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특별한 익숙해짐에 대하여

특별한 손님 ㅣ 베틀북 그림책 70
앤서니 브라운 그림, 애널레나 매커피 글, 허은미 옮김 / 베틀북 / 2005년 3월

  기차를 기다리고 있는 아버지와 커트니의 모습

약간의 간격만큼 아버지와 커트니는 조금은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언젠가부터 익숙해진 휴일의 조용한 풍경에서 다른 변화를 시도하는 아버지와 불만스러이 지켜보는 커트니.

많은 방들에 장난감 방까지 가지고 있지만 그래도 외로움을 숨기고 있는 아버지와 커트니의 모습만큼이나

 변화라는 것에 두려워하는 모습이 아이의 독백으로 조용하게 보여집니다.

새로움에 대한 두려움은 누구나 가지고 있지만, 가족의 구성이라는 것은 더욱더 많은 부딪힘과

끊임없는 노력과  가족이라면 감수해야 하는  "단점들의 눈감기" 가 선행되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나와는 너무나 다르고 특히나 핏줄로 연결되어 있지 않은 아줌마와 아줌마의 아들.

익숙해져 있는 것들을 모두 다 포기하고 새로운 것들을 받아들이라고 강요하는 것은 어른에게도 힘든 것인

데 커트니에겐 더한 외로움과 배신감이 될 것입니다.

바닷가에서의 소중한 아버지와 나와의 추억을 훼손하는 그들과 뒤돌아보고 앉아있는 커트니의

웅크린 등과 다른 이들의 행복한 모습의 대조는 그림만으로 충분히 설명되어지는__ 버려질까 두려운  심리상태이다. (그림 속에 숨어있는 자잘한 위트는 무시하자)

아줌마와 아줌마의 아들은 커트니와는 너무나 다른 그러나 쉽사리 용납되지 않는 것들은  단점이라는

이름으로 또한 절대로 같은 공간에 머무르고 싶지 않다는 말로 이어집니다.

아버지가 실망하시고, 또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기존의 것에서 물러난다는 것에 아무런 [거부감] 도 없이

(아니 그려지지 않은 채)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는 아줌마와 아줌마의 아들.

이 책의 최대의 강점인 이 부분은..... 존중과 또한 받아들임에는 기다림이 필요하다는 것을  역설합니다.

소리 높여 말하지 않으면서도 말입니다.

결코 강요되지 않는 반전, 이것이 이 책의 장점입니다.

나와 아버지 -- 어찌보면 일렉트라콤플렉스 까지도 확장되어질 수 있을 정도로 깊숙이 아버지를

위한다고 생각하는 커트니와 그럼에도 외로움을 느끼고 외로워하는 아버지의 모습에도 강한

공감을 가지게 합니다. 성인과 아이의 단순한 비교가 아니라도 말입니다.

심각한 이야기를 무리 없이 독백만으로 그림만으로 표현한 솜씨는 무어라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긴 여운을

남깁니다. 심각하다고 외면하고 남의 일인양 외면하기에는 우리 사회에도 너무나 많은 한부모 가정이

존재하고 그들의 재혼 문제는 간단한 것이 결코 아닙니다.

앤서니 브라운다운 비틀기와 가끔  마그리트의 그림이 연상되어 지는 구성들, 더 무엇을 바라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