러한 선택을 했는지가
과연 이해될 것인가. 어른의 입장에서 그것도 결혼을 하고 살아가는 입장에서는 십분 이해되는 것들이지만
그들이 보기에는 단지 재미없는 어른들의 이야기이지 않은가?
특히 실려있는 "신데렐라" "콩쥐팥쥐" "나뭇군과 선녀" 이 곳에 일관되게 흐르고 있는 남성중심의 사고라는
것도 실상은 어른들 이야기이지 청소년들이 이해할 것 같지는 않다.
일관되게 주장되어지는 외도나 도박. 그것들이 청소년 특히 중고교에 다니는 여학생들에게 의미가 있을까?
청소년들에게는 청소년만의 문화가 있고. 그 문화 속에 아직은 이런 여성주의가 끼어들 여지는 없다.
그리고 이것이 진정한 여성주의인지는 나는 모르겠다.
단지 다른 식으로 바라보기는 될지언정 결코 여성주의의 시각은 아니라고 본다.
갑자기 세대공감이라는 오락프로그램이 생각난다. 우리는 얼마나 그들과 동떨어져있는 것인가.
그저 아쉽다. 그들 속에서 조금 더 열심히 이해하는 청소년 소설들이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