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바쁘기만 하고 실속이 없을까 - 효율적인 인생을 위한 심리학자의 7가지 조언
황양밍 지음, 박소정 옮김 / 미래의창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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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에 대한 새로운 정의.
노력 대비 높은 결과에 대한 환상을 버려라.
치열하게 노력하고 담담하게 바라보라.

현대인이라면 이 제목에 한번쯤 움찔하지 않을까.

7시도 안돼 방으로 찾아온 아들과 침대 위에서 찰나의 ‘우리만의 시간’을 보내고, 간단히 빵 등으로 아침을 챙겨 먹고, 씻고 옷 입고 가방 챙기고. 한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간다. 회사에서는 또 어떤가. 긴급하게 메일로 요청한 자료 찾아 작성하고 나면 금세 밥 먹을 시간이다. 다음 주 회의 준비, 사전 보고, 백업 데이터 준비… 그저 내일의 나에게 미룬 채 당장의 문제를 해결하기에 급급하다. 급한 일 하나를 쳐낸들 그보다 빠르게 할 일이 쌓인다. 퇴근한다고 한숨 돌리는 것도 아니다. 저녁 먹고 잠깐 쉬다 집안일, 아들과 놀기… 그러다 보면 어느새 열 시가 가볍게 지난다. 딱히 시원하게 뭔가 해낸 것도 없이, 하루가 참 허무하다.

인류사 어느 시대보다 바쁘게 살아가며 많은 일을 해내는 현대인들. 그러나 그 어느 때보다 정신적으로 빈곤하게 살아간다. 가성비와 고효율, 빠름이 미덕인 세상에서 우리는 숨 쉴 틈 없이 서로를, 스스로를 채찍질한다.

효율의 사전적 정의는 들인 노력 대비 얻은 결과의 비율이다. 적은 노력으로 큰 결과를 얻을 때 우리는 만족하는 듯 보인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만족스러운 결과 앞에서 속수무책의 허무에 빠져버리는가. 저자 황양밍은 단순한 성과 중심의 효율성에서 벗어나기를 주장한다.

우리는 왜 효율적이고 싶어 할까? 시간과 돈을 아끼는 이유는, 그 자원들을 내가 진짜 사용하고 싶은 곳에 쓰고 싶기 때문이다. 그러나 효율에 목 매인 이들은 수단과 목적이 전도된 채 진짜 내가 원하는 삶을 잃고 살아간다. 목적지와 다른 방향으로 열심히 달리면 오히려 목적지와 멀어지는 법이다.

『나는 왜 바쁘기만 하고 실속이 없을까』는 모두에게 적용되는 단 하나의 답을 말해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이 책은 읽는 법 또한 독특하다. 서두의 짧은 질문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파트부터 읽도록 안내한다. 각 파트는 나를 찾는 시간, 내 삶을 계획하기, 나를 온전히 받아들이기로 나뉜다.

첫 번째 파트에서는 적당히 포기하고 타협하며 오래 지속할 수 있는 것들로 나를 구성해가는 법을 전한다. 두 번째 파트에서는 굵직한 계획 속에서 유연하게 대처하며 살아가는 법을 알려준다. 삶의 많은 부분에는 강약 조절과 균형이 필수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실패와 좌절, 과정에서의 배움을 강조한다. 삶의 사소한 일화들에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 우리가 계속 나아가기만 한다면 말이다.

인생에 정답은 없다. 너의 답이 나의 답이란 보장 또한 없다. 한 가지 확실한 건, 나만의 효율을 찾아내 자신의 삶에 적용하는 사람은 충만한 기쁨과 함께 살아가리란 사실이다. 『나는 왜 바쁘기만 하고 실속이 없을까』는 그 힌트를 발견할 수 있는 책이다.

이 포스팅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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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의 쓸모
로랑스 드빌레르 지음, 박효은 옮김 / FIKA(피카)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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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으로 점철된 삶 속에서 철학의 실용적 쓸모를 고민하다.

『모든 삶은 흐른다』의 저자 로랑스 드빌레르의 신간 『철학의 쓸모』.
심리학과 의학 사이 어딘가에서, 삶의 고통에 대해 철학만이 내릴 수 있는 진단과 치료법을 전한다.

이 책을 처음 펼쳤을 땐 조금 당황스러웠다. 철학가들의 아포리즘이 담긴 책인가 싶었는데, 난데없이 철학이 의학의 성격을 띤다니. 낯섦은 이내 끄덕임이 되었고, 꽤 자주 마음에 드는 문장에 밑줄을 긋기 위해 읽기를 멈춰야 했다.

저자는 머리말부터 쐐기를 박는다. 인간의 삶이란 만만치 않다고. 삶은 감당해야 하는 무엇이며, 자유란 적응, 즉 기존 환경 속에서 나의 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특별한 삶, 영웅적인 삶은 지속성이 없다. 어떤 상황에서도 계속되는 건 평범한 일상뿐이다. 단조롭고 반복되는 일상은 우리를 피폐하게 만든다.

이렇게 고통으로 가득 찬 세상에서 철학은 마음의 위로 외에 어떤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아니, 철학은 위로하지 않는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마주하게 하고, 우리의 무지를 깨닫도록 이끈다. 더 괴로워지는 게 아니냐고? 수많은 철학가, 다양한 철학 이론이 전하는 철학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인간은 운명의 주인이 아니라는 것. 다만 우리는 우리 자신의 주인으로서, 주어진 환경을 받아들이는 방식만큼은 스스로 정할 수 있다. 언뜻 철학은 우리를 벼랑 끝으로 몰아가는 듯 보이지만, 절벽 끝에서 우리는 질문과 대답을 오가며 진리에 한발 다가선다.

저자는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주어진 삶의 조건들이 산재함을 곳곳에서 보여준다. 여기까지만 보면 철학의 쓸모에 의문을 표할 수 있다. 그러나 바로 이 지점에서 『철학의 쓸모』만의 매력이 드러난다.
정신적, 이상적인 대상을 다루는 철학과 실전에 바로 적용할 실용적인 조언들로 가득한 자기 계발은 언뜻 거리가 있어 보인다. 이 책은 그 경계를 오간다. 유수의 철학자와 그의 사유에,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들을 자연스레 버무렸다.

어찌할 수 없는 건 받아들이고, 어떤 때는 도망치기도 하고, 때론 겉과 속을 다르게 하며, 나이가 들수록 가벼움과 즐거움을 장착한다. 뻔한 조언만 있지 않다. 삶이라는 질병에 대처하는 다양한 철학적 치료법을 함께 고민한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철학과 달리 긍정적으로 희망을 북돋아 준다며, 영화 보기를 추천한 부분.

적당히 진지하고 실용적이며 주제별 글이 길지 않아, 철학 알레르기가 있어도 가볍게 입문용으로 읽기 좋다. 단호한 문체지만, 읽다 보면 사람에 대한 진심이 묻어 나와 슬며시 미소 짓게 되는 건 안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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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가 닿았던 모든 순간
무라야마 유카 지음, 양윤옥 옮김 / 놀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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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의 시대』에서 야한 장면을 찾아 본 추억(?)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이 좀 더 친숙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일본 3대 여류 작가 중 한 명인 무라야마 유카의 작품으로, 10년 만에 재출간 된 작품인 『파도가 닿았던 모든 순간』은 도서관에서 특정 페이지가 너덜너덜하게 찢겨나간 책으로 입소문이 났었다 한다.

프로 서퍼를 꿈꾸는 미쓰히데는 껄렁한 농담을 달고 사는 남학생이다. 학생회 부회장인 에리는 반듯한 모범생의 전형이다. 접점이라고는 없던 두 청춘이 우연한 계기로 관계를 맺게 된다. 아슬하고 조금은 위험한 방식으로. 늦여름의 열기 속, 저마다의 방식으로 성장하는 청춘의 이야기.

겉으로 보이는 모습은 우리 자신을 어느 정도나 설명할 수 있을까. 모범생 에리는 자신의 성 정체성에 혼란스러워하다 위험한 결심을 하고, 주체할 수 없는 욕망을 해소해 나간다. 학교에서 가벼운 놈으로 통하는 미쓰히데는 누구보다 진지하게 파도에 맞서며, 존엄사를 원하는 아버지의 바람 앞에서 삶과 죽음의 경계를 고민한다. 에리의 동성 친구, 미쓰히데의 아버지와 어머니 등 소설 속 다른 인물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다양한 관계를 맺고, 서로 다른 환경에 처해있다. 수많은 장면 속에서 나는 여러 모습으로 드러난다. ‘그 모든 것이 서로 다른 나이고 게다가 모두 똑같이 나인 것이다.’ 함부로 타인을 재단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뜻밖의 비밀 혹은 사건을 마주한 순간 우리는 얼마나 사려 깊고 다정하게 이를 지켜줄 수 있을까. 불편한 마주침 후 다시 만난 페리 위에서 미쓰히데는 비밀을 지키겠단 다짐에 앞서 이렇게 말한다.
“남들이 보기에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을 만큼 부자연스러운 일도 막상 본인에게는 자연스럽다고 할까, 가장 마음 편한 일인 경우가 많아. 누구나 당사자밖에는 알지 못하는 사정이 있다는 게 바로 그런 거겠지? 그러니까…… 너무 걱정할 것 없어, 에리.”
소설 속 인물들은 서투르다. 무작정 저지르지만 이내 후회하고, 겁에 질려 지레 발을 빼기도 한다. 그러나 치열하게 고민하고 진심을 꾹꾹 담아 전한다. 이 소설이 파격적이면서도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건 자극 속에 숨겨진 진솔함 때문이리라.

‘두 개의 하귤이 파도 틈새에서 맞붙었다 떨어지기를 거듭하며 금빛 점이 되고, 이윽고 반짝이는 물거품과 구별이 되지 않’는 마지막 장면은 불쾌할 수도, 아플 수도 있을 이야기를 감내하고 읽어낸 이들에게 주어지는 선물과도 같다. 당신에게도 두 개의 하귤과 짙푸른 바다의 파도가 닿기를.

‘’, “” 안은 책 속 구절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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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하는 아이는 넘어지며 자란다
달린 스윗랜드.론 스톨버그 지음, 김진주 옮김 / FIKA(피카)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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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부모를 꿈꾸는가?
아이의 성공을 바라는가?
완벽의 함정에서 벗어나라!

“누구나 실수하기 마련이고 실수해도 괜찮다.”
『성공하는 아이는 넘어지며 자란다』

육아 정보가 넘쳐난다. 바야흐로 과잉 육아 시대다. 나만 빼고 다 완벽한 부모 같다. 내가 부지런하지 못해, 잘 몰라서 아이가 충분한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자라는 것 같아 죄책감이 든다. 아이에게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얼른 해결하고 싶어진다. 아이의 어설픔이 꼭 나에 대한 비난 같아 괜히 아이를 재촉하게 된다. 아이를 위해서, 라고 말하지만. 멈춰서 생각해 본다. 진짜 그런가?

어른인 우리 부모들은 알고 있다, 머리로는. 삶은 시행착오로 이루어진다는 진리를. 당장 눈앞의 일에 실패하고, 멍청한 실수 좀 한들 괜찮다는 사실을. 아니, 오히려 그런 실수들을 통해서 우리는 배우고 단단해져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우리는 아이에게 ‘말’로 그 지식을 전한다. 실수해도 돼, 타인과 함께 살아가야 해, 그러려면 배려와 타인의 입장을 고려할 수 있어야 해, 기다림을 배워야 하고, 결과를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걸 깨달아야 해. 결과 이상으로 거기까지 도달하기 위한 과정이 중요해.

안타깝게도 우리의 ‘행동’은 다르다. 아이의 문제를 인내심을 갖고 바라보지 못하고 개입해버린다. 실수에 초연한 태도로 대처하는 대신 전전긍긍하고 손쉬운 방법을 찾아 빠르게 해결해버린다. 아이는 말이 아닌 부모의 행동을 보고 따른다.

지금 시대의 아이들은 더 이상 기다리지 않고, 참지 않고, 조율하지 않는다. 유례없는 편리함은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사회를 만들었다. 부모들은 아이를 위한다는 미명하에 쉽게 육아의 함정에 빠지고 만다. 그 결과가 ‘생각하지 않는, 즉각적인 결과만을 원하는 아이’다. 그러니 참아야 한다. 부모의 역할은 이끌어주는 것이지 대신 해결하는 게 아니다. 저자들은 말한다, ‘우리가 이 책을 쓴 이유 중 하나는 아이를 구해주고 싶은 유혹이 밀려올 때 부모가 자신을 다잡게 하기 위해서’라고.

이 책엔 그런 유혹에 대처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조언들이 가득하다. 아이를 기다리는 예비 부모부터 곧 부모의 울타리를 떠날 아이의 등을 바라보는 부모까지. 아이와 잘 지내고 싶고, 아이가 단단하게 자라길 바라는 부모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다.

:: 문장수집 *옮겨 적고 싶은 문장이 많아 읽다가 자꾸 멈춰야 했다.
_ 아이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볼 때는 항상 그것이 아이에게 꼭 필요한 배움의 기회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_ 부모가 아이에게 가하는 압력은 부모 자신이 완벽한 부모가 돼야 한다며 느끼는 압박감과 긴밀한 관계가 있다.
_ 부모는 자신이‘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부모가 되려고 노력하지만, 그게 자신의 아이에게는 이상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미처 내다보지 못하고 압박하기 함정에 빠진다.
_ 부모가 아이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선물은 바로 불확실성을 두려워하지 않도록 가르치는 일이다.
_ 아이들은 어른의 말과 행동이 일치할 때 그 일을 잘 기억한다. 그러니까 아이에게 어른이 실수하고도 괜찮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_ 십 대 자녀와 계속 대화를 나누는 비결은 바로 경청이다.
『성공하는 아이는 넘어지며 자란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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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줄도 모르고 살아가는 요즘 어른을 위한 마음공부 - 내 안의 스트레스, 번아웃, 우울증에 대하여
김병수 지음 / 더퀘스트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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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다움'을 추구하기 위해 굉장한 용기가 필요한 세상, '나다운 삶'을 살기 위한 현실적인 조언들
정신과 의사 김병수의 『아픈 줄도 모르고 살아가는 요즘 어른을 위한 마음공부』

마음 아픈 사람이 참 많은 세상이다. 책 제목처럼 아픈 줄도 모르고 꾸역꾸역 살아들 간다. 열심히 살면서도 부족하다고 자책하고, 더 열심히 못하는 자신을 채찍질하면서. 그래서 그렇게 쓰린 마음 토닥이며 다 괜찮아, 하는 위로의 에세이들이 유행했었다. 그 반동으로 더 갓생을 외치는 자기계발서가 뒤이어 유행했고. 그러나 값싼 위로는 일시적이고, 너나없이 성공을 부르짖는 일은 지치게 마련이다. 결국 아픈 마음을 치유하는 건 스스로여야 한다. 용기 내서 나다움을 찾고, 나답게 살아가기 위해 애써야 한다. 그러나 '나다움'이라니. 정보의 바다에서 정답을 찾아헤매는 시대에 이보다 뜬구름 잡는, 어려운 일이 또 어디 있단 말인가.

정신과 의사인 저자 김병수는 나다움을 이렇게 정의한다.
"세상에 감응하며 나를 감각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런 느낌들이 쌓여가면서 나라는 사람의 정체성도 변화해 갑니다."
나다움은 세상을 배척하고 나만을 고집하는 일도 아니며, 세상에 휩쓸려 나를 배제하는 일 또한 아니다. 불만스러운 나의 모습까지 수용하고, 지금 여기의 현실을 민감하게 느끼며 사는 일이다. 물론 쉽지 않다. 그래도 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변화를 위해서는 세상의 수없는 경험에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야 한다고, 귀찮음에 굴복하지 말고 몸을 움직여야 한다고. 우리를 주저하게 하는 불안은 우리의 움직임으로 사라진다. 불안이 사라져야 세상을 살아갈 용기가 타오를 수 있다.

나 또한 긴 시간을 도망치고, 변명하며 머물러 있기만 했다. 귀찮음 속에 불안을 숨겨두고는 마음이 준비가 안됐다고 뒷걸음치기만 했다. 환자라는 이름표 뒤는 고통스럽지만 안락했다. 그런 나에게 이 책은 사실로 뼈를 후드득 때려댔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약 복용이 시급한 급성, 중증의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면 이 책을 당장에 권하고 싶지 않다. 아직 일상으로 돌아가기는 두렵지만 뼈아픈 진실을 직시할 수 있는 사람, 스트레스나 번아웃의 정도가 예사롭지 않음을 인지하기 시작한 사람. 그 정도의 정신적 타격을 받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저자의 설명과 충고를 오해 없이 받아들이고, 조언에 따라 행동할 수 있지 않을까.

"위로가 필요한데 정답과 옳은 말만 쏟아내는 사람을 야속하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상대가 그렇게 하는 것은 당신에게 무한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당신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고 싶은 마음도 일부러 몸을 움직인 뒤에 따라오는 겁니다. (...) 일단 뭐든지 저지르고 보세요."
"우울증은 라이프스타일 질환입니다."
"지금 우울하다면 우울하지 않았을 때 나를 행복하게 했던 활동을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아픈 줄도 모르고 살아가는 요즘 어른을 위한 마음공부』, 김병수, 더퀘스트

이 책은 '괜찮다, 잘하고 있다'라며 위로를 건네지 않는다. 당장 써먹을 수 있는 실용적인 조언을 해준다. 실제 질환으로서의 우울증을 마주하고 내원해 약을 복용하며 치료를 종결하기까지의 실질적인 장면들을 간결하게나마 보여준다.

스트레스는 삶이 지속되는 한 함께 가야 할 존재고, 번아웃은 현대인들에게 떼려야 뗄 수 없는 단어가 되었으며, 우울증과 정신과는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다. 내가 당사자가 되진 않더라도, 나의 소중한 이들이 고통받는 모습을 볼 수도 있다. 그럴 때 무지한 채로 폭풍을 맞지 않기 위해 미리 마음공부를 하는 일은 정치, 경제에 대한 관심보다 결코 중요도가 낮지 않다.

건강한 마음을 위해서도 예방주사가 필요한 시절이다.


이 포스팅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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