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자/ 내 무덤 푸르고 /문학과 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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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시집을 사서 음미해봤다.아~~시라는 게 이렇게 매력덩어리인지 처음 알았다.재미삼아 시 한편 습작해봤다.일명 최승자시인 따라하기.ㅋㅋ
늦가을
모기야 살을 팍팍 뚫어라.
뱃살이 통통해져가는
너의 몸뚱이가 탐스럽다.
너의 씨를 퍼뜨려라.
열심히 쪽쪽 빨아라.
얼마나 빨았을까.
모기가 할퀴고 날아간 자국에
팔뚝이 봉긋하게 부풀어오른다.
너의 목을 콱 조인다.
바둥바둥 거려보지만
손 쓸 시간은 지나버렸다.
헛되어 버린 너의 수고
헛되어 버린 너의 노력
헛되어 버린 너의 시간
헛되어 버린 너의 죽음
아아아아아.
얼마나 지나야
이 짧은 고통이 잊혀질까.
너의 시체를 감싸고 도는 피의 향
훨훨 싸늘하게 타올라라.
http://www.rock4.co.kr
저녁때 점퍼하나 살려고 두타를 갔는데 이게 웬 걸 스키조가 나오더라.푸푸푸.오랜만에 맛 본 문화충격이다.어깨를 들썩거리고 고개를 저어가며 리듬에 몸을 미친듯이 맡기는 사람들.팔짱을 끼고 심각한 표정을 짓는 사람들.마냥 넋을 잃고 바라보는 사람들.이런 공연을 마치 처음보듯 시선을 어디에 둘지 몰라 두리번거리는 언니오빠.나는 여기에 어디에 속했을까?알아맞쳐보시길.음트트
어쨌든 오늘 공연 끝내줬다.
정말 오랜만에 종각에 있는 영풍문고에 갔다.출구 앞에서는 오후 7시에 "박근혜를 사랑하는 어쩌구"들의 모임이 있다는 공지에 절로 한숨이 나왔다.
바로 이 책.울지 마세요 박근혜다.아마도 이번 4월 총선전에 전국민 다보는 TV앞에서 울먹이던 모습에 감동바가지 먹은 몇몇 덜떨어진 애들이 하는 헛소리같다.
대충 훑어봤는데(제목만 봐도 거의 내용 파악가능한 허접쓰레기) 도무지 이건 자원낭비다.그냥 줘도 버릴판에 이걸 돈내고 사라고?미쳤다.
어느 블로거가 이 책을 뒤늦게 봤다며 땅을 치며 후회하면서 강추해줬다.도대체 어떤 책이길래....
보아하니 이 학생은 고3 수험생이다.한마디로 인생 엿같은 '시기'다.공부할 시간도 모자라는데 수업 빼먹고 그 자리에다가 예배나 한가하면 드리면 참으로 기분 좆같은 일이다.다만 이것은 나의 추측이다.하지만 나도 이와 비슷한 경험을 옆에서 봐왔다.시험기간에 옆의 선배가 강당에서 예배는 안 드리고 수학 문제집 들고 열나게 풀고 있는 광경.알고보니 나만 간땡이 작아서 안 풀고 있었던 모양이다.(ㅋㅋㅋ)불행인지 다행인지 나도 예배를 드리는 학교를 다녔다.그것도 일주일에 3번은 예배를 드려야 했다.일명 C-H.대개의 이 시간은 나에게 빡빡한 수업일정에 휴식을 제공해주는 시간이였다.강당은 밀린 잠을 잘 수 있는 곳.옆의 선배나 후배들과 한바탕 수다를 실컷 할 수 있는 곳으로 기억된다.하지만 재수없게 학생부장한테나 걸리면 "Yellow Card"를 받거나 기합을 받거나 하는 안 좋은 추억이 있다.한 발짝 더 나아가 "예배훈련"이란 걸 받은 기억이 있다.남자며 여자할 것 없이 모두 강당에 한 곳에 모아놓고 예배의 전과정을 훈련하는 거다.교회를 다녀본 사람은 알겠지만 신도들이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하는 순간이 꽤 많다.바로 이것을 집중적으로 훈련 받는다.시간은 촉박하기에 찬송가며 설교도 엉성하게 대충 넘어간다.그러면서 하는 기도는 참 가관이다."이 예배가 형식적인 자리가 아니게 해주소서"특정한 종교를 믿는 학교를 보내는 것은 일차적으로 소문의 소문을 끌고 이어지는 이집저집의 부모들부터가 서로 담합이 되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질풍노도의 시기에 학생이 다른 곳에 한 눈 팔지 않고 특정한 종교를 학교가 나서서 밀어준다는 데 그만큼 믿음직한 곳이 어디 있겠는가.하나의 특정한 종교의 성격을 받들어 모시는 학교는 이러한 요구들 층위에 서 있다.그래서 대개의 종교학교를 다니는 데는 돈이 많이 든다.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특정한 종교를 믿는다거나 가르치는 곳에 다닌다고 그곳에 다니는 학생들이 다른 학생들보다 어떤 종교적 이념이나 도덕성 위에 서 있지 않다는 것이다.내가 겪어본 바로는 이들이 더 싸가지 없고 드럽다.이것은 내가 전학을 가봐서 안다.하지만 철 모르는 부모들은 그저 '종교'라면 껌뻑 죽는다.어쩌면 이 학생도 근본적으로 부모의 강요로 이 학교를 갔었는지 모를 일이다.
나는 퇴학을 맞은 학생이 대견스럽다.그것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부모나 선생들보다 가까이에 있는 또래들의 반발이 더하기 때문이다.종교학교라면 그 종교를 신실히 믿는 학생들이 있을 터 종교적인 강요가 싫든 좋든 그러한 상황에 직면하면 대개의 인간은 받아들인다.무서운 건 이들이 합세해 마녀사냥을 한다는 데에 있다.마녀사냥의 결과는 '퇴학'으로 결정됐다.내부의 동질성을 강화하기 위해 불순한 것들은 제거되어야 할 어떤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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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자유’ 시위 고교생 퇴학당했다
강군은 8일 오전 기말고사를 치르기 위해 학교에 등교했으나 시험 도중 불려나가 학교 징계위원회로부터 제적통보를 받은 후 퇴교조치당했다. 강군은 이에 반발, 오는 13일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낼 예정이며 참교육학부모회, 인권운동사랑방 등 관련 시민·사회단체들은 법적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
학교측은 “강군이 제적된 것은 사실이나, 제적 이유나 학교 입장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도 “각 학교의 학칙에 따른 행정처분에 교육청이 간섭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라며 사실상 학교측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앞서 시교위 관계자는 지난달 28일 “수업시간외 예배 참여 강요는 문제가 있다”며 “이런 점을 감안할 때 ㄷ고의 사례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강군은 지난달 16일 학내방송을 통해 ‘종교자유 선언’을 한 이후 학교측으로부터 수차례 전학 압력을 받아왔다. 지난 7일에도 시험시작 10분 전에 교감으로부터 ‘13일까지 전학을 가겠다, 기말고사 기간 중 교내외 시위를 하지 않겠다’는 동의서에 서명할 것을 요구당했으나 서명을 하지 않아 기말고사 응시를 거부당했다.
강군은 제적통보를 받은 직후 자신이 운영하는 카페에 글을 올려 “제적당할 경우를 고민해봐야 한다는 주위 말씀에도 학교측이 최종적으로 올바른 선택을 내려줄 것이라 믿었는데 그게 아니었다”며 “학교라는 공간조차 부조리함으로 가득차 있고 믿지 못할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참교육학부모회 장은숙 상담실장은 “헌법에도 보장돼 있는 너무도 당연한 종교의 자유를 요구했을 뿐인데 시민단체들이 강군의 제적을 막아내지 못해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청소년 공동체 ‘희망21’ 연미림 간사도 “제적은 학교라는 이름으로 개인의 인권을 침해한 폭력적 처사”라고 강조했다.
이들 단체는 변호사를 선임해 행정법원에 학생부당징계 가처분 소송을 내는 한편, 헌법소원을 제기할 방침이다. 또 종교자유를 위한 범국민서명운동, 1인시위를 벌여나갈 계획이다. 현재 서울시내 289개 고교 가운데 종교재단 소속은 52개다.
〈정유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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