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아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루이 알튀세르의 유고집 중 하나인 [루소 강의]가 프리즘 총서 중 한 권으로 출간됐습니다.


알튀세르에게 가장 깊은 영향을 남긴 철학자로는 마르크스 이외에, 스피노자와 마키아벨리를 꼽을 수 있겠지만, 루소 역시 


알튀세르가 깊이 연구하고 또 여러 번 강의했던 철학자 중 한 사람이었습니다. 


제가 작년에 번역해서 출판한 [루이 알튀세르의 정치철학 강의]에서도 루소에 관한 강의는 중요한 위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이 책은 루소의 정치철학에 관한 독자적인 강의록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만큼 루소에 대한 알튀세르의 관심이 


깊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 강의에서 알튀세르는 루소의 여러 저작 가운데 특히 [인간 불평등 기원론]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이 책의 엮은이인 이브 바르가와 옮긴이인 황재민 선생이 각각 지적하다시피, 이 강의록은 루소 저작에 대한 


면밀하고 독창적인 해석일 뿐더러, 또한 알튀세르의 유고를 통해 우리가 알게 된 바와 같이 오랫동안 그의 사상의


기저에 흐르고 있던 마주침의 유물론의 한 기원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아주 주목할 만합니다. 



루소에 관심 있는 분들이나 알튀세르 사상을 연구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이 책은 앞으로 필독서가 될 것입니다.


여러분의 독서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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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로이카 2020-03-17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발마스님,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제가 발마스님의 권유를 받아 이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 아마도 원서를 갖고 계실 듯하여 여쭙습니다. 한국어판 20쪽 7번째 줄에 ˝홉스와 로크에게 사회란 자연상태에서 연역해낸 것˝이라는 구절인데요.

루소는 이들이 자연상태를 자신들이 알고 있는 사회의 모습으로부터 부당하게 연역했다고, 따라서 그들의 자연상태 -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 사적 소유의 존재 -는 모두 자연상태가 아니라, 문명 발생 이후의 상태라고 비판합니다. 이 점을 고려하면 저 부분은 ˝홉스와 로크에게 자연상태란 사회로부터 연역해낸 것˝이 맞는 말 아닌가요?

그런데 또 그 다음 부분을 읽어보면, 저 문장은 루소의 비판을 고려한 것이 아니라, 그냥 홉스와 로크의 입장을 기술한 것 같기도 하구요.

잘 모르겠어서 여쭤봅니다. 혹시 확인해주시면 정말 감사 드리겠습니다.

balmas 2020-03-18 19: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Eroica님 반갑습니다. 질문에 대한 답변은 페이퍼로 올려 놓았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