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알라딘 인문학 스터디 1기, <개념어 특강> 커리큘럼 안내





강의개요

인문학 공부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개념어’들을 이해하는 데 있습니다. 인문학 담론 안에 전제되어 있는 생경한 어휘들이 이해를 가로막는 최대의 걸림돌이 되는 것이지요. 이 말들이 어려운 이유는 그 말이 가진 세월의 두께(역사적 맥락) 때문일 수도 있고, 그 말을 구사하는 사상가의 독특한 사용법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이 강의는 인문학 담론에서 사용되는 개념어들이 가진 역사적 맥락과 담론 내부에서만 통용되는 독특한 사용법을 쉽게 설명해줄 것입니다. 더불어, 하나의 개념이 우리의 일상에 얼마나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지, 그리고 그러한 영향을 넘어서 다른 삶의 방식을 창안하기 위해 어떻게 ‘개념’을 사용해야 하는지 체험할 수 있는 시간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철학, 미학, 미술사, 불교사상, 정치학까지 인문학 전반을 아우르는 개념어들을 만나봅시다.

 

상세 커리큘럼

1강. 재현이란 무엇인가 1 <재현의 사유, 재현의 논리 - 채운>
원본과 모사물의 우열을 기준으로 세계를 인식하는 사고방식을 '재현적 사고'라고 부르자. 이런 습관은 예술작품의 세계뿐만 아니라, 우리 일상 곳곳에 스며들어있다. '재현적 사고'의 사례들, 그러한 사고방식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경직시키는지 알아보자.


2강. 재현이란 무엇인가 2 <재현을 넘어 사유하기 - 채운>
우리는 어떻게 '재현적 사고'를 넘어설 수 있을까? 그리고 그 '넘어섬'은 우리의 삶에 어떤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까? '재현' 넘어서 창조하는 인간, '호모 파베르'는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3강. 주체란 무엇인가 1 <"당신은 항상 두 번 죽는다"라는 말 - 이정우>
'주체'는 근대철학을 관통하는 중심개념이다. 그런데 과연, 우리 각자는 어떤 하나의 정체성으로만 귀속될 수 있는 그런 존재들일까? 차라리 우리는 '~는 ~다'라는 형식들이 무수하게 모인 하나의 '집합체'가 아닐까? '하나'이면서 동시에 '집합체'인 우리 자신은 도대체 누구일까? 


4강. 주체란 무엇인가 2 <"실체로서만이 아니라 주체로서"라는 말 - 이정우>
자신의 정체성을 '하나'로 귀속시키는 것은 '주체'를 하나의 '실체'로 만드는 길이다. 우리들 각자가 가진 다양한 변화 가능성들은 '실체'라는 이름 앞에 무의미한 것이 된다. 집합체로서 '주체'가 가진 다양한 '이름-자리'를 가로질러 보자.


5강. 공空이란 무엇인가 1 <가는 놈은 가지 않는다 - 김영진>

불교의 공개념은 일상적 사유에 대한 이의제기다. 초월적 존재 혹은 초월적 경지에 대한 몽상이 아니다. 그래서 공 사상을 완성한 인도 불교철학자 나가르주나(용수)는 구차한 설명보다는 선명한 논리로 상대를 제압한다. 그는 자신의 세계를 묘사하기 위한 섬세한 붓질이 아니라 상대의 낡은 사고를 부수기 위한 늠름한 망치질로 승부한다. 나가르주나는 우리 눈앞에서 달리는 저 자동차를 보고 달리지 않는다고 서슴치않고 말한다. 그럼 멈췄냐는 비아냥에 그건 또 아니지. 한 번 다시 한 번 비꼰다. 그는 말한다. 가는 놈은 물론 멈추지 않지만 그렇다고 가지도 않는다. 이 아리송한 말 놀이를 살짝 맛본다.


6강. 공空이란 무엇인가 2 <선불교의 거짓말과 참말 - 김영진>

선사들의 괴상망측한 말이 넘쳐나는 언어유희로 보이지만 그들도 나름 이론 배경이 있다. 뭐냐면 바로 공사상이다. 그들은 공이라는 말을 즐겨쓰지 않는다. 하지만 그들이 우리의 사고에 가하는 무지막지한 폭력에서 그들의 족보가 공사상에서 시작함을 알 수 있다. 선사들은 말같지도 않은 말로 상대를 희롱한다. 그들의 거짓말에 우리는 속절없이 미끄러지지만, 자빠졌다 일어나면 영 딴 세상이다. 그래서 선사의 말은 쌓는 말이 아니라 지우는 말이다. 그래서 참말이라고 한다. 이 시간에는 텅빈 말이 참말이 되는 논리를 공사상을 통해서 배운다. 

 
7강. 권력이란 무엇인가 1 <권력을 사유하는 이유, 실체적 권력에서 기능적 권력으로 - 이수영>
우리는 '권력은 소유하는 것'이라는 오해 속에 산다. 그래서, '누가 권력을 잡았다'라고 말하는 데 익숙해져 있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권력은 누군가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관계' 속에서 '작동'하는, 권력에 대해 알아보자.

 
8강. 권력이란 무엇인가 2 <생산하는 권력과 자유의 코뮨적 실천 - 이수영>

권력이 작동하는 것이라면, 우리는 권력의 작동방식을 변화시킴으로서 우리의 삶을 바꿀 수 있다. 그렇게 하자면, 권력의 작동이 일어나는 우리의 '관계'를 변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 삶을 바꾸고, 권력을 바꾸는 '코뮨적 실천'이란 무엇일까?

 
9강. 민주주의란 무엇인가 1 <민주주의, 그 근거 없는 체제에 대하여 - 고병권>

플라톤은 민주주의를 ‘정체들의 잡화점’이라고 비꼬았다. 공동체 전체를 규제하는 척도도 없고, 통치자의 자격 요건도 없는 민주주의. 여성과 남성, 이방인과 시민, 학생과 교사가 모두 분별없이 동등한 체제. 그가 경멸한, 이 근거도, 자격도 없는 ‘민주주의’, 이 불안정하기 짝이 없는 ‘민주주의’의 매력은 무엇일까. 민주주의에 대한 고대적 관념을 현재적 시각에서 다시 읽어보자.

 
10강. 민주주의란 무엇인가 2 <대의제 민주주의와 대의되지 않는 민주주의 - 고병권>
18 세기 정치사상가들 중 상당수에게 ‘대의제’와 ‘민주주의’는 반대말이었다. 그들은 민주주의를 할 수 없기 때문에 대의제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는 대의제 아닌 민주주의는 상상할 수도 없게 되었다. 대의되지 않은 자들이 넘쳐나는 지금에도, 대의제는 민주주의의 불가피한 형식인가, 아니면 민주주의를 불가능하게 하는 형식인가, 한 번 물어보고 싶다. 그럼 민주주의의 다른 형식이 있냐고? 그것도 한 번 생각해보고 싶다.


* 2월 12일 강의 없음.

* 해당 커리큘럼은 상상마당에서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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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경 2009-12-18 0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2009년까지는 아주 잘 놀았기에, 2010년에는 공부하고 싶습니다.~~.

다랑 2009-12-27 1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어떤 삶의 경험도 버릴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 경험을 어떤 방식으로 각자의 삶속에서 녹여낼 것인가는 인문학적 사유에 따라 아주 다른 결과를 낳는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공부를 해야 할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는 것임에 함께 공부할 기회를 제게 허락해주시길...가능하다면 제 아이와 함께 가고 싶습니다.

smila 2009-12-31 2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네요. 활성화되면 부산에도 기회를 주세요.
 

 

 

 

 

 

 

 

 정조어찰로 살펴본 '인간' 정조의 통치 기술 

알라딘 인문학 스터디 3기 한국문화편의 다섯 번째 강의는 안대회 선생님의 '정조의 비밀편지'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정조 (조선의 제22대 왕, 재위 1776~1800)]

어렸을 때부터 자기 스스로 일기를 썼던 정조는 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엄청나게 많은 편지를 남겼고, 

최근에 새롭게 공개된 정조의 어찰첩은 그 중에서도 특별히 중요한 의미를 가진 것이었습니다. 

그 이유는 특히 수량(심환지에게 보낸 정조의 어찰 297통)이 많고, 이에 따라 그 안에 담긴 콘텐츠(내용, 정보)가 풍부하며, 

비밀편지로서 사료적 가치가 월등하고, 조선시대 문화의 정점기에 글씨와 문장으로 크게 인정받았던 

정조의 우수한 글씨와 문장을 두루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정조에 대해 참 다양한 면을 알 수 있었고, 그를 둘러싼 여러가지 역사적 사실들도 흥미로웠으며 

강의 후반에 다뤄주셨던 '정조의 독살설'과 관련된 명쾌한 주장도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보통 의혹이 많고, 현재로서는 정확히 알 수 없는 역사적 사건에 대해서는 전문가든 일반인이든 

누구나 조심스러운 경우가 많은데, 안대회 선생님께서는 상당히 자신에 찬 어조로 독살설에 대해 반박하셨습니다. 

독살설에 대한 선생님 주장의 요지를 좀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정조는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다. 그래서 중앙정치에서 소외되었던 영남출신, 서얼, 천민 등에 대해 연민의 감정을 가지고 우대한 왕이었다. 독살설은 학술적 주장이라기보다는 정치적 목적을 지닌 주장에 가까우며, 정조가 죽음으로써 일련의 개혁이 좌절되었고 그로 인해 열강의 각축장이 되었으며 급기야 일제시대를 맞게 된 조선의 치욕적인 근대사와 관련해서 주로 영남출신들이 제기한, 그저 희망사항에 가까운 주장이다.

- 정조의 독살설은 사후 2백년이 지났을 때 소설가와 팩셔니스트에 의해 주장된 가설에 불과하며, 한국사와 한국정치에 대한 혐오주의에 편승한 주장이다.

- 사도세자의 아내이며 정조의 어머니인 혜경궁 홍씨(1735~1815)는 정치적으로 굉장히 예민한 사람이었고, 한중록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너무나 파란만장한 삶을 보낸, 산전수전 다 겪은 백전노장 같은 인물이었다. 그녀는 정조는 물론 심환지(1730~1802)나 정순황후(1745~1805)보다도 오래 살았지만, 자신의 아들 정조의 독살에 대해 언급한 기록을 찾아볼 수 없다. 

- 한약을 이용한 독살의 가능성 자체가 낮을 뿐만 아니라, 기본적으로 조선시대 역사에서 국왕의 독살이 과연 발생할 수 있는 일인가? 

물론 지금 현재로서는 그 누구도 확신하기는 어렵겠지만, 한 사람의 학자로서 이런 입장을 강하게 견지하고 계신 

안대회 선생님께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한국이란 나라에서 쉽게, 자주 볼 수 있는 모습도 아닌 듯하고.. 

아무튼, 국왕이면서 학자이고 문인이었던 정조. 

글쓰기 자체와 글을 통해 다른 이와 생각을 주고 받는 것을 즐겼던, 그래서 표현 욕구의 발산이었던 정조의 어찰. 

어찰을 통해 궁궐 안에서 궁궐 밖의 모든 정보와 언론, 사회 동향을 파악했고 

주요 신료와 1대 1로 대화하고 장악했으며, 정서적 교감을 통해 자기 사람으로 만들었던 정조의 어찰 정치. 

조선시대 정치사에서 유례가 없는 일이었으며, 적대적 인물과도 소통했던 정조의 정치 리더십 등에 대해 

다양한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었던 뜻깊은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게다가, 정조의 개인적인 성품을 엿볼 수 있는 편지의 구체적 내용들, 예를 들면 

"(심환지에게) 경은 늙을 수록 매서운 사람이라고 해야겠다. 나처럼 겁많고 부끄럼타는 사내는 그저 망양지탄을 느낄 뿐이다. 껄껄." 

"밤에 베개를 베었는데 비가 와서, 농사에 해가 될까 잠을 이루지 못했다. 비가 개니 기뻐서 펄쩍 뛰었다." 

같은 것들을 보면서는 생각지도 못한 웃음이 나왔고, 다혈질적이며 흥분을 잘하고 조급했던 자신의 성격을 태양증이라고 

스스로 말하는 것을 보고는 정조가 참으로 인간적으로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정조가 일 중독에 걸릴 만한 업무량을 가질 정도로 워커홀릭이었으며, 그것이 어쩌면 그의 건강을 위협한 

큰 원인 중에 하나였을 수도 있다는 얘기에서는 안타까움의 탄식이 저절로 흘러 나왔습니다. 

(이 부분에서 재미있는 말씀을 하셨는데, 정조는 '세종과는 다르게 실제로도' 궁녀를 별로 좋아하지 않고, 일에 빠져 살았다고 합니다. 조선시대 전기 최고의 성군 세종과 후기 최고의 성군 정조가 이런 면에서 다르답니다)

또, 정조의 문장과 글씨는 모두가 인정하듯이 뛰어난 데에 비해, 영조의 문장은 노환으로 인해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이 많고 

그것이 사도세자의 비극에도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라는 물음이나 정조가 자신의 고모부이자 영조의 사위였던  

추사 김정희의 할아버지에게 보낸 편지 등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로운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앞으로도 안대회 선생님의 글들은 계속 관심을 가지고 찾아볼 것 같고, 

정조 한 사람뿐만 아니라 그와 같은 시대를 살았던 많은 다양한 인물들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이 생긴 것 같습니다. 

멋진 강의 들려주신 안대회 선생님과 문학동네 그리고 알라딘에 정말 감사 드립니다. 

 

P.S. 안대회 선생님의 말씀에 의하면, 

정조의 이름은 '이 산'과 '이 성', 둘 다 맞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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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 2010-08-17 16: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정조에 관하여 그리고 그 당시의 시대상에 관하여 생각해 보게 한 시간이었습니다. 너무나 뛰어난 임금이었기에 그 후에 쇠락할 수 밖에 없었던 현실이 아쉽습니다. 강의 너무 재미났구요.
 

7월 29일 목요일. 알라딘 여행인문학 공정여행 강좌가 일단락 되었습니다. 

공부방지기님이 써주신 것처럼, 함께 해주신 분들과 저희들... 우리 삶의 '변곡점'이 되었으면 합니다.

강좌를 기획하고 준비하고 진행하면서 개인적으로 많은 경험을 했고, 즐거웠습니다. 

늦게나마, 참여해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5강은 그야말로 화룡점정!! 

일본으로 여행을 간 김이경 저자님과 연락이 닿질 않아서, 강좌를 접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했어요. 혹시 무슨 사고가 난건 아닌지 걱정도 컸고요. 아직도 그 생각을 하면 조마조마~

다행히 이경 님은 새까맣게 건강한 모습으로 민중의 집에 나타나셨죠.ㅎㅎ 

그리고 일본에서 막 잡아온 팔닥이는 이야기를 들려주셨어요. 

 

많은 분들이 함께 해주시지는 않았지만, 강좌를 들으신 분들은 왜 5강이 화룡점정인지 느끼셨을 것 같아요.  

물론 1~4강을 해주신 분들에 비해 유명하지도 않고, 강연 경험도 적은 이경 님이지만, 20대의 청년이 가지는 공정여행에 대한 고민이 가장 생생하게 담겨있었으니까요. 

또, 그전 강좌들에서 작가분들이 해주신 여행에 대한 조언을, 직접 몸으로 실행한 여행자가 이경 님이었으니까요. 

새로운 여행을 꿈꾸는 우리들에게 '좋은 예'를 보여주신 거죠.^ ^ 

처음에는 김이경 저자도 대학에 들어가서 가이드 북을 들고 여행을 다니고 글로벌 리더가 되기 위해 스팩과 영어점수를 쌓으려고 노력했다죠. 매순간을 열정적으로, 우리가 여행지에서 더 많은 것들을 보려고 다니듯이 그렇게요. 

그러다 빈곤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다른 친구들과 함께 빈곤을 없애려고 노력하는 남아시아의 활동가들을 만나는 여행을 기획하고 다녀오면서 자신의 삶을 변화시키게 되었다고 하더군요. 3개월의 여행을 위해 9개월 간 준비를 했고요.- -; 

덕분에 기존의 가이드 북에 없는 여행을 갔던 거겠죠. 희망의 지도를 스스로 만들어 떠나는 여행이요. 그 키워드는 '빈곤'이었고요. 4강에서 임영신 작가님이 말씀하신 그런 여행이죠. 

 

자신만의 질문을 가지고, 보고 싶은 사람들을 정하고, 자신의 지도와 가이드 북을 만들어 떠나는 여행. 

 

그리고 돌아오면서 갈 때와는 다른 질문을 가슴에 품고 와서, 이곳에서 생활로 풀어보려는 여행.  

 

그런 여행을 통해서 김이경 저자가 우리에게 들려준 이야기는, 남아시아의 빈곤과 일본의 빈곤 사이로 자본주의를 넘어서려는 새로운 상상력과 연대에 대한 것이었어요. 작지만 의미있는 질문과 실천들이었고요. 

지금 여기서의 일상이 재미있어서 당분간 여행을 떠나지 않을 것 같다는 저자의 이야기가 반가웟던 것은 여행(특히 해외여행)을 떠나기 쉽지 않은 저같은 사람에게 일상에서의 재미, 앉아서 하는 여행에 대해 좋은 실마리를 던져주었기 때문이죠. 

 

 

특히 이날은 뒤풀이에서 참여해주신 분들이 모여서, 서로의 여행물건을 교환했어요. 

물건을 많이 가져와주시면 평화박물관에 기증을 하려고 했는데, 다들 한 두가지씩만 가져오셔서요.

사회를 봐 주신 이매진피스 조원형 님의 놀랍도록 재밌는 진행으로 즐거운 시간이 되었고요. 

티벳 차, 커피, 안대, 꽃씨, 향수, 컵, 책, 사진, 음악CD, 양가죽 보자기, 인도보자기, 게다가 자동밀착? 수경 까지...  

이야기와 웃음이 있는 물물교환 시간이었죠.^ ^ 

 

 

이렇게 5강을 정리합니다. 

공정한 여행, 공정한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나눠주신 참가자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p.s 

4, 5강의 후기 당첨자도 발표해야죠.ㅋㅋ 

이번에는 특별히 지금까지 다섯 강좌에 다 참여해주신 분들에게 선물을 드리려고 합니다. 

개근을 해주신 아홉 분 중에서 역시 다섯 강좌의 후기를 가장 열심히 많이 남겨주신 두 분을 선정했습니다. 

두두두둥~ 

 

작은엄지 님, 카일라스 님 입니다. 

 

강좌와 뒤풀이는 물론 후기까지 열심히 참여해주신 분들이죠.

축하드려요. 

다른 분들에게도 선물을 드리고 싶었지만...ㅜㅜ 이 아쉬움은 다른 인연으로 꼭!! 풀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2만원 마일리지는 공부방지기님이 금방 넣어주실거에요.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받으시면 인증 화면을 올려주셔도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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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공부방지기 2010-08-03 1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적립금은 내일 보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알라딘공부방지기 2010-08-04 1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죄송. 깜빡했습니다. 내일은 꼬옥...

카일라스 2010-08-04 1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적립금 잘 받았습니다. 예상치 못했던 터라 그 기쁨이 더 컸습니다.
좋은 강의도 듣게 해주시고, 이렇게 좋은 선물도 주시니, 정말 감사합니다.
인증 화면을 올리고 싶으나, 사실 이곳에 글쓰기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 지 몰라서,
그냥 댓글을 남깁니다.
마지막 강의도 좋았고, DPR(뒷풀이)도 좋았습니다.
그때 가지고 온 티벳차, 잘 마시고 있습니다.
좀 젊어진 듯 합니다.^^
감사합니다.

floweroftime 2010-08-05 10:25   좋아요 0 | URL
잘 받으셨다니 다행입니다.
1강부터 5강까지 열심히 참여해주셔서 감사드려요.
그 티벳차가 정말 효험이 있었나보네요.^ ^
다른 기회에(아마도 알라딘 인문학 강좌나 이벤트ㅎㅎ, 혹은 여행의 도중에)
또 뵙겠습니다.

함께사는세상 2010-08-05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마일리지 너무 잘 받았어요.
감사드려요.

좋은 강의를 듣게 되어서도 너무 즐거운 한 달이었고,
무엇보다 좋은 분들을 많이 알게 되어서 더욱 즐거운 7월이었습니다.

저는 8월에 일본으로 여행을 갑니다.
제가 받은 감동을 마음 속 깊은 곳에 담아 일본에도 잘 다녀오겠습니다.

다음에 만날 때까지 모두모두 건강하세요.


floweroftime 2010-08-05 15:54   좋아요 0 | URL
네~ 이렇게 댓글 남겨주시니 감사합니다.
일본이라... 이번 강좌가 여행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ㅎㅎ
더위에 건강하게 다녀오세요.^ ^

NiNaNo 2010-08-06 16: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강의를 듣지 못해 죄송하고 또 무척이나 아쉽습니다. 그렇지만, 민중의 집에서의 목요일밤 덕분에 7월 한달이 무척이나 뜻깊었습니다. 전해 들은 것들을 많이 나누고 스스로에게 묻고 해서 의미없게 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기회를 주신 관계자 분들께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floweroftime 2010-08-06 16:27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오시길 기다렸는데요.^ ^;
함께 해주셨던 분들이 좋으셨다고 하시니 그저 기쁘네요.
좋은 여행 많이 다니시길 바랄께요.
참여와 후기... 모두 감사했습니다.
 


인문학 강의
 

그런 적이 있었다. 어려운 처지의 아이들은 지금 굶주리고 헐벗어 가고 있는데 나는 여기서 맛있는 음식을 먹어도, 끝없이 계속되는 소비를 해도 될까라며 고민했던 때가. 하지만 죄책감과 별개로 내 일상은 돌아갔고 그 일상의 무자비함에 대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곤 했다. 그걸 끊을 용기도 없으면서. 최근까지, 나는 그 짐을 내 어깨 위에서 내려 놓지 못했다. 

그러던 와중에 알라딘에서 여행인문학 강의 지원이 떴었다. 그리고 난 임영신 선생님의 강의를 보고 싶다는 댓글을 달았었다. 임영신 선생님의 강의를 듣기로 결심한 것은 그녀가 쓴 글 때문이었다. '평화는 나의 여행'을 읽으면서 이라크 전쟁 후 다른 곳은 폭격으로 인해 상처투성이인데 석유에 관한 건물은 하얗고 깨끗했다고 말한 부분이 아직도 내 머리에 선명했기 때문이다. 인생의 선배로써 그리고 비슷한 길을 소망하지만 그럴 용기가 없는 나에게, 그녀의 강의는 내 삶에서 나아가야 할 길에 관해서 자그마한 힌트라도 얻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거리의 차이(서울로부터 백 리란 거리는 괜히 있는게 아니니까..)와 갑자기 시작한 감기때문에 갈까말까 고민을 했던 그녀의 강의를 이 때 아니면 언제갈까, 혹은 지금 안 가면 평생 후회하겠지 싶어서 아주 짧은 하루 동안의 고민을 마치고 결국 가기로 결정하고 길을 나섰다. 

약도를 안 뽑아서 헤매다가 동네 주민의 도움을 받아 도착한 '민중의 집' 2층. 아직 강의가 시작하기 전이었지만 열기는 후끈 달아올라 있었다. 맨 앞자리에 자리 잡고 앉아 강의를 기다렸다. 차분한 임영신 선생님의 목소리로 시작한 강의의 주제는 'Between here and there'. 처음에는 첫 여행이었던 일본 여행을 풀어내셨고, 그 후로는 프랭클린 플래너를 잃어버린 이야기도 하셨다. 그리고 곧 최근에 다녀온 미국 이야기를 하셨다.  

Between here and there,  

미국 필라델피아에 서 있으면서도 바그다드를 떠오르게 되고 허드슨 강을 바라보며 이라크의 티그리스 강을 생각하게 되고. 시간과 공간은 다르지만 그 기억은 종이접기를 할 때처럼 한 점으로 겹쳐져서 관통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관통점에서는 감정이 조금씩 조금씩 차올라서 폭격 전야의 그 순수하고 놓아주기 싫어했던 이라크 아이들의 모습을 떠오르게 했다. 차마 어떤 말을 해야 될 지 몰라서 망설이는 이에게 '기억할게'라고 말하던 아이들을 떠올리는 그녀의 눈물에서 나도 모르게 전이된 감정으로 눈물 한 방울 뚝뚝. 

하지만 그녀의 강의 말미에도 말한 것처럼 함께 우는 여행보다 희망을 발견하는 여행을 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의미에서 나도 언젠가 타고 싶은 피스보트는 평화와 비평화의 간극에서 고통받는 그녀에게 평화의 일상을 만드는 게 또 다른 평화가 아닐까하는 생각을 들게 했다고 한다. 또한 뉴욕 소호에 위치한 Housing works 라는 중고책카페의 이야기를 통해 이제는 혼자 우는 것보다는 모두 같이 희망을 노래하는 모습을 보았다. 최근 다녀온 펜드릴의 이야기와 Eco map의 이야기 또한 우리가 조금은 덜 위험하지만 많은 이들이 같이 할 수 있는 또 다른 형태의 도움이고 나눔이다. Beyond the maps, into the future의 말처럼 미래를 꿈꿀 수 있는 방향으로 여행이 나아가면 좋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강의의 마무리는 경계에 선 자의 고통과 그들이 있음으로 해서 생기는 사회의 변화였다. 경계에 선 자는 어느 곳에도 속해있지 않기 때문에 자신은 소속감 불명의 괴로운 처지에 있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이 쪽과 저 쪽 어디에서든 상대를 끊임없이 생각해 내게 하는 역할이 될 수 밖에 없다. 여행자가 이런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보았다. 강의처럼 여행은 예민한 감수성을 가지게 되는 것이고, 그 감수성으로 인해 불합리한 점을 잘 잡아내기에.

이렇게 강의는 끝나고 나의 가슴에는 푸른 별빛 바다를 꿈꾸게 되었다. 이제껏 나는 아직 익숙한 지도를 받아들이고 있을 뿐이지 나만의 새로운 지도를 만들어내지는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강의을 들으면서 언젠가는 나만의 지도를 만들고야 말겠다고 다짐하게 되었다. 강연 후 뒷풀이도 있었지만 내일 아침에 아름다운 가게에서 봉사활동을 하기 때문에 서둘러 진주로 내려가야했던 점이 조금 아쉬웠다. 하지만, 나는 나만의 방법으로 어려운 처지에 있는 이들을 돕고, 희망을 노래하기 위해 노력 중이니까, 라고 스스로를 달래보았다. 또, 많은 것을 배워가니까. 그게 큰 기쁨이었으니까 약간의 안타까움은 지금은 고이 접고, 다음을 위해 웃기로 했다. ^__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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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일라스 2010-07-27 2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홀리야 님이 후기를 넘 잘 올려주셔서 머뭇거리다가 이제야 댓글을 답니다. ^^
여행인문학 강의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네요.
많이 배우는 강의였습니다.
경계를 넘는 여행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고,
희망을 발견하는 여행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좋은 강의 제공해주셔서 감사합니다.

P.S : '펜드릴'이 하도 인상적이어서 검색을 해봤는데, 펜드릴이라는 사람이 나오거나, '펜'과 '드릴'만 나왔어요.
좀더 자세한 정보를 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

floweroftime 2010-07-30 11:11   좋아요 0 | URL
펜드릴이 아니라 '펜들힐'로 찾아보시면 나옵니다. 저도 이제야 알았네요.- -;
 

민중의 집으로 가는 길은 제법 멀지만, 매주 지친 마음을 끌고 가서 충만함을 안고 오게 합니다. 어제 임영신님의 강의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가슴떨림과 뭉큼함을 전해주네요. 여행이란 단어 앞에 붙는 공정, 책임, 평화... 이 여러 단어들이 함축하고 있는 그 많은 뜻을 아주 조금은 알 듯합니다.    

제각각의 이유로 여행을 꿈꾸는 많은 이들에게 함께하는 여행, 착한 여행이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이 강의가 참으로 마음에 듭니다. 작가님들이 책을 읽으면서 전해지는 아픔과 감동 그리고 사랑 그런 모든 것들이 아마도 그분들의 체험이기에 고스란히 전해지는듯합니다.  허드슨 강에서 티그리스 강변을 봤다는 작가님의 말씀이, 7년이면 오래전일텐데도 마치 엊그제의 일처럼 느껴 말을 아낄수밖에 없는 님의 마음이 그대로 전해져 가슴한켠에 울림을 주더군요.   

스무해가 넘도록 학교 현장에서 세계사를 혹은 한국사를 가르치면서 어쩌면 나도 모르는 많은 순간에 편견과 오만을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순간 얼굴이 달아오르더군요. 유럽인이, 백인이 중심이 된 역사인식을 넘어서야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어느새 나조차 그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발견할때마다 움찔하던 저의 모습이 떠올라.   

희망을 여행하라, 평화 여행, .. 실은 이번 인문학 스터디를 통해서야 읽었지만, 참으로 다행이라 여깁니다.   between here & there 에 담긴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합니다.  강의 내내 느껴지는 그 절절함과 가슴먹먹함 그리고 그보다 더 강한 희망의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어쩌면 나도 저렇게 가슴뛰고 느끼며 살수 있겠구나...  
 여행인문학 스터디는 정말 가슴뛰게 만들고, 저절로 고개 끄덕이며 공감하고, 또 순간 가슴뭉클하여 울컥... 하게 하는 그런 강의였습니다. 전체수강자가 되진 않았지만, 각 강의마다 들을수 있는 행운아로서 참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편하고 좋은 것만을 찾는 이 세상에서 애써 어렵고 힘든 길을 만들어 가는 그리고 자기만의 행복이 아니라 그 행복을 더 많은 이들에게 전하고 더불어가는 세상을 열어가는 분들의 열정과 고단함 그러나 그 속에 흐르는 깊은 진정성 같은 그런 마음들을 느낄 수 있어서 좋은 시간이었고, 또 그 분들을 통해 소심한 내게 용기와 희망을 불어 넣고 돌아오는 강의라서 좋았습니다.     

나만이 행복한 여행만을 생각하던 내 자신에게 새로운 창을 열어준 고마운 강의였습니다. 김이경님의 강의는 사정상 못듣게 되어 아쉽네요. 알라딘, 소나무 출판사 그리고 이매진피스 스텝께 감사드립니다. 이번강의야말로 평소 좋아하는 여행에 새로운 의미를 찾게해준 행복한 여행이었답니다. 이미 11년째 알라딘의 팬이지만 이제 이매진피스에도 자주 놀러갈듯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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