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 꽃잎보다 붉던
박범신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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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 박범신 선생님께서 직접 이 노래를 부르시는 걸 들었다. 최백호의 <길 위에서>, 이 책의 테마곡.... 책은 이 노래로 시작한다. (작년 `가족끼리왜이래` 주제곡일때도 이 곡 들으며 엄청 울었었다)

노년에 부부 중 한 명이 치매와 파킨슨으로 죽어가는 그 때, 그 때부터 상대에 대한 진정한 사랑을 느끼는 이야기를 인터넷 문학동네 까페에 연재 중이셨고, 가을에 출간 예정이라 하셨다. 나는 연재는 거의 안보기 때문에 출간을 기다렸고, 어젯밤 반이나 읽었다. (간만에 엄청난 속도로~~ 역시 박범신 작가님 소설은 잘 읽힌다!)

나는 왜 당연히 죽는 사람이 여자고, 남아서 사랑하는 사람이 남자라고 생각했을까? 박 작가님이 주로 남자 주인공으로 작품을 쓰셔서 그랬는지도 모른다. 우연치않게도 내 주변의 노부부는 주로 아내의 수발을 남편들이 하고 계셔서 그랬을 것이다. 작품 첫장을 열면서 상상했던 남녀의 역할을 바꿔 생각하는데 한참 걸렸다.

죽음을 맞이하는 과정....
예전엔 알고 싶지도 않았고, 굳이 알려하지도 않았다. 이젠 나이가 드니 아프신 부모님들을 보게 되고, 다른 분들도 그 과정을 겪는 것을 보게 된다. 어떤 죽음이든 마음 아프지 않은 과정은 없다. 다만 그 과정이 보는 사람과 가시는 분 모두 조금만 고통스러웠으면 하는 바램이다.

작가님은 이 책을 70 평생 처음으로 자신의 `당신`에게 바친다고 하셨다. 자긴 다 해봤는데 이혼은 안 해봐서 그 고뇌를 모른다고 `당신`께 넌지시 이야기 해보았더니 콧방귀도 안뀌시더라고 하시며 `이제는 무서워` 너스레를 놓으셨지만, 그 분의 `인고의 세월`에 얼마나 감사하고 계시는지 알 수 있었다. 작가님은 이 책을 통해서 자신의 마지막을 `당신`이 봐줄 것이라는 믿음과, 그랬으면 하고 응석을 부리시는 것 같다.

이 세상 모든 관계가 다 끝나고, 죽음 앞에 남아줄 사람은 가족 뿐이라는 걸 이제는 안다. 그래서 가족의 연이란 참 징그러운거다. 마지막 가는 길 부끄러움과 아픔을 가족에게 보이겠지만, 그렇기 때문에라도 그들에게 보이는 나의 평생을... 부끄럽지 않게 살아야겠다는 다짐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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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하면 우리는 우리를 모르고 문학과지성 시인선 460
이제니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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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어떤 날> 이라는 mook지 1권에서 이제니의 여행 이야기를 읽었다. 시 같았다.

그래서 그녀의 시집도 읽어보고 싶었다. 뭔소린지 잘은 모르겠지만, 소리내어 읽어보믄 그냥 왠지 좋다. 좋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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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론 - 신영복의 마지막 강의
신영복 지음 / 돌베개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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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하기 위해 세 권을 사보긴 참 오랫만이다.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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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5-10-18 20: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한번에 단숨에 읽긴 아까운...더는 책을 신성시 말자 하면서도
머리맡 세계에 아직 몇몇은 지키고 앉았는 책들..고마운 거라 해얄지...ㅎㅎㅎ
좋은 밤 되세요.
 
개인적 기억 은행나무 시리즈 N°(노벨라) 9
윤이형 지음 / 은행나무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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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XT>에 책 소개도 되고, 정용준도 이 작가에게 편지를 써서 읽어보고 싶었다. 짧아서 단숨에 읽을 수 있어 좋았던 이 소설은 과잉기억증후군을 가지고 있는 `지율`에 대한 이야기이다.

아기 때 엄마가 우유젖꼭지 구멍을 크게 늘린 기억까지 기억하는 `지율`은, 우리 자식세대쯤 된다. 부모가 80년대생이고 부모의 직업은 웹툰작가, 웹디자이너. `지율`은 없는 살림에 자녀를 위해 노력하긴 했지만 집을 나간 엄마의 상을 47세에 겪으며, 사랑했던 연인 `은유`에 관한 잃어버린 기억을 더듬는다. 이 소설의 시대적 배경이 2050년대쯤 되는데, SF소설처럼 변하지 않은 상황에 안도감을 느끼다가도 한편으로 느껴지는 삶의 팍팍함에 답답하기도 했다.

홀로 자기를 키우던 아빠를 떠나 자립하기 위해 34세때 게스트하우스 운영직원으로 일하다 `은유`를 만났고, 사랑(은유)을 이해하기 위해 과거 기억을 잃게 해주는 약(오브)을 복용하기 시작했는데 약때문인지 사랑때문이었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암튼 은유랑 헤어진 이유는 까맣게 잊어버렸었다.

인간에게 주어진 최대의 선물이 `망각`이라고 하던데, 학창시절엔 도무지 그 말에 동의할 수가 없었다. 교과서, 참고서를 통째로 외우고 싶었고, 시험 문제를 풀기 위해 뭐든 기억해야만 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삶이 가지는 혼돈과 정상적인 사랑의 감정조차 어려움을 읽고 나니, 내가 받은 `망각`이라는 기능이 얼마나 감사한 선물인지 받아들일 수 있었다.

사랑을 한다는 것, 타인과 소통을 한다는 것... 누구에게나 생애 전체를 통해서 노력해야 할 일이라는 것을, 기억을 너무 잘하는 `지율`과 자기가 기억하고 싶은 것만 기억하는 `은유`의 이 이야기를 통해서 생각해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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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5-10-18 20: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잊을 수없는 것 만큼 고통이 없죠..
확실히 망각은 축복입니다.

보물선 2015-10-19 17:30   좋아요 1 | URL
공부할땐 잊어버리지 않게 계속 복습하잖아요~
기억력 좋은 사람이 부러웠었죠.
하지만 지금은 적당한 `망각`, 꼭 필요하다는 걸 절실히 느껴요.

[그장소] 2015-10-19 17:35   좋아요 1 | URL
오랜 기억일수록 안 잊혀진다는 걸 생각하면 참..
이상하죠..되새김하는 것도 아닌데..
공부와는 좀 다른 뇌의 활성 같아요..

잊어야할건 잊는 편이 ...좋더란 걸 저도 이제야 압니다.^^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지음, 박은정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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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을 탔기 때문에 산 책 전혀 아님.
표지가, 제목이, 새로운 형식이, 여자가, 전쟁이라는 단어가.... 다 매력적이었다.

몇 페이지 넘기지 않았지만, 흡인력 있다.
남성이 기록한 전쟁 말고, 여성은 전쟁에서 어떻게 무엇을 했는지를 기록한 인터뷰로 이루어진 소설.

전쟁을 직접 겪진 않았지만 지금도 전시상황임을 느끼게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 이 땅에 사는 여자로서, 그녀의 문장을 깊숙히 느껴보자고^^

사람은 참으로 오랜 시간이 흘러서야 지나온 세월이 바로 자신의 삶이었으며, 이제 그 삶을 받아들이고 떠날 준비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하지만 상처를 받은 채 떠나고 싶지는 않은 법.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은 척, 그렇게 쫒기듯 황망히는. 지난 삶을 돌아보는 사람의 마음속엔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은 욕구뿐만 아니라, 풀지 못한 삶의 비밀까지 알아내고픈 욕구도 숨어 있다.
- 22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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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as 2015-10-14 00: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발표전부터 찜해놨는데!!! 아직 도착을 안하네요 기대하고 있습니다:)

보물선 2015-10-14 06:46   좋아요 0 | URL
같이읽어요^^

해피북 2015-10-14 0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책 소개 감사해요. 저두 읽어보구 싶어집니다^~^

보물선 2015-10-14 08:50   좋아요 0 | URL
같이읽어요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