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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쳐야 미친다 - 조선 지식인의 내면읽기
정민 지음 / 푸른역사 / 2004년 4월
평점 :
어떤 글을 읽고 느낀 점이 적은 사람은 머리속에 든 게 없는 사람이며 사고력의 크기가 작은 사람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 책을 읽고는 내 머리속에 든 게 적으며 내 사고의 한계를 또 한 번 마주해야했다. 물론 내 전문(?) 분야가 아니라고 변명하고 싶지만 정민 선생이 썼듯이 모든 사물은 텍스트며 텍스트에서 독서의 가치를 느끼는 건 전적으로 보는 이의 몫이다.
몸이 안 좋아서 악몽같은 4월을 보내고 있는데 불광불급은, 정말로 머나먼 이야기같다. 신체적 고통 때문에 전혀 다른 의미에서 미칠 것 같기는 하다.-_-;; 가장 화나는 일은 극장에 갈 수 없다는 것이며 컴 앞에 있는 시간도 일 할 때로 최소한 줄이고 책도 읽을 여력이 없다. 밥 벌이는 계속 해야하기에 왔다갔다 하는 와중에 차창 밖으로 보면 벛꽃은 만개해서 세찬 바람에 벌써 꽃잎을 떨구기도한다. 꽃이 연둣잎으로 바뀌기 전에는 기운차리고 예쁜 치마입고 팔랑거리며 거리를 걷고 싶다.
집 앞 극장에서 <대부>를 다시 상영하고 있는데 이걸 놓치는 게 가장 억울하다, 고만 나는 표현할 수 있다. 조선의 문장가들이었다면 명문을 만들어 자신의 입장을 에둘러 표현했을 터이다. 글은 점점 내게서 멀어져도 읽는 것만이라고 곁에 있는데 감사했는데 요즘 같아서는 읽는 것도 멀어지고 있는 것 같아 불안하고 불행하다. 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