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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와 프리즘 - 이윤기 산문집, 내일을 여는 글들 1
이윤기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07년 8월
평점 :
품절
내가 이윤기를 좋아하는 것은 그가 천재이기 때문이다. 타고난 천재이기도 하지만 몹시도 노력하는 천재이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사실 나는, 천재란 타고난 것이라고 믿는다. 천재가 99%의 노력이라구? 에디슨 아저씨! 어디서 사기를 치는 거요! 버럭!) 그가 쓴 산문을 100% 믿는다면, 읽고 쓸 것이 너무 많아서 잡기(雜技)를 전혀 즐기지 못하고 할 줄도 모르는 사람이 되어버릴만큼 치열하게 노력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이 바둑과 장기 등의 취미에 투자할 시간까지 모두 글을 읽고 쓰는데 투자한 한 노력가의 “知的 카니발”은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옷깃을 여미게 만드는 구석이 있다.
이 책은 그의 그러한 지적 카니발이라 할 수 있다.
사마천의 사기와 한비자, 노자와 장자 등의 동양의 고전에서 그리스로마 신화와 플라톤으로 이어지는 서양고전을 두루 섭렵한 그의 “문자향서권기”는 글 곳곳에서 빛을 발한다. 이쯤되면 그가 제안하는 “르네상스”를 나도 슬슬 시작해야만 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을 하다가도 그만 기가 질려 주저앉게 되고 만다. 이렇게 기가 질려 주저앉은 사람의 등을 그는 가벼운 산문으로 툭툭 두들겨 준다.
오늘이 여생의 첫날(Today is the first day of the rest of your life)이란다. 멤피스 공항의 환승터미널 게시판에 쓰여 있는 글이다.
그의 글을 읽다보면, 알고 보는 세상이 얼마나 재미있는 것인가에 대한 깨달음을 새록새록 얻게 된다. 세상이란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것들은, 해석할 수 있을 만큼만 재미있다. 가장 최근의 예로 톨킨의 『반지의 제왕』을 읽은 자와 읽지 않은 자가 피터 잭슨 감독의 영화 『반지의 제왕』에서 느끼는 재미의 차이를 들 수 있겠다.
은유와 상징으로 가득한 세상에서 그 것을 해석할 수 있는 ‘지식’을 손에 쥐게 되는 것은 세상을 재미있게 살아갈 수 있는 지도를 쥐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지도를 쥐기까지 거쳐 가야 할 길이 너무도 멀어 막막해 지는 사람에게 그는 등을 툭툭 쳐 주며 말한다.
오늘이 여생의 첫날이란다.
하나씩 하나씩 시작하면, 조각난 지도가 언젠가는 세계 전도가 될 수 있으리라고.
프로이드와 융을 읽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