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머무는 도시 그 깊은 이야기>를 리뷰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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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머무는 도시 그 깊은 이야기 - 역사도시, 이희수 교수의 세계 도시 견문록
이희수 지음 / 바다출판사 / 2009년 3월
평점 :
품절
독자가 기행문을 선택할 때 기준은 무엇인가. 내 기준은, 첫째, 도시에 대한 사실과 환상을 섞어 머리와 가슴으로 도시를 기억하고 상상할 수 있어야 할 것. 둘째, 작가와 내가 같은 영혼을 가지고 있다고 느낄 수 있는 구절이 있을 것. 셋째, 실용정보가 있을 것. 정도 되겠다. 세번째 실용 정보는 정확히 기행문을 선택하는 기준이라고 할 수 없다. 실용정보는 여행가드이북을 참조하거나 인터넷 검색을 통해 밥만큼이나 손쉽고 흔하게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의 글과 사진을 통해 앉아서 가봤던 곳을 추억하고 맞아하고 회상할 수 있는 교집합이 있어야한다. 또 가보지 않은 곳에 관한 시선은 흥미를 자아낼 수 있어야한다. 그것이 역사든, 작가의 무용담이든 또 그 도시 사람 이야기든 소재는 중요하지 않다.
이런 점에서 이희수 교수의 기행문은 내게 매력이 전혀 없다. 감성이 통해서 맞아서 와, 하는 감탄을 할 수도 없고 간략한 역사는 가이드북에도 나와있을 내용으로 개괄적이다. 이전에 나왔던 <지중해 기행>이란 책을 무척 따분하게 읽다 말았다. 도시에 관한 간략한 역사와 도시에서 느낀 지은이의 감상이 혼합된 일반적 형태를 택하고 있다. 이 책 역시 <지중해 기행>과 겹치는 도시도 있고 그렇지 않은 곳도 있지만 구성은 똑같은 형태를 취한다.
<지중해 기행>을 재미있게 읽은 사람은 어떤 사람일지 궁금하다. 이전 책을 재미있게 읽은 사람은 이 책에 박수를 보내겠지만 나처럼 따분하게 느낀 사람에게는, 이 책 역시 그렇고 그런 기행문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저자가 전공을 살려 다른 기행문이 다루지 않는 심도있는 역사를 다룬 책을 쓰면 더 흥미로울 거 같은데......그나저나 매년 이슬람문화권을 기행한다고 하니 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