醴肥辛甘 非眞味 眞味只是淡
예비신감 비진미 진미지시담

神奇卓異非至人 至人只是常
신기탁이비지인 지인지시상
  

<채근담>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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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올해는 음악을 많이 듣질 못했다. 음반도 예전에 비하면 좀 덜 산 듯 하다. 그리고 어떤 음반들이 내 cd 장에 쌓여있는지도 모르겠다. 언제부터인가 대충 얹어 놓고 있다. 

그럼에도 대략 이런 음반들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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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베토벤 : 피아노 소나타 8집
베토벤 (Ludwig Van Beethoven) 작곡, 쉬프 (Andras Schiff) / ECM / 2008년 11월
25,000원 → 21,000원(16%할인) / 마일리지 210원(1%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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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슈만 : 합창음악 제1집 - 별에게
슈만 (Robert Schumann) 작곡, Konrad Elser 연주, Orpheus / Carus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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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바흐 :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Digipak]
바흐 (Johann Sebastian Bach) 작곡, 피녹 (Trevor Pinnock) / Avie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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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레이 페라이어 - 바흐 : 파르티타 2, 3 & 4
바흐 (Johann Sebastian Bach) 작곡, 머레이 페라이어 (Murray Pe / 소니뮤직(SonyMusic) / 2008년 3월
16,000원 → 13,400원(16%할인) / 마일리지 140원(1% 적립)
2008년 12월 28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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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살 기운이 있는지 팔다리가 아프다. 푹 잠들었으면 좋으련만 요즘은 새벽에 깨면 몇 시간동안 잠을 잘 이루지 못한다. 오늘도 칭얼 거리는 아이 소리에 깨었다. 다시 잠을 시도하려고 뒤척거리다 결국 포기했다. 나와서 시간을 보니 새벽 2시 30분... 목도 조금 부었고 몸살기운도 여전하다. 잠을 자야하는데... 

낮에 회사는 자발적 선택이라는 이름으로 외딴 곳으로의 파견을 지원하라고 독려했다. 자발적인 모양새를 갖추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강요하면서...그 말을 옮긴 이들이 부장,차장하는 좋을 때는 다들 좋았던 '우리가 남이가 하던' 선배들이다. 사람들은 늘상 그럴싸한 말로 자신의 이기를 덮으며 다른 모든 것들을 희생해서라도 일신의 안위와 권력자의 하회같은 은혜만을 기대한다.  

파견지는 아주 아름다운 곳이다. 못갈 것도 없다. 그런데 그곳에 혼자 상주해야 한다. 다들 가정이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선택을 하든 명령에 의해서 가든 곤란하긴 매한가지다. 더 큰 고민은 가서 하는 일이 기존의 업무와 완전히 다른 일이다. 회의 시간에 다들 땅만 바라봤다. 다음 주 월요일까지 자발적으로 나오지 않으면....아니 꼭 나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학교를 다니는 경우라면 몇 년간 기러기를 할 수 밖에 없다. 나같은 경우라면 함께 이사를 가는 방법... 그렇다고 회사에서는 별다른 지원도 없다. 전세금 대출같은 것은 턱도 없을 것이다. 영역을 넓히기 위해 그냥 맨땅에 사무실 하나 만드는 것 뿐이니. 따로 추가 경비가 나오지도 않는다. 혼자 갈 경우 두 집 살림하는 셈이다 보니 비용도 아마 더 들겠지...밥을 해먹던가 아님 사먹어야 할 텐데. 

와이프는 대략 2년 정도 이후에는 거기서 살아봐도 좋을 것 같다고 한다. 나 역시 작은 동네에서 사는 것에는 불만이 없다. 어차피 고향도 없는 인간이니 여기 저기 다녀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내게 문제는 '상이한 업무영역'이다. 현재  아내는 둘째 아이를 임신중이다. 내년 6월이 되면 둘째 아이가 세상에 나온다. 아이의 태명은 '보리' 다. 우리가 좋아하는 도서출판 '보리'이기도 하고, 쌀보리의 '보리'이기도 하고, 부처의 '보리'이기도 하고....그냥 예뻐서 그걸로 하기로 했다. 뭐  내심 딸이길 원했는데 또 아들이다. 락 밴드를 하나 만들어야겠다.  

내가 요즘 제일 걱정스러운 건 아무것도 해보지 못하고 뒤뚱거리다가 암살당하는 것이거나 우물쭈물하다가 늙어버리는 것이다. 최근의 몇 가지 징후들은 내게 신중함을 요구하고 있다. 

요즘 <햄릿>을 여러 방식을 통해 읽고 있다. 그리 두꺼운 책이 아닌데도 그래서 한장을 읽는데도 꽤 시간이 걸린다. <햄릿> 1막 3장에서 햄릿의 달콤한 유혹을 거부하라고 딸을 훈계하는 폴로니어스의 말이 있다.  

When the blood burns, how prodigal the soul/ Lends the tongue vows.These blazes,daughter, / Giving more light than heat, extinct in both, / Even in their promise, as it ia a-making,/ You must not take for fire.   

피가 끓을 때면 영혼이 얼마나 방탕하게/ 혓바닥에다 맹세들을 빌려 주는지, 이런 불꽃들은 말이다./ 딸아/ 열보다 빛을 더 내는지라, 빛도 열도 꺼진단다./ 심지어 약속을 하고 있는 바로 그 마당에도,/ 그걸 불로 착각해서는 안 되지. 

딸을 훈계하는 아버지의 평범한 말인데 나는 이 말을 정치적인 의미로 읽는다. 수많은 슬로건과 맹세들과 서명들... 모두 '혓바닥'의 맹세는 아닐까 스스로도 조심스럽다. 내가 그런 것은 아닌지 늘 반문한다. 다들 시뮬라르크된 싸움을 즐기고 거기서 만족하는 것은 아닌지 돌아본다. 멀리 있는 적에게 싸움을 거는 것과 가까이에 들어와 있는 그의 그림자와 싸우는 것은 어떤 것이 어려운 일일까?  다들 멀리 있는 적에 욕지거리를 하면서 내 옆에 들어와 있는 그의 망령과의 싸움에서는 고개를 돌리는 것은 아닐까?  멀리 있는 적을 아무리 막되먹은 '쥐'취급해도 사실 내게 아무런 해도 되지 않는다. 그래서 난 단 한번도 그를 '쥐'라고 부른 적이 없다. 그가 '쥐'가 아니어서가 아니다. 그를 '쥐'라고 말하면서 내가 묻어버리려는 것은 무엇이지 하는 인식이 나를 찌르기 때문이다. 

혓바닥의 맹세를 불로 착각해서는 안되는 법이다.  

늘상 대충 대충 <한겨레21>을 보는데....이 두 장의 사진이 내게는 기억에 남는다. 


  

△ 11월14일 이랜드 노조원들의 마지막 투쟁문화제가 열린 서울 상암동 홈플러스(전 홈에버) 월드컵점 앞에서 한 여성 조합원이 김경욱 이랜드일반노조 위원장의 아들 강민군을 껴안으며 반가워하고 있다. <한겨레21> 윤운식 기자 


.....김경욱 위원장과 노조간부들은 복직되지 못했다. 김경욱 위원장은 아들이 발달장애 증상을 보여서 병원과 현장을 왔다갔다하면서 시위를 이끌었다고 한다....  


 

12월19일 오전 11시, 서울 은평구 구산초등학교 앞. 정상용(42) 선생님은 굳게 닫힌 교문 앞에 섰다. 바람이 찼다. 교문은 정씨가 학교 가는 것을 가로막는 쇠창살 같았다. 교문 너머에는 6학년 8반 아이들이 체육 수업을 하고 있었다. 사흘 전까지 정씨가 가르치던 반 아이들이다.  

....나는 어제 이 사진을 보면서 마음이 무척 아팠다. 그리고 ..몇 번이나  머리를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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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6시 부터 언론노조가 파업에 들어갔다. 어제 MBC 뉴스데스크 여자앵커는 마지막 맨트에서 단호하게 파업의 정당성과 노조원으로서 방송불참의 이유를 밝혔다. 

파업은 그냥 붙자...하는 게 아니다. 눈에 보기엔 거리에 모여서 '으쌰 으쌰' 만 하는 것 같지만 진행 단계별로 상대의 대응에 따라 전략전술을 끊임없이 조정해가면서 변화한다. 정세 파악과 그에 따른 적절한 대응 사이의 관계,그리고 조화를 생각하면-늘상 사후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이지만- 예술적이다. 이것이 항상 아름답다는 뜻은 아니다. 

이번 사태의 중심에는 MBC가 있다. 그럴 수 밖에 없다. 사실 언론노조는 이질적인 성격의 회사와 직종간의 혼합이다. 한 언론사의 노조안에도 직종간의 정치적 이해가 엇갈린다.기자와 PD들이 정치적 변화에 가장 민감하다. 각 언론사의 입장도 서로 사뭇 다르다. 기본적으로 모두 경쟁사들이지만 더 큰 차이는 소유구조가 다른데 있다. 거기에 규모 역시 차이가 난다.언론 노조에서도 중앙/지역사의 핵심 과제가 다르다. 인식 차이도 존재한다. 쉽게 말해서 20억 짜리 <북극의 눈물>을 추진할 수 있는 회사와 20만원 쓰는데도 결재를 2-3번 수정해야 하는 상황에는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통합을 전제로 다시 분리해본다면, 신문사/방송사,중앙사/지역사, 공영방송/민영방송 등에 따라 각각 서로 합종연횡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거기에 모든 종사자들이 대게 중산층 이상이고 학벌들이 좋은 사람들이다. 결국 '다 자기 잘났다고 믿는' 사람들이란 말이다. 쉬운 말로 툭하면 '이게 뭥미?' 되는 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B의 언론정책'은 이런 차이를 극복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 여러가지 말로 설명할 수 있으나 MB의 언론정책은 기본적으로 해방 이후 한국 언론에 공통된 합의와도 같은 것을 바꾸려는 시도이기 때문에 그렇다. 그것은 '공익'과 '공공성'에 대한 합의이다. 최근 CATV와 각종 매체들이 늘어나면서 이런 부분이 많이 희석된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지상파라는 전파는 기본적으로 '공공의 소유'라는 철학이 바탕되어 있었다. 정부는 그것을 각 방송사에 할당해준 것 뿐이다. 그렇기때문에 그것이 공영이든 민영이든 그 실천의 편차는 다르겠지만 '공공성'이라는 존재의 한계를 갖는다. 하지만 이것은 늘상 권력과 자본의 힘에 의해 침식되어왔다. 가장 약한 구석은 바로 SBS를 포함한 민영방송이다. 공영성과 대주주의 이익이라는 사이에서 민영방송은 점차 뒤로 후진할 수  밖에 없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하지만 민영방송은 처음부터 공공성의 기대가 스스로 낮았기 때문에 이 사태를 '자사의 향후 이익'의 관점에서 바라본다. 한나라당 언론악법 중에 민영방송들이 더 관심을 갖는 것은 '미디어랩'문제다. 즉격탄이기 때문이다. SBS는 미디어랩과 종합 PP의 신설문제, 지역민방은 미디어랩과 의무편성비율이다.

반대로 MBC는 정부가 흘리는 'MBC 민영화' 문제가 핵심이다. 지난 해만 하더라도 MBC는 지역 광역화 문제 (군소 지역의 MBC를 거대권역으로 묶는 방식)로 골머리를 앓았다. 서로 다른 임금체계와 제작 여건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효율적 조정은 노사 전체에 큰 관건이었다. 그런데 MB가 들어서면서 민영화 문제를 흘리자, 일단 이 문제는 뒤로 물러났다. 광역화팀 자체가 전부 원사 복귀를 했으며 '민영화' 문제에 대응하고 있다. 그것은 MBC 전체의 위상 그리고 생존과 관련된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번 파업의 핵심에는 MBC가 있다. 엄기영 사장부터 신입 노조원까지 'MBC민영화'에 반대하는 한가지 목소리다. 서울MBC부터 제주MBC까지 모두 같은 입장이다. 그러니 MBC가 이번 파업의 중심에 있을 수 밖에 없다. SBS는 참여는 하지만 단계적 대응을 하고 있다. MB정부의 눈치도 봐야하고 MBC의 민영화의 결과 손익도 따져봐야 한다. 물론 이것은 노조의 입장은 아니겠으나 그만큼 절박성은 떨어진다는 것이다. KBS는 다들 알다시피 언론노조로부터 탈퇴설까지 나왔었다. 현재 KBS는 언론노조에서 별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그리고 별로 원하지도 않는 듯 하다. 신문사들 역시 신문-방송 겸업에 반대하는 경우도 많지만 또 한 편에서는 TV참여를 염두해두고 작업을 하고 있다. 싸우는 것과 또 그 이후를 대비하는 것은 다르다는 논리하에서다. 경향신문 같은 경우도 다들 방송참여를 할 경우 가만히 있을 수 없다고 말한다. 지역 신문들이 지면파업을 하고 있으나 그 영향력은 미비하다. 지역민방의 경우는 그저 SBS와 사주의 눈치만 살피고 있는 상태다. 노조 차원의 작은 집회정도가 전부이다. 즉 언론노조가 지난 주에 총파업 지침을 내렸지만 실재로 즉각적으로 그 지침에 가장 충실한 것은 MBC 외에는 별로 없다. 이런 느슨한 연대라면 MBC가 황우석 사태때 처럼 고립될 수도 있다. 물론 그렇다고 하더라도 MBC는 목숨걸고 싸울 수 밖에 없다. 

MBC와 언론노조의 총파업을 지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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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현정권, MBC를 재벌·조중동에 내주려 한다”


기사입력 2008-12-25 19:15 기사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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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방송법 개악’ 저지 확산]

MBC 왜 똘똘 뭉쳤나

<문화방송>(MBC) 노조가 26일 오전 시작되는 전국언론노동조합 총파업의 선두에 선 것은 개악 언론관계법의 총구가 문화방송을 정면으로 겨누고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재벌과 보수신문의 지상파방송 진출을 전면 확대한 한나라당의 신문·방송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문화방송이 가장 먼저 민영화란 벼랑 끝으로 내몰릴 것으로 노조는 보고 있다.

간부들도 위기의식…“엄 사장도 공영사수 의지”

박성제 노조위원장은 “재벌 사주 쪽에서 보면, 민영화된 엠비시가 시장에 나오는 게 얼마나 군침이 나는 것이겠냐. 미디어산업 발전이라는 한나라당의 언론관계법 입안 이유는 핑계에 불과하다”며 “엠비시를 재벌과 조중동에게 내주려는 정권의 의도를 국민에게 직접 알리기 위해 노조는 모든 걸 각오하고 총파업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특히,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최근 방송문화진흥회 창립 20주년 기념식 축사에서 한 ‘정명’(正名·공영과 민영 중 택일) 발언과 그의 발언을 인용해 문화방송 민영화를 압박한 조중동의 보도가 방송사 구성원들을 더욱 자극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화방송 한 관계자는 “최 위원장 발언과 조중동 기사가 내부 비판 정서에 기름을 뿌린 게 사실”이라며 “이런 보도가 ‘파업을 유도하는 것 아니냐’며 많이들 화가 났고, 사내 여론이 노조 파업에 공감하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한나라당 언론관계법을 바라보는 문화방송의 위기의식은 간부들이라고 해서 다르지 않다. 한 팀장급 간부는 “한나라당 언론관계법이 엠비시의 ‘엠’자도 거론하지 않았지만 엠비시 민영화를 위한 길 터주기임을 엠비시 구성원치고 모르는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파업이 정권을 향한 것인데다 파업이 가져올 시청률 저하를 고민하는 경영진이 없지 않지만, 그들조차도 노조 파업의 당위성에 대해선 부정하지 않는다”며 “어차피 한나라당 법안이 통과되면 당장의 마이너스 요소는 정말 아무것도 아닌 상황이 오고 만다”고 말했다.

노조에 파업 자제를 요청하고 여당 방송법 개정안에 우려를 내비친 엄기영 사장의 24일 담화문도 정권을 향한 ‘수사’를 쓰긴 했지만,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의지 표명이란 해석이 나온다. 노조를 진정시키는 제스처를 정부·여당 쪽에 보여주면서도, 문화방송 민영화는 반대한다는 뜻을 명확하게 전달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간부는 “당연히 경영진은 여권으로부터 각종 압력을 받고 있을 것이다”라면서도 “아직 엄 사장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다”고 했다.

신문·방송법 개정안이 끝이 아니다. 문화방송을 옥죄는 한나라당의 칼날은 겹겹이 숨어 있다.

문화방송 체제 개편의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 열쇠는 한나라당이 추가 입법을 추진 중인 공영방송법이다. 신문·방송법 개정안이 재벌과 보수신문의 지상파방송 진출 길을 여는 것이라면, 공영방송법은 문화방송을 공영방송 틀에서 제외시키는 결정적 역할을 맡는다.

더욱이 내년 8월 정부·여당이 임기가 끝나는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들을 친여 성향 이사들로 대거 교체할 경우, 이들이 총대를 메고 문화방송 민영화를 결정해 방문진 주식을 매각하는 방식도 예상된다.

한 방문진 이사는 “엠비시의 운명은 정권이 아닌 엠비시 자신과 시민사회가 함께 결정해야 할 문제”라며 “엠비시를 민영화하려는 정권의 의도는 한국 사회 전체의 여론형성 시스템을 뒤흔드는 문제이므로 방문진으로서도 조만간 크게 한번 싸워야 할 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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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보리행론 역주
샨띠데바 지음, 최로덴 옮김 / 하얀연꽃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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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이 고요하지 못하다. 덩달아 마음도 평화롭지 않다. 바람 앞에 촛불이 팔랑 거리듯 그렇게. 하루에도 몇 번 씩 마음이 거칠 거칠 해진다. 벌겋게 달아오른다. 벽돌을 비벼댄 사포처럼 너덜거린다. 커다란 바위돌을 발목에 묶고 물 밑으로 던져진 듯 계속 내려만 간다. 이제는 한숨 마저도 얼어 버릴 깊이까지 왔는지도 모른다.  

어떤 선배는 최근에 가끔 악몽을 꾼다고 피식 웃으며 말한다. 나는 어젯 밤 악몽은 아니었지만 꿈 속에서도 평화롭지 못했다. 

올해의 마지막 책으로 티벳 대승불교경전인 <입보리행론>을 읽었다. 나는 불교도는 아니다. 그러나 가끔 마음이 심란할 때는 불경을 몇 구절을 읽으며 도움을 받기는 한다. 가끔 순간적인 치유의 효과를 발휘하기도 한다. 일종의 진통제처럼.  

마음은 메아리보다 빨리 울려 퍼지니/지키기 어렵고 다스리기 어렵다/지혜로운 사람은 그 근본을 바르게 하니/ 그의 현명함이 더욱 깊어진다. -<법구경> 심의품- 

어리석은 사람이 하는 일은 몸에 근심을 불러일으키니/거리낌없는 마음으로 악행을 저질러 스스로 무거운 재앙을 부른다 -<법구경> 우암품-  

고통을 벗어나려는 마음은 있지만/고통의 수렁 속으로 똑바로 질주하고/행복을 바라지만 너무나 어리석어/ 자신의 행복을 적인양 부숴버린다 -<입보리행론> 공덕품 

사실 이런 경전의 글들은 문자적 이해를 넘어선다. 부처께서도 중생의 구제를 위해 문자를 이용하셨을 뿐 열반의 도가 문자로 말할 수 없는 것이라고 하셨다. 가끔 가다 한번 걸음을 멈춰 읽는 이런 책들에서 그 중심된 생각을 내가 함부로 말해서는 안될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도 나는 이 책이 주의하는 끊임없는 분별심이 발동했다는 점을 말해야겠다.  불교의 경전 속에 나타나는 극단적인 세속 부정에 불편한 마음도 생겼고, 유물론적인 입장에서 철학적 인식론에 비판을 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건 부수적인 일이었다. 

수천 겁을 쌓아 온 보시와/ 선서께 올린 공양들 모두/ 선행이라 할 만한 것은 모두/ 단 한 번의 분로로 무너진다. - <입보리행론> 인욕품 

무언가 원인없이는 생겨나지 않으며/무언가 있어야 생겨난다/적들이 바로 인용긔 원인이라면/어떻게 이 적들을 장애라고 하리오 -<입보리행론> 인욕품 

어떤 중생도 아만으로 무너지나니/번뇌에 대한 자신감이 없기때문이다/ 자신감 있는 이는 적의 힘에 굴복하지 않고/ 그들은 오히려 아만의 적을 다스린다 -<입보리행론> 정진품  

노련한 전사인 적과 함께/ 전장에서 칼끝을 마주친 것처럼 번뇌의 무기를 조심해서 피하며 번뇌의 적들을 붙잡아 매야 한다. - <입보리행론> 정진품  

불교는 기본적으로 현실계를 부정하는 인식론을 가지고 있다. 쉽게 말하면 이 세계는 윤회의 법에 의해 고통받는 곳이고 올바른 인식견해와 수행을 통해 떠나야할 그런 곳일뿐이다. 우리의 육체 역시 근원적으로 구더기의 먹이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대승의 진리는 인식론적 초월에만 있지 않다. 설령 그 곳이 허상의 땅이고 우리의 몸이 그저 가피에 지나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것은 원리의 측면에서 본 것일 뿐이다. 모든 공양과 계송에서도 '회향'이 빠지지 않는 이유를 살펴보면 알 수 있다. <입보리행론>에서도 '회향'을 마지막장에 배치한다. '중생의 구제' 라는 것은 대승의 중요한 원칙이다. 불교에서는 이를 위해 '나와 남을 바꾸어 보는 수행'이라고 말한다. 공자는 '인'을 이야기하면서 '역지사지'를 이야기했다. 티베트 불교에서는 이와 함께 중생을 어머니로 생각하여 어머니의 사랑을 기억하는 평등심을 통해 모든 이의 이익을 위해 깨닫고 펼쳐나가라고 말한다.    

세상의 행복을 살펴보면 알 수 있듯이/ 모든 것은 남의 행복을 빌어서 생기며/세상의 고통을 살펴보면 알 수 있듯이/ 모든 것은 나만의 행복을 원해서 생긴다/ 

많은 말이 무슨 필요가 있는가./어리석은 이는 자신을 위해서 일하고/ 부처는 남을 위해 일한다./이 두 가지의 차이를 잘 보라. -<입보리행론> 선정품 

미혹으로 고통당하는 이들의 이익을 위하여/ 집착과 두려움의 극단에서 벗어나게 하고/ 윤회에 머무는 자를 성취하도록 하는 것/ 이것이 공성의 열매이다. -<입보리행론> 지혜품

<입보리행론>은 문자 그대로 '부처의 도를 깨닫고 행하기 위한 입문서'이다. 티벳 대승 불교에서 기본 경전으로 읽히는 책이라고 한다. 달라이 라마 역시 자주 <입보리행론>을 가지고 설법을 하시기도 한다고 들었다. 책은 경전들이 그렇듯이 형식을 갖추어 구성되어 있다. 순서가 아주 논리정연해서 길을 잃을 염려가 없다. 1장에서 보리심의 공덕에 대해 이야기한다면 2장 <죄업 참회품>에서는 보리심 수행을 위해 장애가 되는것을 제거하는 방법이 나온다. 이어서 <불방일품>,<억념자각품>등이 있다. 여기까지가 일종의 예비수행단계라고 보면 된다.  이런 과정이 끝나면 6 바라밀 중 앞서 말하지 않은 4 바라밀의 내용으로 나아간다. <인욕품>,<정진품>,<선정품>,<지혜품>이 그것이다. 그리고 맨 마지막에 이 모든 깨달음을 중생과 함께 나누겠다는 <회향품>이 나온다. 이 책의 역자는 4행씩 구성된 경전 원문을 적고 조금 더 쉬운 문체로 다시 역자해주를 한다. 다른 첨가물들은 거의 없고 그냥 문맥을 풀어 쉬운 말로 정리한 정도이다.  

조금 구성이 특이한 장이 <지혜품>이다. 여기서는 앞의 것들과 다르게 불교철학에 대한 논쟁이 등장한다. 각 행 하나 하나가 상당히 깊은 철학적 성찰을 요구한다. 서양철학의 인식론 논쟁을 떠올리게도 한다. 여기서는 관념론적으로 가장 극단쪽에 있는 중관학파가 다른 실유론자들이나 유심론자들의 질문에 반박하는 형식을 취한다. ('일체유심조' 라는 마음의 실체라는 것 역시 중관학파의'공마저 공하다'는 무실체론에 맞부딪혀서 부정되는 식이다.) 앞서 말했듯이 한 문답이 인식론에서 논문 하나가 나올 만큼인 주제들이지만 그 외곽만 이해하는 선에서 읽어나가면 흥미롭다.    

한 해가 저문다. 나만 힘든 것이 아니라 세계가 모두 힘들다. 그런 고통 속에서 우리는 서로 남이 아니다.  천주교 미사에서 가장 좋았던 것은 주위 사람들에게 '평화를 빕니다' 라고 말해주는 의례였다. 나와 세계가 정의로운 속에 평화롭길 바란다. 여러분도... 

불타는 돌덩이와 칼날의 비도/ 이제부터는 꽃들의 비가 되고 

서로의 무기로 부딪치던 이들도/ 이 순간부터는 꽃을 던지게 하소서.  <입보리행론> 회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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