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미군기지 막아내고, 올해에도 농사짓자!


 

진 재 연 | 정책편집부장․반전팀


 

평택에는 두 개의 미군기지가 있다. 캠프 험프리(K-6)와 오산공군기지(K-55)가 그것이다. 한미 정부는 2005년 서울 용산기지와 경기북부2사단을 2008년까지 평택으로 이전하기로 합의했다. 따라서 한국정부는 캠프 험프리에 285만평, 오산 공군기지에 64만평의 토지를 추가로 제공하게 되는 것이다. 평택시 팽성읍 주민들은 이에 반대하며 3년 넘게 싸우고 있다. 반대여론이 높아지자 한국정부는 주민들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최근 ‘평택국제화지구’ 계획을 발표하고 지역개발에 대한 기대심리를 부추기고 있다. 이른바 ‘평화신도시’가 그것으로, 고덕면, 모곡, 서정, 지제, 장당동 등 539만평에 외국인들을 위한 학교, 주거시설, 위락시설 따위를 설치해 미군기지 배후지원도시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 지역 주민들 역시 반발하며 주민대책위를 꾸리는 등 미군기지를 둘러싼 투쟁이 점점 커져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한미양국이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인정키로 합의한 것은 평택 미군기지 확장을 더욱 신속히 추진할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6년 1월 20일 1차 한․미 장관급전략대화에서 반기문 외교장관과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한국은 동맹국으로서 미국의 세계 군사전력 변화의 논리를 충분히 이해하고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존중하기로 했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전략적 유연성이란 전 세계 어느 곳이든 비상사태가 발생할 경우 주한미군을 포함한 전 세계 주둔 미군이 기동성과 신속성을 갖춘 기동타격대 성격으로 전환한다는 것이다. 이는 한반도뿐 아니라 전 세계 평화를 위협하게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평택 미군기지 확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다.

정부는 현재 기지 확장을 위한 모든 법적 절차를 끝냈고 이제 이 싸움은 주민들이 몸으로 막아내야 하는 단계에 와 있다.


세 번째 추방


이 땅은 원래 바다였다. 동쪽은 높고 서쪽은 낮은 한반도 지형에서 가장 서쪽에 있는 평택은 바닷물이 유입되고 드넓은 간석지가 펼쳐졌다. 사람들은 이곳에서 버려진 갯벌에 둑을 쌓아 개간을 시작했다. 지게로 흙을 나르고 맨손으로 삽질, 가래질하며 일궈 낸 땅이다. 아이 업고 둑을 쌓다 아이를 떠내려 보내기도 했다. 그렇게 목숨 걸고 일궈 놓은 땅에 국가와 권력은 갑자기 ‘무허가’ ‘국유지’ 등의 이유를 들먹이며 땅을 빼앗아갔다. 1943년 일제는 이 땅에 일본해군시설대(302부대) 비행장을 건설하며 사람들을 쫓아냈다. 그것이 첫 번째 추방이었다.

해방이후 1952년 미군이 이 비행장을 접수하고, 미군기지를 확장했다. 미군은 전쟁 뒤 냉전 하에서 한반도의 군사적 중요성이 대두하자 안정리와 송탄지역을 비롯한 한반도 전역을 군사 기지화했다. 미군기지가 커지면서 대추리, 안정리 등의 주민들은 강제 추방되었다. 두 번째 추방이었다. 지금 대추리를 둘러싼 철조망 너머에 있는 미군기지가 그 때 주민들이 살던 곳이다. 주민들은 그 곳을 구대추리(원대추리)라고 부른다. 사람들은 보따리 하나 없이 몸만 빠져 나왔다. 집을 빠져나오자마자 당시 구경도 힘들었던 불도저가 집을 밀어버렸다. 정부가 하는 일에는 무조건 따라야 하는 것이 이치인 줄 알았던 주민들은 보상은 꿈도 꾸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천막 짓고 살기 시작했다. 귀를 찢는 비행장 소음을 참아내며 다시 땅을 일궜다. 시끄러운 비행기 소음에 깜짝깜짝 놀라며 잠을 못 자던 아이가 3일 만에 세상을 떠나기도 했다.

그게 올해로 53년째. 그리고 지금, 한국정부와 미군은 주민들에게 세 번째 추방을 통보한 것이다.


마을을 지켜내고 올해도 농사짓자


황새울 들녘. 평택시 팽성읍 대추리의 들판이름이다. 황새가 날개를 뻗어 바다 쪽으로 힘차게 날아가는 모양을 닮았다는 이곳에는 실제로 많은 새들이 살고 있다. 솔부엉이, 황조롱이, 원앙, 소쩍새, 고니 등 천연기념물이 서식하고 있고, 환경부에서 지정한 보호야생동물인 뜸부기, 말똥가리, 큰기러기, 맹꽁이가 있다. 마을 주민들은 이러한 환경들과 어울려 그대로 살기를 원하고 있다. 보상도 필요 없고 단지 이대로 살게만 해달라는 것이 이들의 요구다. 하지만 주민들의 이러한 요구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정부는 토지수용절차를 마무리했다. 2005년 11월 23일 중앙토지수용위원회에서 미군기지 확장부지에 대한 수용재결이 이루어졌고, 국방부는 12월 19일 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에 보상금을 맡겼다. 그와 동시에 평택의 모든 농지는 국방부 소유로 등기이전 되었고 2005년 12월 22일이 강제토지수용 개시일이었다. 이제 용역깡패가 들어와 주민들을 밀어내고 포크레인으로 집을 부숴버리고 미군기지 건설작업에 착수할 것이다. 국방부는 2월안에 ‘행정대집행’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사람들은 하나 둘씩 떠나가기 시작했고 대추리 140여 가구 중에서 30가구 가까이 마을을 떠났다. 시간이 가면서 떠나가는 사람도 늘어날 것이다. 사람이 떠나가고 나면 고물상이 쇠망치로 집을 부수고 문짝이며 창틀이며 쓸 만한 것들을 떼어간다. 최근에는 떠나가는 사람들이 직접 자기가 살던 집을 부숴 다른 사람이 살 수 없게 만든다. 그것이 국방부와 토지공사에서 협의매수에 응한 사람들에게 내린 지침이다.

사람들이 떠난 빈집들엔 계고장이 하나씩 붙어 있다. “국가의 소유이니 불법점유하고 사용하는 이에겐 2년 이하 징역이나 700만 원이하의 벌금형에 처 한다”는 내용이다. 이웃들을 떠나보내고, 폐허가 된 빈집을 바라볼 때 주민들은 불안하다. 국방부는 다양한 방법으로 마을 공동체를 파괴하고 있다. 이에 평택지킴이들은 마을공동체를 지키기 위한 투쟁을 위해 직접 마을로 들어가고 있다. 빈집을 채우고 텐트촌을 세워 사람들이 계속 들어오는 마을을 만들기 위해서다. 빈집을 수리해 찻집, 사진관, 놀이방을 만들었다. 전교조 평택지부에서 매일 공부방을 운영하고 있고, 대추초등학교에서 평화영화제, 사진전, 음악회 등 다양한 문화행사를 마련하고 있다. 또한 대추리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묵어 갈 수 있는 민박집인 ‘지킴이네 집’을 운영하고 있다. 떠나가는 마을이 아니라 새롭게 들어오고 채워지는 마을로 만들기 위해서다. 그렇게 인간방패가 되어 마을 공동체를 지킬 때에만 미군기지를 막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빈집을 채우는 지킴이들의 투쟁은 부당한 국가권력에 불복종하고, 생존권을 지켜내기 위한 마을 주민들의 투쟁을 지지하는 것이다. 그리고 스스로 마을주민이 되는 것이며, 우리 모두가 대추리 주민임을 선언하는 것이다. 함께 농사를 짓고 마을을 채워가는 것이다.

국방부는 주민들이 더 이상 농사를 짓지 못하게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모든 농수로를 막고 각종 농작물 파종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목표다. 자연스레 주민들의 핵심구호는 ‘올해에도 농사짓자’가 되었다. 주민들은 건답직파(乾畓直播)로 농사를 짓겠다고 말한다. 건답직파는 못자리를 해서 이앙기나 손으로 모내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논에다 직접 볍씨를 뿌려서 재배하는 농사법이다. 수로를 차단한다는 국방부에 맞서 마른 땅에서도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주민들의 끈질긴 투쟁


끈질기게 이어온 팽성읍 주민들의 촛불 집회가 500일이 넘었다. 마을 주민들은 2004년 9월 1일 시작해 하루도 빠지지 않고 저녁 7시면 어김없이 비닐하우스로 모여들었다. 처음 촛불을 든 날은 국방부가 평택대학교에서 미군기지 평택이전에 대한 공청회를 열었던 날이다. 주민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진행되는 미군기지 이전에 대해 항의했고 그 날 주민 9명이 경찰에 연행되었다. 주민들이 배제된 상태에서 공청회는 끝났다. 성난 주민들은 경찰서로 몰려갔고 연행자를 석방하라고 외치며 촛불을 밝혔다. 그 날 이후로 촛불은 지금까지 꺼지지 않고 있다.

촛불 집회 500일이던 2006년 1월 14일에는 대추초등학교 운동장에서 500일 기념문화제가 열렸다. 그 날은 ‘트랙터 평화 순례단’이 10박 11일의 일정을 끝내고 대추리로 입성한 날이기도 했다. 7대의 트랙터는 대추리를 출발하여 시속 20km의 속도로 하루에 80~120km를 이동하여 부여, 군산, 나주, 광주, 대구, 대전 등 전국 33개의 도시를 거쳐 평택으로 돌아왔다. 트랙터 순례는 프랑스 라르자크의 투쟁에서 교훈을 얻은 것으로, 프랑스 농민들의 미군기지 반대투쟁을 승리로 이끈 결정적인 사건이었다. 1970년 프랑스 정부는 라르자크의 4230만평을 군사기지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혔고, 주민들은 10년 동안 싸웠다. 프랑스 정부의 군대가 주민들의 집에 폭탄을 설치할 정도로 극심한 탄압이 있었지만 투쟁을 멈추지 않았다. 라르자크에서 파리까지의 800km 트랙터 순례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고 라르자크에서 열린 미군기지 반대 집회에 3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결국 이를 계기로 1981년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은 군사기지 계획을 철회했다. 이 싸움을 주도적으로 이끌었던 프랑스 농민 조제보베는 지난 12월 대추리를 방문하여 대추리 명예주민이 되었다. 그는 프랑스 농민들과 평택농민들의 투쟁이 너무나 닮아 있다고 말했다. 에펠탑에 양떼를 풀어놓았던 프랑스농민들의 심정이 소떼라도 끌고 청와대로 가고 싶은 평택농민들의 심정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트랙터 순례는 성공적으로 진행됐다.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하며 알려냈다. 비닐하우스의 촛불은 여전히 타오르고 있고 2월 12일 3차 평화대행진을 준비하고 있다.


전 세계의 평화를 위해 평택으로 모이자

 

이런 상황에서 1월 23일, 평택시장 송명호는 2월 1일 이임할 예정인 이온 러포트 주한미군사령관에게 감사패와 복조리를 전달하는 행사를 가졌다. ‘주한미군과 지역사회의 교류증진에 노력한 공로'를 인정한다는 감사패를 전달함으로써 평택시는 주민들의 투쟁을 철저하게 기만하고 있다. 한국정부와 미군은 평택 미군기지 확장이 지역사회의 발전을 촉진할 것처럼 선전하고 있지만, 이는 미국이 한반도에서 새로운 전쟁을 준비하기 위한 전략일 뿐이다. 주한미군 핵심전력을 북한의 장사정포 사거리에서 벗어난 한강이남지역인 평택으로 재배치함으로써 북한에 대한 효과적인 공격과 미군의 안전을 도모하는 것이다. 또한 세계 다른 나라들의 분쟁, 소요사태, 전쟁들에 신속하게 개입하여, 동북아지역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분쟁들에 주한미군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미군의 평택기지 확장은 한반도의 전쟁위기를 불러오는 동시에 동북아의 군사적 대결을 격화시켜 한반도와 전 세계의 평화를 위협할 것이다. 이렇듯 평택 미군기지 확장은 평택주민들만의 문제가 아니며 평화로운 삶의 권리를 지키고자 하는 이 땅 모든 민중들이 함께 싸워야할 일이다. 이는 미 제국주의의 군사패권주의에 맞선 저항이며, 전 세계의 평화를 지키는 싸움이다. 한국정부는 민중들의 외침에 귀를 기울여 미군기지 이전협상을 철회하고 미군은 이 땅을 떠나야 한다. 이를 위해 미군기지를 막아내고 드넓은 황새울 들녘을 지켜내기 위해 이제 우리 모두가 인간방패가 되자. 프랑스 라르자크에서 30만 명이 모여 미군기지를 막아냈던 것처럼 황새울 들녘으로 구름처럼 모여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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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새울 영화제가 열리는 5월 14일(일) 대추리가 봉쇄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참여하실 분들은 첨부된 황새울 영화제 초대권 파일을
인쇄해서 가급적 지니고 오시기 바랍니다.
 
1) 첨부된 그림파일 2개로 A4용지에 양면인쇄하면 초대권2장이 됩니다.
 
2) 인권영화제 상영장(서울아트시네마)으로 오시면 초대권을 배포하며,
인권운동사랑방 홈페이지로 가셔도 초대권을 내려받으실 수 있습니다.
 
3) 또한 당일 3시부터 평택역에서도 초대권을 나누어드립니다.
가능한 초대권을 가지고 대추리로 들어오시기 바랍니다.
당일 오후 3시부터 평택역에 황새울영화제 스탭이 영화제 가는 길을 안내합니다.
 
* 문의 : 인권영화제 김정아(741-5363 / 010-6348-2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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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땅을 떠나야 하는지 설명해 달라

[윤현식의 내맘대로] 유혈사태 초래한 국가공권력의 불법행위

윤현식 
윤광웅 국방부 장관이 결국 극단의 처방을 내리려고 작정을 한 듯 보인다. 5월 8일, 윤 장관은 군사시설물보호를 위해 투입되어 있는 군에게 보호장구를 지급하는 한편, 철조망 절단이나 초병과 충돌을 일으킨 사람들을 군형법 등 군법으로 다스리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전시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계엄상황이나 위수령 등이 발동된 상황도 아닌 평시에 민간인에 대한 군법적용이 가능한가에 대한 법률적 논쟁이 이루어지고 있다.

한편, 5월 4일 유혈진압과정 및 이후 벌어진 철조망 절단, 집회시위 과정에서 연행된 사람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구속이 이루어지고 있다. 비록 법원이 단순가담자에 대해서는 영장을 기각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고는 하나 미군기지이전을 둘러싼 갈등구조가 계속된다고 볼 때 구속자는 점점 더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당한 공권력의 행사”를 “불법적 폭력행위”로 방해하는 현상이 줄어들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서 의문을 가지게 되는 것은 5월 4일 이루어진 행정대집행과 군사시설물보호구역 지정이 과연 “정당한 공권력의 행사”였는가 하는 점이다. 군병력 13000명이 동원되고, 수를 알 수 없는 용역깡패들이 투입되었고, 급기야 공병대를 중심으로 하는 군 병력까지 투입된 이 상황에서 과연 그들은 “정당한 공권력의 행사”를 위한 충분한 적법절차를 거쳤는지가 의문으로 제기되는 상황이다.


행정대집행? 그게 뭔데?

우선 행정대집행에 대해 살펴보자. 현행 행정대집행법에 따르면 행정대집행은 “법률에 의하여 직접명령되었거나 또는 법률에 의거한 행정청의 명령에 의한 행위로서 타인이 대신하여 행할 수 있는 행위를 의무자가 이행하지 아니하는 경우 다른 수단으로써 그 이행을 확보하기 곤란하고 또는 그 불이행을 방치함이 심히 공익을 해할 것으로 인정될 때 당해 행정청은 스스로 의무자가 하여야할 행위를 하거나 또는 제삼자로 하여금 이를 하게 하여 그 비용을 의무자로부터 징수"하는 것을 말한다(행정대집행법 제2조).

이 규정에 따르면 행정대집행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 공법상 의무의 불이행이 있어야 한다. 즉, “법률에 의하여 직접 명령되었거나 또는 법률에 의거한 행정청의 명령에 의한 행위”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둘째, 이 의무는 작위의 의무, 다시 말해 무엇인가를 해야할 의무가 된다. 물론 다른 법률의 특별한 규정에 의해 부작위의무를 작위의무로 전환하거나 간주하도록 한 행위가 있다면 부작위의무의 경우에도 행정대집행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이것을 바꾸어 말하면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이상 부작위의무위반행위는 대집행의 대상이 되지 않는 것이다. 행정대집행의 세 번째 요건은 이 의무가 행정청 또는 제3자가 본인을 대신하여 행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즉, “타인이 대신하여 행할 수 있는 행위”여야 하는 것인데, 바로 이 점에서 일반적으로 작위의무만이 행정대집행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 밖에 법규정상 행정대집행의 요건으로 대집행 이외의 다른 방법이 없을 것, 행정대집행이 공익의 목적을 가지고 있을 것 등이 요청된다.

이번에 행정대집행의 대상이 된 의무는 대추분교 및 그 일대에서 집회 농성하고 있는 사람들, 대추리 일대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사람들의 강제퇴거이다. 대추분교의 철거가 목적이 된 것이 아니었다. 그런데, 대상이 된 사람들의 퇴거는 위에서 살펴본 행정대집행법이 적용되는 대체적 작위의무가 아니다. 퇴거는 제3자가 대신해서 해줄 수 있는 행위가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원천적으로 이번 행정대집행은 그 적용 대상부터가 잘못되어있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혹시 행정대집행법이 아닌 다른 법률에서 강제퇴거와 관련된 행정대집행이 가능한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국방부의 행정대집행은 불법행위였다

평택 일대에 미군기지가 건설되는 것과 관련된 법률은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국방·군사에 관한 사업”, “주한미군기지이전에 따른 평택시 등의 지원 등에 관한 특별법” 등이 있다. 이들 법률 중 해당지역에서 주민 및 농성자들을 강제퇴거하기 위해 적용될 수 있는 행정대집행과 관련된 특별한 규정이 있는지를 보자.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제4조에 따르면 “국방·군사에 관한 사업”을 위해 토지를 수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국방·군사시설 사업에 관한 법률” 제6조제2항에 따르면 국방·군사시설 사업에 필요한 토지의 수용이나 사용은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을 적용하도록 하고 있다.

“주한미군기지이전에 따른 평택시 등의 지원 등에 관한 특별법”은 본 법에 규정된 특별한 사항 이외의 사항에 대해서는 “국방·군사시설사업에 관한 법률”을 적용하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각 법률들의 관계에 따를 때 행정대집행에 대한 특별한 요건을 이 세 법 중 어느 한 법에서 찾을 수 있다면 이번 국방부의 행정대집행은 합법적 행위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제89조는 토지수용의 결정 및 보상 등의 절차가 완료된 후에도 그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자에 대해 행정대집행법에 따른 행정대집행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이 규정 역시 근본적인 행정대집행의 대상은 행정대집행법상의 요건을 갖출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고, 더욱이 이번에 경찰진압의 대상이 된 현지 주민들의 경우 보상절차 자체를 거부하고 있었음에 따라 절차의 완료가 이루어진 상황이 아니었다. 더구나 농성하던 사람들의 경우에는 아예 이 규정에 따라 원천적으로 행정대집행의 대상이 될 수 없는 사람들이었던 것이다.

따라서 어느 법률의 규정에 의할지라도 이번 행정대집행은 그 집행 대상 자체가 잘못 설정된 행위였다. 점거농성자들의 강제퇴거를 위해 취할 수 있는 조치는 결국 직접강제에 의할 수밖에 없는데, 직접강제는 반드시 법률상의 근거규정을 가지고 있을 때만 가능한 조치이다. 왜냐하면 직접강제의 형태는 의무자에 대하여 공권력이 직접 개입해 그들의 신체, 재산에 실력을 가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본권에 대한 직접적이면서 강력한 침해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각 법률의 전부를 살펴보아도 직접강제를 규정한 조문은 존재하지 않는다.

처음부터 대상 자체가 행정대집행의 목적이 될 수 없는 것이기에 더 이상 국방부의 위법행위를 논할 필요가 없으나 기왕 진행된 사안이니만큼 그렇다면 국방부가 취한 이번 행위가 어디까지 위법적·불법적이었는지를 살펴보자.

행정대집행법 제2조의 규정에 따르면 행정대집행은 그 외의 다른 방법이 없을 때 취해야할 조치가 된다. 이것을 “보충성의 원칙”이라 한다. 그런데 과연 국방부는 이번 유혈사태를 동반한 행정대집행 이외에 다른 방법을 취할 수 없었던 것인가?

7일 밤 행정대집행에 항의하며 청와대로 향하던 집회 참가자들을 경찰이 막고 있다.

적법절차도 무시한 국방부

국방부는 평택 일대에 미군기지건설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에 따른 절차를 충분히 거치지 않았다. 본 법률에 규정된 다음의 절차들을 국방부는 제대로 지키지 않았음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즉, “제2장 공익사업의 준비 중 제9조제2항, 제3항, 제10조, 제12조, 제13조, 제3장 협의에 의한 취득 또는 사용 중 제16조, 제17조, 제4장 수용에 의한 취득 또는 사용 중 제21조” 등등을 준수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곧 국방부가 그동안 행정대집행법 상 견지해야할 “보충성의 원칙”을 제대로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지난 수 개월 간 대추리 일대를 둘러싸고 벌어졌던 온갖 충돌의 와중에서 국방부는 행정대집행 외에 취할 수 있는 다른 조치들을 충분히 취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법으로 규정된 공청회 개최의 의무의 경우 이해당사자인 주민의 의견이 충분히 수렴될 수 없는 조건 속에서 요식적으로 끝내거나, 대화를 하겠다고 발표한지 불과 수일만에 전격적으로 행정대집행을 결행한 것 등을 감안하면 국방부가 보충성의 원칙을 만족했다고 볼 여지가 없다.

또한 행정대집행의 집행과정의 문제 역시 심각하게 따져보아야 한다. 행정대집행의 실행과정에서 과연 어느 정도까지 행정청이 실력행사를 할 수 있는가가 문제인 것이다. 비록 일군의 집단에서는 부득이한 경우 저항을 배제할 수 있는 실력행사가 인정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원칙적으로 법률의 규정이 없는 한 실력행사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봐야한다.

설령 백보 양보해서 실력행사를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당연히 그 실력행사는 필요최소한의 범위에서 멈추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 이번 행정대집행에서 보여진 군경용역합동실력행사는 필요최소한은커녕 가공할 물리력의 엄청난 파괴력을 자랑하며 유혈낭자한 실력행사로 귀결되었다. 이상에서 살펴보았듯이 이번 국방부의 행정대집행은 그 행위 자체가 불법행위였다. 법률의 근거도 없이 행정대집행이라는 실력행사를 하였으며, 이 과정에서 시위자는 물론 군경까지 포함해 수많은 부상자를 발생시켰다.

남은 문제는?

군사시설보호구역지정의 건 역시 법률적으로 매우 민감하게 다루어져야할 문제이나 이에 대한 논의는 제외하기로 하자. 군용 철조망을 절단하는 등의 행위를 “자행”하고 군경에 대해 “폭력”을 행사하는 등의 “과격폭력시위자” 또는 “폭도”들에 대한 국방부의 대응이 적절한 것인지에 대한 논의도 제외한다. 그러나 국가에 의해 자행되는 불법·위법적 행위에 대해 국민 또는 시민이 저항하는 것 자체가 “폭력”으로 덧칠되고 “폭도”로 매도되는 현상은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조중동문을 비롯한 보수언론들은 하나같이 시위대에게 두들겨 맞고 있는 군경을 부각시키면서 미군기지이전사업에 반대하는 측을 폭도로 몰아가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이번 사단이 발생하게 된 근본적인 원인이 무엇이며, 주민들의 분노와 시위 참가자들의 의도에 대해서는 함구한다. 그러면서 법을 지키라고 독촉한다.

도대체 누가 법을 어겼는가? 도대체 누가 “폭력”을 행사한 건가? 분명 돌이킬 수 없는 ‘사태’가 발생했고 여기에 대해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만 한다. 당연히 이 부분에 대해 책임을 져야할 사람들은 대통령과 총리, 국방부 장관과 경찰청장이다. 그러나 이들은 자신들의 행위에 대한 합리적 설명은 하지 않은 채 폭력시위 엄단방침만을 합창하고 있다.

대추리 이장이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에서도 밝혔듯이 주민들의 요구는 매우 소박하며 아주 단순하다. 왜 이 땅을 떠나야 하는지 설명을 해달라는 것이다. 이 원초적인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수많은 군인과 경찰을 보내 유혈사태를 조장하고 공포를 조성하는 것이 과연 참여정부의 본질이란 말인가?
윤현식 님은 민주노동당 정책연구원으로, 참세상 칼럼 '윤현식의 내맘대로'를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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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잘코군 2006-05-11 0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져갑니다. 꾹.

stella.K 2006-05-11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요. 우리나라는 도무지 땅에 대한 개념이 어떤 건지 모르겠더라구요.

balmas 2006-05-12 0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락사스님/ 예, 그러세요. :-)
스텔라님/ ㅎㅎㅎ 개념이 없다 ...

stella.K 2006-05-12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것이 정답이네요. 워째쓰까...
 
 전출처 : 돌바람 > 대추리 일대에 대한 군사시설보호구역 설정은 법적으로도 원천무효이다.

대추리 일대에 대한 군사시설보호구역 설정은 법적으로도 원천무효이다.

김승교 변호사(민변)


국방부는 평택미군기지확장과 관련해 대추리·도두리 일대를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설정하고 지난 5월4일 그 경계에 군병력을 동원해 철조망을 설치했다. 그리고 5월8일에는 “앞으로 철조망을 훼손하고 초병을 폭행하면 군형법을 적용하겠다”고 하면서 그에 더하여 “군사법원에서 재판받게 할 수도 있다”는 취지의 경고성 발표를 했다. 과연, 국방부가 대추리 일대를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설정한 것에는 아무런 법률적 문제가 없는가? 결론적으론 법적으로 원천 무효이다.

군사시설보호법에 의하면, 일정한 지역을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설정하기 위해서는 형식적·절차적 요건과 내용적·실체적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형식적·절차적으로는, ① 관계행정기관의 장(평택시장)과의 협의, ② 국방부군사시설보호구역심의위원회의 심의, ③ 합동참모의장의 건의, ④ 국방부장관의 설정행위를 거쳐야 한다. 내용적·실체적으로는, “군사시설의 보호” 및 “군작전의 원활한 수행”이라는 목적과 필요가 있어야 한다(법 제1조, 제2조 제2호). 그런데, 국방부가 대추리 일대를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설정한 것에는 ‘형식적·절차적 요건’을 결하였을 뿐만 아니라 ‘내용적·실체적 요건’과 관련해서도 중대·명백한 흠결이 있다.

먼저, 이번 군사시설보호구역 설정행위는 절차상 위법하게 이루어졌다. 국방부장관이 일정한 지역을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설정하기 위해서는 절차상 사전에 ‘평택시장과의 협의(평택시장 명의로된 의견서 접수)’를 거쳐야 한다. 그런데, 평택시의 발표에 의하면 철조망설치와 대추분교건물철거가 한창이던 5월4일 당일에야 ‘평택시장의 명의로 된 의견서’를 국방부에 제출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국방부는 평택시장과의 협의절차를 마치기도 전에 앞질러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설정해 버리는 잘못을 범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그 설정행위는 절차상 하자가 있어 위법한 것이다.

또한, 무엇보다 이번 설정행위는 내용적·실체적 요건을 완전히 결여했다고 보여진다. 앞서 언급한대로 일정한 지역을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설정하기 위해서는 “군사시설의 보호” 및 “군작전의 원활한 수행”이라는 목적과 필요가 있어야 한다. 이에 대해, 법은 위 “군사시설”을 “진지·장애물 기타 군용목적에 직접 공용되는 시설을 말한다”고 정의하고 있고(제2조 제1호), 위 “기타 군용목적에 직접 공용되는 시설”에 관하여는 이를 “군의 주요지휘시설 및 통신시설, 대공방호시설, 전쟁장비 및 물자의 연구·생산 또는 저장시설, 군용비행장 및 비상활주로, 군항 및 군용부두, 군용사격장 및 훈련장을 말한다”고 정의하고 있다(시행령 제2조).

첫째, 중요한 군사시설이 있어 이를 보호하기 위해 설정하는 것이 군사시설보호구역이다. 그런데, 철조망으로 둘러친 대추리 일대에는 ‘보호할 만한 군사시설’이 애당초 존재하지 아니하였다. 농토와 그 관련시설이 전부인 곳이다. 여기에 그 무슨 군사시설이 있어 이를 보호한다는 말인가. 이 점만으로도 이번 군사시설보호구역 설정은 실체적 요건을 결한 원천무효인 것이다.

둘째, 현재 대추리 일대에는 수행할 만한 군사작전이 있지도 않다. 군사작전이 있지도 않을뿐더러 그 어떠한 군사작전을 수행할 필요가 있지도 않다. 아직 주민들에 대한 보상절차와 이주절차 등 수용절차가 완전히 종료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고, 그러한 수용을 위한 절차의 진행을 군사작전이라고 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도 이번 군사시설보호구역 설정은 실체적 요건을 결한 원천무효이다.

셋째, 이에 국방부는 ‘군사시설’인 것처럼 외관을 작출하기 위해 ‘군철조망’을 설치하고 그것도 모자라 ‘군천막 등 임시숙영시설’을 설치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는 시행령 제2조가 열거하고 있는 군사시설에 해당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근본적으로는 관련법의 실체적 요건을 잠탈하기 위해 편법으로 설치한 것에 불과하다고 보여진다. 그렇다면, 그러한 잠탈·편법적 행위로써 ‘군사시설의 보호’ 및 ‘군작전의 원활한 수행’이라는 군사시설보호법상의 목적과 필요가 충족될 수는 없는 것이다. 이러한 국방부의 태도는 오히려 역설적으로 그러한 시설이 ‘군사시설 또는 군사작전수행’과 무관하다는 것을 보여줄 뿐이다.

그러므로 국방부가 대추리 일대를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설정한 것은 절차적으로 위법하며 실체적으로도 “군사시설의 보호 및 군작전의 원활한 수행”이라는 목적과 필요를 완전히 결한 것이어서, 법적으로 중대·명백한 흠결이 있어 원천무효라는 것이다. 따라서, 그 철조망을 훼손하고 안으로 들어간다고 하여 군사시설보호법위반이라고 볼 수 없으며, 그에 대해 군형법을 적용한다거나 군사재판에 회부한다는 것은 더더욱 부당한 것이다. 국방부는 ‘위법·무효인 군사시설보호구역 설정’에 더 이상 연연해할 것이 아니라, 관련법을 준수하여 잘못된 군사시설보호구역 설정을 자진 철회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주민의 생존을 위한 진지한 대화에 나서야할 것이다.

 

>>맨손으로 철망을 끊겠다고 선언한 천주교 사제단의 기도와 같은 행동선언과 함께 각개의 전문가들이 목소리를 높였으면 좋겠어요. 이런 법적인 해석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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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사회운동

 

미국의 군사전략과 전략적 유연성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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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훈 | 집행위원
들어가며

지난 1월 19일 한미 고위급전략회담에서 기간 쟁점이었던 '전략적 유연성'에 대한 전면적인 합의가 이루어졌다. 이에 대해 사회 각층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전략적 유연성' 합의의 의미를 축소시키기에 급급했고 청와대 기밀문서 유출 사건 등의 계기로 전략적 유연성의 진정한 의미가 밝혀지는 것을 막고 청와대 직원들의 기강 운운하며 사태를 무마하려고 하였었다. 그리고 애써 󰡐한반도를 동북아 분쟁의 발진기지로 사용하는 것을 배제󰡑한 합의임을 강조하였다.
이러한 사태들의 기저에는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가 필연적으로 동반하게 되는 군사세계화의 일환으로서 전 세계 미군 주둔군의 재편이 깔려있다. 새로운 유형의 전쟁 및 분쟁에 대응하는 신속기동군 개념을 도입하여 언제라도 그 어떤 곳이라도 특정 지역의 미군이 긴급히 투입될 수 있는 태세를 갖추어야 한다는 주장이 현재 한미 간 전략적 유연성에 대한 합의와 주한미군의 재배치로 드러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미국의 새로운 군사전략들과 전략적 유연성의 합의, 한-미-일 삼각동맹의 공고화, 주한미군의 재배치 등이 과연 동북아시아의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에 일말의 도움이라도 될 것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부와 미국이 운운하는 한반도 안정화는 사실상 한반도 및 동북아시아 민중들의 평화에 대한 염원과는 전혀 동떨어진 이야기들이다. 노무현 정부가 밝혔던 '평화번영정책'을 비롯하여 동북아시아 평화에 대한 계획들은 실제 초 민족 금융자본의 투자유치 안정성을 보장해주는 것에 방점이 찍혀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평택 미군기지 이전에 반대하는 농민들의 투쟁이야말로 한미 양국의 지배계급의 군사전략 재편에 전면적으로 저항하는 투쟁이며, 한미일 삼각동맹에 균열을 가하고 동북아시아 평화체제 구축에 훨씬 도움이 된다.
이 글에서는 부시행정부 이후 새롭게 등장한 미국의 군사전략의 전후 맥락을 되짚어보고, 얼마 전 발표된 2006년 「국가안보전략(NSS)」과 「국방전략보고서(QDR)」의 검토를 통해 최근 합의된 전략적 유연성의 함의를 분석한다. 그리고 그것이 현재의 동북아시아-한반도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 증대의 과정이며 새로운 군사적 긴장을 형성할 것임을 제기한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전쟁들과 이란에 대한 공격임박설 등이 미국의 새로운 군사전략과 어떻게 맞물리고 있는지 밝힌다. 그리고 이러한 새로운 군사전략에 맞서 전 세계 민중들의 투쟁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안한다.

탈냉전 이후의 변화된 조건과 미국의 군사전략

아버지 부시 정권을 대체하여 등장한 클린턴 정부는 기존의 미국의 군사전략을 수정하는 작업을 하였다. 이 작업에는 미국의 군사전략을 규정해왔던 전통적인 조건인 '냉전 체제'의 붕괴라는 요인이 가장 크게 작용하였다. 클린턴 정부의 군사전략은 '개입과 확대'와 '윈-윈 전략'1)
으로 요약될 수 있는데 이는 기존의 세계 규모의 위협에 대한 대응(구소련 등)을 중심으로 해왔던 전략을 폐기하고 이라크, 북한 등 지역의 위협에 대응한다는 것이다. 1994년에 발표된 '개입과 확대' 전략은 미국이 세계의 여러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시장경제와 민주주의를 세계적으로 확대할 것을 기본으로 삼았다. 이는 선진자본주의 국가끼리는 전쟁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한 안보전략이며, 통상관계 확대가 상대국의 정치체제를 변화시키고, 서로가 민주주의가 되면 쟁점을 무력으로 해결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는 발상이었다. 하지만 결국 '개입과 확대' 전략의 중심은 미국이 다른 나라의 내정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해간다는 것이었다. 이것은 실제 현실로 나타났는데 미국 의회가 공표한 연구에 따르면, 미군은 본질적으로 '클린턴적'인 1990-99년 시기에 1945-90년 시기보다 더 많은 대외개입을 수행했다. 결국 '개입과 확대' 전략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상대국을 세계자본주의 체제에 통합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 것이었다.

(출처 : 2006년 1월 20일 경향신문)
미국의 동북아지역 기동군의 역할


2000년대 미국의 군사전략 - 미 헤게모니 쇠퇴와 일방주의의 앙상블

1) 몰락을 자초하는 제국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자신이 누려온 헤게모니국가로서의 지위를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는 분석이 이미 수 차례 제기되었다. 생산의 팽창을 동반하지 못한 채 금융팽창에 기반 한 '신경제'의 위기 조짐이 이미 여러 곳에서 나타나고 있으며 미국 경제는 1950-60년대 전성기의 그것과는 매우 다른 취약성을 보이고 있다. 또한 미국이 그 어느 국가도 도전하지 못할만한 세계최강의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음은 여전하지만 정치적 지도력에 있어서는 상당한 의문을 낳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지난 과거처럼 헤게모니 국가 역할을 제대로 해내고 있지 못하며 자신의 세계전략을 다른 국가들로부터 승인 받지 못한 채 세계 여러 지역에서 충돌을 감행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러한 사태가 지속되면 지속될수록 미국은 스스로를 일방주의의 무덤으로 밀어 넣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게다가 미국이 심각한 위협으로 분석하는 적대적 국가들, 집단들의 출현이라는 것은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의 과정에 저항하는 인민들의 저항이다. 또한 다양한 이유로 미국의 군사패권에 반대하는 흐름들이 추가된다. 전 세계적으로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를 관철하는 과정에서 미국은 필연적으로 군사력을 동원하게 되며 이는 금융세계화와 동시에 군사세계화를 추동한다. 요컨대 미국은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의 통치성을 유지하기 위하여 막강한 군사력을 동원하고 있으며, 금융세계화의 주변부를 선별적으로 포섭 혹은 배제하는 과정에서 야기되는 갈등들을 관리하는데 세계전략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군사세계화는 이라크전쟁에서 볼 수 있듯 결국 미국을 수렁으로 몰아넣는 역할을 하고 있다. 아프리카, 중동, 라틴아메리카, 중앙아시아 등에서의 분쟁들은 해결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으며 미국은 오히려 이들의 전쟁을 무한한 악순환으로 몰아넣고 있다.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를 보장하고자 동원한 최강의 군사력이 전 세계 민중들을 전쟁이 소용돌이에 밀어 넣고 있으며 미국 또한 스스로 통제 불가능한 상황을 자초하는 역설적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2) '윈-윈 전략'의 폐기와 핵공격을 포함한 선제공격의 명문화
2000년대의 미국의 새로운 군사전략은 이러한 상황과 정확하게 맞아떨어진다. 미국은 주요 목표로 설정했던 '윈-윈 전략'을 폐기하였으며, 기존의 '봉쇄와 억제' 전략에서 '억제와 격퇴' 전략으로 전환하였다. 또한 핵무기공격을 포함한 선제공격 전략을 채택함으로서 냉전 시기 그 사용 용도가 불명확하던 핵무기의 사용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였다.
'윈-윈 전략'의 폐기는 현재 미국의 국력으로 감당할 수 없었던 미군의 전 세계적인 분산배치의 한계를 스스로 깨달은 것이며, 향후 미국이 전 세계적 군사적 우위를 유지한 가운데 각 지역에서 발발하는 새로운 전쟁들에 유연하게 개입할 것을 앞으로의 전략 방향으로 제시한 것이다. 대신 미국은 유럽동북아시아중앙아시아중동의 네 지역 중 두 곳에서 동시에 전쟁을 수행, 그 두 곳 중 한 곳에서 결정적으로 승리한다는 내용의 전략을 발표하였다. 2개 지역에서 동시에 전쟁을 벌인 후 한 곳에서 결정적인 승리를 거둔다는 것은 해당 지역의 군사력을 완전히 파괴하고 정권교체를 상정한다는 것이다. 이는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등에서 미국의 전면적인 침공으로 현실화되었다. 그리고 그 후의 대상으로는 악의 축으로 이란, 북한 등이 누누이 지목되고 있다.
또한 미국은 과거 냉전 시기의 '봉쇄와 억제' 전략을 '억제와 격퇴' 전략으로 전환하였다. 기존의 전략이 방어적 입장이라면 현재의 전략은 공세적이고 개입을 확대하는 전략인 것이다. 이러한 선제공격 전략은 2002년 발표된 미 국방부의 보고「2002년 국방부 연례보고」와 「핵태세검토보고서(NPR)」에서 명확하게 살펴볼 수 있다. 보고서는 '테러 공격으로부터 미국을 지키기 위해 때로는 선제공격도 필요하며, 방위에는 모든 수단을 사용한다.' 고 밝힌 고 있다. 그리고 아프가니스탄 공격의 교훈을 제시하며 '미국의 방어를 위해서는 때로는 선제공격이 필요하다.'며 '최선의 방어는 양질의 공격'이라고 언급하였다. 이와 함께 북한을 이라크, 이란과 함께 또다시 악의 축으로 명시하였고 중국이 새롭게 떠오르는 위협적인 국가라 지목하였다. 게다가 2002년 9월 14일「국가안보를 위한 대통령작전명령-17(NSPD-17)」에서는 '미국은 본토는 물론 해외주둔 미군, 우방 및 동맹국이 대량살상무기에 공격당할 경우 핵무기를 포함한 압도적 무력으로 대응할 권리를 갖는다.' 고 규정하여 핵무기 사용을 주요 대응방안으로 명시하였다.2)

2월 12일 평택 대추초등학교에서 진행된 '평택 미군기지확장반대! 강제토지수용반대 제3차 평화대행진'에 참석한 일본인들. 주일미군 역시 신속기동군으로 재편하려고 한다.


이러한 일련의 전략 발표들은 2002년 9월「국가안보전략(NSS)」에서 이른바 '부시독트린'으로 집약되어 나타났다. 이는 미국과 그 우방에게 위험하다고 판단되는 세력에 대해 적극적인 선제공격의 원칙을 천명한 것이다. 단지 대량살상 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의심된다는 이유만으로 이라크 침공을 정당화하였던 것이 지금 현재 어떠한 결과를 낳고 있는지 차분히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부시독트린에서 발표된 핵을 포함한 선제공격 전략은 세계 곳곳의 잠재된 분쟁 가능성을 실제적인 무력충돌로 더욱 증폭시켰을 뿐이다. 이는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가 뿌린 저주의 씨앗을 전쟁과 학살, 친미정권의 수립으로 싹트게 만들었고 그 악순환은 현재진행형이다. 결국 미국은 애초에 대외적으로 내걸었던 목표대로 분쟁을 억제하고 각 지역의 평화를 불러오는 것이 아니라 일방주의의 이름으로 오히려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니는 꼴이 된 것이다. 이는 전 세계 인민의 보편적 염원인 평화와는 전혀 거리가 먼 무한전쟁의 시작일 뿐이다.

3) 2006년 국가안보전략과 국방전략보고서
얼마 전 미국에서 새로운 군사전략들이 발표되었다. 새로 발표된 「국가안보전략(NSS)」과 「국방전략보고서(QDR)」는 기존의 군사전략을 평가하고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위협들을 열거하며 이를 동맹국들과 함께 해결해나갈 것을 기본 방향으로 하고 있다. 그들이 말하는 위협은 크게 테러, 대량살상무기의 확산, 각 지역의 분쟁들, 자본주의 질서에 포섭되지 않고 있는 이른바 '독재 국가들'이다.
이 보고서들을 살펴보면, 처음부터 끝까지 '자유와 민주주의'라는 말로 도배가 되어 있다. 이 자유와 민주주의를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기 위해 때론 외교적 압박, 경제봉쇄 등의 방법을 때론 정밀폭격 등 무력사용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테러의 위협과 대량살상무기의 확산의 방지를 위한 그 구체적인 방안으로 3천여 명 규모의 특수부대 창설을 언급하고 있다.
그런데 그토록 강조되고 있는 '자유와 민주주의의 확산'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의 확산에 다름 아니다. 미국 중심의 세계 질서재편을 통한 전 세계의 금융세계화로의 통합, 이것이야말로 미국과 초 민족적 금융자본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다. 현재 진행 중인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초 민족적 금융자본이 더욱 활개를 치고 다닐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그들이 그토록 주장하는 '자유와 민주주의의 확산'인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순경제적인 영역에서 보장되지 못할 경우 전혀 망설이지 않고 무력을 사용하여 초 민족적 금융자본의 자유를 보장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것이다. 예를 들어 2006년 국가안보전략(NSS)에서는 이라크 문제의 해결을 위하여 경제적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이라크의 경제를 시장경제의 원리에 입각하여 새롭게 개혁할 것'과 '기업들의 능력을 재건하여 세계경제에 통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친미적 신자유주의적 정권을 수립하는 선거를 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확산'이고 군정을 통해 노동조합을 분쇄하고 구조조정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이 '자유의 확산'인 것이다.
역사적으로 볼 때 신자유주의 세계화와 미국에 저항하던 국가 혹은 정권에 대해서 미국이 직접적인 무력개입을 포함한 다양한 방식으로 개입하였던 경험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개입 이후 미국은 해당 국가에서 민중들에게 '자유'가 주어졌고 '민주주의'가 실현되었다고 선언하였지만 그 결과는 IMF가 권고하는 구조조정 프로그램의 실행 후 파탄 나버린 민중들의 삶이었을 뿐이다. 그리고 그 고통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무한한 악순환의 수렁에 빠져있다. 미국과 초 민족적 금융자본의 다음 목표는 어디가 될 것인가? 그리고 미국이 준비하고 있는 무한전쟁의 끝은 어디가 될 것인가?

(출처: 로이터/연합)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왼쪽)과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1월 19일 워싱턴 국무부에서 '제1차 한·미 장관급 전략대화'를 갖기에 앞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전략적 유연성'의 진실과 한반도-동북아시아의 미래

1) 전략적 유연성과 한반도-동북아시아
이상과 같은 미국의 군사전략들은 새롭게 변한 국제정세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자 하는 미국의 의지가 담겨 있다. 예전에는 군대와 무기 등을 이용한 위협을 억제력으로 사용하여 왔던 측면이 크다. 즉 미국은 거대한 핵 억제력을 통해 냉전체제를 유지시켜왔다. 하지만 냉전 해체 이후 제기된 새로운 군사전략은 초 민족적 금융자본의 이해가 심각히 훼손되는 상황이 발생하면 신속하게 해당지역에 군대를 투입하겠다는 기본적인 뜻을 담고 있다. 앞서 언급한 '억제와 격퇴'라는 공세적인 기본 방침이 전략적 유연성 개념을 낳았고 신속기동군 창설, 주한미군의 유연한 재배치 등으로 구체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미국은 기존 동맹국과의 동맹관계를 더욱 공고하게 구축하며 동맹국들에게 지역 사안에 대한 적극적인 개입을 독촉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미국의 새로운 군사전략이 현재 한반도에서 적극 추진되고 있다. 2006년 1월 19일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과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미 워싱턴에서 고위급전략회담을 갖고 이제까지 논란이 되어 왔던 '전략적 유연성'에 합의한다는 공동성명을 발표하였다. 기존의 한미동맹을 더욱 강고 하게 유지하는 가운데 한국은 미국의 세계 군사전력 변화의 논리를 충분히 이해하고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존중키로 했다는 것이 그 요지이다.
전략적 유연성은 부시 행정부 이후 변화해오던 미국의 군사전략을 반영하는 실질적인 계획 추진이다. 주한미군을 포함한 전 세계 주둔 미군이 기동성과 신속성을 갖춘 기동타격대 성격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논리이다. 말하자면 기존의 붙박이 주둔군의 형태가 아니라 필요할 경우 실제로 특정 지역을 무력으로 타격 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전략적 유연성이 갈등분쟁에 대한 예방과 평화적인 해결을 하고자 하는 것이라는 정부와 사회 일각의 주장은 결코 사실이 아님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위에서 이미 분석하였듯 이러한 전략적 유연성이 도출되는 근거에는 전통적인 세력균형의 원리(봉쇄와 억제)에서 더욱 나아간 󰡐선제공격의 원리󰡑를 강하게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전략적 유연성은 동아시아 내 각종 갈등에 있어 주한미군의 군사적 개입을 더 쉽게 함으로써 새로운 갈등과 분쟁, 그리고 파국을 초래할 것이 매우 확실하다.
이를 수행하기 위하여 미국은 포괄적 동맹의 공고화를 핵심 과제로 내세웠다. 미국은 한미동맹이 대응해야 할 위협의 종류를 기존의 북한의 위협만이 아니라 대 테러, 대량살상무기의 확산 방지, 평화유지 활동 등으로 광범위하게 규정하였다. 한-미-일 삼각동맹의 범위를 동아시아 전역으로 확대하고자 하는 노림수인 것이다. 이를 수행하기 위해 주한미군의 유연한 재배치를 추진하고 있으며 한국의 지배계급은 마치 자신의 사활적 이익이 달린 듯 미국과의 동맹 강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2) 한미 학살동맹 강화를 위한 노무현 정권의 행보
한국 정부는 분쟁에 대한 불개입 원칙을 미국이 수용했다고 발표하면서 책임을 회피하기에 급급한 실정이다. 하지만 한반도 영토와 영공, 영해를 미국의 군사행동에 이용하는 순간 한국이 어떤 형태로든 분쟁에 휘말릴 수밖에 없다. 신자유주의자들과 한미동맹 강화론자들이 해대는 거짓말에 우리 민중들은 진절머리가 날 수밖에 없다. 이미 지배계급의 평화체제에 대한 구상이 한 여름날의 꿈 혹은 새빨간 거짓말로 드러난 마당에 그들에게 무엇을 더 기대할 것인가.
만약 중국-대만간의 양안문제가 어떠한 형태의 군사충돌로 이어진다면 주한미군은 어떻게 할 것인가? 전략적 유연성에 합의한 원칙대로 주한미군은 중국-대만 문제에 개입하게 될 것이고 한반도 내 미군기지는 발진기지로 사용될 것이 분명하다. 이는 한반도 내 미군기지는 중국과 한국간의 새롭고 심각한 갈등을 조장할 것이 분명하다. 또한 미국이 이미 명문화한대로 북한에 대한 미국의 핵을 포함한 선제공격이 감행된다면 한반도는 어떻게 될 것인가 전략적 유연성은 결국 동북아시아 평화체제 구축과는 전혀 동떨어진 것임이 분명하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제기에 한국정부는 더 이상 '괜찮다. 우린 안 한다.'라는 말로 문제의 본질을 감출 수 없다.
또한 정부는 '구체적 이행방안 마련은 오히려 자승자박(自繩自縛)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3)
현실적으로 확률이 거의 없는 미-중 군사대결 등을 상정하고 이를 방어하기 위한 논의를 한다면 중국을 자극하는 등 득보다는 실이 더 많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오히려 현재 중국 위협론을 내세우며 전략적 유연성을 포함한 새로운 군사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미국의 입장이 그다지 설득력이 없음을 반증한다. 오히려 중국과 북한 등 미국의 위협적이라 지목한 국가들의 반발을 불러일으켜 새로운 긴장을 낳고 있는 것이 지금의 동북아 현실이다.4)
노무현 정부가 이제까지 내세웠던 '동북아 평화번영 정책'은 필연적으로 동아시아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 증대를 요구하는 것이며 이는 동북아시아 평화체제 구축과는 멀어도 한참 먼 이야기에 불과하다.
노무현 정권은 김선일 씨를 살해한 살인 정권이다. 그리고 한국군의 이라크 파병을 통해 미국의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학살 정책을 깊숙하게 지원하고 있다. 그런 노무현 정권이 이제 다시 한반도에서의 한미 동맹 강화를 부르짖으며 전략적 유연성에 합의하였다. 이제 한국정부가 발 벗고 나서 동아시아 내의 모든 분쟁에 다 끼어 들어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의 전도사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종래의 한반도 전쟁 위기에 더하여 모든 분쟁을 다 끌어들이겠다는 것이다. 베트남 전쟁에 끼어 들어 베트남 민중들의 반제국주의 투쟁을 짓밟고 무차별 학살했던 역사가 아직 시퍼렇게 살아있다. 노무현 정권의 꼬마제국주의 구상은 즉각 중단되어야 하며 전쟁위기만을 고조시킬 한미동맹은 당장 해체되어야 한다.

3) 동북아시아 긴장을 고조시키는 과장된 중국 위협론
현재 미국 내 군사전략가들 사이에서는 중국 위협론이 대두되면서 북한 등을 상대로 한 재래식 전쟁보다는 중국의 위협을 상정하는 미래 전 대책이 새로운 군사전략의 주축이 되고 있다. 2002년 7월 12일 발표된 「미-중 안보 검토보고서」는 부시 행정부의 중국에 대한 우려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이는 중국이 현재 혹은 가까운 장래에 미국에 비견되는 글로벌 패권국가로 부상할 것이라는 위협이 아니라, 미국의 군사전략과 전혀 관계없는 독자적인 성장을 하고 있음을 주목하는 것이다. 즉, 미국과 최소한의 군사협정 등을 맺지도 않았을 뿐더러 미국이 현재 적절하게 통제하고 있지 못하는 상황을 지적하는 것이다. 이는 잠재적인 지역패권국가로의 성장을 염두에 둔 것인데, 현재로선 중국 위협론은 매우 과장되었음을 지적할 수 있겠다.
중국의 전통적인 군사전력은 '인민전쟁' 개념에 바탕을 둔 방어적 개념으로서 현재 미국의 군사력에 비하면 도저히 상대가 되지 않을 정도이다. 최근 중국 군대의 현대화 등을 기치로 내걸고 있지만, 이는 상당히 오랜 시일이 걸리는 것이며 오히려 미국의 중국 위협론에 자극받은 측면이 크다. 게다가 이미 중국은 WTO에 가입하는 등 세계자본주의 질서에 적극적으로 통합되고자 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를 볼 때 중국이 개별 사안에 있어 약간의 이견이 있을지언정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에 정면으로 반대하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오히려 미국의 과장된 중국 위협론이 오히려 동아시아 내 전반적인 군사력 증강을 추동하고 있는 셈이며 전략적 유연성의 관철을 위한 빌미가 되고 있는 것이다.

4) 전략적 유연성과 중동지역의 전쟁 위기5)

미국의 새로운 군사전략은 중동지역에 심각한 전쟁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이미 이라크 전쟁을 거치며 이라크 민중들의 삶을 완전히 파탄 낸 바 있으며 그 전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제 미국은 새로운 목표로 이란을 지목하고 있다. 이란 핵 개발을 문제삼으며 중동 지역의 전쟁위기를 더욱 확대시키고 있으며, 특히 핵무기를 포함한 선제공격의 가능성을 말하며 중동 민중들의 생존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에 포섭되지 않거나 초 민족적 자본의 이익에 반하는 지역은 군사적 대응으로 짓밟겠다는 기본적인 전략이 현재 수년 째 중동 지역에서 현실화되고 있다. 미국의 테러와의 전쟁 과정에서 수많은 중동 지역 민중들은 '비정상적'인 사람들로 인식되어 왔다. 이들은 이미 20여 년 가까이 미국의 경제봉쇄로 고통을 겪고 있으며 미국의 조장하는 항시 적인 전쟁 위협 속에 기본적인 생존에 대한 권리, 정치적 자주권을 박탈당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을 하루빨리 벗어나고 중동 지역 민중들의 정치-경제적 권리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로의 폭력적 재편에 대한 반대투쟁이 전면화 되어야 한다. 또한 이라크에서의 미군의 전면적인 철수, 한국군 파병부대의 즉각 철수, 이란에 대한 선제공격위협 중단 등을 계속 주장하고 투쟁해야 한다.

반전-대안세계화 운동으로 민중의 평화권을 쟁취하자!

현재 평택에서 미군기지 확장 저지를 위한 투쟁이 진행 중이다. 평택으로의 미군 재배치는 전략적 유연성에 기반 한 주한미군의 유연한 재배치를 위한 것이며 한미학살동맹의 강화를 위한 것이다. 따라서 평택에서의 투쟁이 어떻게 진행되느냐가 한국의 반전 운동에 중요한 기점으로 작용할 것이다. 평택에서의 미군기지 확장 저지 투쟁은 이미 평택 농민들의 생존권적 요구 투쟁을 넘어서고 있다. 주한미군의 존재에 대한 근본적인 의심을 들게 하고 종국에는 미국의 동아시아 군사 재편 전략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들을 던지게 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구체적인 개별 사안들의 양태가 다를지라도, 현재 미국의 군사전략이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를 관철하기 위한 주요 수단이라는 것, 전략적 유연성 합의를 통한 한미학살동맹의 강화는 한반도의 평화체제 구축은커녕 새로운 전쟁위기를 고조시킬 뿐이라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인식을 바탕으로 전 세계 반전운동이 미국반대와 전쟁반대,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 반대를 일관되게 외치는 것이다. 대안세계화 운동과 결합하지 못하는 반전 또는 반미 운동은 도덕주의나 민족주의에 갇힐 수밖에 없으며 무기력한 평화주의와 맞닿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전 세계 민중들의 정치적 권리, 평화에 대한 권리는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에 맞서 끈질기게 투쟁하는 동시에 금융세계화가 수반하는 무한 전쟁을 반대하는 것으로부터 획득될 수 있다.
2006년04월28일 0:05:29
추천
http://journal.pssp.org/bbs/view.php?board=journal&id=1522#footnote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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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mas 2006-05-10 2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각주의 내용이 뜨지 않네요. 제목 아래의 [문서 인쇄] 옆에 한글 문서 그림을
누르시면 한글 문서를 내려받을 수 있군요. 거기에는 각주가 함께 실려 있으니까
궁금하신 분들(^^;)은 참조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