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름의 극치를 달리다, 이제서야 지난 금요일 강의 내용 정리를 했네요. 책 읽으면서 다시 한 번 재현에 대해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이번주 금요일 강의가 기다려져요^^ 

 

 "재현"이란 무엇인가 _채운
100115
상상마당
 

첫 번째 실마리, 영화 '아바타' 속에서 등장한 이상적인 시공간에 대해 생각해보자.
두 번째 실마리,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 데 가지고 있는 개념, 인과를 찾아가는 방식은 상당히 자의적이지 않나?

도대체 개념이란 무엇인가? 개념이란 우리가 지금 여기서 실천하며 살아가는 방식이라 볼 수 있다. 가령 "저런 비인간적인 행동을 하다니!" 란 말에는 이미 인간이란 개념이 포함되어 있다. 즉, 의도치 않게 우리는 매 순간 자신의 개념을 생활화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말씀.

푸코는 자신을 일컬어 '회의주의자'라고 했다. 인간이란 자신이 가진, 자기가 살고 있는 시대가 만든 개념의 틀 안에서만 살 수 있기에. 즉 볼 수 있는 것만 보는 게 우리의 모습이란거다. 고로 절대적이고 보편적인 진리는 없다. 단지 각 개인이 최고로 치는 개념들에 대한 개별적 투쟁으로 인한 진리의 임의적 구성은 가능하다. 

여기서 오늘의 주제 "재현"의 시작이자 끝이 될 한 마디가 나온다. '보편성의 부정'. 자, 이게 바로 우리가 가야 할 길이다. 

어린아이들의 일기를 본 적이 있나? 그들의 일기 끝은 언제나 똑같다. '재밌었다'. 그런데 어느날 부터인가 끝이 바뀐다. '-하지 말아야겠다, 다음엔 -해야겠다'. 사실 알고보면 그들의 삶이 매일같이 뭐 그리 재밌고 흥미롭겠는가? 그러나 그들은 언제나 재밌다. 왜냐? 매일의 새로움을 긍정하기에. 즉, 보편성을 거부하는거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그들은 반성한다. 뭔가 일관적인 기준, 잣대를 두고 그에 맞춰나가려 한다. 일종의 사회화가 진행된거다.  

"재현"이란 영어로 REpresentation. 우리말로 번역시에는 3가지로 가능하다. 재현, 표상, 대의. 공통점은 '-대신, -를 위하여'의 의미를 갖는다는 점이다. 무언갈 대신한다니 이보다 무례한 자기 기만이 또 있을까! "재현"의 포인트는 여기서 나온다. 무언갈 직접 드러내지 못하고 언제나 '매개'가 필요하단 점. 재현의 논리에서는 언제나 궁극적이고 불변하는 무언가가 있다는 걸 기본 가정으로 가지고 간다. 

그래서 우리 흔히들 이렇게 말하지 않나. "미래를 위해서라면 지금은 참아야 해." 재현의 논리에서 중간 과정의 사건은 무시된다. 오로지 이상적인 결과만을 향한 달리기.  

의심하자! 재현의 사유를. 난 지금 미래의 무언갈 위해 지금 여기를 부정하고 놓치고 있진 않은가? 재현의 논리는 유괴범의 사유와 유사하다. 둘러볼 필요 없어! 나만 따라와~ 그러나 유괴범을 따라간 아이의 미래는? 암담하다. 쫌 어려운 말로 재현의 논리를 풀어보자면, 일단 재인식 과정이 필요하다. 이 단계에서 우리는 불변하는 주체와 대상을 설정한다. 이어 상식과 양식의 단계. 이 단계에선 보편적인 게 곧 좋은거다. common is good. 여기서 소수의 의견을 무시하는 사회적인 지배 담론이 태어난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얼 배워야하나? 한 가지 힌트가 장자에 있다. 장자의 이야기에서 곤은 붕새로 날아올라 새로운 관점을 갖고 세상을 내려다본다. 이게 바로 재현의 사유에서 벗어나는 길이다. 그러나 우리는 새가 아니다. 땅을 밟고 사는 사람이다. 그러므로 그 후에 다시 인세로 돌아오는 장자의 결론 또한 배워야 하는 것이다.

개념도 안 잡힌 상태에서 들은 1강의 결론은?
"의심해라. 부정의 정신을 가져라. 부정의 용기를 지녀라." 이 정도 되지 않을까? '개념=보편적, 절대불변의 진리'의 공식을 깨야 한다. 개념은 연속적으로 우리가 깨부셔야 하며, 곧 다시 생성되는 존재이다. 이를 위한 방법은 아마도 2강에서.
coming soon :)

  

오늘의 Q] 재현의 사유는 궁극적인 무엇을 가정한다. 그러나 그게 항상 나쁘기만 한걸까? 가령 학문, 특히 언어학이나 심리학에서는 표상이 되는 절대적 존재가 필요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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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1-21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이게 다 기억이 난단 말이죠....부러워요....2강 정리도 기대해 볼꼐요..전 일 하다가 책보다가 일하다가 책보다가 했더니만 집중이 안되고 자꾸 생각이 흩어지네요....

굼실이 2010-01-22 15:59   좋아요 0 | URL
^^ 기억난다기보단.. 열심히 메모한 흔적이랄까요ㅎㅎ

linimm 2010-01-22 0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궁극적인 것이 항상 절대적인 것이라고 생각치 않아요...
절대적인 것은 없다고 생각하지만, 진리나 실재는 존재한다고 봅니다.
'없는 것'에 굳이 이름을 붙여 말하지는 않을 것 같아요.

굼실이 2010-01-22 16:00   좋아요 0 | URL
궁극적인 것과 절대적인 것. 좀 더 생각해봐야할 주제같아요.
사실 진리라는 것도 임의로 정해진 절대성의 의미도 있다는 생각도 들구요.
생각할수록 어려운데요^^;

알라딘공부방지기 2010-01-29 16: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트겐슈타인의 초기 저작을 읽어 보시는 것도 좋을듯 해요.
<논리-철학 논고>
저도 무슨 말인진 잘 모르겠지만... 읽다 보면 알게 되지 않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