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트시네마에 갔다가 저녁을 먹으러 종로2가까지 걸어나는데 쿨의 노래가 사방에서 나왔다. 백만년 만에 가보는 종로2가 골목은 여전히 주점들이 정체성을 알리려고 아우성치는 큼직하고 통일성 없는 간판들로 넘쳐났다. 20대 초반이 주 고객인 샤브샤브 집에서도 쿨의 음악은 이어졌다. 밥을 먹고 있는 이들도 쿨을 알까. 나는 쿨의 노래를 듣고 자랐기에 여름에 쿨은 진리라고 믿는다. 이렇게 사고의 편견은 형성된다.

 

여러 블로거들이 비치보이스의 음악을 기대하고 간다면 실망할 거라고 했다. 그래서 조금만 기대했는데도 많이 실망스러웠다. 비치보이스의 음악하면 여름이 떠오르고 흥겨움이 떠오른다.

 

영화는 비치보이스가 대중한테 그런 사고의 편견을 상품화하기 위해 어떻게 착취당했나를 보여준다. 곡을 쓰는 브라이언 윌슨은 어떻게 흥 넘치는 여름음악만 쓸 수 있냐고 제작자한테 대든다. 내면에서 올라오는 우울을 표현하는 곡을 쓰겠다고 하자 여러가지 약물들이 동원된다. 비치보이스는 즐거워야하니까. 시간이 흘러 나이가 든 후에도 여전히 심리치료사한테 감정을 지배받으며 일거수일투족을 감시당하는 이야기다. 가수가 아닌 한 사람의 개인사로 바라봐도 불행에 공감이 가야하지만 이 영화에서 묘사하는 방식에 나는 어떤 연민이나 감정도 느끼질 못했다. 영화가 끝나고 나니 존 쿠삭의 멍한 표정만이 남는다.

 

감독을 찾아보니 너무 부자네ㅋ <와일드>, <노예12년> 제작자이다. 다 별로였던 영화들이다. 영화가 플래쉬백과 현재를 교차시키면서 그 당시의 분위기는 잘 살렸는데 감정을 전달하는데 건조하다.불행한 뮤지션의 삶을 이렇게 건조하게 묘사하는 것도 재주인듯.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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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5-08-16 1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이런 비하인드 스토리가요. 슬픈 스토리군요. 기억해둡니다 러브 앤 머시

넙치 2015-08-17 11:57   좋아요 0 | URL
네, 저도 영화보고 알았어요. 즐감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