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속편은 본편만 못한 것이던가요? ㅎㅎ책을 읽어가서 메시지가 훨씬 간단 명료하게 드러났던 강의였던 것 같습니다.   

<자연과학은 자신의 패러다임이 언젠가 거짓으로 드러날 것임을 전제로 하는 학문이다. 그런 점에서 인문학이 배워야 할 점이라고 생각한다> 라는 말씀 마음에 쏙 와닿았어요.  

또한 '과학이 기술과 결합하여 나타나는 부작용은 어떻게 하냐'라는 저의 참 답답한 질문에도 시원하게  "어쩔수 없죠"라는 답변도 좋았구요 ㅎㅎㅎ  시행착오를 겪으며 가야하는게 인간의 '어쩔 수 없음' 이라고 저는 받아들였습니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더욱더 신중에 신중을 가해야 하는 것이겠지요~ (그것 외에 어떤 도리가 있겠어요..) 

제가 받았던 메시지를 몇자 적어봅니다.  

인간은 사유하는 동물입니다. 사유하는 능력은 첨단기술화 되어 우리 삶의 환경을 편리하게 바꾸기도 하였지만, 역설적으로 과거에 대한 추억과 상처, 미래에 대한 불안과 걱정을 이고 가도록 만들었습니다.   

어떤 책에서 읽었던 내용이 생각나더라구요. - 과거와 미래라는 시간의 울타리를 자유롭게 넘나들 때에만 우리는 시간의 독재에서 벗어났다고 느낀다-  생각을 안할 수는 없으니 불안정함을 그냥 그대로 받아들이고 현재를 살라는 의미겠지오. 또 애니메이션 쿵푸팬더에서도 나오죠~                                                                                                              

"Yesterday is history. Tommorrow is a mystery. Today is a gift. That's why we call it the present."  

현재만이 선물이었습니다 ㅎㅎ  

<과거의 모든 기억과 미래의 막연함을 순간에 끌어당겨 구성하는 힘이 현재> 라는 채운님의 말씀 인상깊었습니다.    불교의 염불외우기, 최근에 각광받고 있는 명상법 '마음챙김' 등등 다 현재를 살도록 일부로 마음을 조정하는 법칙이었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이렇게 간단한 것을 왜 그리 머리터지도록 고민하고 힘들어하고 생각하고 또 생각했나 모르겠습니다 ㅎㅎㅎ  

과학이나 역사나 등등의 학문으로 이 법칙이 들어오면 매우 논란거리가 많아지는데, 우선 개인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탈-재현의 법칙은 저에게 제1의 법칙이 될 것 같습니다.  제가 물건을 쉽게 못버리는 버릇이 있었는데, 알고 보니 정말 쓸데없는 짓이었다고 깨닫게 되었어요. 지금 가진 것 모두 잃어버린 다 해도 전혀 마음에 거스름이 없을 듯 하네요.(또 실제로 일어나면 말이 달라지려나요?)ㅎ 

 더해서.. 두 가지 여운이 남네요 - 

1. 사회구조의 부조리 속에서 (혹은 가정적인 이유?) 성장한 사람은 분명히 탈-재현의 사유를 하는 것 자체가 매우 큰 고통으로 올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삶의 한가닥 줄일지도 모르는데 '아니다 그런 사고는 잘못되었다 버려야한다' 라는 강의의 강한 메시지는 정말 가혹했을 것이라 느껴지네요.. 무조건 '부조리에 맞서 투쟁하라'는 내용 대신에 조금만 부드럽게 방법을 가르쳐 주셨어도 괜찮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탈 재현은 어려운 것이 아니라, 흥미가 있는 무언가를 해보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이런 식으로 말이에요.. 인문학이 인간을 사랑하는 학문인 만큼, 깨우침을 강압하는 것 보다도 인간을 사랑할 줄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 논란입니다. 전문가가 아니라 들은 풍월이지만^^;; 저의 의견을 필력해볼게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은 분명 과학이론으로는 근거를 상실했습니다. 뇌의 메커니즘이 과학적으로 검증가능해지면서 -다른 패러다임이 그러하듯이- 전복된 것이죠. 과학적 진리는 한번 뒤집히면 '완전 뻥'이 되어버리기 때문에, 농담삼아 일부 과격한 심리학자와 생물학자들은 '허위'로까지 취급하기도 하구요. 무엇보다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이 이렇게 까임을 당한 이유는 채운선생님이 말씀하신 데로, '자본'이 잠식해버렸기 때문이겠죠. 정신과의사들이 엄청나게 돈벌이를 한 것이 사실이니까요.(그 정신과 의사들도 일이 이렇게 될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그들은 분명 진리는 아니지만 '진심'으로 환자들을 도와줬을 거에요)  

  그렇지만 플라톤이 후대 철학자들에 의해 그렇게 까임을 당하면서도 생생히 살아있는 것과 같이, 프로이트 또한 계속해서 부정당하지만 위대하게 평가 받을 여지가 있다고 합니다. 과학성보다는 비과학성 때문이지만요ㅎㅎ 인문학에서 프로이트는 여전히 깊고도 유용한 통찰을 던져준다고 합니다. (최재천, 도정일 공저 '대담'에 수록된 내용입니다) 학문으로서 유용했을 때도, 학문으로써 힘을 상실한 후에도 영원히 죽지 않는 이론을 세우다니// 정말 존경스럽네요, 프로이트..(하나의 예술품으로 느껴지기까지 하네요!ㅎㅎ) 

중구난방 후기 여기서 마칠게요^^  

금요일이 기다려지는 이유! 인.스.1기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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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imm 2010-01-24 0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 공감합니다. 인간에게는 과학적으로 모두 설명될 수 없는 미지의 영역들이 너무 많아요. 앗 그리고 저도 그 얘기 들을 때 플라톤 생각을 했는데~~ 찌찌뽕.

blue0729 2010-01-24 14:19   좋아요 0 | URL
ㅎㅎㅎ우리 통한건가요?>.<

비로그인 2010-01-25 0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채운샘도 그점을 안타까와 하셨습니다. 시간이 더 많고 강의할 여유가 있으면 이런것에 대해서 충분히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을텐데 하는그런 아쉬움 말입니다. 그리고 이런문제는 어쩌면 우리가 고민하면서 풀어나가야 할 부분이라는 생각이듭니다. 같이 고민하기.......전 이것이 우리 인문학 공부방의 화두가 아닐가 생각합니다...ㅋ

blue0729 2010-01-25 16:33   좋아요 0 | URL
그런 점에서^^ 강의가 무르익으면 강의 후에 다같이 뒷풀이도 하고 그랬으면 좋겠어요~ 선생님의 깊은 말씀도 직접 들어보고 싶어요>.<

분다 2010-01-25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 과학에 관한 어려운 질문하셨던 분이시군요...ㅋㅋ 질문 좋았어요! 저도 생각하게 하는 것이 많은 질문이었습니다~

blue0729 2010-01-25 16:33   좋아요 0 | URL
ㅎㅎㅎ어려운 질문 하신분 바로 뒤에, 꼽사리껴서 질문한 사람이에요 ㅎㅎㅎㅎ

알라딘공부방지기 2010-01-29 16: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지만 요즘 각광받는 뇌과학의 패러다임도 의심스러운 부분임 많은 게 사실이에요. 모든 것을 지나치게 생물학으로 환원하는 느낌도 들고, 포털에서 가끔 뜨는 '낚시' 성향의 기사제목만 봐도 알듯이 (XX 연구진, 사랑 호르몬 발견.. 뭐 이런 류이지요). 인문학과 자연과학은 서로에게 배울 지점이 있고, 통해야 하겠지만... 어느 하나의 손을 들어줄 수는 없는 일인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프로이트는 여전히 의미 있다는 말씀에 깊이 공감합니다. :)
 

"지옥이란 것도, 천국이란 것도 기껏해야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모습이다. 더 중요한 건 천국과 지옥은 한 끗 차이라는 점이다."

우하하^^ 일빠의 위업을 달성하기 위해 자정이 넘은 시간에 컴퓨터를 켰습니다. 지난 주에 이어 오늘도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는', 그러나 그냥저냥 읽으면 몸에 해롭지 않을 썰을 슬슬 풀어 보았습니다. 그리고 새벽 2시가 조금 넘은 시간, 등록하기 버튼을 누른 순간....허걱....오류 팝업이 뜨며, 서버 점검 중이라는 공지가 뜨더군요. 일빠에 대한 동경이 깨어지는 충격에 잠시 하늘을 원망하기도 했지만, 이것 또한 헛된 망상임을 깨달았죠...헛되고 헛되도다....ㅋㅋㅋㅋ....그래서 어쨌냐구요? 편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었죠. 설마 그 충격으로 술독에 빠지거나 불면의 밤을 보냈겠습니까? 그리고 조금 전에 일어나 다른 분들의 후기를 읽고 이렇게 다시 후기 올립니다. 

먼저 위에 진한 글씨로 적은 오늘의 한 문장을 고르면서 오늘은 정말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오늘 강의 말미에 채운 선생님께서 두 번에 걸친 이번 강의의 주제를 단 하나의 문장으로 요약하셨죠. "지금 네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라!" 흡사 자신에게 하는 다짐 같기도 하고, 강의를 들은 모든 사람에게 하는 호소 같기도 하고, 재현의 삶을 넘어서는 어떤 선문답 같기도 해서 이 말이 너무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이걸 오늘의 한 마디로 삼을까 잠시 망설였지만, 그렇게 하면 이건 또 누군가 의도를 재현하는 것밖에 안 되므로 과감하게 패스. 

다음으로 저를 훅~하고 잡아 끈 명제는 구로사와 아키라의 <이키루>라는 영화를 예로 들며 언급하신 "우리의 인생은 '삶'이라는 명사가 아니라, '산다'는 동사로 표현할 수밖에 없다."  우리가 살아가는 매 순간은 언제나 현재이며, 이 현재는 단순히 과거와 미래의 사이에 위치하는 시간의 선후관계나 인과관계가 아니라 과거와 미래를 모두 품고 있는 지금 바로 이 순간이다. 따라서 우리의 인생은 확정된 모습이 아니라 바로 이 순간에 나를 모두 던져 끊임없이 자신을 스스로 구성하는 것이다. 결국 재현하는 삶이 명사로 우리의 인생을 확정한다면, 재현을 넘어선 삶은 우리의 인생을 끊이없이 새로운 것으로 만들어간다. 그러나 이 명제는 표현도 너무 '문학'적이고 내용도 심금을 찡하게 울리지만 오늘 강의의 내용을 모두 담고 있다고 보기에는 조금 부족하다고 생각하여 역시 패스.

그래 다시 하나 찾아보자 했더니 생각난 게 바로 "삶은 재현이 아니라 표현이다." 이 말에 따르자면 얼굴의 주름을 펴기 위해 돈 들여가며 주사 맞을 일이 아니라 영혼에 겹겹이 굴곡을 주고, 또 펼칠 수 있는 주름을 만들기 위해 공부해야 한다. 시간을 역행하며 영원한 젊음을 추구하는 행위는 늙음에 대한 모독이요, 생명에 대한 부정이다. 이런 삶의 방식은 자본을 등에 업고 대중매체가 만들어낸 허구이며, 이를 좇는 것은 재현의 사고에 충실한 것이다. 흐흠...문장도 간결하고, 깔끔하게 딱 떨어져서 이걸 오늘의 한 문장으로 삼으려 했으나 공책에 적힌 위의 저 문장을 보는 순간 마음을 오롯이 빼앗겼다.

"지옥이란 것도, 천국이란 것도 기껏해야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모습이다. 더 중요한 건 천국과 지옥은 한 끗 차이라는 점이다." 우리가 흔히 고정불변하는 진리라고 생각하는 것들, 혹은 절대적 존재로 여기는 것들은 우리의 존재 여부와 상관없이 태고부터 있었고, 기껏해야 우리는 그걸 인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걸 만들거나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재현적 사고의 한계를 넘어서면 그런 개념들도 결국 우리가 스스로 만들었다는 걸 깨닫게 된다. 우리가 만든 것이니 새롭게 구성할 수도 있다는 건 당연한 결론. 그러니 정반대의 것으로 여겨지던 것들도 그게 아닌 걸로, 혹은 우리의 구성 안에서 언제든 하나로 만들 수도 있다. 포이에르바하가 "모든 신학은 인간학"이라고 규정했을 때, 그는 과연 무슨 생각으로 이런 말을 했을까 곰곰히 생각하게 된다.

사족 하나-기억하실 분도 없겠지만 지난 주 후기에서 한 마디로 그날의 수업을 정리하겠다고 호언장담했었다. 그러나 오늘은 네 개의 명제나 끌고 왔다. 지난날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인위적으로 '각'을 만들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이런저런 얘기하며 정리하는 게 내 정신 건강에도 좋을 거 같고, 수업 들으신 분들도 생각할 거리가 많아 좋으니 다들 넓은 아량으로 용서하시기를.

사족 둘-강의 말미에 프로이트로 뜨거웠다. 그러나 문맥을 조금 더 생각해 보면 강사이셨던 채운 선생님이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이나 상담치료를 무조건 부정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눈치챌 수 있다. 채운 선생님의 입장에서 보면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은 모든 문제를 가정으로 국한하거나 인간을 인과관계에 종속되는 존재로 만드는 한계를 실감하게 된다. 이게 또 재현의 사고로 여겨지면 이걸 뛰어넘는 다른 방법을 찾게 되고, 자신이라면 이런 치료법보다는 삶의 양식을 전환하는 방법으로 삶의 장을 바꾸거나 공부하는 방법을 선택하겠다는 것이었으니 다들 너무 서운하거나 화내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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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의딸 2010-01-23 1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경우는 말미의 프로이트때문에 더 속이 션해지는 강의였답니다요. 답은 각자에게 있으리라 싶어요. 정신분석도, 인문학 공부도 내 길을 가는 중에 만나는 하나의 사건일 수 있겠죠. 누군가 채운 선생님의 정신분석에 대한 생각때문에 화가 났다면 그분도 지금쯤은 한호흡 멈추고 생각해보니, 다른길이 보이더라 하실수도 있겠죠.. 혹은, 여전히 화가 나셨을 수도 있을테고.....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르다는 이야기가 아니였음은 충분히 숙지하셨을것이라 생각해요.

blue0729 2010-01-24 0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프로이트의 강력한 힘을 실감하는 자리였습니다. 패러다임의 전복을 우리는 생생히 겪고있다니깐요! 참으로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linimm 2010-01-24 0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글이 너무 재미있네요...
글 쓴 거 날아갔을 때 모래 만다라 한 기분이셨겠어요. 후후.

저는 주름 얘기가 참.. 근사하면서도... 참... 가슴 한켠이 아리기도 하믄서...
참.. 그랬답니다.

서정아 2010-01-24 2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못들은 강의가 더 아쉬워지는 후기입니다...

알라딘공부방지기 2010-01-29 16: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쩐지 리처드 도킨스와 무신론자 단체가 함께 진행했던 "아마도 신은 없습니다. 그러니 걱정말고 인생을 즐기세요!"라는 캠페인 문구가 생각나네요. ㅎㅎ
 

 책을 읽고 가서 그랬는지  1강을 들을때보다는 '충격'이 작았습니다.

1강을 들때는 그야말로 강의 내내 ....머리속에 핵폭탄이(?) 떨어진줄 알았습니다.

뭐..제 인생을 돌아보면 그다지 잘못 살아온 것 같지도 않은데 선생님의 강의가 

제 살아온 인생에 대해서...많은 도전을 던지는 것으로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마음을 추스리고 접한 2강은 1강의 혼란을 조금은 정리할 수 있었던 강의 였습니다.

‘차이를 인정하고 차이를 사유하는 것..너와 내가 다른 것이 아니고 내가 날마다 다르다는 걸 인정하며 살아가는 삶 ........’ 너무 좋았습니다.

‘언제나 내가 아닌 것으로 살아가려는 것이 혁명이다.’라는 말도 너무 좋았습니다.

1강보다는 좀더 여유있게 들은 2강.....그러나 여전히 머리속에는 '아~~내가 과연 이런 재현을 넘어가는 삶을  살아 낼수 있을까?'하는 것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답니다.

하지만 이미 .....맛보기를 했기 때문에 ... 새로운 낮선 관계와 새로운 장으로 나를 던져버리기 위해서  노력해 보겠습니다 (ㅎㅎㅎ 글이 너무 비장하군요.....ㅋㅋ)

*****사설추가....
어제 집에 가다가 우연히 지하철에서 채운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저는 동대문운동장에서 지하철을 갈아 타느라 내렸지만 (선생님은 그 시간에 춘천가는 버스를 타기위해서 동서울터미널로 가시더군요..에궁...저희가 너무 늦게 끝내드려서...아마 예약한 차를 못 탔을 것 같고 다음 차를 타고 가시겠다고 하시더군요..죄송죄송!!)

개인적으로 가졌던 의문도 말씀드리고요
---> 선생님의 강의를 들으면서 들은 의문중에 하나는 인문학과 종교는 만날 수 없는 건 가요?  아니죠..만날 수 있죠..(채운샘 말)
그렇다면 범위를 좁혀 보겠습니다. 전 기독교인이교 제가 속한 교단은 보수교단입니 다. 기독교와 인문학의 만남은 어려운가요?? 사실 지난주부터 선생님의 강의를 듣고는 많은 고민중에 있습니다. 그래서 인터넷을 뒤져보니까 인문학과 기독교와의 만남에 대해서 쓴 책들이 있더군요..인터넷으로 그 책을 시켜 놓았구요..아마도 이 부분은  제가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할 분야 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오늘 강의 후의 질문에 대해서 제 개인적인 생각도 말씀드렸습니다.
---> 전 선생님의 강의를 듣고 ‘열린 마음’을 가져야 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질문하는 걸 보면서....(죄송합니다. 질문하신 분들은 오해하지 마십시오) 오늘 질문들이 상당히 보수적인 질문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40대인 저도(참고로 저는 84학번입니다) 열린마음, 무한한 가능성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는데 20대,30대의 젊은 사람들이 조금은 보수적인 질문을 하는걸 보면서 깜짝 놀랐습니다. 저눈 종교적으로도, 직업적으로도 보수적인 분위기에서 살아가는데 선생님의 강의를 들으면서...나의 보수성을 조금 내려놓고 강의를 들어야 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데....하여간 저는 그 질문시간이 조금은 당혹스러웠습니다. 
강의가 계속 지속되는거면 충분한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을텐데 강의가 2강에서 끝나는 거라서 아쉬움이 있습니다. (채운샘의 말)
강의가 2강에서 끝나는 것에 대해서 아쉬워하시는 채운샘의 모습(아마도 그 모습속에는 더 많은 걸 전해주고 싶은데 그렇지못했다는 아쉬움이 계시다는 생각이 듭니다)을 대하면서 ‘마음을 치료하는 의사’로서의 샘의 모습을 발견해 봅니다. 그래서 제가 선생님에게 선생님도 마음을 치료하는 의사라고 말씀드렸습니다(저 잘했죠...ㅋ)

25분간의 지하철 대담을 마치면서 ..... 저에게 이런 행운이 ....온게 너무 신기하고 감사했습니다. (부럽죠...ㅋ)
아~~ 그리고 ‘수유-너머’에 놀러오라는 말씀도 들었습니다. 이 말씀은 저 말고 우리 모두에게 놀러와도 된다는 말씀으로 들었습니다.

다움주는 이제....주체란 무엇인가에 대한 강의죠..주말에 시간이 나는대로 책을 읽어서 1강처럼 헤메거나 하지 말아야 겠습니다. 알라딘 인문학 공부방....여러분들..주말 잘 보내시고...너무 고민 많이 하면 힘드니까 적당히..고민하셔요...건강하시구요. 다음주에 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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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 2010-01-23 1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읽지 않고 강의 시간에 강한 충격을 받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일들이 우리 자신의 의지와 노력, 그리고 인관성으로 설명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게 재현의 사유라면, 우리의 삶이 많은 부분 우연이나 인연에 따른다른 채운 선생님의 말씀을 님께서 어제 증명하셨군요. 쉽지 않은 인연 좋은 관계로 이어가세요.

froghong 2010-01-23 15:58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ㅎㅎㅎ 그런데 이번엔 책을 읽고 가려구요..사실 어제 채운선생님에게 책이 어렵다고...(채운샘은 쉽게 쓰신 거라고 하시더군요)..정확히 말하면 단어(어휘)가 어렵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채운선생님도 단어(어휘)는 익숙해지면 된다고...그래서 책을 봐야 (공부를 해야한다고) 하시더군요..전적으로 동감입니다. 기본적인 어휘는 알아야 할듯 합니다.

분다 2010-01-25 09:39   좋아요 0 | URL
ㅋㅋ 저도 책 읽지 않고 그 후에 복습하는 마음으로 책을 읽으려고요
그래야 머릿속이 쨍해 지거든요 ㅋ

불나방 2010-01-23 1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과외를 받으셨군요. 1:1 ㅋㅋ 저도 2강으로 끝나는 게 너무 아쉬울 정도로, 재미있고 신기한 강의였습니다. 저도 종교와의 접점에 대해 고민했었는데, 관련 서적이 있다고 하니 몇 권 찾아 읽어봐야겠습니다.

froghong 2010-01-23 1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일단 구입한 책은 "인문학으로 익는 기독교 이야기"입니다 손호현지음,한들출판사 입니다. 읽어보려구요.....다른 종교와의 만남도 구입해 보겠습니다.

비의딸 2010-01-23 1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수 기독교란 무엇인지요..? 저는 가톨릭 신자입니다. 상당히 권위적인 종교죠. 내 안에서 내 믿음에 관해 전혀 아무런 문제가 없다라고 말씀드리진 못하지만 그렇지만 전 가톨릭 신자라는 게 자랑스럽습니다. 종교는 과학으론 증명될 수 없는 것이고, 정치적인 것일 수 있지만 그러나 믿음은 저를 일어나게 합니다. 그 일어나게 하는 힘이 바로 정치적인 것의 핵심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합니다. 저두 그 접점이 고민스러워요. 나의 믿음은 진실한가. 혹, 사후보장보험과 같은 것은 아닌가. 나 스스로 종교에 권위를 부여하면서 비재현의 삶을 살아보겠노라고 하는 다짐이 억지스럽다 싶기도 하고.... <인문학으로 읽는 기독교..> 읽은신 후 서평 부탁드려요.

blue0729 2010-01-23 2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생님의 유연한 사고 본받을래요>.
사실..ㅎㅎ 제가 생각하는 종교에 대해 조금 말씀드리고 싶네요~ 우선 저는 무교입니다. 그렇지만 종교에 대해서 아주 좋다고 생각하고 있구요~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를 혹시 읽어보셨나요? 도킨스는 매우 무시무시하게도 최근 '무신론' 운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습니다. 종교를-특히 기독교를 겨냥하여-정신의 '바이러스'라고 정의하고 철저히 무너뜨리려하더군요. 전쟁과 같은 인간에게 많은 희생과 비용을 가져온 것이 종교라는 이유이지요. 자연과학자들은 이런 도킨스의 의견을 충분히 따를지 모르겠으나, 인문학은 오히려 종교를 보호하는 입장이에요. 왜인가 이유를 들어보면, 우선 종교는 인간사회에 공통의 정체성을 형성하게 함으로써 강력한 결속을 가져옵니다. 자연에서 최약자였던 인간은 뭉치지 않고서는 살아남을 수 없었죠. 그런 인간을 그 어떤 것보다도 단단하게 -믿음으로서- 결속시키므로 종교는 절대적인 지위로 등극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보니 종교는 인간의 '생존방식'중 하나라고도 느껴지네요. 이런 종교가 근 150년된 자연과학의 '발견-진화론-'으로 무너질리가 없죠.

또한 종교는 허약한 인간의 마음을 구원하는 역할을 합니다. 재현의 사고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인간은 근본적으로 결여된 존재입니다. 생존을 위해 자기합리화를 하면서도 그를 인식해야하는 불행한 존재이구요. 불완전한 존재이면서 완전을 꿈꿔야하는 운명 자체가 인간에게 근원적인 불안감을 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종교는 절대적인 믿음으로서 이러한 인간의 결여를 충족시켜 줍니다. 그것이 재현의 논리속에서의 합리화 이든 아니든, 인간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주며 다른 해야할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정신의 안정제로서 작용하는 것입니다. 역할이야 어쨋든, 종교가 있는 사람이 없는 사람보다 더욱 경건하고 낙관적인 인생을 살 확률이 높으며, 심리적으로도 훨씬 안정감이 있어 질병에 걸릴 확률도 낮다고 하니.. 종교를 인문학이 감싸는 것은 당연하게 보입니다ㅎㅎ 다 아시는 이야기 주저리 한거 같아 죄송하네요^^;; 왤케 아는척을 하고 싶은건지;; 완전 주책ㅠㅠ 죄송해요ㅠㅠ

비로그인 2010-01-25 09:07   좋아요 0 | URL
전 리처드도킨슨이 최근에 쓴 지상최대의 쇼를 보고 있습니다. 책이 워낙 두꺼워서 일는 속도가 느리지만요....제가 강의를 들으면서 고민했던것은 채운선생님의 전제중에 '절대적인 진리는 없다'라는 말때문입니다. ...거기에서 시작된 고민이니..뭐 그리 크게 생각은 말아주십시오...

exert 2010-01-24 2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루님, 안녕하세요. 지나가다가 이의가 있어 댓글을 남깁니다. 블루님께서 인문학은 "종교가 있는 사람이 없는 사람보다 더욱 경건하고 낙관적인 인생을 살 확률이 높으며, 심리적으로도 훨씬 안정감이 있어 질병에 걸릴 확률도 낮다"는 이유로 종교를 감싸는 것이 당연해보인다고 하셨는데요, 조금은 수정이 필요한 의견인 것같습니다. 왜냐하면 '생존의 수단으로써' 종교를 규정하는 순간 종교는 이미 종교가 아니게 되기 때문입니다. 제가 보기에 이러한 긍정은 종교 '자체'에 대한 긍정이 아니라 종교와 공존하기위한, 어떤 타협점과 같은 '어정쩡한(?)' 긍정인 것같습니다.

blue0729 2010-01-24 14:08   좋아요 0 | URL
종교를 가진 분들 입장에서 제가 그렇게 보이는 것이 당연합니다^^ 앞에서 말씀드렸다시피 전 무교이거든요// 완전한 믿음을 가지신 분들께는 종교가 사실 '생존의 수단'이다 라고 말하는 순간 모욕이 되어버리겠죠.. 진심 이해합니다만, 무교이면서도 종교를 이해하는 입장은 이렇다라는 뜻이었습니다.. 신에 대한 믿음을 가질 수 없다고 종교를 경멸하는 과학자들이나 일부 무교자들을 설득시키려면 이정도의 마지노선이 알맞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답은 어떠신지요..??^^

blue0729 2010-01-24 16:11   좋아요 0 | URL
아~ 그리고 제가 종교를 긍정하는 근거로 댄것은 엄연히 말해 "종교가 있는 사람이 없는 사람보다 더욱 경건하고 낙관적인 인생을 살 확률이 높으며, 심리적으로도 훨씬 안정감이 있어 질병에 걸릴 확률도 낮다" 가 아니라 1.종교는 원시시대때부터 인간의 생존 방식이었다 2. 종교는 인간의 근본적인 심리적 결여를 충족시키는 역할을 한다 였습니다~ ㅎㅎㅎ

비로그인 2010-01-25 09:09   좋아요 0 | URL
ㅎㅎㅎ 역시 종교에 관한 문제는 민감(?)한 문제 이군요....음~~일단 토론의 주안점을 종교에 두지 마시고 인문학에서 바라보는 종교란 무엇인가에 주안점을 두는게 필요할 듯 합니다. 그래서 제 고민이 시작된거구요..........

서정아 2010-01-24 2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문학과 종교의 만남, 저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저도 한번 책을 읽어보아야겠습니다!

blue0729 2010-01-25 1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ert님 글 지우셨네요 ㅠㅠ 저 상처 안받았답니다^^;; 모난돌이 정맞는다고 ㅎㅎㅎ 천방지축 고삐풀린, 열정만 많은 20대초반의 저 입니다.. 사고를 깊이 신중히 해야한다는 말씀 정말 감사하게 받아들였어요^^ 이렇게 열정을 발산하는 것도 다 다듬어지기 위한 저만의 노력이니, 열심히 짖밟아 주시기 바랍니다 ㅎㅎ 혹독하게 커야 제대로 크는거죠ㅎㅎㅎ 사고를 깊이, 다시한번 하려해도 손과 입이 먼저 나가는게 요즘 저 거든요..ㅠ 더 큰 시야와 포용력있는 논리로 저를 반박해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exert 2010-01-28 2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루님 안녕하세요. 제가 올렸다가 지웠던 댓글을 읽으셨군요. 블루님께서 이모티콘으로 땀도 흘리고 우시기도 하는 모습을 보니 제 마음이 편치않네요. 웃는 이모티콘은 어째 어색한 웃음인 것 같은데요. 제 댓글이 블루님으로 하여금 짓밟히는 느낌이 들도록 한 것같아 민망하네요.(또 블루님이 엣된 고등학생이라고 생각했는데 저랑 나이차가 별로 안나서 당황스럽기도..) 아마도 한 번 더 생각해보고 글을 쓰면 더 좋은 글이 나올 것같다는 내용의 댓글로 기억합니다. 저는 단순히 뭔가 아쉽다는 생각이 들어 쓴 글이었는데 블루님께서 혹독하게 느끼셨다니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블루님께 하는 조언이 주제넘게 다른 사람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것같아 올렸다가 지웠는데요, 블루님의 코맨트를 보니 아에 올리지 말았을걸 하는 생각이 듭니다. 뒷북이지만 블루님의 눈물과 어색한 웃음이 생각나 미안한 마음에 댓글을 답니다. 그럼 안녕히..

blue0729 2010-01-29 01:38   좋아요 0 | URL
으흠~!!! 어머나~!!ㅠㅠ깜짝놀랐어요! 이건 커뮤니케이션 문제인거 같네요~/// exert님이랑 저랑 뎃글을 받아들이는 정도가 매우 다른 거 같아요. 저 진짜로 괜찮은데...(라고 말하면 더 오해하실거 같네요ㅎㅎ) 제 뎃글 문체가 자유분방하고 조금 자극적이어서 오해하시는 것 같은데 정말 괜찮습니다ㅎㅎㅎ이건 진짜 만나서 풀어야 할 문제인거 같네요 이렇게 뎃글로는 일이 더 커지기만 하겠어요. 그런데.. 제가 글쓰는게 정말 고등학생처럼 보이나요??ㅎㅎ

froghong 2010-01-29 05: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그렇지 않은데요...두분 다 걱정 하지 마세요

알라딘공부방지기 2010-01-29 1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처드 도킨스가 공격하는 지점은, 진화론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미국 시민들의 과반수 이상이라고 하네요) 교단의 보수적인 분위기 때문인 것 같아요. 게놈 프로젝트를 책임 진행하고 있는 세계적인 과학자 프랜시스 S. 콜린스는 유전자를 깊이 연구하며 그곳에서 신을 느꼈다고 하지요. <신의 언어>란 저작에서 "과학자가 어떻게 초월적 신을 믿는가에서 시작하여, 과학과 종교가 공존할 수 있다는 믿음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도킨스는 최근 콜린스 같은 '합리적인 믿음'과는 공존이 가능할 것 같다는 의견을 피력했다고 해요...
 

지난주, 첫번째 '재현'에 대한 강의를 듣고 나는 비재현의 삶이란 "끊임없이 나를 부정할 것, 부정은 일생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재현했다. 두시간의 강의를 한마디로 짧게 정의할 수 있었던것은 강의를 제대로 느낀것이 아니라 파악했기 때문이었다. 
제대로 느끼지 못했던 것은, 강의에 대해 사전에 책을 읽은 것도 아니요, 인문학적인 재현에 대해 들어본 바도 없거니와, 생각해본 바도 없이 너무도 홀가분한 마음으로 아무생각 없이 들리는대로 듣기만 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내가 제대로 듣고 있는것인지 내가 내 귀를 의심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일주일동안 어설프게나마 내가 나를 넘어선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기 시작했다. 지금껏 알아왔던 나를 부정한다는 것. 그것은 어쩐지 누군가 나에게 진짜 삶을 살라고 속삭이는 듯한 야릇한 흥분을 주었다. 

재현에 대한 두번째 시간이었던 오늘, 아니 이미 어제가 되어버린 강의에 대해 나의 느낌과 생각들이 소멸해 버리기 전에 뭔가 남기고 싶다.
나는 오늘 내가 부서지는 경험을 했다. 과거가 지금 현재의 나에게 문제가 된 것이아니라, 과거에 대한 나의 태도, 과거를 생각하는 방식이 지금의 나를 결정해왔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었다. 마그리뜨의 그림 '들로 나가는 방법'을 보았을 때는 갑자기 눈앞이 확 트이는 경험을 했다. 그건 어두운 방에서 커튼을 여는 순간 쏟아지는 빛 같기도 했고, 박하사탕을 와드득 씹는 순간 퍼지는 민트향 같기도 했다. 나는 분명 웃었는데 눈에 눈물이 고이는 것을 느꼈다. 분명 입이 벌어지고 있었는데.... 
내가 너무 프로이트의 위대함에 빠져있었나보다. 그로부터 해방되는 순간 느낀 희열을 다 표현할 수 없음이 아쉬울밖에.   

격월간<민들레>에서 책 한줄 제대로 읽어본 적 없던 노숙자가 인문학 공부를 시작하고, 자포자기했던 삶을 끌어안게 되었다는 글을 본 적이 있다. 버렸던 아이를 찾고 싶어졌다는 그는 인문학이 자신을 생각하게 하기 때문에 좋다고 말했다. 
사유하는 나.
상식, 도덕, 관습, 견해, 재인.... 의 틀에서 벗어나 생각할 줄 몰랐던 나는, 진정한 내가 아니다.  
상식과 도덕과 관습과 견해와 재인의 덩어리인 나를 깨는, 나를 부정하는, 그리하여 내가 진정한 내가 되는 것. 그것이 인문학을 공부하는 내 목표가 되었다.  자본주의, 가족주의가 만들어낸 모든 정형화된 삶에서 등을 돌리려한다. 몰랐던 진실들을 이제는 좀 알아야 겠다.

내일은 없다. 따라서 올 희망도 절망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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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 2010-01-23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이 너무 비장하고 결연하여 댓글을 남기기 망설여지네요. 2010년의 대한민국이라는 곳에 살면서 자본주의나 가족주의에 등을 돌리기가 쉽지 않거나 아예 불가능할지도 모릅니다. 다만 천천히 오늘 조금, 내일 조금, 그렇게 매일매일 조금씩 바뀌다보면 서서히 자신을 구성할 수 있겠죠. 저도 노력해야겠습니다.

비의딸 2010-01-23 19:07   좋아요 0 | URL
어제의 강의로 내가 깨어지는 경험을 했다고 해서, 껍질을 벗듯 완전히 기존 사고체계를 홀라당 벗어버리진 못하리라는 건 돌이님도 아시고, 저도 알구요. 여기 이만큼 변해 온 것도 어제 하루동안 일은 아니라고 생각되요. 지난 한 해 벌어졌던 상상할 수도 없는 일들이 하루하루 조금씩 나를 변하게 합니다. '대한민국에서...' 이 말씀에 또 울컥해지네요. 나 하나 뭔짓을 한들 달라지는게 있기나 할까요. 그렇지만 내 자리에서 할수 있는 무엇인가를 해야죠. 예를들면, 서울구치소 독방에 계시다는 박래군님에게 편지쓰기에 동참해보면 어떨까. 이런 고민조차도 어제는 하지 못했던 거니까.. 매일매일 조금씩. ^^;

blue0729 2010-01-24 0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정말 감명받았어요.. 무아지경의 경험을 하셨군요-
위에 뎃글 처럼..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갑자기 바리케이트를 치고 투쟁을 해서 깨부수는 것이 아니라 소소한 일상에서부터 차근차근 바꿔나가는 것. 진정 나의 마음에 귀를 기울이고 하고 싶은 일을 하나하나 해보는 것, 도전해 보는 것. 이것이 정답일거라고 생각합니다^^ 편지쓰기 오! 비의딸님 멋져요!!

알라딘공부방지기 2010-01-29 1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렬함의 문제. 외국에서는 이미 희망의 인문학, 클레멘트 코스를 통해 그런 식의 삶을 바꾸는 인문학 공부가 많이 진행되고 있다고 해요. 우리나라에서도 말씀하신 공부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고. 공부는 정말 끝이 없네요. 살아가는 일이 그런 것처럼.
 

 

  

게으름의 극치를 달리다, 이제서야 지난 금요일 강의 내용 정리를 했네요. 책 읽으면서 다시 한 번 재현에 대해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이번주 금요일 강의가 기다려져요^^ 

 

 "재현"이란 무엇인가 _채운
100115
상상마당
 

첫 번째 실마리, 영화 '아바타' 속에서 등장한 이상적인 시공간에 대해 생각해보자.
두 번째 실마리,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 데 가지고 있는 개념, 인과를 찾아가는 방식은 상당히 자의적이지 않나?

도대체 개념이란 무엇인가? 개념이란 우리가 지금 여기서 실천하며 살아가는 방식이라 볼 수 있다. 가령 "저런 비인간적인 행동을 하다니!" 란 말에는 이미 인간이란 개념이 포함되어 있다. 즉, 의도치 않게 우리는 매 순간 자신의 개념을 생활화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말씀.

푸코는 자신을 일컬어 '회의주의자'라고 했다. 인간이란 자신이 가진, 자기가 살고 있는 시대가 만든 개념의 틀 안에서만 살 수 있기에. 즉 볼 수 있는 것만 보는 게 우리의 모습이란거다. 고로 절대적이고 보편적인 진리는 없다. 단지 각 개인이 최고로 치는 개념들에 대한 개별적 투쟁으로 인한 진리의 임의적 구성은 가능하다. 

여기서 오늘의 주제 "재현"의 시작이자 끝이 될 한 마디가 나온다. '보편성의 부정'. 자, 이게 바로 우리가 가야 할 길이다. 

어린아이들의 일기를 본 적이 있나? 그들의 일기 끝은 언제나 똑같다. '재밌었다'. 그런데 어느날 부터인가 끝이 바뀐다. '-하지 말아야겠다, 다음엔 -해야겠다'. 사실 알고보면 그들의 삶이 매일같이 뭐 그리 재밌고 흥미롭겠는가? 그러나 그들은 언제나 재밌다. 왜냐? 매일의 새로움을 긍정하기에. 즉, 보편성을 거부하는거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그들은 반성한다. 뭔가 일관적인 기준, 잣대를 두고 그에 맞춰나가려 한다. 일종의 사회화가 진행된거다.  

"재현"이란 영어로 REpresentation. 우리말로 번역시에는 3가지로 가능하다. 재현, 표상, 대의. 공통점은 '-대신, -를 위하여'의 의미를 갖는다는 점이다. 무언갈 대신한다니 이보다 무례한 자기 기만이 또 있을까! "재현"의 포인트는 여기서 나온다. 무언갈 직접 드러내지 못하고 언제나 '매개'가 필요하단 점. 재현의 논리에서는 언제나 궁극적이고 불변하는 무언가가 있다는 걸 기본 가정으로 가지고 간다. 

그래서 우리 흔히들 이렇게 말하지 않나. "미래를 위해서라면 지금은 참아야 해." 재현의 논리에서 중간 과정의 사건은 무시된다. 오로지 이상적인 결과만을 향한 달리기.  

의심하자! 재현의 사유를. 난 지금 미래의 무언갈 위해 지금 여기를 부정하고 놓치고 있진 않은가? 재현의 논리는 유괴범의 사유와 유사하다. 둘러볼 필요 없어! 나만 따라와~ 그러나 유괴범을 따라간 아이의 미래는? 암담하다. 쫌 어려운 말로 재현의 논리를 풀어보자면, 일단 재인식 과정이 필요하다. 이 단계에서 우리는 불변하는 주체와 대상을 설정한다. 이어 상식과 양식의 단계. 이 단계에선 보편적인 게 곧 좋은거다. common is good. 여기서 소수의 의견을 무시하는 사회적인 지배 담론이 태어난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얼 배워야하나? 한 가지 힌트가 장자에 있다. 장자의 이야기에서 곤은 붕새로 날아올라 새로운 관점을 갖고 세상을 내려다본다. 이게 바로 재현의 사유에서 벗어나는 길이다. 그러나 우리는 새가 아니다. 땅을 밟고 사는 사람이다. 그러므로 그 후에 다시 인세로 돌아오는 장자의 결론 또한 배워야 하는 것이다.

개념도 안 잡힌 상태에서 들은 1강의 결론은?
"의심해라. 부정의 정신을 가져라. 부정의 용기를 지녀라." 이 정도 되지 않을까? '개념=보편적, 절대불변의 진리'의 공식을 깨야 한다. 개념은 연속적으로 우리가 깨부셔야 하며, 곧 다시 생성되는 존재이다. 이를 위한 방법은 아마도 2강에서.
coming soon :)

  

오늘의 Q] 재현의 사유는 궁극적인 무엇을 가정한다. 그러나 그게 항상 나쁘기만 한걸까? 가령 학문, 특히 언어학이나 심리학에서는 표상이 되는 절대적 존재가 필요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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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1-21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이게 다 기억이 난단 말이죠....부러워요....2강 정리도 기대해 볼꼐요..전 일 하다가 책보다가 일하다가 책보다가 했더니만 집중이 안되고 자꾸 생각이 흩어지네요....

굼실이 2010-01-22 15:59   좋아요 0 | URL
^^ 기억난다기보단.. 열심히 메모한 흔적이랄까요ㅎㅎ

linimm 2010-01-22 0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궁극적인 것이 항상 절대적인 것이라고 생각치 않아요...
절대적인 것은 없다고 생각하지만, 진리나 실재는 존재한다고 봅니다.
'없는 것'에 굳이 이름을 붙여 말하지는 않을 것 같아요.

굼실이 2010-01-22 16:00   좋아요 0 | URL
궁극적인 것과 절대적인 것. 좀 더 생각해봐야할 주제같아요.
사실 진리라는 것도 임의로 정해진 절대성의 의미도 있다는 생각도 들구요.
생각할수록 어려운데요^^;

알라딘공부방지기 2010-01-29 16: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트겐슈타인의 초기 저작을 읽어 보시는 것도 좋을듯 해요.
<논리-철학 논고>
저도 무슨 말인진 잘 모르겠지만... 읽다 보면 알게 되지 않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