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하지 못하는 마음 담아 편지를 쓰고픈 날 

                                                                   

아무때라도 내가 보고싶다고 누군가를 찾는다면
앞도뒤도 돌아보지 않으며 달려 올 수 있는 사람...
 
흐린날에 향긋한 차 한잔에 목마름을 채우며
특별하게 담아두고 전하는 말이 아니라도
일상의 사소한 이야깃거리를 주제로
편안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사람...
 
허전한 마음을 채우려 들때마다 떠올리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도 오다가다 마주치면
소탈한 웃음 하나라도 정겹게 보일 수 있는 사람
 
낯선 길거리에서 발걸음을 멈추고
돌아 보고 있을때 문득 떠오르는 사람...

그런사람 당신이 몹시도 그리울땐
편지를 쓰고 싶어요
 
어두움을 뒤로 하고 잔잔한 바람 소리도 벗삼아
깨알 같은 글씨 하나하나 꼭꼭 눌러 써가며
보고싶었단 흔한 말보다는 이런날엔 이따금씩
그리울 때도 있었다고 말하고 싶어요

 
어쩌면 편지지위에 마음을 실어 전하지
못한 말까지도 빼곡히 옮겨두고도
서랍장 속에 넣어두게 될지 모르지만,
그래도...
그래도 이런날엔 어쩌면 내 마음을
조금은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
또다시 끄적입니다
 
말로 다 전하지 못한 마음
글속에 차곡차곡 담아 전합니다.
 
오늘처럼 바람 잦은날에는
나도 몹시 울적할 때도 있었다고...
당신과 함께 하고플 때가 있다고...


                                                     詩 / 보슬비
                                          낭송 / 김춘경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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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stella.K > 우리가 어느 별에서

정호승 시인의, '우리가 어느 별에서'라는 시에서 나온 노래.

우리가 어느 별에서 만났기에
이토록 애타게 그리워하는가

우리가 어느 별에서 그리워했기에
이토록 아름답게 사랑할 수 있나

우리가 어느 별에서 헤어졌기에
이토록 밤마다 별빛으로 빛나는가

우리가 어느 별에서 잠들었기에
이토록 흔들어 새벽을 깨우는가

꽃은 시들고 해마저 지는데
저문 바닷가에 홀로 어두움 밝히는 그대
그대와 나 그대와 나

해뜨기전에 새벽을 열지니
해뜨기전에 새벽을 열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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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ika 2004-03-04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침에 출근해서 좋은 노래 듣고 갑니다.

김여흔 2004-03-04 1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해요. 님의 하루, 별처럼 빛나길 바랄게요.

비로그인 2004-03-04 2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쩌면 좋아요...전 이 노래 첨 들어봐요. ㅠㅠ

김여흔 2004-03-04 2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꽤 소문난 곡인데 첨이라니요. ^^
 

홀씨님께서 2003-10-05일에 작성하신 "<마을편지 10> 유쾌한 야단법석, 마을 운동회"이라는 제목의 글입니다.

<마을편지 10> 유쾌한 야단법석, 마을 운동회



10월 첫날, 동향면 면민의 날 겸 면민체육대회가 열렸습니다.

동향면 최대, 최고의 잔칫날 인 셈입니다.

체육대회보다는 운동회라 하겠습니다.

운동회가 더 정겹기때문입니다.



아침 일찍부터 논, 밭 대신 동향초등학교 운동장으로 구름같이 인파가 몰려들었습니다.

마을 주민 뿐아니라, 외지로 나가사는 아들, 딸, 손자들도 적당히 섞여들었습니다.



으레, 완장찬 공무원, 한표가 아쉬워 이날만은 굽신거리는 정치인, 찬조하고 후원한듯한 기업인, 터주대감 표정을 한 마을 유지 등이 단상이 비좁게 다투어 차지하고 앉았습니다.

마을 주민들은 단하에 초등학생 처럼 조회 대형으로 도열했습니다.

단상 사람들의 축사, 연설, 또는 훈시를 좋은 날이라 오래도록 참아냈습니다.



동향면은 풀씨네가 사는 능금리를 비롯, 대량리, 학선리, 자산리, 신송리, 성산리 등 6개 리, 25개 마을로 이루어졌습니다.

운동회는 이들 6개 리끼리의 대항전 양상입니다.

배구, 게이트볼, 씨름, 줄다리기, 굴렁쇠던지기, 훌라후프, 400미터 이어달리기 등이 동향초등학교 운동장에서 한나절 내내 겨루어졌습니다.



능금리는 종목마다 거의 2등을 도맡아해, 결국 종합성적에서도 면소재지가 위치한 면의 상업 및 교통 중심지 대량리 다음으로 2등을 했습니다.

아무래도 젊은 사람들의 많고 적음이 그대로 등수에 반영되는 양상입니다.

젊은 풀씨네 풀씨들은 어정쩡했습니다.

선수요건, 즉 주민등록을 아직 마을로 옮기지 못했기 때문이지요.

내년을 기약하는 수 밖에 없었습니다.



운동회와 자연스런 술판을 빌미삼아 이곳 마을 사람들과 자연스레 인사하고 교분하려했던 당초의 목적은 반도 채 이루지 못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모이다보니, 시끌벅적 어수선 했기 때문이지요.

야단법석의 판이었던 것입니다.



석가는 야외에 단을 펴고 설법을 했는데(野壇法席), 영취산에서 법화경을 설법했을 때는 무려 3백만 명이나 모였고, 많은 사람이 모이다 보니 질서가 없어 시끌벅적, 어수선하게 되었고, 이런 모습을 빗대 野壇法席이라는 말이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딱, 그 장면이었습니다.



마을 운동회는 몇일이 지난 지금까지도 가벼운 근육통으로 남아있습니다.

참, 유쾌한 야단법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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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4-03-03 1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줄다리기, 굴렁쇠던지기, 훌라후프....정말 정겹습니다. 마을 운동회의 장면이 머릿 속에 그려지네요. ㅋ
아, 야단법석으로만 끝나지 않았으면 더 좋았을 거구요...^^

水巖 2004-03-03 1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분만이 주고 받고 받고 주고 하네요. 옛날에 서울사는 우리들이 시골사는 친구네 집엘 갔는데 마침 동네 운동회를 하더라고요, 이를테면 우리들은 능금리 사는 친구동네를 응원 했고 대량리 사는 어깨들이 우리들을 때리려고 해 우리들 서울놈들 혼쭐났지 뭐에요. 서울에 돌아와서는 매주 일요일닐 을지로6가에 있는 경기여객 버스종점에 나가서 대량리놈들 혼쭐냈죠. ㅋㅋ매주 번갈아가며 나갔더니 소문이 나서 이녀석들 한정거 미리 내려서 헛탕치군 했지뭐에요.
50년년전 얘기래요. ㅎㅎㅎ

김여흔 2004-03-04 0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도권만 하더라도 그 정도가 심하지 않지만 그 외 지역에선 처녀, 총각을 찾아 볼 수가 없어 많이 아타까운 마음이에요. 시골마을에 가보면 청년회니 부녀회니 노인회 등의 조직이 있죠. 그런데 요즘은 5-60대가 청년회랍니다. 70 이 안되면 경로당도 못가는...^^
그리고 운동회, 제가 몇년 전쯤 학원 시간강사를 했던 적이 있었는데 우연찮게도 제가 졸업한 초등학교에 출강을 해서 아이들을 가르치게 됐었죠. 그 중엔 갓스물에 사고를 친 여자 동창의 아이들, 또 저희 옆집 아이들도 있었어요. 전교 학생인원이 30명 밖에 안됐는데, 어느 날 강의를 하러 갔더니만 가을운동회를 하고 있더라구요. 선생님이라고 해봐야 유치원 교사까지 달랑 3명이 다인데, 그 중 남자 선생님이 애들 상주랴, 달리기 시합시키랴, 이래 저래 분주했죠. 그래도 청군, 백군 응원하는 모습은 여느 도시학교 버금간다면 서러울 정도더군요. 그 덕에 이젠 엄마가 돼버린 동창이랑 그네에 앉아 왕년의 추억을 곱씹을 수 있어 기뻤답니다.
 

홍화씨님께서 2003-09-21일에 작성하신 "2003. 9. 21. 일요일 - 쨍그랑 깨지는 가을하늘, 허수아비 만들기"이라는 제목의 글입니다.

아침. 흙으로 어설프게 만든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느라 쪼그려 앉았다. 찍찍찍 귀뚜라미가 울다가 도망간다. 동네는 온통 적막하다. 문득 맑은 소리가 들린다. 교회에서 울리는 차임벨 소리다. 도시에서는 소음이라고 틀지 못하는 저 소리를 시골에서는 마음 놓고 울릴 수 있는 모양이다. 조용하게 들리는 차임벨 소리가 오랜만이라 너무 반갑다. 할머니들이 마을길을 함께 내려가는지 갑자기 길이 소란스럽다.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소리로 짐작을 할 수 있는 할머니들의 소리는 천천히 이동하고 있다. 우리 생을 관통하는 본질적인 힘이 과연 무엇일까? ‘울림’이리라는 짐작이 할머니들의 소리로 인해 느껴진다. 한 울림으로 와서 울림으로 살다가 울림을 어딘가에 남기고 우리는 떠나는 것이 아닐까? 화장실에 앉아서 별 생각을 다한다. 재래식 화장실을 사용하면 마음이 편하다.

마을을 방문한 손님들과 함께 허수아비를 만들었다. 나무에 짚을 붙이고 알록달록한 옷을 입혔다. 얼굴을 만들고 백일홍으로 눈을, 고추로 입을, 맥문동 꽃으로 코를 만들었다. 그 위에 자연보호라고 새겨진 모자도 씌웠다. 각자 만든 허수아비를 학교 입구에 세우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아이들은 제 손으로는 처음 만들어 보는 허수아비를 끌어안고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다. 수연이와 지호가 보고 싶어진다. 어른들도 즐거워한다.

허수아비 만들기가 끝나고 어른들은 족구를 했다. 풀씨네가 한 팀, 방문한 아빠들이 한 팀을 이루었다. 족구를 하는 중에 이 지역 출신 국회의원 정세균 씨가 찾아왔다. 가까운 곳에 왔다가 잠시 들렀다는 그이와 인사를 하고 박천창 씨가 풀씨네를 소개했다. 오늘은 다른 일정이 많으니 다음에 정식으로 자리를 함께 하자는 약속을 하고 정세균 씨가 떠났다. 마무리하지 못한 게임을 위해 다시 뭉쳤다.

저녁은 재철 씨가 내겠단다. 재철 씨는 우리보다 먼저 능길에서 일하는 사람인데 못하는 일이 없다. 농장에 있는 집을 고쳐서 짐을 들였는데 집들이 겸 저녁을 내겠다는 것이다. 저녁 식사는 준비하지 않아도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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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4-03-03 16: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전 오지 여행을 하고픈데요. 그놈에 화장실에 대한 낯가림(?)이 심하여, 웬만한 민박에서조차도 짐을 풀지 못 해요...근데 언제나 자연의 일부같은 홍화 씨의 글을 읽으니 용기내어 재래식 변소에 앉아 해우하는 기분도 괜찮겠다 싶네요. ㅋ
글고 여러 분이 함께 만들었다는 허수아비도 보고 싶네요. 글고 그렇게 예쁜 허수아비가 어찌 참새를 쫓을 수나 있었을까 궁금키도 하구요. ㅋㅋ

김여흔 2004-03-04 0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은 생태화장실(퍼머컬쳐식)이라 해서 냄새도 없고 친환경적인 설계를 할 수 있다고 해요.풀씨네에도 건축을 전공한 도시처녀가 있죠. 처음엔 과연 저 사람이 저런 뒷간에서 볼 일을 볼 수 있으려나 했는데 잘도 들락거리든데요. ^^ 음, 허수아비, 옛날 참새들은 자신보다 큰 무엇이 팔을 쫙 벌리고 있는 꼴을 보고는 지레 겁을 먹고 경계를 했다하네요. 21세기 참새들은 허수아비를 같잖게 생각한다죠. 그저 도시아이들을 대상으로 생태나 농촌체험, 교육 차원이랍니다.
 
 전출처 : 쎈연필 > 그리하여 어느 날, 사랑이여

한 숟갈의 밥, 한 방울의 눈물로
무엇을 채울 것인가,
밥을 눈물에 말아먹는다 한들.

그대가 아무리 나를 사랑한다 해도
혹은 내가 아무리 그대를 사랑한다 해도
나는 오늘의 닭고기를 씹어야 하고
나는 오늘의 눈물을 삼켜야 한다.
그러므로 이제 비유로써 말하지 말자.
모든 것은 콘크리트처럼 구체적이고
모든 것은 콘크리트 벽이다.
비유가 아니라 주먹이며,
주먹의 바스라짐이 있을 뿐,

이제 이룰 수 없는 것을 또한 이루려 하지 말며
헛되고 헛됨을 다 이루었다고도 말하지 말며

가거라, 사랑인지 사람인지
사랑한다는 것은 너를 위해 죽는 게 아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살아,
기다리는 것이다,
다만 무참히 꺾여지기 위하여.

그리하여 어느 날 사랑이여
내 몸을 분질러다오.
내 팔과 다리를 꺾어












                              최승자, 『그리하여 어느 날, 사랑이여』(시집: 즐거운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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水巖 2004-03-04 1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가 좋아 빌려갑니다. 언제든 돌려 달라시면 돌려드리겠읍니다.

김여흔 2004-03-04 2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 말씀을 다 하시네요. 님께서야말로 언제든 퍼 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