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먼저 인사부터 드려야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요. 늘 건강하시고 올해도 많은 좋은 일 성취하시기 바랍니다.

다름이 아니라 선배님이 쓰신 글 관련해서 한 가지 질문을 드릴까 해서 글을 남깁니다. 역시 common notion에 관한 것인데요, 선배님 논문 "공통통념 개념 I" 마지막 부분 쯤에 보면 선배님께서는 {윤리학} 2부 정리 29의 주석을 해석하시면서, 외적으로 규정된 인식과 내적으로 규정된 인식의 구분을 universal notion과 common notion의 구분에 연결시키신 것 같습니다. 이러한 해석에는 저도 어느정도 동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만, 외적으로 규정된 인식을 이를테면 일면적 지각으로, 그리고 내적으로 규정된 인식을 "다면적 지각"으로 말씀하신 부분에서 조금 망설여집니다. 문제의 주석을 보면,

I say expressly that the mind does not have an adequate knowledge, but only a confused and fragmentary knowedge, of itslf, its own body, and external bodies whenever it perceives things from the common order of natre, that is, whenever it is determined externally--namely, by the fortuitous run of circumstance--to regard this or that, and not when it is determined intrnally, through its regarding several things at the same time, to understand their agreeement, their ifferences, and their opposition. For whenever it is conditioned internally in this or in another way, then it sees things clearly and distinctly, as I shall later show.

여기서 스피노자가 외적으로 규정된 인식을 지각(perception)과 연결시킨 것은 맞지만, 내적으로 규정된 인식은 오히려 이해(understanding)에 연결시킨 것 같습니다. 선배님께서는 understand에 해당하는 저 말을 논문에서 계속 '이해하다' 대신 '파악하다'로 옮기셨는데, 어떤 특별한 사유가 있는지요? 전 라틴어를 아직 모르지만, 해당 부분 라틴어본을 봐도 외적 인식은 percipit으로, 내적 인식은 intelligerum으로 적혀있어서 영어본 번역이 크게 잘못된 것 같지는 않습니다.

더불어서, 선배님께서는 다면적 지각으로서 공통된 성질을 인식한 결과로서의 common notion은 다면적이라고 해도 여전히 그것이 '지각'인 한에서 상상적 인식에 속한다고 보시는 듯이 여겨졌습니다. 제가 맞게 읽은 것인지 모르겠습니다만, 그렇다면 더욱 더 intelligerum을 어떻게 번역할까가 중요해지지 않나 싶습니다.

반면 common notion에 관한 {윤리학} 2부의 두 정리(38과 39)를 보니, 38에서는 '인식하다(conceive)'라는 말이 사용되었고, 38의 증명에서는 'perceive"와 'conceive'가 각각 한 차례 사용되었고, corollary에서는 다시 'perceive'가 사용되었군요. 39와 그것의 증명에서는 두 단어 모두 사용되지 않고 있습니다만, corollary에서는 'perceive'가 한번 사용되었습니다. 어쨌든 이렇게만 놓고 보면, 정확히 common notion이 perception(지각)에 속하는지, 아니면 conception(즉 concept와 관련된 인식/관념) 또는 understanding(이해)에 속하는지가 불분명한 것 같습니다.

선배님 생각을 좀 들어보고 싶어 이렇게 염치불구하고 질문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최 원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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