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파란여우 > 평택 대추리 못 가시더라도

"평택미군기지확장반대" 생명과 평화의 땅을 지키는 평택지킴이 소식_30호 [ 2006. 4. 3 ]

 

황새울 논에 볍씨를 뿌리고 모판에 흙을 담고..
대추리 도두리 올해 농사는 자알~ 진행되고 있습니다.


<황새울 들녘에서 볍씨를 뿌리는 팽성농민들, 사진_노순택>

평택지킴이 여러분 그동안 잘 지내셨나요? 평택범대위입니다.

3월 한달동안 너무나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국방부에서는 두차례의 강제토지수용을 진행하였고, 팽성농민들과 많은 시민사회단체분들의 힘으로 2차례의 강제토지수용을 잘 막아내었습니다. 그렇지만, 그 과정에서 2명의 구속자가 생기고 도두2리 어머님들께서 부상을 당하고 입원도 하였습니다. 3월 15일에 입원하신 도두2리 주민분들은 지금은 모두 퇴원을 하셨지만 장기적으로 계속 통원치료를 받아야 하고, 올해 농사일을 하시긴에 몸에 많은 무리가 있다고 합니다.

구속되었던 인권단체활동가 박래군, 조백기님도 3월 29일 구속적부심에서 석방이 결정되어 현재는 각자의 일터에서 열심히 일을 하고 계십니다. 이번 투쟁을 계기로 서울 광화문에서는 <평택 전쟁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서울 촛불문화제>가 매주 금요일 마다 열릴 예정입니다.


<농활대와 이주민들이 올해 농사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_팽성대책위>

국방부의 일정과는 상관없이 팽성지역의 올해 농사는 벌써 시작되었고, 오늘도 285만평 넓은 논 이곳 저곳에서 논갈이와 씨뿌리기, 그리고 모판에 흙담는 일이 계속 진행되고 있습니다. 주말이면 많은 분들이 국민농활에 참석하고 있습니다. 좀더 힘을 모아서 미군기지확장을 꼭 막아냅시다! 화이삼^^!!

<관련기사 보기-코리아포커스>
[포토뉴스] 황새울 농민 볍씨 파종, 애달픈 꿈 들녘에 오롯이 박히다
 


지난주 도두리 마을주민들이 씨뿌리는 모습을 영상으로 담아보았습니다.
(사진_노순택, 편집_문정현신부)


아래의 '평화의 양수기 보내기 운동' 소스를 많이 퍼 날라 주세요.
<img src="http"//antigizi.or.kr/pop/imgs/pop060403.gif">

 

축하합니다.
박래군, 조백기 구속되었던 인권활동가들이 석방되었습니다.

지난 3월 15일 강제토지수용을 온몸으로 막았다가 연행되어 구속되었던 박래군 조백기 인권활동가가 3월 29일 구속적부심에서 석방 판결을 받았습니다. 그동안 많은 분들의 걱정 덕분인지 몰라도, 얼굴은 더 좋아졌다는 후문이...^^ 두분은 석방된 다음날 촛불행사장을 찾아오셔서 어머님 아버님들께  인사를 드렸습니다.

2명은 석방되었지만, 3월 6일과 3월 15일 이후 많은 활동가들에게 경찰소환장이 발부되었습니다. 경찰은 팽성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을 분리시키려고 하지만, 평택의 문제는 결코 팽성주민들만의 문제가 아닌, 모든 국민의 평화적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문제입니다. 미군기지확장을 막아내고 온 국민의 평화적 생존권을 지켜냅시다.!!
 


<평택평화의 땅 1평 지키기, 영농자금 모금 운동>

[영농자금 모금액 4월 3일 현재]

38,497,486 원

많은 분들의 정성으로 모금액이 4000만원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지난 3월 올해 농사를 위해 2천5백만원을 팽성대책위에 전달한 바 있습니다. 팽성지역의 농사는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좀더 힘을 모아야 올해 농사, 내년농사, 대대손손 끝까지 농사를 지을 수 있습니다. 주변분들에게 많은 홍보를 부탁드립니니다.
 

 

 


출처 -평택미군기지확장저지 범대위  http://www.antigizi.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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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론과 실습과정을 완벽히 갖춘 대추리 영농학교!

배운 것은 매일 아침 7시 30분부터 저녁 6시까지 황새울 들녘 곳곳에서

실습할 수 있습니다.

많은 참여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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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라주미힌 > 무식한 언론의 거짓과 무책임 - 신광영

황우석 교수는 이미 잘 알려진 것처럼 체세포 복제 위조 논문 건으로 서울대학교에서 면직되었다. 가장 투명하고 정직해야 할 과학계에서 사진 조작으로 체세포 복제에 성공한 것처럼 꾸며 논문을 작성함으로써 잠시 세계 학계를 놀라게 하고 허명을 얻는 데 성공하였다. 그러나 소장 학자들에 의해서 체세포 복제 연구 결과가 거짓이라고 지적되면서, 결국 황우석 교수는 교수 직도 박탈당했다.
 
 황우석 교수 사건을 보면서 느낀 점은 적어도 자연과학계는 적어도 자체 검증 과정을 가지고 있어서 궁극적으로 거짓과 허위가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사소한 오류도 집단적인 검증을 통하여 지적되기 때문에, 왜곡이 통하지 않는다. 이러한 학문 공동체의 역할이 학계의 권위와 신뢰를 만들어 준다. 

  이와는 달리 언론 매체에 언급되는 정보의 신뢰성에 대해서는 아무도 책임을 묻지 않고 책임을 지지도 않는다. 매일같이 언론 매체에서 전달되는 정보를 얼마나 믿을 수 있을까? 정파적 입장에서 혹은 이데올로기적 입장에서 검증이 안 된 혹은 의도적으로 왜곡된 정보들이 매체를 통해 독자에게 전달되고 있다. 만약 황우석 교수의 연구 결과와 같이 철저하게 진위를 따진다면, 아마도 상당 부분의 기사들이 문제가 되어 정보 제공자나 기사를 작성한 기자들이 면직을 당하거나 형사처벌을 받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기사로 전달되는 정보에 대해서 독자들도 언론사들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이제 한국 신문들은 그야말로 허위와 날조에 가까운 정보까지 쏟아내고 있다. 신문의 기사들은 지나치게 정치화해 이제 진실과는 너무도 거리가 멀어졌다.

  최근 사회 양극화를 둘러싼 언론 매체들의 보도가 대표적으로 그러한 예를 보여준다. 동아일보는 신용평가 기관 무디스 부사장인 토머스 번의 권위를 빌려 한국의 사회 양극화가 프랑스나 캐나다보다 심하지 않다고 보도하면서, 연초부터 사회 양극화를 문제로 제기한 정부를 비판하였다. 마치 한국의 사회 양극화가 심하지도 않은데, 노무현 정부가 이념적으로 편향되어 사회 양극화를 부풀려 사회문제로 제기하는 것처럼 보도했다.

엉터리 통계에 기초한 엉터리 발언을 진실인 양 보도

  한마디로 이것은 틀렸다. OECD 국가들의 소득 불평등을 연구한 최근의 모든 연구 결과들은 한국의 소득 불평등 정도가 심각한 수준임을 보여주고 있다. 2000년 지니계수로 측정한 불평등 지수가 한국의 경우 0.358를 넘는 수준이었고, 프랑스는 0.273, 캐나다는 0.301이었다. 스웨덴 0.243, 덴마크 0.225, 독일 0.277 등과 비교하여 한국의 소득 불평등은 대단히 높은 편이다. 한국의 소득 불평등 지니계수가 1996년 0.295까지 낮아졌다가, 경제위기 이후 급격히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한국의 소득 불평등이 미국의 소득 불평등보다 낮지도 않다. 미국의 지니계수는 0.357로 한국과 거의 같은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미국에서는 흑백 차별이 심하고, 도심 내에 대규모 흑인 슬럼가가 형성되어 있어서 부익부 빈익빈이 극단적인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의 불평등 정도는 대단히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음을 알 수 있다. 빈곤층의 비율도 17%로 미국과 비슷한 수준이고, 유럽보다 두세 배 높은 수준이다.

  무디스의 토머스 번 부사장이 정말로 이러한 발언을 했다면, 한마디로 무디스 사는 신용평가 기관으로서 자격이 없다. 그 정도로 잘못된 정보를 가지고 발언을 했다면, 무디스의 평가는 정말로 신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세계은행 자료를 거론하고 있으나, 세계은행이 사용한 자료는 비교가 불가능한 소득 자료에 기초하고 있다. 소득 불평등은 조세 전과 조세 후가 완전히 다르고, 전국 가구를 대상으로 하는가, 도시 가계만을 대상으로 하는가, 아니면 1인 가구를 제외한 도시 근로자 가계만을 대상으로 하는가에 따라 각기 다른 결과가 도출된다. 그러므로 국제적으로 비교 가능한 소득 불평등 분석은 세계은행이 아니라 룩셈부르크 소득 연구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점을 몰랐다면, 무디스는 정말로 무능한 신용평가 기관인 셈이다. 또한 이러한 통계에는 한국적 특수성이라고 볼 수 있는 부동산 투기로 인한 자산 불평등은 전혀 고려조차 되지 않았다.

  놀라운 사실은 무디스의 권위를 빌리든 신문사의 권위를 빌리든, 거짓 정보와 거짓 지식에 대해서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 거짓이 정말로 무지(식)해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의도적으로 왜곡시킨 것인지는 분명치 않다. 다면 분명한 것은 잘못된 정보와 지식을 제공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반성하거나 미안해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한국의 언론사들이 보여주는 무지와 무책임은 대중 선동가의 덕목이지, 책임 있는 언론의 덕목은 아니다. 한국 사회가 선진화하기 위해서 정말로 필요한 것은 언론의 자기 반성과 개혁이다. 언론의 수준이 높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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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30 17:2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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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31 08:5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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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31 23:3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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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2호 2006년 3월 29일(목)


신자유주의에 맞선 노동자-학생 연대
- 프랑스의 반 CPE투쟁


 

우리는 ‘크리넥스’가 아니다

2월 7일 40만에 이르는 대규모 학생시위를 시작으로 한 달이 넘게 프랑스 전역이 노동자, 학생시위로 들끓고 있다. 사안의 핵심은 우파정부인 드빌팽 내각이 ‘CPE’라 불리는 새로운 고용계약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CPE는 불어로 ‘Contrat Premiere Embauche’의 약자로서 ‘최초고용계약’을 의미한다. 그 내용은 20인 이상 사업장에서 26세 미만의 노동자를 고용하는 사용자는 최초 고용 2년간 특별한 사유나 설명 없이도 노동자를 자유로이 해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1월 16일 이 법안이 발의되자 이 법의 직접적인 대상이 되는 대학생들이 즉각 반발하고 나섰으며 대학생들의 시위에 노동자들이 동조하면서 시위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3월 7일 시위에는 프랑스 전국 주요 도시에서 주최 측 추산 100만 명이 참여하는 시위가 벌어졌으며 3월 8일에는 학생들이 68혁명의 상징인 파리 소르본 대학을 점거했고, 전국 84개 대학 가운데 60여개 대학 이상에서 동맹휴업이나 점거농성이 진행되고 있다. 3월 13일, 3월 16일에도 격렬한 시위가 이어졌고 거리에서는 공화국기동대(CRS)가 최루탄과 물대포, 곤봉으로 시위대를 해산시켰다. 이번 시위에는 고등학생들까지 대거 가세하고 있다.

3월 18일에는 대학생, 고등학생, 노동계, 학부모, 야당까지 결집하여 전국적으로 150만, 파리에서 35만이 참여한 시위가 전개되었고 시위조직들은 48시간 안에 CPE를 철회하라는 최후통첩을 정부에 전달했다. 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프랑스 노동총동맹(CGT)을 중심으로 하는 노동계는 3월 28일로 파업을 선언했다. 시위대들은 “우리는 크리넥스(휴지)가 아니다”, “CPE는 착취와 불안정 계약”, “시라크와 드빌팽은 끝났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CPE 철회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CPE가 실시되면 사용자들이 언제든지 청년노동자들을 ‘한 번 쓰고 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3월 23일에는 시위가 더욱 격렬해져 곳곳이 불에 탔으며 일부 지역은 치안불능 상태에 놓이기도 했다.

 

사태의 원인

이번 시위와 파업사태가 CPE 도입을 계기로 촉발되었지만 그 이면에는 우파 정부 하에서 이제까지 계속되어 온 신자유주의 정책과 노동자 권리에 대한 공격, 사회보장의 후퇴 등이 자리 잡고 있다. 이번 사태의 원인을 몇 가지로 나눠서 살펴보자.

첫째, 프랑스의 높은 실업률과 이로 인한 사회적 불만이다. 프랑스는 지난 10년 동안 실업률이 점진적으로 상승해 왔고 유럽연합 내에서도 가장 높은 축에 속해서 2006년 1월 9.6%를 기록하고 있다. 작년 4월 이후 조금씩 하락하던 실업률이 올해 1월 다시 반등되어서 드빌팽 정부의 노동유연화 정책의 실효성 자체도 의문시되고 있다. 청년실업률은 더욱 심각해서 18살~25살 사이의 실업률은 23%에 이르며, 빈곤지역의 청년실업률은 40~50%에 달한다고 한다. 작년 하반기에 프랑스 전역을 불태웠던 이민자 2세들의 반란도 인종차별과 실업문제가 결합되어 나타난 소요사태였던 것이다. 이렇게 사회적 불만이 높은 터에 청년고용의 불안정성을 더욱 심화시키는 조치를 도입하려는 정부의 시도는 기름에 불을 붓는 격이었다.

둘째, 정부가 노동 불안정화를 불러올 조치들을 연이어 도입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CPE 도입은 드빌팽 총리가 계획하는 3단계 실업대책의 두 번째라고 한다. 이미 작년에 그 첫 조치로서 20인 미만 기업에 대해 신규 직원을 2년간 수습을 거쳐 고용할 수 있게 하는 CNE(신고용계약)이 도입되었다. 이는 CPE와 같은 내용이다. 다음 조치는 올해 내에 고용계약 체계 전반을 개편하는 것으로서, 현재 존재하는 기간을 정하지 않은 고용계약(CDI)과 기간을 정한 고용계약(CDD)를 합쳐서 유연한 단일 고용계약 체계 만든다는 계획이다. 노동계가 들고 일어난 이유도 CPE가 나중에는 청년노동자 뿐만 아니라 노동자 전반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셋째, 우파정부가 신자유주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여 인민의 사회적 권리를 계속 공격하는 것이다. 예컨대 1994년 청년층의 최저임금안을 삭감하는 최저임금안(CIP) 추진은 수십 만 학생시위로 좌절되었다. 2003년에는 노동자들의 퇴직연금에 대해 납입기간을 늘리고 수급액수를 낮추는 연금개악을 추진하여 반발을 불러일으켰고 2004년에는 교육장관이 대학재정 자율화 계획을 추진하다가 학생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쳐 계획이 무산되었다. 2005년에는 주35시간근로제의 조건이 완화됐고 연장근로 허용도 연 180시간에서 220시간으로 늘어났다. 정부의 공공부문 사유화 추진 역시 계속적인 노동자 파업을 불러일으켰다. 이렇게 계속되는 신자유주의 정책에 대한 대중적인 거부는 최근 2005년 5월의 유럽연합 헌법 국민투표 부결로 드러난 바 있다. 당시 프랑스에서는 유럽연합 헌법조약을 부결시키기 위한 캠페인에 아탁을 비롯한 사회운동, 여성운동, 프랑스공산당, 혁명적공산주의동맹(LCR), 노동총동맹(CGT) 등이 총력을 기울였다.

또한 2007년 대선을 앞둔 드빌팽 총리가 성과를 내기 위해 무리하게 CPE를 추진한 것도 반발을 확대시킨 요인이다. 비정규직 일자리라도 만들면 수치상의 실업률이 내려갈 것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더욱이 그는 헌법상의 조항을 이용하여 하원에서 표결 없이 법안을 통과시켰다.

결국 낮은 경제성장률과 높은 실업률의 경제 불황 상태가 초래한 사회적 위기와 불안, 이에 대한 신자유주의적 처방에 대한 대중적 반발이 프랑스의 봉기적 전통과 맞물려 68년 이래 최대 규모의 시위와 파업 물결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개혁을 위한 진통인가, 신자유주의의 실패인가

프랑스 학생과 노동자들의 투쟁은 좁게 보면 CPE법안에 대한 반대투쟁이지만 그 근본적인 성격은 신자유주의 정책과 우파정부에 대한 반대투쟁이다. 이번 사태를 둘러싸고 각국 정부나 기업, 우파 정치세력들은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 노동시장 유연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더욱이 한편에서는 덴마크 사례를 들며 해고를 자유롭게 하는 대신 많은 금전적 보상을 주는 소위 ‘유연안정성(flexecurity)’을 강조한다. 그러나 노동계와 학생, 좌파 정치세력들은 “고용불안을 통해 안정적인 일자리가 만들어질 수 없고 CPE는 오히려 고용불안을 가중시켜 노동자 보호를 약화시키고 결국 실업률 악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문제는 경제위기와 사회불안, 청년실업, 공적 사회서비스 후퇴, 노동 불안정화 등은 프랑스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공통적인 현상이라는 것이다. 독일에서도 추가 보수 없이 노동시간을 38.5시간에서 40시간으로 연장하려는 정부에 맞서 공공노조(Ver.di)가 6주간 파업을 벌이고 있는 상태다. 물론 이러한 상황은 자본의 위기에 따른 신자유주의적 대응이 불러온 재앙이자, 전체 민중의 권리와 삶에 대한 노골적인 공격이다.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는 노동자 착취에 기반하여 거대한 부를 금융자산가 계급으로 이전하는 체제이기 때문에 이것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고서 체제의 위기를 해결할 수는 없다.

“2005년 한 해 프랑스 다국적기업들이 벌어들인 이익이 840억 유로나 되는데, CPE를 도입하는 것은 더 큰 이익을 기업들에게 안겨주려는 정치인들의 사기”라는 어느 프랑스 학생의 말에서 이러한 분노를 읽을 수 있다. 덴마크 사례도 예외적이라고 볼 수 있다. 국가의 엄청난 재정이 필요할 뿐 아니라 적은 인구, 비교적 안정된 사회상황 등 사회적 차이가 크기 때문에 프랑스나 다른 나라에 일반적으로 적용되기 힘들다. 또한 이는 세계 경제의 위기 속에서 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고 유연성과 안정성 사이의 줄타기일 수밖에 없으므로 지속가능성 여부가 의문시된다. 따라서 반CPE 투쟁은 보수 세력들이 얘기하는 ‘개혁을 위한 진통’이 아니라 명백히 신자유의의 실패를 나타내는 것이다.

 

소수 기득권 지키기인가, 다수 민중의 요구인가

또한 이번 사태는 종종 68혁명과 비교된다. 대규모 학생시위로 불붙은 전 국민적인 투쟁, 소르본 대학 점거 등은 68혁명을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보수언론에서는 68혁명이 긍정적이고 사회변화를 추동하는 것이었는데 지금의 시위는 부정적이고 사회변화를 거부하는 것이라고 함으로써 68혁명을 왜곡하여 현재 시위를 이데올로기적으로 공격하는데 이용한다. 예컨대 독일 <슈피겔>은 “68혁명은 기득권과 구질서에 맞서 싸운 것인데 지금은 기득권을 보호해 달라며 싸우고 있다”고 했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즈>는 “68세대는 부모세대의 자기만족에 도전함으로써 세상을 바꾸려한 반면, 지금 학생들은 특권을 즐기기 위해 현상유지를 원한다.”면서 프랑스의 투쟁을 애써 깎아 내리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이데올로기 선동은 프랑스 투쟁의 의미를 축소시켜 투쟁의 불길이 번지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고자 하는 것이다. 68혁명이 자본주의 기성체제에 대한 반란이었듯이 현재 프랑스의 투쟁 역시 더 나은 삶과 권리를 위해 체제에 저항하는 것이며, 자본과 지배세력의 기득권을 타파하고 다수 민중의 요구를 실현하기 위한 것이다. 이는 CPE에 대한 반대 여론이 2/3를 넘는 다는 것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조선일보 등 보수언론은 프랑스 시위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면서 프랑스 정부도 노동유연성 정책으로 전환하는데 국내에서도 비정규직법안을 빨리 통과시켜야 하고, 민주노총 파업 예고도 시대착오라고 경고한다. 프랑스 사태의 원인은 복지병폐, 고용 과보호라며 노조가 기득권을 고수하는 것이 청년들의 일자리를 뺏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국내 보수언론의 공격 역시, CPE와 유사한 비정규직법안이 국회에 계류되어 있는 상태에서 투쟁이 커지는 것을 막으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오히려 우리가 간취해야 할 것은 신자유주의가 실패한 것이고 신자유주의 노동정책에 대해 프랑스처럼 강력한 대중저항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반CPE 투쟁이 우리에게 말하는 것

지난 2월 2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날치기’ 통과된 비정규 법안은 신자유주의 자본과 정치세력들이 1천5백만 전체 노동자들을 정면으로 겨냥한 ‘노동자 학살법안’이다. 기간제(계약제)는 사용사유 제한이 없어 모든 업종에서 전면 자유화되고 2년 이내에는 계약기간 만료를 이유로 자유롭게 해고할 수 있다. 파견노동은 ‘업무의 성질 등을 고려하여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업무’도 추가하여 정부가 자의적으로 파견을 무한정 확대할 수 있게 하였으며, 파견 2년이 지나면 정규직으로 간주하는 고용의제를 규정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고용의무만을 규정하여 사용자가 과태료만 내고 끝날 수 있는 면죄부를 주었다. 이러한 악법이 통과된다면 사용자는 2년 내에서 비정규직을 마음대로 쓰다가 버리는 권리를 갖게 되고, 노동자는 2년을 주기로 무한정 착취당하는 노예 신세가 될 수밖에 없다.

프랑스의 CPE 역시 최초 고용 2년 내에 해고를 자유화하는 것이어서 국내의 기간제법과 유사하다. 오히려 기간제법은 연령제한이 없어서 CPE에 비해 훨씬 더 기간제고용을 확대하는 것이다. 프랑스에서는 ‘사용 사유제한’이 이미 시행 중이기도 하다. 따라서 노무현 정권이 추진하고 있는 소위 ‘비정규보호법’은 CPE에 비할 수 없는 악법이며 프랑스보다 더한 투쟁이 벌어져서 심판받아 마땅하다.

프랑스 반CPE 투쟁이 우리에게 말하는 것은 이런 것이다. 전체 노동자, 미래의 노동자를 비롯하여 전 국민들에게 노예로서 살기를 강요하는 신자유주의 공세에 맞서는 투쟁과 저항이 가능하고, 노동자와 학생 그리고 모든 민중이 연대하여 거리로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정치권이나 제도 세력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민중 스스로가 투쟁으로 나서고 행동으로 요구를 말하는 것이 정치적인 변화를 촉진시키는 가장 빠른 길이라는 것이다.

향후 전망

“100만이 부족하면 200만을 모으겠다.”는 프랑스 학생 대표의 말처럼, 노동계 파업투쟁과 연대하는 3월 28일은 이전보다 훨씬 대규모 투쟁이 전개되었다. 70여개 대학에서 점거농성이 지속되고 있고 1,000여개 고등학교에서 행동이 진행되었다. ‘검은 화요일(마르디 누아르)’라 불린 3월 28일 파업에 공공부문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파업에 나서 500만 명이 참여했다고 노동계는 밝혔다. 주요 교통수단이 정지되었고, 관공서와 병원이 문을 닫는 등 국가기능 마비사태가 발생하였으며 파리를 비롯한 200여개 지역에서는 최대 규모의 노학연대 시위가 개최되었다. 이번 파업이 ‘총파업’은 아니었다고 하는 바, 이후 파업사태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다급해진 드빌팽 총리가 대화를 하자고 나섰지만 학생들과 노동자들은 CPE를 철회하는 것이 전제조건이라며 단호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지금과 같은 추세대로라면 저항의 규모가 더욱 커져서 우파정부가 결정적 궁지에 몰릴 가능성이 크다. 학생들은 30일에 기차역과 주요 도로를 점거하겠다고 밝혔으며 4월 4일에도 시위를 벌이겠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완전한 CPE 철회와 승리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노동자 총파업이 관건이며 거리시위와 대학점거가 파업과 결합되는 것이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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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佛 청년들 투쟁] ‘평등가치’ 앞세워 길거리시위 주도
입력: 2006년 03월 29일 18:08:16 : 0 : 0
 
‘왜 프랑스인들은 걸핏하면 거리로 뛰쳐나와 격렬하게 시위를 벌이는가.’

최초고용계약(CPE)에 반대해 프랑스 청년과 노동자 3백만명이 거리로 뛰쳐나온 28일 총파업을 전후해 제기된 의문 가운데 하나다. 사실 세계화의 부수적인 피해로 발생한 청년실업이 프랑스만의 독특한 문제는 아니다. 인근 유럽 국가들은 물론 세계경제에 편입된 대부분의 나라에서 맞닥뜨리고 있는 문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논객 필립 스티븐은 ‘프랑스는 변화를 받아들이든가, 아니면 두려움에 휩싸여 계속 살아야 할 것’이라는 제하의 칼럼(24일자)에서 “폭력시위의 전통은 프랑스적 유전자의 일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자크 마르세유 파리1대학 역사학부 교수는 “프랑스에서는 의회의 자리를 거리가 대신하고 있다”며 “프랑스인들의 절반은 ‘길거리 시위’ 형식으로 정치적 의사를 표현한다”고 분석했다.


의문의 핵심에 프랑스적인 특성이라고 할 수 있는 ‘스튜던트(학생) 파워’가 있는 것 같다. 프랑스 대혁명까지 거슬러올라가지 않더라도 프랑스 공화국이 거리에서 탄생했다는 역사적 전통 역시 적지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현실적으로는 좌파건, 우파건 정치적 리더십 위기를 겪고 있고 노동조합은 강력한 추동력을 상실한 상태여서 청년들은 거리에 호소하는 것 외에 대안이 없다.

그런데 여론의 3분의 2가 CPE 철폐를 지지하면서 청년 시위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는 청년들의 시위가 프랑스 국민 대다수에게 공감되고 있는 ‘공화국의 가치’라는 중요한 동력원에 바탕을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 청년층에 실업피해가 집중되는 것은 자유, 박애와 함께 공화국의 가치를 구성하는 ‘평등’의 잣대에 어긋난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이다.

공화국의 가치에 반할 경우 학생들이 선두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최근에는 2002년 5월 대통령선거에서 극우파 국민전선의 장 마리 르펜 후보가 2차 결선투표에 진출하자 대학은 물론 고등학교에서도 ‘공화국의 가치’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다. 결국 1백30만명이 거리로 나서 르펜을 낙선시켰다. 이번엔 자신들의 문제인 만큼 더 절박했던 것으로 보인다.

경제적인 동기에서 시작한 청년들의 반란은 사회적인 운동으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급속히 정치화하고 있다. 지난 주말 악상프로방스에서 열린 전국대학생협의회에서 처음으로 우파의 도미니크 드빌팽 총리 퇴진 요구가 불거진 것은 이번 시위가 1968년 학생시위와 달리 정치적 지향점이 없다는 기성세대의 분석을 여지없이 빗나가게 했다. 68학생혁명 당시 소르본대학에 적기(사회주의)와 흑기(무정부주의)를 내걸었다면 이번엔 반 세계화와 반 우파정부라는 두개의 깃발을 내건 셈이다.

청년들의 좌절이 깊다는 것을 반영하듯 과격화 조짐도 보인다. 이는 28일 시위 도중 파리 이탈리 광장 등지에서 벌어진 모슬렘 이민자 청년들의 폭력소요를 바라보는 학생들의 시각에서 잘 드러난다. ‘파괴자들(casseurs)’이라는 기사 표현에 항의하기 위해 파리 AFP통신 본사를 방문한 파리10대학 학생들은 “불필요한 폭력이 아니다”라면서 “정치적 견해를 표현하는 방식의 하나”라고 두둔했다. 학생 카미유(21)는 “솔직히 말해 우리 역시 조만간 그들과 같은 수준의 절망에 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외신은 전한다.

시위가 신자유주의 경제체제에 대한 반역의 성격을 띠게 된 데는 세계화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작용했다.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의 설문결과에 따르면 20~25세 프랑스 청년들은 ‘세계화가 당신에게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48%가 ‘두려움’이라고 답했고, 27%만이 ‘희망’이라고 답했다. 이는 프랑스 사회가 세계화로 인해 생겨난 소외계층에 대해서는 아직 적응 모델을 만들지 못했음을 말해준다.

르몽드는 28일 시위의 규모가 ‘역사적인 기록’이라면서 “최근 20여년간 일어난 시위 가운데 가장 중요한 시위의 하나였다”고 평가했다. 최대 학생단체 뤼네프(l’UNEF)의 브루노 줄리야르 회장은 ‘해일’이라고 표현했다. 공무원을 포함, 공공부문 종사자의 30%가 동참했다. 프랑스에도 ‘혁명의 시대’는 오래 전에 끝났다. 하지만 그 못지않게 심각한 ‘혼돈의 시대’를 맞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CPE를 법제화하면서 아무런 대화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던 드빌팽 총리는 시위가 확산되자 뒤늦게 대화를 촉구하고 있다. 우파정부는 설득력을 잃고 있어 사태가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 불투명하다.

그러나 총파업이 좌파와 우파, 사용자와 노동자를 포함해 프랑스 사회 전체가 직면하고 있는 도전인 것만은 분명하다.

〈김진호기자 j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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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tty 2006-03-30 0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저희 팀의 프랑스애가 프랑스에 대한 여행 주의보가 내렸다면서 전체 메일을 돌렸더군요. (영국이랑 독일 일부도 파업중이라면서요..) 굉장한가봐요.
걔는 자기 나라를 싫어하는 애라서;;;
"...Old Europe.."이라고 비꼬는 투로 메일을 보냈지만서두요..
(하긴 자기 나라를 싫어하니까 두달씩 되는 휴가를 걷어차고
미국에 와서 일하겠지요? 전 아닙니다만 ^^;;; 대한민국 만세- ^^)

balmas 2006-03-30 0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키티님은 어찌 그렇게 귀엽게 말씀하삼?? ^^;;

balmas 2006-03-30 0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키티님, 지금 유럽이 아래와 같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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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은 지금 '파업中'… 프랑스 총파업, 영국ㆍ독일ㆍ그리스도 몸살
[한국경제 2006-03-29 17:57]
유럽이 파업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프랑스에서 지난 28일 최초고용계약(CPE,26세 미만 근로자는 채용후 2년내 자유해고)에 반대하는 대규모 총파업이 벌어진데 이어 영국 독일 그리스 등에서도 연금개혁과 임금협상을 둘러싼 노동계의 파업이 잇따르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세계화로 상징되는 신자유주의적 개혁에 대한 기득권의 반발로 해석되고 있어 유럽대륙을 뒤흔들고 있는 대규모 파업사태가 어떻게 진행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

 

 

나머지 기사는 요기로 -----> http://news.naver.com/news/read.php?mode=LSD&office_id=015&article_id=0000883754§ion_id=101&menu_id=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