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할 때마다 가방에 어떤 책을 넣을 지 고민한다. 책 내용도 중요하지만 휴대하기에는 책의 무게도 중요한 요소이다. 책 무게를 따지다 전혀 읽고 싶지 않은 책을 넣어서 나가기도 한다. 읽고 있는 책들은 대체로 무거워서 마치 1킬로 아령을 가방에 넣고 다니는 기분이다. 어떤 날은 한 시간 가량의 독서시간이 있을 거를 예측하면서도 가벼운 책을 못 찾아 그냥 나갈 때도 종종 있다. 그런 날이면 별 목적없이 핸드폰을 들여다보게 된다. 눈이 침침해지고 시간은 낭비되고...난 책을 읽고 싶은데....
영문판 페이퍼백들은 새털처럼 가벼운데 왜 우리 출판사들 책은 이렇게 무거울까. 영문판 페이퍼백들은 휴대하기에 전혀 부담이 없다는 걸 요즘 새삼 느낀다. 내가 알지 못하는 출판계의 사정이 분명히 있겠지만 요즘 책들은 터무니없이 무겁다. 빳빳한 표지와 두꺼운 내지는 심지어 자꾸 덮여서 신경질적으로 자꾸 손으로 누르게 되는 책도 있다. 표지가 두꺼운 거 까지는 이해하겠는데 두꺼운 내지를 사용하는 건 왜 일까? 독서대에 책을 올려놓고 클립으로 고정시켜도 책이 자꾸 원래 상태로 되돌아가 덮이려고 하는 책도 많다. 마치 책은 펴서 읽는 게 아니라 책장을 덮어서 그대로 보기만 하라는 말인 것처럼.
언젠가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책 무게 때문에 출퇴근 지하철에서 책을 읽는 인구가 줄었다고. 이 말이 빈말만은 아니다. 내가 그 줄어든 인구 중 1인이다. 제발 책 좀 가볍게 만들어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