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때리다 2007-09-15  

발 박사님 유학 생활 재밌게 보내고 계신가요?

저는 요즘 학교 생활이 너무 환멸스럽게 느껴집니다.

소위 대학생활의 "낭만" 같은 건 기대한 적이 없었지만.

제가 관심을 갖고 있는 주제에 대해서 이야기 나눌 동기도, 선배도, 후배도 없고

삶이나 세상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보게 만드는 책을 읽는 사람도 전무하네요.

뭐 처음부터 여기에 니체니 들뢰즈/가따리니 하는 사람들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요.... 도대체 관심을 보이려는 "체"도 하려 하지

않더군요. 정치에도 무관심해서 문국현/심상정이 누군지 모르는 사람이 절대 다수고

심지어 박근혜가 누군지 모르는 사람도 여럿 있습니다. (믿기지 않으시죠?)

 

거기다가 전 근대적인 선후배 관계도 너무 힘들고요.(믿기지 않으시겠지만 여기는 아직도

복장검사가 있답니다. 머리가 귀 밑을 덮으면 안 되고 귀걸이, 염색 금지고 더군다나 반바지도

금지합니다. 본과 3학년 PK들이 내려와서 잔뜩 겁먹이면서 검사하지요.) 강제적으로 참석해야

하는 술모임도 도무지 못 견디겠더군요. 오로지 술로 후배 죽이는 게 인생의 낙이라도 되는 듯한

선배들... 쓸데없이 반복되는 유치한 농담들,

 

이럴때 기대고 싶은 스승이라도 있었으면 좋으련만 그런 분들 찾는 것도 여기서는 쉽지가 않네요.

 

하루라도 빨리 여기를 떠나고 싶네요. 저는 제 자식은 후에 이런 곳에 절대로 안 보낼렵니다.

 
 
balmas 2007-09-16 0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밌기는요 뭘, 그냥 그럭저럭 지내고 있습니다. ㅎㅎ 의대라는 데가 워낙 바쁜 데고 생명을 다루는 데다 보니까 좀 그런 게 아닐까요? 바빠서 다른 일들에는 좀 무관심하게 되고, 위험을 줄이도록 위계가 좀 엄격하고 ... 아닌가? ㅎㅎ 물론 그런 게 바람직하다고는 볼 수
없겠죠. Mravinsky님이 좋은 선배가 되면 좋을 텐데 ;;;
어쨌든 그런 험한 곳에서 철학 공부하느라 고생이 많습니다. ㅎㅎ

Chopin 2007-09-20 16: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솔직히 전 정치에 관한 이야기는 좀,,,
많은 대화가 있어도 결론은 나지 않고,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기는 것 같고,
저를 포함한 국민들의 앞 날을 생각해서 이런 사람이면 좋겠다, 저런 사람이면 좋겠다고 해도 결국 미래는 알 수 없는지라, 얘기를 하면 할수록 미래의 걱정을 덜 수 없는 답답함만 있는것 같아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