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밥에 얹은 녹차의 맛 - Flavor of Green Tea Over R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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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관이 다른 중산층 부부의 권태와 권태 극복기로 미장센이 돋보이는 영화다. 중매로 결혼한 부부는 취향이 아주 다르다. 남편이 "싸고 좋은"을 추구한다면 아내는 품위를 추구한고 할 수 있겠다. 남편은 전형적인 다다미 방에서 생활하고 아내는 침대와 소파가 있는 방에서 생활한다. 부부란 밥도 같이 먹어야하는데 같은 공간이 밥상이다. 밥에 국을 말아먹는 걸 '개 밥'같아 혐오스러워하는 아내 앞에서 남편은 조심하겠다고 말할 수 밖에 없다. 

아내는 자유부인으로 말 없이 훌쩍 여행도 가고 온천도 다닌다. 자유부인의 운명은 객관적으로 보면 팔자 좋아보이지만 본인 자신은 조울증을 경험하는 아주 괴로운 운명이다. 오즈 영화는 정적인 편인데 이 영화는 시작할 때 기차가 달리는 창 밖에 카메라를 놓고 교각을 받치고 있는 버팀대와 기차 사이에 좁은 공간을 속도감있게 잡아낸다. 이런 장면이 중간에 한 번 더 나온다. 아내의 심정을 드러낸 장면들이다. 한편 남편은 후배를 따라 빠징코 게임에 입문하고 빠징코 볼에 격한 일체감을 느끼는데 아주 코믹하게 묘사된다. 

두 사람이 결국에는 화해하는 걸로 싱겁게 결말짓는다. 갑작스럽게 아내가 자신의 태도에 대해 급반성해서 황당하지만 결말까지 가는 소소한 에피소드가 재치와 기지 때문에 오즈 영화는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다. 극장 불이 켜지면 모두들 얼굴에 미소를 짓고 있다. 어둠 속에서 대체로 미소를 짓게 하는 힘이 오즈 영화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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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9월 5주

낮에는 여름이 온 힘을 다하고 있어서 볕이 뜨겁지만 해만 지면 계절이 바뀐 거 같습니다. 하루에 두 계절을 경험할 수 있는 진귀한 나날들입니다. 더불어 요즘 석양은 감탄사가 저절로 나오게 아름답습니다. 해가 뉘엿뉘엿해질 무렵, 해가 지는 서쪽은 보랏빛을 장렬하게 내뿜습니다. 멍하니 하늘을 보고 해가 그 흔적을 감추면 살갗에 닿는 찬 기운에 음악이 마구 땡깁니다. 저만 그런가요?^^; 

그래서 음악 영화를 골라봤습니다. 음악이 주요 내러티브로 역할을 하는 영화 네 편입니다.  

  

많은 이들이 기억할 영화죠. 화려한 장면이나 딱 떨어지는 줄거리가 있는 게 아니지만 여운이 오래 가는 영화죠. 감독은 이 영화가 영화로 기억되기 보다는 언제든 음악이 듣고 싶을 때 틀어놓을 수 있는 뮤직비디오같은 영화로 관객에게 다가가기를 바랐죠. 감독의 바람대로 한 여름만 빼고는 언제 틀어놔도 훌륭한 배경이 될 수 있는 영화죠.  

아일랜드의 한산한 풍광, 꿈이 있는 두 남녀의 짧은 만남과 헤어짐이 글랜 한사드의  색깔있는 목소리와  잘 어울립니다. 여자가 곡에 가사를 붙이기 위해 이어폰을 꼽고, 딸 저금통을 털어 건전지를 사러나가는 동안 흘러나오는 멜로디와 마케타 잉글로바의 흥얼거림은 짜릿한 감동을 줍니다.  

음악이란 세계 공통어여서 가사로 받아들이는 게 아니듯이 이 영화 역시 줄거리보다는 음악으로 받아들여 세포 하나하나가 멜로디에 반응한다면 아주 굿인 영화죠. 

 

 

 

 

 

 

 

두 영화는 영국 밴드 '컨트롤'의 음악이 중심입니다. 영화 <컨트롤>이 리드 보컬 이안 커티스의 개인적 삶에 초점을 맞춥니다. 반면에 <24시간 파티 피플>은 그룹 컨트롤이 데뷔를 하고 주말마다 공연을 하러 다니게 된 배경을 주로 다룹니다. <컨트롤>은 흑백영화로 이안 커티스의 영화답게 그 아우라가 멋집니다. 영화적 미학도 아주 뛰어납니다. 흑백 영상이 담을 수 있는 우아함과 클래식컬한 아름다움이 어우러진데다 좀 음울합니다. 영국의 날씨와 시대상황처럼요. 이안 커티스가 낮에는 직업소개소에서 사무직으로 일하는 분위기처럼 전반적으로 황량합니다. 이안 커티스가 자살을 하게 되는 내적 동기를 어렴풋하게나마 느낄 수 있습니다.  

<24시간 파티 피플>은 아무래도 산업적 측면을 다루다보니 <컨트롤>과는 다르게 아주 경쾌합니다. 소재는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분위기의 영화입니다. 젊은 혈기를 배출할 수 있는 클럽을 중심으로 가수를 알리는 매니저의 관점으로 영화가 진행되는데 마이클 윈터바텀의 화려한 카메라 움직임은 역동적이고 아주 신이 납니다.  

 

 세번째 영화는 <도어즈>입니다. 역시 도어즈의 보컬 짐 모리슨의 기인(?) 행각을 주로 다루는데 이 영화 역시 머리보다는 그저 그의 음악에 따라 몸과 마음을 맡기면 됩니다. 락의 탄생이 저항이라는 시대정신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도 하지만 폭발적 에너지를 가진 예술가들은 평범한 일상에서 답답하고 무언가 언어나 음악으로 형언할 수 없는 깊이의 고독과 우울을 가지고 있는 게 분명합니다. 지극히 평범한 사람으로서 그들의 고독의 우물을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서 다른 세계를 여행하는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어릴 때와 달리 맥락없는 슬픔도 가슴으로 와 닿기도 하구요. 밥  그릇을 쌓아 올리는 일이 알게 모르게 한을 품는 일인 것도 같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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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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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도 전에 식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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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소금 - Hinds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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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팬 신드롬의 참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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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간도3: 종극무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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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도 높은 완결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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