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노자의 뇌 - 기쁨, 슬픔, 느낌의 뇌과학 사이언스 클래식 9
안토니오 다마지오 지음, 임지원 옮김, 김종성 감수 / 사이언스북스 / 2007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은 아주 게을러져서 책도 몇 권 안 읽는데 그나마 읽은 책 기록 남기는 것도 귀찮다.-.-; 아무 것도 안 남기면 나중에 뭘 읽었는지 전혀 기억 못하니 귀차니즘에서 잠시 탈출해보자.

 

뇌과학에 관한 책을 몇 권 읽다보니 분과학문 분야가 다루는 세부 사항보다는 대체적인 지도를 그리게 되는데 그간 읽은 건, 음악, 언어, 기억, 계획과 실행에 관한 뇌 신경학적 관점 다룬 책들이다. 이번 책은 정서emotion와 느낌feeling을 다룬다. 사람이 오감과 육감으로 구현하는 물리적 것들에 대한 공통점이 있다.

 

느낌은 유기체의 가장 윗단계에 있는 작용이다. 저자는 느낌과 정서를 조금 구별한다. 정서가 얼굴표정, 목소리, 특정 행동에서 드러난다고 설명한다. 즉 정서는 행위나 움직임는 가시적 요소를 통해 발생한다. 느낌은 정서가 선행되어야하고 일종의 심상으로 유기체의 뇌 속에서 일어나는 사적 현상으로 정의한다. 실제 신체 상태에서 일어나는 게 아니고 어떤 주어진 순간 뇌의 체성 감각 영역에서 구성되는 실제 지도에서 비롯된다고 함. 음악이든, 언어든, 기억이든, 실행이든, 느낌이든, 그러니까 모두 선행하는 외부 입력이 존재해야한다. 그리고 개체는 그 외부 입력을 자신만의 회로에서 패턴화해서 저장했다가 제3의 외부의 물리적 자극이 있을 때 생긴다.

 

스피노자는 뇌과학과 대체 무슨 관계인가 하면 저자는 마음과 신체의 일원론을 주장하기 위해 스피노자의 <에티카>를 종종 인용한다. 이 책에서 저자가 주장하는 바는, 마음의 작용은 신체의 작용이라는 것. 마음은 뇌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뇌가 없다면 마음도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 뇌사상태에 빠진 사람을 생각하면 일리있기도 한데 완전히 동의하게 되진 않는다. 신체 상태 변화는 분명히 심적 변화로 이어진다. 몸이 피곤하면 짜증이 난다든가 무기력해진다든가, 반대로 몸 상태가 좋으면 기분도 상승 곡선을 그리는 건 분명하다. 저자는 마음의 임무를 몸의 생존을 위해 기능한다고 보는 점이 함정인듯. 스피노자까지 가져온 노력이 좀 물거품처럼 보인다. (사실 스피노자 이야기가 저자의 주장과 잘 섞이지 않고 두 권의 책으로 이루어진 거 같다. 스피노자 일대기와 뇌과학으로. 덕분에 스피노자의 간략한 일대기를 알게 되었지만) 마음이 신체를 위해서만 존재한다고 결론내리는 건 과학자의 시선이다. 자살 충동을 느끼는 사람들한테 일반적으로 마음을 굳게 먹으라고 말한다. 마음을 고쳐 먹으면 신체 세포나 유익한 화학물질들이 증가한다. 이게 신체 보존을 위해서라니...마음과 신체는 상호작용을 해서 분리하는 건 불가능하지만 저자의 결론은, 글쎄.

 

아무튼 6월도 나태하게 보내고 있는데 내 마음을 좀 들여다보고 고등생물로서 머리 좀 쓰고 살자. 제발.


댓글(3)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맥거핀 2013-06-18 1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제목만 보고, 스포노자의 뇌를 분석했다는 이야기인줄 알았어요. (하긴 스피노자의 뇌가 남아있을 리가 없죠. 아나톨 프랑스나 투르게네프의 뇌를 분석했다는 이야기는 들어봤는데..) 스피노자의 철학과 뇌과학을 연결하는 이야기이군요.

넙치 2013-06-19 01:41   좋아요 0 | URL
저도 처음에 스피노자의 사상과 뇌구조일거라고 생각했어요. 기대하고 읽었는데 실망감이 없진 않지만 철학이 늘 의문시하는 부분을 과학이 채워주는 면도 있어 결론은 꽤 흡족한 편이에요.

아나톨 프랑스나 투르게네프의 뇌를 분석했다니, 처음 들어요! 그런 책 알고 계심 귀뜸을...

이태희 2014-04-29 2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반사 / 정서 / 느낌 / 의식
분명한 구분과 이해가 되어야 합니다.
서술적 이해가 아닌 논리적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