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자/ 내 무덤 푸르고 /문학과 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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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시집을 사서 음미해봤다.아~~시라는 게 이렇게 매력덩어리인지 처음 알았다.재미삼아 시 한편 습작해봤다.일명 최승자시인 따라하기.ㅋㅋ
늦가을
모기야 살을 팍팍 뚫어라.
뱃살이 통통해져가는
너의 몸뚱이가 탐스럽다.
너의 씨를 퍼뜨려라.
열심히 쪽쪽 빨아라.
얼마나 빨았을까.
모기가 할퀴고 날아간 자국에
팔뚝이 봉긋하게 부풀어오른다.
너의 목을 콱 조인다.
바둥바둥 거려보지만
손 쓸 시간은 지나버렸다.
헛되어 버린 너의 수고
헛되어 버린 너의 노력
헛되어 버린 너의 시간
헛되어 버린 너의 죽음
아아아아아.
얼마나 지나야
이 짧은 고통이 잊혀질까.
너의 시체를 감싸고 도는 피의 향
훨훨 싸늘하게 타올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