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이런 책들도 번역되어 있구나, 이런 책을 쓰는 사람들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이는 한편으로는 그만큼 우리나라 신문들의 문화면이 빈곤하다는 증거고(적어도 문화면에 관한 한 우리나라 신문들은 똑같다), 다른 한편으로는 그만큼 우리 지식계의 폭과 층이 두터워졌다는 증거다. 함께 독서의 즐거움을 맛보고 싶은 책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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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마르 공화국은 20세기 유럽의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정치, 사회사적 관점에서만이 아니라, 문화, 지성사적 관점에서도 그렇다. 이 책은 국내에 거의 유일하게 존재하는 바이마르 공화국 통사다. 평이한 논조에 전체적인 흐름을 일목요연하게 서술해주고 있어서, 교양서로 읽기에 아주 적합한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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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 동안 로마사를 연구한 허승일 교수가 대학생 수준의 교양 독자들을 대상으로 출간한 저서. 작은 판형의, 두껍지 않은 책이지만, 내용만큼은 알차고 풍성하다. 정치학이나 역사학에 관심있는 분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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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크 비데의 이 책은 1980년대 프랑스 맑스주의의 가장 중요한 업적 중 하나로 꼽히는 책이다. 적지 않은 분량인데다 내용의 밀도 때문에 훨씬 무게가 느껴진다. 비데는 문헌 고증에 철저하면서도 훈고학에 빠지지 않고, [자본]을 철학적, 경제학적으로 치밀하게 분석하고 있다. 이런 책을 읽을 때는 이미 지나지 않았는가? 이 책을 읽어보면 이 질문이 우문임을 알게 되리라. 어려운 책을 정확히 번역해준 역자의 공로도 기억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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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흡 교수는 국내에서는 거의 미답의 영역으로 남아있는 르네상스 및 근대 초기의 지성사를 연구하는 학자다. 오랜 시간 동안 묵묵히 외길을 걸어온 그의 학문적 온축이 잘 드러나는 좋은 책인데, 찾는 손길이 너무 뜸하다. 관심있는 사람들에게는 그가 번역한 프란시스 베이컨의 [학문의 진보]도 권하고 싶다. 그 덕분에 베이컨을 탁월한 번역으로 읽을 수 있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