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에 이어서....   곧 노후 대비를 해야 되는데.뭘 할까 요즘 고민이다.정말 바람같아서는 서울에 있는 '풍월당'같은 거 하나 하면서 살았으면 좋겠는데.그게 돈도 많이들고 또 돈도 안됀다.꿈을 빨리 깨야겠지만 ...노년 대비 역시 자기가 좋아하는 거 하는게 가장 우선인데...내가 좋아하는 것들은 돈이 안된다.이 현실의 모순을 어찌 해야 하나? 칼받이들이 두런두런 모여서 이야기한다.주변 사람들은 위로인지 격려인지 한마디씩 한다.나는 베토벤이나 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또 다른 바흐의 푸가의 예술이다.이번에는 악기가 4대의 비올이다.비올은 첼로의 원형쯤으로 보면 된다.<세상의 모든 아침>에 수록된 음악들이 대개 비올음악들이다.비올은 첼로 보다 음폭이 좀 작은 대신에 부드럽고 인간적인 느낌을 준다.비올 역시 고악기이다 보니 고악기들이 가진 옛스러운 울림이 상당히 매력적이다.같은 현악기류인 현악 4중주와 비교하면 동종악기간의 음역차이 때문인지 악기간 분리도는 조금 떨어진다.현악 4중주가 모던하고 건축적인 느낌은 준다면 비올 4중주는 조금 더 우아하고 회화적이다.음반 자켓이 마치 바흐의 수수께끼를 찾아가는 길 같다.


첼로 소품집이다.타이틀이 음반의 느낌을 대변한다.<첼리스트의 휴일> 윌리엄 드 로즈라는 젊은 첼리스트가 연주한다.첫곡 프레스코테발디의 토카타,쇼팽,라흐마니노프,다비도프 등의 작품들이 첼로로 편곡되어 있다.이 음반은 대중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갖추고 있어서 어디 선물하기에 좋을 듯하다.첼로 소리는 너무 유려하여 얄미울 정도다.음반 제목처럼 어느 휴일 낮 시간 살랑 살랑 일렁이는 커튼의 움직임을 따라가며 듣는다면 좋을 것 같다.한가지 단점이라면 지나친 낭만성이 문제라면 문제가 되겠다.

 


유리케인의 말러 편곡음반이다.이 음반을 클래식이라 해야 할 지 재즈라고 해야할지 선뜻 말이 나오지 않는다.분명히 클래식은 아니다.하지만...재즈라고 하기에도 좀 ....  이 음반에는 말러 교향곡,가곡들이 한 곡마다 다른 느낌으로 편곡되어 있다.전체적으로 아방가르드 재즈 스타일에 가깝다.하지만 불협화음만 이어지는 아방가르드와는 다르다.유리케인의 편곡상 가장 큰 장점은 말러 음악들이 내포하고 있는 보헤미안적 성격,군악대적 성격등이 전체적으로 잘 살아나있다는 것이다.클래식의 기본 선율만 가져다가 재즈화하는 음반과는 질적으로 다르다.말러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즐겁게 들을 수 있다.너무 고지식하지만 않다면..

 앞의 음반이 좋아서 또 다른 유리케인음반을 구매했다.이번에는 슈만의 <시인의 사랑>이다.연가곡을 기본 틀로 하고 몇곡 마다 현악 4중주를 배치시켰다.이 음반은 말러 음반 만큼 과감한 변용을 취하지는 않는다.대신 형식상의 실험이 재미있다.몇 곡은 락 오페라를 듣는 듯 하다.또 어떤 곡은 음악을 배경으로 일본어 시 나레이션이 들어간다.어떤 곡들은 블루스와 유사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말러 편곡에서 보여주었던 아방가르드적 성격을 조금 희석한 대신 대중성을 조금 높였다. 첫곡 아름다운 5월에 가 마치 뮤지컬 처럼 들리다니....

요즘 듣는 음악이 좀 지루하다면 한번 튀어보자.

벨기에 국립오케스트라 클라리넷 4중주단의 클라리넷 음반이다.클라리넷은 재즈와 클래식에서 두루 두루 사용되는 활용도가 높은 악기이다.이 음반에는 클래식주자들이 거쉰,번스타인,로저스등의 유명한 곡들을 4중주로 편곡해서 들려주고 있다.곡들이 많이 알려진 것들이어서 조금 신선함은 떨어진다.하지만 익숙하게 들리던 곡들을 클라리넷 4중주로 듣는 것도 재미있다.물론 이들이 재즈적인 성격의 곡을 연주했다고 스윙감이 살아나는 것은 아니다.그 부분은 이 단체가 만들어진 태생적인 한계 때문으로 돌릴 수 있다.클래식 연주자들이 연주하는 재즈음악은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하다.그 스윙감이란 부분만 뺀다면 가볍게 들을 수 있는 음반이다.


익히 알려질 대로 알려진 쇼팽의 녹턴.너무 유명한 음악은 연주자에게 부담이 될 듯 도 하다.비교의 대상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대개 연주자는 그들이 다른 곡을 연주하던 스타일대로 쇼팽을 연주한다.폴리니는 딱딱하고 객관적인 녹턴을 루빈스타인은 출생의 장점을 최대한 살린 감상적인 쇼팽을 들려준다.이반 모라벡은 깊은 산 속에 소리없이 흐르는 쇼팽의 녹턴을 들려준다.녹턴이 가진 낭만성을 그대로 살리면서도 추적추적거리지 않게 깔끔하다.과장된 울림도 자제하고 있으면 루바토도 중용적으로 사용한다.익히 명반으로 알려진 음반.이름 값을 한다.


한동안 품절상태이던 팻 메스니의 라이브 녹음이다.ECM과 게펜 시절 인기있었던 곡들로 구성되어 있다.안타깝게도 그의 대표곡인 <Are you going with me>는 빠져있다.사실 팻 메스니음반 중 가장 구하고 싶은 것은 <rejoicing>음반이다.이 음반의 주인공은 팻 메스니가 아니라 폴란드의 재즈가수 안나 마리아 조팩이다.팻메스니가 피처링해준 형태가 된다. 하지만 그 음반은 정말 구하기 힘들다.아마존에서도 높은 가격이다.그 둘이 연주하는 are you going은 인터넷 동영상으로 어렵지 않게 만나 볼 수 있다.한번 찾아보시길...anna maria jopeck

 


케틸 비요른스타의 음반이다.어떤 이들은 재즈의 생명은 스윙이라고 말한다.그런면에서 보자면 이 음반은 재즈가 아닐 수 도 있다.재즈 트리오 편성의 뉴에이지 같다고 할까? 하지만 북유럽재즈는 그 출발선이 미국재즈와 다르기에 함부로 이야기할 수는 없다. 북유렵의 재즈는 미국 재즈보다 훨씬 지적인 느낌을 준다.기후 때문일까 음악에서 차가운 바람느낌도 난다.첫곡 부터 인상적인것은 퍼쿠션의 소리다.마치 음악과 상관없다는 듯 멀리서 들리는 퍼쿠션 소리는 피요르드를 헤치고 인간의 마을에 소풍나온 겨울 바람을 연상시킨다.조용하고 지적이다.



이 음반 역시 한동안 수입이 안돼서 구하기 힘들었다.키스자렛의 쾰른 라이브 녹음.키스자렛은 한동안 클래식도 기웃 거렸다.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했다.개인적으로 생각해도 키스자렛은 쾰른 콘서트에서 보여준 지적인 재즈스타일에 훨씬 어울린다.

피아노 한대로 보여주는 키스자렛의 매력이 이 음반에 가득하다.임프로비제이션 역시 난해하지만은 않다.

 

   그나 저나 내일은 사무실 이사해야된다.무슨 특공대도 아니고....남의집 서자처럼 대여섯명이 옮겨간다.안봐도 눈에 뻔하다.일은 무지하고 서자 취급받고...... 살다보면 그런 날도 있겠지만....이래 저래 칼받이들이다.불쌍한 SCV들....열나 일만하고 안될때 몸빵으로 막고....ㅜㅜ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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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르헤스 2006-03-10 1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리케인의 말러 들어보셨군요 ^^ 흐흐 좀 기괴하다라고 해야할지 원...
제 취향은 좀 아니더군요. 그나저나 3월도 음반 지름신에서 벗어나지 못하시네요. 우리나라의 클래식 시장은 워낙 협소해서, 함께 즐기시는 분도 적구요. 많은 사람이 즐기기에는 공연관람료도 너무 비싸구, 클래식에 입문하기에는 참 그 문턱이 높죠. 저두 풍월당 같은거 해보고 싶은데요 ^^

보르헤스 2006-03-10 1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락이나 메탈도 좀 들어줘야 하는데, 요즘은 거의 재즈나 클래식만 듣게 되네요. 기회되시면 좋은 락이나 메탈, 팝 음반도 소개해 주시길 바랍니다.

mannerist 2006-03-10 15: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저나 보르헤스님 같은 분들과 연합해서 음악감상실 하나 차리시면 어떨까요? 강남 아줌마부대의 허위의식만 잘 자극하면 먹고 살만도 하지 싶은데요. ㅎㅎ

전 요즘 야수아키 시미즈 CD다 모은 기념으로 바흐 무반주 첼로 조곡 듣다가 핸슬러 바흐 전집 내키는대로 듣고 있습니다.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4, 5번이랑, 이런저런 협주곡이 귀에 잘 들어오더군요. 악기만 달리 한 BWV 1056 여러 가지 버젼이야 더할나위없구요. 드팀전님도 가지고 계시는 굴드/골슈만이 제 귀에 가장 잘 들어오긴 합니다만 바이올린도 좋아요.

드팀전 2006-03-10 15: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르헤스님>락,팝등도 듣긴 하지만 ...요즘 것 보다는 옛날꺼 찾아듣는 편이라,,
매너님>망하기 딱 좋습니다.아줌마들 허위의식 자극 하는 것도 박종호 사장처럼 좀 매끈하게 생기고 외제차 타고 다니고 '사'짜 하나 달고 있고...수시로 유럽다니고 그래야 먹히죠.우리같은 SCV 들은 백날해봐야...그냥 혼자 놀 수나 있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