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사람들은 사랑에서 영원한 고향을 찾는다. 하지만 극소수이긴 하나 사랑에서 영원한 여행을 찾는 이들도 있다."   발터벤야민 <일방통행로>중에서

...해소될 수 없는 불가능성 위에서 헛디디지 않고 걸어가기. 

Noma winston과 / Lila downs를 듣는 아침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품위' 라는 말은 통상적으로 진보주의자들 보다 보수주의자들이 애용하는 단어이다. 노사협상 장에서 고래 고래 소리지르며 '그만 둡시다.' 하는 노동자측에 '어...협상장에서 왜 그래. 품위를 지켜야지.' 하는 식으로 자주 사용된다. 그렇다보니 이 단어는 이데올로그적 채색된 듯 한 느낌도 든다.('자의적인 기능어로 작용한다.'가 옳겠다.)  '품위'라는 말에는 귀족적이며 브루주아적인 향기가 난다. '귀족의 품위, 양반의 품위' 같은 말은 익숙해도 '서민의 품위' 같은 말은 맑은 날 우산을 들고 나간 것 처럼 어색하다. 있을 법한 말인데도 그렇다. 하지만 '품위'가 어떤 자긍심같은 것을 의미한다면 우리는 역사에서나 문학과 영화에서 평범한 사람들의 기품 넘치는 행동을 여럿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생황에서 품위있는 행동거지는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것' 이어서 결코 쉽사리 드러나지 않을 수도 있다. '품위'는 헤겔의 '주인-노예'의 비유에서 주인이 가진 덕성이다. 물론 어떤 경우에는 '품위 있는 행동' 을 잠시 유보하는 것이 '품위 있는 대의'를 위해 적절할 때 도 있다. 이것은 긴박한 상황에서 제한적이며,전술적이어야 한다. '똘레랑스'의 품위가 때로는 '대화와 타협 불가능한 상황'에서의 약자에 대한 윤리적 강제라는 이름의 '폭력'이 될 수 있음을 결코 잊지는 말아야 한다. 

'품위'는 말을 대신할 수 있는 것으로 '기품'이나 '인품' 등이 있을 것 같다. 그런데 '기품'이라는 말은 왠지 황손의 자손이나 소공자같은 귀족의 냄새가 많이 난다. 반면 인품이라는 말은 개인의 윤리적 문제를 더 부각시키는 것 같아서 좀 부족하다. 결국 더 나은 단어를 찾지 못할 바에야 '품위'라는 말을 계속 쓸 수 밖에 없는 셈이다. 앞서 말했듯이 '품위'라는 말은 보수주의자들의 전매특허다.여기에 사회생물학적 우열같은 것은 없다. 유일한 이유는 역사적인데 그것은 그들이 먼저 태어난 자의 축복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 단어의 적용의 재산권은 일부에게 국한된 말이 아니다.  

그런 면에서 나는 ㅂ씨와 ㅈ씨를 모두 탐탁해하지 않는다.  ㅂ씨는 저열하고 ㅈ씨는 경박하다. 물론 내가 더 애정을 갖는 이는 ㅈ씨다. 그의 책을 여러 권 읽었고 '빠'인적은 없었지만 그래도 지금도 애정을 갖고 있다. 내가 관상학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거의 없지만, 그는 '얼굴 하관'이 부실하고(흔히 복없이 생겼다는 거다.) 그것때문인지 실제 발언에도 그런 '경박함'을 보여줄 때가 여러번 있었다. 그의 그런 행위가- 로쟈님의 책 에필로그에 나온 수잔 손택의 말처럼 '나는 생각한다.고로 폭발한다.'때문임을 모르지는 않지만 말이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적당한 거리를 두고 지지와 비판을 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는 편이다. 내겐 이런 '하관 부실의 인상'로 기억되는 몇 몇 정치인들이 있다. 대표적인 사람이 MB다. 지난 대선에서 지인 한 명은 '이미지 정치'의 부활을 간절히 염원했다. 왜냐하면 노인들은 '흔히 대통령감 '  흔히 '인상'으로 먹어준다는 것이다.그런면에서 이미지 정치가 부활하면 'MB'에게 표가 가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다. (관상이 서생을 닮아서 그런 것이겠다.) 물론 그 지인은 '이미지 정치'의 개념을 '인물의 인상'이라는 수준으로 잘못 이해하며 최소이해한다. 그건 좀 빈약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그 이야기를 들을때 서로 웃으며 내심 그런 기대조차 해보았다.  현재 우리의 비극은 MB가 부실하며 무능한데다 권력을 잔뜩 가지고 있다는 거다. 역설적인 희망이 있는데 그것은 그의 사과의 부실함이 오히려 저항의 공간을 만들어준다는 것이다.  '무능한 권위주의정권'은 이렇든 저렇든 대중의 심판대에 오를 것인데, 그 전에 그 공포감에 스스로 질식할지도 모른다. 지금 보여지는 MB의 행태는 '편집증'의 발전단계를 그대로 닮아있다. (단결된 인민은 지지 않는다!)  

 또 한 명의 '품위'가 별로 없어 보이는 이가 있는데,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로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는 O씨다. 좋은 의미로 이 양반의 '품위' 없음이 좋았던 적이 단 한번 있었다. 그가 캐쥬얼한 차림으로 국회에 들어갔을 때다. 예술적인 상상력이 보기 좋았다. 국회의원들이 라운드티를 입고 앉아 있을 수 있다면 뭔가 지금보다는 조금 나은 정치가 되었을 것이다.(내가 품위로 봐주는 것은 라운드티까지이지 반바지는 결코 안된다. 50-60세 먹은 정객들의 듬성듬성난 다리털을 TV로 봐야하는 것은 것은 결코 미학적으로 아름답지 못하다. 결국 정치혐오감을 키울 것이다. 나는 그런면에서 또 보수적이다.) O씨의 '하관부실'을 여실히 드러낸 일은  '사표론'이었다. 민노당에게 2중대라든가...민노당을 지지하면 한나라당이 결국 된다는 식의 발상을 대선,총선 기간을 물론 야당협조를 구해야하는 자리에서까지 공공연히 흘렸다. 문제는 ㅇ씨가 뭔가 크게 착각하고 있는 것인데...그것은 자신의 지지정당이 '여당'인 줄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다. 늘 '소수'로 착각을 하고 대선3% 꼴랑넘은 정당을 '자신들을 공격하는 야속한 진보 야당'이라고 받아들인 거다. 마치 고등학생이 대학생에게 두드려맞고 나서 초등학생에게 와서 '네가 안도와주어서 그런거잖아. 네가 더 나빠'라는 식이다. 사실 나는 0씨에 대해 그의 하관부실이 못미덥기는 했지만 그래도 그냥 저냥 지켜봐왔었다. 그런데 '사표론'을 공공연히 들먹일때는 정말 '폭발'하고 말았다. 그의 하관부실이 여실히 입증되었기 때문이다. 불행하게 못미더운 '인상학'이 적중하고 말았기 때문이다. '품위'가 있다면 그런 식으로 '작은 정당'에 폭력을 행사할 수는 없는 것이다.  자기 지지정당에 대한  '포지티브 전술'로 가는 것이 훨씬 '품위'있는 행동이다. 그런데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고, 거기에 더 나쁜 것은 자기들이 진정한 피해자인양 행세한 것이다. 노무현의 죽음으로 O씨의 지지율이 오른다는 사실이 자주 보도된다. 모 잡지에서는 가상 선거까지 해보는 모양이다. (그런데 내가 보기에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가진 수수한 매력과 견줄만큼의 인간적 매력이 없다.) 알라딘의 어떤 분이 상중 '문재인'수석의 자세를 높이 평가했다. 나와 내 아내가 상중에 TV를 보며 자주했던 말이다. 거기에는 모종의 '품위'가 있다. 인기가 오른 O씨는 정치세력화를 시작할테고 그는 과연 '적'의 저열함을 비난하면서 어떤 다른 종류의 '품위'를 보여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최소한 자기보다 세가 약한 정당을 '2중대'로 모는식의 '탈품격화'된 파격은 의상착용 정도에서 멈추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내가 O씨를 '품위'없다고 비판했으니, 너는 '우익 보수주의자'군 하는 당신도 마찬가지다.나는 ㅈ씨도 비판했으니 그럴 비난을 받아도 싸긴한데....그런데 ㅈ씨나 O씨는 진보의 성역인가? 어쨋거나 나는 ㅂ씨가 거의 재수없다는 말로 당신들을 안심시키겠다. 그리고...예를 들자면...니체가 신은 죽었다..또는 지젝이 성관계는 없다...라는 식으로 말했던 것처럼...역설적이게도...나는 대중적 글쓰기를 하는 진보적 필자들이 사라졌으면 좋겠다. 내가 그들의 역량과 열정을 얼마나 아끼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또 헛소리하는 이들이 있을것이다...그럼 우파논객들은...어떻게 하냐구...그들은 그냥 소각되길 바란다. 됐지? 당신의 힘으로,당신의 학습으로 대중적 진보논객들을 넘어라. 그들이 진짜 원하는게 그거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KBS본부장 불신임 이병순 10개월의 평가"
KBS PD협회·성명 "해결책은 사장사과와 책임자처벌뿐"
 

2009년 06월 08일 (월) 16:09:06 조현호 기자 ( chh@mediatoday.co.kr)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파행' 방송의 책임을 물은 결과 KBS 편성·TV·라디오본부장에 74% 이상의 PD들이 불신임한 것에 대해 KBS PD협회가 8일 "KBS의 위상과 신뢰를 심각히 훼손한 중대한 사안"인 만큼 "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유일한 해결책은 실질적인 책임자인 사장의 즉각적인 사과와 책임자 처벌"이라고 밝혔다.

KBS PD협회는 이병순 사장의 대 시청자 사과와 책임자 엄중문책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퇴진운동을 비롯한 강력한 저항을 재차 밝히며, 이 때 모든 책임은 이 사장과 경영진에 있다고 강조했다.

KBS PD협회 "본부장 압도적 불신임 극복 해결책은 사장의 시청자사과와 책임자처벌"


   
  ▲ KBS 취재진이 노무현 전 대통령 시민분향소에서 취재를 제지당하고 있는 모습. 이치열 기자  
 
KBS PD협회는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사태가 이런데도 이병순 사장이 노사협의회 석상에서 밝힌 '실수가 생긴 데 대해서는 부끄럽고 아쉬움을 느낀다' '교훈을 챙기는 데 경영진이 최선을 다 하겠다'는 따위의 말들이 고작이었다"며 "책임을 지기보다는 구차한 변명으로 때울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되물었다.

KBS PD협회는 "본부장들에 대한 이번 신임투표는 직접적으로는 서거관련 방송의 책임을 묻는 것이지만, 나아가서는 새 경영진에 대한 포괄적인 평가이기도 하다"며 "이것은 이병순 사장 10개월에 대한 냉정한 평가"라고 밝혔다.


   
  ▲ 이병순 KBS 사장. 이치열 기자  
 
KBS PD협회는 이병순 사장에 대해 △이번 사태에 대해 시청자들에게 공식 사과하고 △이번 사태를 몰고 온 책임자들을 엄중 문책하라고 촉구했다.

"이병순 사장 10개월에 대한 냉정한 평가…퇴진운동 등 모든 책임 사장·경영진에"

KBS PD협회는 "우리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사장 퇴진운동을 비롯한 강력한 저항을 경고한 바 있다"며 "향후 발생할 모든 일에 대한 책임은 이병순 사장과 경영진에 있음을 다시 한 번 밝혀둔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KBS PD협회가 8일 오후 발표한 성명 전문이다.

끝내 책임지지 않겠다는 것인가?
- 본부장 신임투표를 마치며 -
  

KBS PD협회는 6월 4일과 5일에 걸쳐 편성본부, TV제작본부, 라디오제작본부 세 본부장에 대한 신임투표를 실시했다. 그 이전에 협회가 요구한 사장의 대시청자 사과와 책임자 문책에 대해 사측으로부터 어떤 답도 듣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번 투표에서 나타난 PD들의 의견은 명확하다.

투표에 앞서 실시한 두 가지의 설문에서 PD들은 이번 사태의 책임과 사과 문제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은 분명히 경영진에게 있으며(91.9%), 이병순 사장은 서거관련 방송에서 KBS가 보여준 파행적 행태에 대해 국민과 시청자들에게 공식 사과해야 한다(86.9%)는 의견이 압도적이었다.

세 본부장에 대한 신임여부를 묻는 투표결과도 참담하다.

TV제작본부장은 26%의 신임 밖에 얻지 못했으며(불신임 74.0%), 라디오제작본부장은 22.0%에 불과했다(불신임 78.0%). 특히 편성본부장은 불신임 비율이 90.8%에 달했다(신임 9.2%)

사태가 이러한 데도 이병순 사장이 밝힌 언급은 노사협의회 석상에서 밝힌 "실수가 생긴데 대해서는 부끄럽고 아쉬움을 느낀다", "교훈을 챙기는 데 경영진이 최선을 다 하겠다"는 따위의 말들이 고작이었다. 책임을 지기 보다는 구차한 변명으로 때울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이번 사태는 KBS의 위상과 신뢰를 심각히 훼손한 중대한 사안이다. 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유일한 해결책은 실질적인 책임자인 사장의 즉각적인 사과와 책임자 처벌이다. 교훈을 챙기는 것은 그 다음의 일이다. 가차 없는 질타와 엄격한 책임추궁이 장기로 알려진 이병순사장이 이러한 사태를 그냥 넘어가려 한다면, 그것은 "의도적 책임회피이자 배임행위"라고 밖에는 볼 수가 없다.

본부장들에 대한 이번 신임투표는 직접적으로는 서거관련 방송의 책임을 묻는 것이지만, 나아가서는 새 경영진에 대한 포괄적인 평가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이 결과는 비단 세 본부장 개인의 성적만이 아니다. 이것은 이병순 사장 10개월에 대한 냉정한 평가이기도 하다.

이병순 사장과 경영진은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라. 비록 낙제점을 면치 못하는 초라한 성적이지만, 어쩌겠는가? 한 만큼 돌아온 평가인 것을.

사장과 경영진에게 다시 한 번 촉구한다.

- 이병순 사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시청자들에게 공식 사과하라.
- 이번 사태를 몰고 온 책임자들을 엄중 문책하라.

우리는 이미 우리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사장 퇴진운동을 비롯한 강력한 저항을 경고한 바 있다. 우리의 요구는 여전히 타당하며, 이번 투표를 통해 그 정당성은 더욱 확고하다. 향후 발생할 모든 일에 대한 책임은 이병순 사장과 경영진에 있음을 다시 한 번 밝혀둔다.

2009. 6.8. KBS 프로듀서협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바다에 놀러감. 예찬이 모래 위에 맨발로 다니기 시작함. 바다가 혀를 낼름거림.  



19금. 아빠의 연출. 표정 연기는 저 친구가 스스로 한 것임. 훌륭한 모델과 신통치않은 사진가. 




거의 다 읽었지만 리뷰를 언제 쓸지 모르는 로쟈님 책. 재미 있었음. 로쟈식 웃음의 발견, 내내 자근자근 웃다가 '자명종-벤야민'과 '확성기-히틀러'에서는 자빠졌음. 로쟈님이 좋아한다는 '짜라'의 한 대목은  나도 좋아하는 구절. 서곡 4장 자체가 다 cool하다.  



보리....이 작은 친구의 태명은 보리. 부처의 '보리심'의 보리, 함께 자라난 보리밭의 '보리'. 콩콩 뛰는 심장 소리가 보리알 처럼 탱글탱글. 이번에도 조산원....형이 태아났던 그 곳에서 동생도 태어났다. 아이들은 언제나 자기가 태어난 곳. 자기를 받아준 사람을 이모처럼 만날 수 있다.조산사가 페업을 신청하기 전까진... 나...신촌 유문자 산부인과에서 태어났다. 나이가 들어 신촌 방향을 지날때면 그 병원을 둘레둘레 찾아보았다. 없었다.    

아이 둘을 조산원에서 낳은 아빠로서...이런 말할 자격은 될 듯. 출산은 질병이 아니다. 산모 역시 환자가 아니다. 차가운 병원, 아이를 기억해주지도 못하는 의사와 간호사, 낳자마자 공동합숙생활을 하는 아이들...이런 도구적이고 편의적 합리성이 왠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좋은 조산원은 대안이 된다.   

정보 내지는 홍보를 하자면....우리 집에 있는 두 친구는 모두 연산동에 있는 '한우리조산원' 출신이다. 이곳에서 출산한 엄마들의 인터넷 카페도 있다. 연산로터리에서 신리삼거리 방면으로 가다보면 연산초등학교가 보인다. 초등학교 정문을 지나 5m 가서 일방통행로로 우회전 한다. 그 길 끝까지 가면 작은 2층 양옥집이 있다. 작은 정원이지만 식물들이 많다. 

조산원 원장 선생과 우리는 같은 요가원에 다닌다. 예찬이 엄마의 태교이야기를 듣고 요가에 혹하셨다. 원래는 유연성을 위해 발레를 하시려고 했다나... ㅋ.. 



예찬이는 요주의 대상이 되었다. 한가지는 과도한 애정 표현이 불편함을 만들기 때문이고,또 상대적 소외감을 자주 느끼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인방어를 하고 있는데...전담 수비수가 나다. 오늘도 오전에 밀착마크했다. 평소보다 내가 더 알랑거리고 성질 안내고 비위맞추고...살랑거린다. 둘째가 태어나면 아무래도 첫째는 어리둥절하기 마련...  

..p.s 내가 요즘 살랑거리는 고양이 꼬리같은  마음으로 틈틈이 집어 드는 시집이다. 

바람구두가 쉰다는데....나도 따라 갈까...고민해본다.그전에 바빠서 쉬게(?)될 가능성이 높아보이긴 하다. 역설은 미적이다.

  고양이가 돌아오는 저녁

 고양이가 돌아오는 저녁,

 입안의 비린내를 헹궈내고
 달이 솟아오르는 창가
 그의 옆에 앉는다

 이미 궁기는 감춰두었건만
 손을 핥고
 연신 등을 부벼대는
 이 마음의 비린내를 어쩐다?

  

                                        나는 처마 끝 달의 찬장을 열고
                                       맑게 씻은
                                       접시 하나 꺼낸다

                                      오늘 저녁엔 내어줄 게
                                      아무것도 없구나
                                      여기이 희고 둥근 것이나 핥아보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렁이 속같은 세상>이라는 수필집이 있다. 개인적으로 아끼는 글모음집이다. '최후의 분대장' 고 김학철 선생이 남기신 글이다. 그 수필집에 보면 <독립운동사의 과대망상증> 이라는 글이 있다. 글은 이태백의 과장법에 대한 이야기로부터 시작된다. <망여산폭포중>에 나오는 " 비류직하삼천척" 이라는 표현 말이다. 김학철 선생은 문학이나 예술에서 사실에 바탕을 둔 과장은 허용될 수 있으나 다른 영역에서는 곤란하다고 말씀하신다. (과장의 반대,완소법이나 그 외 의도적 축소도 마찬가지이다. 거리의 시위대중의 숫자에 대한 집계축소는 대한민국 경찰의 복무수칙 중에 하나임은 명백하다.) 

김학철 선행은 1998년 10월 23일 <조선일보> '봉오동전투' 기사를 문제삼는다. -지금부터 아마 헷갈릴 거다. '조선일보'를 옹호하는 것은 싫은데, 독립운동의 성과를 축소하기도 싫을테니..그런데 둘 다 김학철 선생과 내가 말하는 방향을 잘못잡고 있는거다.- 조선일보에는 "일본군 157명을 사살하고 300여명을 부상시킨...그리고 10월 일본군의 1개 여단을 사살..." 이런 말이 나온다.김학철 선생은 이게 부풀려진것이라고 말한다. 냉소적 어투로 "봉오동 전투는 300배쯤, 청산리 전과는 한 500배쯤 부풀려져서 세종문화회관을 경축모드로 채워놓기" 위함이라고 한다. 그리고 본인이 직접 참가했던 조선의용대 함화공작의 경우 '일본군 병사 200여명의 투항'이라는 보고에는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실제로 2명을 포로로 잡았을 뿐이라고 한다. 전쟁에 대한 보도란게 그렇지 않던가. 전의를 불태우고 후방의 인민들에게 의욕을 고취하려면 그런 조작들이 횡횡하는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시간이 지나면 역사적 사실로 기록되기도 한다. 김학철 선생은 '독립운동'의 의지에 먹칠하려고 한 것이 아니라- 그가 최후의 분대장이었음을 기억하시라- '독립운동'이라는 드높은 가치에 복무하기 위해 '민족'의 이름을 조작되는 저널리즘적인 역사기술을 비판한 것이다. 그는 남과 북이 모두 이런 우를 범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김학철 선생은 서울보성고등학교에 초대된 '위대한 보성인' 수상식 소감에서 이렇게 말해버린다. 

"일본군과 싸우긴 싸웟지만 열에 아홉은 졌소이다. 400만 이상의 군대가 마구 엎치락 뒤치락하는 판에 조선 의용대 총 몇 백자루가 고작. 그걸 가지고 어떻게 큰판 싸움을 벌일 수가 있었겠습니까. 세발의 피지요. 그런 걸 혁혁한 전과라시는데는 낯이 간지럽습니다. 우리의 항일무장투쟁은 그 전과정을 통해 대첩 운운하는 따위의 거창한 용어로 표현할 만한 전역을 ,우리 단독으로는 애당초에 치러보지를 못했습니다.....자꾸 지면서도 일본군이 무조건 항복을 하는 날까지 계속 달려든 것만은 평가받을 만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우선은 과도한 레토닉에 대한 김학철의 겸손함을 살펴야한다. 툭하면 내뱉는 '민족의 영웅','불후의 문장가','난세의 등불' 등등의 주례사식 레토닉말이다.  하지만 생각해 볼 내용이 있다. 내가 생각컨데 김학철의 소감 중 두가지에 주목해야한다. 나는 두가지 말이 모두 맞는 것 같다. 하나는 전쟁의 결과에 대한 이야기이고 다른 하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마지막 평가이다. 마지막 평가를 과장하기 위해 앞의 결과를 수정해야하는지, 또는 최소한 미화시켜야 되는지는 의문이다. 그렇게 하지 않아도 김학철과 그의 분대원들은 여전히 존경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하여간... 

나탈리 에니히의 <반고흐 효과>- 알라딘 예술MD가 고흐를 소개하며 이 책을 놓치지 않았다는 것은 그의 뛰어남의 증거이다- 는 분명히 예술사회학 책이다.  그런데 이 책은 현재의 추모열기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사회학적이며, 정신분석학적으로 인용될 수 있는 몇가지 아이디어를 준다. 이 책은 예술사회학이자 고흐를 중심에 둔 대중심리학책이기 때문이다. 물론 연역적으로 구성되는 고흐의 경우와 앞으로 다양한 변수가 산재해 있는 현재의 경우를 같은 맥락에서 놓을 수는 없다. 그래서 내가 '정신분석학'이라는 말을 넣은거다.고흐의 경우는 분석적 결과를 도출할 수 있지만 현재의 경우는 가능태로 무수하게 열려있다. (사실 무지하게 조심스럽고 소심하게 쓰고 있다게 느껴질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알라딘의 글쓰기가 그렇게 되었다. 이해는 바라지도 않으니 오해나 하지마라.)  

이명박이 쫓겨날 일은 없을 것 같다. 그런데 이것도 솔직히 자신하진 못하겠다. 어느 누구도노무현 대통령이 부엉이바위 위의 선택을 예상하지 못했던 것처럼. 대신 이명박이 다음 정권까지 그 영속성을 유지하긴 힘들어보인다. 즉 최소한 보수우익들이 칼날을 잡아도 이명박을 도마뱀 꼬리로 삼아야만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것 같긴 하다. 실제 노제에 참가한 사람들이나 추모객들이 모두 노무현 대통령을 지지한 것은 아니다. 그들 중에는 그저 '한 나라의 전직 대통령의 비극적 죽음'에 대한 단순한 휴머니즘에 기인한 추모객들도 많았을 것이다. 그런데 이명박의 본바탕이 드러내는 자연스러운 실책-이걸 실책이라 해야 될지 모르겠다. 본성에 기인한 자연스러운 행동이 맞는듯 한데-은 그런 이들이 가진 '망자에 대한 예의'조차 무시하는 모습이었다. 이런 '장례에 대한 예의'를 가장 중요시 여기는 사람들은 유물론적 진보주의자들이 아니라 '전통적인 보수주의자들'이다.  

덕분에 '민주당'에 대한 지지가 올라갔다. 제각각 동상이몽을 꿈꾸며 '노무현의 정신'을 이어받는데 사활을 걸었다. '죽은 제갈공명으로 산 중달을 이겨보겠다.' 는 염원인데 사실 이건 '염원'으로 끝날 가능성이 많다. 현재 그 '공명의 후광'의 적자로 나선 정당은 '민주당'이다. 조만간 유시민을 비롯해서 다른 움직임을 만들어 낼 지 모르겠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노무현과 대립한 경험이 있어서 기댈 수도 없다. 오래전부터 사실 민노당과 진보신당은 '드러누운 용도 새끼 봉황'도 없었다.  다음 번 대선에서는 어떤 때보다 '비판적 지지' 열풍이 강할 것 같다. '노무현'에 대한 대속의 정신과 '비판적 지지'는 정비례할 것이다. '그렇게 당하고도 또 한나라입니까.이번엔 힘을 합쳐 막읍시다.' 이런 정서를 누가 막겠는가?  민노,진보신당 당내에서도 극심한 논쟁에 시달릴 것이다. "그럼 이명박과 추종세력들이 대통령되는 걸 두고보자는 겁니까?" 두 당의 기본 정서 상 비지론을 당론으로 선택할 가능성은 희박해보인다. 그런 '당정체성' 자체를 흔들기 때문이다. 당원들중에 다수는 당론과 달리 비지를 선택할 것이다. 자기가 꼬박 꼬박 돈 내는 정당의 후보를 뽑지않고 다른 당의 후보를 뽑는것이다. 물론 일견 좀 어처구니 없어보이기는 하지만 당이라는 자체가 동일한 구성체가 아니기때문에 사회적으로 보면 이상한 현상은 아니다. 차라리 그 마당이 되면 한국에서는 한번도 실시해본 적이 없는 대연정에 들어가서 한자리 차지하는게 낫지 않겠나 싶기도 하다. 나는 과거 노무현을 찍지 않았다고 '교조주의자' 내지는 '비현실주의자', 심지어 '한나라당 2중대' 라는 말을 들었다. 어느 분이 이 땅의 진보에 기대하지 않는다는 말씀을 하셨었는데..이 땅을 떠난 어떤 초월적인 구성체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저런 말 들으면 역설적이게도 정말 이 땅의 진보에는 기대하고픈 마음이 떨어지긴 한다. 차라리 대한민국의 헌법으로 모든 정당을 다 없애고 미국식으로 공화당/민주당 양당체제로만 남겨 놓는게 좋을 것 같다. 진정 그게 국론분열과 분열된 진보를 해결하는 길처럼 보인다.진보적인 사람들도 선택이 쉽고 말이다. (이건 반어적이다.) 현재 정치적 편가름의 고정점이 '노무현'이 되고 있는 것은 나로서는 우려스럽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