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정 육심원의 그림에 푹 빠져있는 하루입니다.
차분해지는 그림 속 사람들의 표정도 어쩌면 그렇게 온화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
하면서 한참 눈을 떼지 못하곤 하죠.
그러면서 모질어진 제 마음도 곱게 다듬습니다.
지난 열흘, 참 많은 일들로 새파랗게 질려 있었지요.
그 때문에 모질고 날카롭게 속이 상했나봅니다.
여린 맘, 아무리 단단히 묶어 보아도 내일이, 그리고 그 다음 날이 두렵기만 하네요.
어제는 친구 녀석이 송어를 낚아 제 손으로 회로 발라 대접해주며 다독여 주더군요.
괜찮다,고 그렇게만 말하고 올 수 밖에 없었는데
가족들과 동생의 친구들이 모여 술잔을 건넵니다.
위로와 동조와 욕설과 눈물,
그저 듣기만 하다가 끝맺음의 날이 어서 오기만 바란다, 그랬답니다.
그리고 피곤하다고.
그리워 당신에게로 걸었습니다.
당신 무릎을 베고, 당신 목소리를 들으며 눈물나게 고맙다는 말도 못하고 잠들었죠.
십년도 넘은 전인권 앨범 <지금까지 또 이제부터 II>를 꺼내 먼지를 털고 턴테이블에 올려봅니다.
우리들 사랑,
설레이고 어지럽고 후회하고 미안해지고.
늘 기쁜 날만 있길 바래요, 당신에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