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가는 죽었다....목에는 죽기 전까지 아가가 물고 있었을 젖꼭지가 걸려있다.
아가는 차가운 시멘트의 분칠을 하고 식어 있다. 중동의 하늘을 덥히던 뜨거운 태양도 무자비한 폭탄의 화염도 이제 아가를 더 이상 괴롭히진 못할 것이다.
공갈 젖꼭지를 물고 있던 아가에게 전쟁은 아무것도 아니었을 것이다.레바논도 이스라엘도 미국도 아가에겐 아무런 의미가 없는 말들이었다.
아가에게는 엄마와 아빠의 사랑과 때를 넘기지 않는 따뜻한 한 컵의 우유면 충분했다.
아가의 웃음은 전쟁의 먼지 속에서도 반짝였을 것이다.그 곳에 평화와 사랑이 깃들어 있었을 것이다.
아침 신문에서 이 사진을 보고 거의 두 시간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 눈을 떼지 못하고 있다.
글을 쓰면서도 코 끝이 찡하고 눈물이 그렁거린다.감기 든 사람마냥 콧물을 훌쩍 거린다.
옆에 있는 직원들이 볼 까 고개를 자꾸 반대쪽으로 돌린다.
회색 가루를 뒤집어 쓴 카나의 죽은 아가를 보며
지금 집에서 누워 있을 한 달 남짓 된 나의 아가를 생각했다....
같은 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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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저편에 가 있을 사진 속 아가.....
파란 하늘과 작은 새의 지저귐,예쁜 꽃과 나비가 있을 그 곳에서 평화롭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