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06월 29일 (화)
제 2603 호
발행처 : 인권운동사랑방
인권위, 전원위 회의서 '파병' 논의
인권단체, '인권의 이름으로 할 말 하라' 촉구
정부에 ‘생명’과 ‘인권’의 정신을 일깨울 수 있는 목소리가 시급한 지금, 국가인권위원회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28일 국가인권위원회(아래 인권위) 전원위원회에서는 ‘정부의 이라크 파병’과 관련한 논의가 ‘비공식 간담회’ 형식으로 진행됐다. 위원들 개개인의 의견이 오고간 이날의 간담회 이후 인권위는 ‘정책국에서 추가 조사하여 다시 보고’ 절차를 밟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권위의 ‘이라크 파병 철회 입장’ 발표를 요구해 온 인권단체들는 지난 23일 김창국 위원장과의 면담에 이어 전원위원회 회의가 진행된 이날 회의실 밖에서 피켓 시위를 벌이며, 인권위가 “인권의 이름으로 정부와 국회에 파병철회를 권고하라”고 강력히 촉구했다. 전국 30여 개 인권단체들이 모인 인권단체연석회의(아래 인권회의)는 “인권위가 이라크에서의 전쟁범죄로 인한 참혹한 인권유린에 대해 침묵했으며, 위원회의 권고(지난해 3월 인권위가 발표한 반전․평화․인권 선언)가 정부와 국회에 의해 무시되는 상황을 방치했다”고 비판하고 “인권 옹호를 존립의 근거로 삼는 위원회의 이런 행태는 국민들의 기대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권회의는 인권위 위원들에게 전달한 의견서에서 △정부와 국회에 파병철회를 권고할 것 △고 김선일 씨 죽음을 둘러 싼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을 국회와 정부에 요구하고, 그 과정에서의 인권침해에 대해 인권위가 자체 조사해 발표 할 것 △파병 문제의 반인권성을 국민들에게 홍보할 것 등을 요구했다.
피켓시위에 참여한 천주교인권위원회 김덕진 활동가는 “파병은 이라크인과 한국인 모두의 생명과 관련된 중대한 인권사안”이라며 “인권문제에 있어 인권위가 정치권의 눈이 무서워 의무를 저버리고 할말을 못한다면 이것은 직무유기”라고 경고했다.
[고근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