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수많은 명반이 있다.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음반만 해도 서너개가 넘는다.쉐링의 모범적 연주,오이스트라흐의 고고한 연주,지노프란체스카티의 우아한 연주,이착펄만의 유연한 연주....

어제 라디오에서 아주 특이한 연주를 들었다.기돈 크레머와 아르농쿠르의 연주다.기돈 크레머는 내가 그리 관심을 갖지 않는 연주자다.우선 그의 날카로움이 싫고 또 전반적으로 빠른 연주 속도가 맘에 들지 않는다.하지만 그만의 미덕도 많이 있다.고전과 현대를 오고 가는 다양한 음악적 관심과 실험성,연주의 자기확신성,싫어하면서도 놀랍기도 한 바이올린 톤의 예리함과 기교의 완벽성...

어제 바이올린 협주곡의 1악장을 들었다.연주 속도는 전반적으로 빠른 편이었고 또 연주톤 역시 베를 가르듯 날렵했다.아르농쿠르와 크레머의 전형적인 스타일이었다.문제는 카덴차부분.카덴차는 협주곡 1.3악장 말미에 나오는 화려한 부분이다.연주자의 개성이 묻어나며 여러 연주자들이 나름대로의 카덴차를 만든다.락음악으로 이야기하면 1절 끝나고 자주 등장하는 솔로기타 애드립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이 연주의 카덴차 부분은 정말 실험적이었다.협주곡이 갑자기 실내악으로 전환되어버린 것이다.대개 이 곡의 카덴차는 팀파니의 둥둥거림 정도에 바이올린의 솔로가 나온다.그런데 이 연주의 카덴차는 피아노가 등장하여 피아노,팀파니,바이올린의 3중주가 이루어진다.특히 느닷없이 등장한 피아노는 반주정도에 머물지 않고 1악장의 주제부를 재현하며 3중주로 들어간다.카덴차 후반부의 바이올린 솔로도 일반적인 연주보다 상당히 길고 화려한다.바이올린이 청룡열차를 탄 듯 곡예를 한다.정말 이런 카덴차는 처음 들어봤다.

이 곡의 피아노 버전과 바이올린 버전이 카덴차부분에서 합쳐진 듯 하다.실제 연주에서는 피아노가 무대 뒷편에 설치되었고 스피커를 통해 무대 전면을 울렸다고 한다.잠시 등장하고 빠져야하는 피아노의 배치가 어정쩡했기 때문이었겠으나 재미있는 설정이다.

지금 당장 이 음반을 구하기는 어렵겠지만(이미 오래 기다린 다른 음반 여러장이 주문들어 간 상태여서)언젠가 다시 한번 들어보고 싶은 음반이다.

최근에 브리튼의 피아노협주곡/바이올린협주곡 음반을 어렵게 구했다.인터넷 음반사 3곳에서 유일하게 재고1장 남은 것을 냉큼..ㅋㅋ

  브리튼의 <golden vanity> 음반도  구해야 할 텐데...

국내 모든 인터넷 음반사에 등록조차 되어 있지 않다니....

어디 어디 물어봤더니 ...동네 레코드샵에서 본 적이 있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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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06-01-17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인적으로 기돈 크레머를 좋아하는 편인데..^^ 이 음반 구하고 싶네요..흠.
실험적인 카덴차라는 대목에서 가장 끌립니다. 카덴차를 들으면 그 연주자의
모든 것이 느껴지는 듯해서요...아. 사고 싶은 음반이 넘 많아요...ㅋㅋ

2006-01-23 18:3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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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1-23 22:0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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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1-24 09:5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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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1-27 13:4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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