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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마음을 줄여드립니다 - 초조함 없이 평온한 뇌를 만드는 ‘자극 금식’의 기술
크리스 베일리 지음, 김미정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9월
평점 :
삶을 음미하다
『불안한 마음을 줄여드립니다』를 설명할 수 있는 여러 키워드가 있다. 생산성, 평온함, 번아웃, 스트레스, 도파민, 디지털, 아날로그… 그중에 음미하다를 택한 건 불안한 마음을 줄이기 위한 방법이 이 한 단어에 함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바야흐로 도파민의 시대다. 개인의 의지만으로, 디지털 세상이 무한으로 제공하는 자극을 피하기 어려운 시대. 성취 지향적, ‘더 많이’의 사고방식을 으뜸가는 가치로 여기며 너도나도 더 높이 올라가고자 한다. 놓치고 있는 무언가(그게 뭔지도 모르면서) 때문에 늘 불안해한다.
책의 저자 크리스 베일리는 생산성 전문가다. 생산성 프로젝트를 통해 온갖 자기계발 실험을 하며 승승장구하던 그는, 강연 중 공황을 겪으며 번아웃에 빠진다. 스스로를 대상으로 평온함 실험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더 나은 삶을 살게 된 크리스. 이 책은 그 실험의 결과물이다.
책의 요지는 단순하고 명확하다. 생산성의 함정에 빠지지 말고, 평온함을 유지하자.
우리는 흔히 생산성이라 하면 '더 많이'를 떠올린다. 그러나 진정한 생산성이란 양이 아닌 질의 문제이며, 의도성(목적) 있는 행동으로부터 온다. 생산성에 대한 또 하나의 오해라 하면, 평온함과 생산성은 함께 갈 수 없다는 것이다. 저자는 단호하게 대답한다. 삶이 평온할 때, 생산성은 극대화될 수 있다고.
평온함이란 무엇일까?
평온함은 '주관적으로 긍정적인 상태로서, 낮은 각성 수준을 나타내며 불안이 없는 것'이다. 특성적으로 불안이 높을 수는 있지만, 이 책에서 다루는,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대부분의 불안은 상태다. 상황에 따라 있고 없을 수 있고, 강해졌다 약해졌다 할 수 있는 것. 관건은 평온함과 불안함이라는 상태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맞추는가다.
몇 가지 착각을 바로잡기 위해 질문이 필요하다. ‘나는 진짜 바쁜가?'. 현대사회는 끊임없이 바쁘게 무언가를 하고 있는 사람을 능력 있다고 본다. 분주한 자신의 모습에 내심 흡족해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분주함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정이 달라진다. 메일함과 SNS의 무의미한 새로고침... 우리는 생산성의 신기루에 속고 있다. 불행한 소식은 이러한 일들이 쉽게 도파민을 분비시켜, 의미 없이 번잡한 일에 점점 빠져든다는 점이다.
번아웃 탈출기의 큰 지분은 아날로그 세상에 있다. 디지털 방식은 효율이 필요한 활동에는 적합하지만, 우리 삶의 의미는 대체로 아날로그 방식에 담겨있다. 현실 세계에서 더 많이 움직이고, 더 많이 관계를 맺으며, 자연과 가까이(자연에서 온 먹거리를 먹는 등) 할수록 우리 삶은 더 의미로 가득 찬다.
“얼마나 가졌느냐와 관계없이 편안함, 평온함, 행복은 아직 가지지 못한 것을 손에 넣으려고 애쓰는 것이 아니라 이미 내 삶에 존재하는 것을 음미하는 데서 얻어진다.”
_크리스 베일리, 『불안한 마음을 줄여드립니다』
더 발전하고 성취하기 위한 노력, 좋다. 그러나 삶은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내가 가진 것에 감사하고, 지금-여기에 충실하기. 그렇게 얻은 평온함을 토대로 우리는 더 멀리 나아갈 수 있다.
이제 마지막 질문이 남았다.
“당신이 생산성을 발휘하는 목적은 무엇인가?”
부디 수단과 목적을 혼동하다가 뒤늦게 후회하지 않기를. 우리 모두의 삶에 평온함이 깃들기를.
이 포스팅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