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 천개의 눈 천개의 길
고병권 지음 / 소명출판 / 200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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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를 처음 접한다면 좋은 입문서지만 니체를 좀 읽었다면 동어반복인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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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파 다비트 프리드리히 Taschen 베이직 아트 (마로니에북스) 20
노르베르트 볼프 지음, 이영주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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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사에서 출판한 노발리스의 <푸른 꽃>의 표지에서 프리드리히의 그림을 처음 보았다. 제목이 <뤼겐의 백악chalk 절벽>(1818)이다. 이 책의 표지 그림이기도 하다. 낭만주의로 분류되는 소설가와 화가의 조합은 꽤나 그럴싸하다.

백악 절벽은 석회암 절벽이다. 하얀 돌 속에 박힌 은가루가 빛나는 뾰족한 절벽과 나무가 창틀처럼 파란 바다를 나누고 있다. 붉은 옷을 입은 한 여인이 왼쪽에 있고 두 남자가 오른 쪽에 있다. 하얀 절벽과 파란 바다는 텔레비전 광고에도 자주 등장하는 결합이다. 그러나 우리에게 익숙한 그리스 섬의 흰색 기둥과 파란 바다가 주는 느낌과는 전혀 다르다. 그리스 섬의 색깔 조합은 각종 미디어에 의해 선전되고 소비되어 잘 빠진 상품을 소유하고픈 욕구를 불러 일으킨다. 반면 프리드리히의 그림 속 흰색과 파란 색은 쓸쓸하고 고립되어 있으며 신비롭다. 원작이 어떤 색채를 지니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이런 오묘한 우수를 간직하고 있기를 바랄 뿐이다. 나중에 혹시 볼 기회가 있을 때 이 기분을 고스란히 떠올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의 그림은 전체적으로 신비하다. 이 책을 쓴 저자의 설명을 읽어내려가다 보면 그림 자체가  갖고 있는 아우라가 점점 빠져나가는 것 같아 저자의 설명을 무시하고 그림 자체만을 보는 것으로 즐거운 책이다.

프리드리히는 광활하게 펼쳐진 자연 속에 인간을 조그맣게 삽입했다. 이 대조는 자연의 거대함을 체험케 하면서 동시에 현실에서는 결핍된 것,  그러나 그 실체를 분명히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한 갈망이 그림 속에 녹아있다. 그의 그림들을 보면서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들이 떠올랐다. 차이점은 호퍼가 등골이 서늘한 도시의 차가운 적막을 가져다준다면 프리드리히는 광활한 자연의 열정을 가져다준다. (아, 난 전생에 아무래도 동물이 틀림없는 거 같다. 왤케 자연이 좋은거냐. 독일도 한 번 가야겠고나.) 하늘과 바다와 나무가 이렇게 흔들리는 것처럼 묘사할 수 있었던 것은 독일의 안 좋은 날씨 덕분이었을 수 있다. 

또 호퍼의 그림 속 인물들이 실내에 있으면서 바깥에 무관심하지만 프리드리히 그림 속 인물들은 바다나 산, 태양이나 달을 바라보며 바깥에 있지만 더 바깥을 응시한다. 어느 것이 더 좋다고 말 할 수 없다. 두 화가의 그림 속 인물의 상반된 태도는 실재에서 우리의 분열된 모습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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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클로 - [초특가판]
트란 안 홍 감독, 양조위 외 출연 / 드림믹스 (다음미디어)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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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조위의 사슴같은 눈망울에서 시선을 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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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범우비평판세계문학선 27
미겔 데 우나무노 지음, 김현창 옮김 / 범우사 / 199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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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얇은 책을 읽는데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렸다. 단숨에 읽히는 서사중심의 소설도 아닌 것이 그렇다고 완전한 사상적 철학서도 아니다. 이런 어정쩡한 구조는 당혹스러웠고, 반복해서 같은 구절을 읽었다. 결론적으로 파올로 코엘료의 명상적 분위기가 자꾸만 떠오른다. -.- 그쪽 지방의 분위기인가...

금시초문인 우나무노의 안개를 선택한 데는 지극히 즉흥적이고 몽롱한 표지가 압도적 작용을 했다. 19세기 후반에 태어나서 20세기 초까지 살았던(1864-1936) 우나무노의 정신세계를 달랑  책 한 권 읽고 정의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이 책 <안개>에서 보여준 가치관은 전근대적이다. 전체적 줄거리는 아우구스또를 중심으로한 애정관과 결혼관이라 할 수 있겠다. 이 애정관과 결혼관이란 것이 우아한 문체로 조용한 울림이 있지만 근본적으로 어찌나 전근대적인지 우아한 문체가 아니였다면 중간에 책을 덮었을 것이다. 여성주의자도 아닌 내가 보기에도 이 정도일진대 가부장적 사유를 보면서 세상은 참으로 넓구나를 되뇔 수 밖에 없다.

"여성에 관한 유일한 심리적 실험은 결혼이야. 결혼을 않는 자는 심지적으로 여성의 영혼을 체험할 수가 없어. 여성 심리학 혹은 산부 심리학의 유일한 실험은 결혼이야."라든가 "(여성) 두 명은 안 되지요. 절대로 안 됩니다. 한 사람으로 만족치 않는다면,...최소한 세 사람이어야 됩니다." 등장인물들의 대화 속에서 작가의 여성관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여자가 자기 약속을 지키도록 돼 있는가? 자기가 한 약속을 지킨다는 것은 그건 남성적인 것이 아닐까?"물론 이 말은 여자가 한 말이지만 남성관과 여성관에 관한 근본적 생각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감동적인 문구들도 있다. "사람이 아주 사랑에 빠져서 결혼을 하게 되면 처음에는 크게 화를 낸다거나 육체적 욕망을 불살라 일으키지 않고는 자기 부인의 육체를 만지지 못하는 법이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고 서로 익숙하다 보면 결국은 자기 손으로 부인의 살을 만지는 것이 자신의 살을 만지는 것과 똑같은 무감각한 상태가 온다. 그러나 만일 부인의 살을 떼어 낸다고 하면 그건 자기 몸의 살을 떼어 내는 것과 똑같은 무서운 고통을 받게 된다는 거야."

비단 부부 사이에만 해당하는 원칙이 아니다. 모든 인간관계에 해당한다. 호감 있는 상대에게 관심을 얻기 위해 노력해서 사귐의 단계를 거쳐 익숙해지면 그 관계는 권태로운 단계로 진입한다. 서로가 서로에 대해 잘 안다는 가정하에 상처를 줄 수 있는. 그리고 나중에 깨닫는다. 그 사람 얼마나 소중했는지. 익숙한 사람에게 잘 해야하는 걸 알지만 우리는 어리석게도 관계의 시작점에 있는 사람에게 에너지를 소비한다. 자, 둘러보자, 내가 소홀하게 대하고 있는 사람이 있는지.

요즘은 미래를 건설하는 책보다는 현재를 연소하는 책을 주로 읽고 있다. 고로 나는 변했다, 고 주변에서 얘기를 듣는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미래는 희망보다는 두려움으로 다가오기 때문에 애써 피하고 있다는 걸 이 책을 읽으면서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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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만원 세대 - 절망의 시대에 쓰는 희망의 경제학 우석훈 한국경제대안 1
우석훈.박권일 지음 / 레디앙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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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우석훈의 나이가 얼마나 됐을까 궁금해서 검색해 봤지만 책에 대한 얘기만 나올 뿐이었다. 고로 얻은 정보는 쉬고 있는 이글루 블로그 사이트가 전부.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책은 아주 실망스럽고 책 값 아깝다. 그렇지만 또 모르겠다. 십대나 이십대는 이 책에 대해 어떻게 느꼈을지. 아무튼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에 이런 경제학 책은 탁상공론으로 여겨져 저자가 무지하고 하찮게 보인다는 것.

먼저 이 책은 현상의 원인보다는 현상의 분석 내지는 결과에 중점을 두었다. 지극히 경제학적 관점이기도 하지만 과연 이 경제학적 관점의 신뢰도는?하는 의문에 휩싸인다. 경제학 책을 많이 읽지는 않았지만 경제학의 단점이 심리가 전적으로 배제된다는 점이 특히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 책은 고개 숙인 이십대를 분석하고 있지만 나는 공감할 수 없다. 물론 내가 이십대가 아닌 탓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저자의 사회적 경험을 묻고 싶다. 저자는 경제적 현상을 교과서적으로 분석하고 있는데 그가 타겟으로 하는 이십대와 맞아 떨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십대의 빈곤한 경험이 우석훈이라는 입을 빌어 대변되고 있는 건 아닌지.

우리나라의 총체적 경제난국은 이십대에만 해당되는 것이 절대 아니다. 책을 읽다보면 그런 분석이 보이지만 88만원 세대에 집착해서인지 이십대로 자꾸 몰고가려는 점이 거슬린다. 잘 살려는 (경제적) 욕구는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 인간 역사의 공통된 관심사일 것이다. 다만 상황에 따른 전개 방법이 다를 뿐이다. (당신은 계속 십대와 이십대만을 위해 글을 쓰세요, 하는 말이 절로 나온다)

내가 이 책에 크게 실망한 이유는 바로 우석훈 저자의 개인적 경험의 부재다. (적어도 내가 보기엔) 저자의 경험이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한국사회는 특수 사회다. 미국이나 일본과도 비교할 수 없는 고유한 풍토가 있다. 미국과 일본이 우리보다 더 심각한 학벌 중심 사회지만 계급이동은 제한적이긴 하지만 우리보다 더 자유로운 사회이다. 오프라 윈프리 쇼에서 이런 얘기를 본 적이 있다. "미국 사회 계급의 문제는 중산층이 상류 사회로 진입할 수 없다"는 계급 고착화에 있다는 것이다. 나는 우리의 현재 상황이 미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 자본은 자본을 낳듯이 자본을 바탕으로 한 계급은 고착화 되어 있다.

특히 교육문제는 세계 그 어느 나라 보다도 격렬하고 치열하다. 비단 이것이 이십대와 기성세대의 문제일까? 절대 그렇지 않다. 이런 문제를 우석훈이란 저자는 수치로만 판단하려는 오류를 범한다. 한국은 객관적 수치가 2순위인 독특한 국가라는 걸 저자는 망각한 것 같다. 한편으로 내가 이 책에 냉정할 수 있는 이유 또한 내 나이듦(인정하기 싫지만)에 대한 인정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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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rk182s 2007-11-03 0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론 전사회가 다어렵죠,,그러나 우박사의 의도는 이미 30대넘어서는사람들은 갈때까지간사람들이라 (주식, 재테크,섹스문화,근거없는 우월감등등)사회의 비젼을 20대라는 룸펜?들한테서 찾는겁니다..30.40.50대사람들은 잘살든못살든 절대 사회적 비젼을가지고 변화에 동참할일이 없지만 그나마 20대는 아직 사회적 병아리라서 그 변화의가능성이 많다는 것이죠,,심지어 우박사는 아예 20대까지 져버리고 중고등학생한테 그 희망의테제를찾는경향까지 있습니다.

넙치 2007-11-03 1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독자연령을 이미 정하고 쓴 책인줄은 알지만 읽는 내내 현실감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취업을 앞둔 이십대들이 읽으면 진로에 분명히 도움이 될 건 같지만 건강한 자본주의 가치관을 가질수 있도록 인도해줄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경쟁을 피할 수 없는 단계에 우리 사회가 와 있다면 건전한 경쟁을 할 수 있는, 대안까지는 아니어도 희미한 빛이라도 주어야 '변화 가능성'이 많은 세대들에게 권한만할 책이 아닐까 합니다. 그런 면에서 소홀한 책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