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러 음반은 끝임없이 출시된다.불행히도 연주회에서 들어본 적은 없다.ㅜㅜ 지난번에 엘리후 인발이 왔을 때 말러 공연이 무척이나 훌륭했다고 하던데...거리는 너무 멀고 공연은 늘 너무 비싸다.ㅜㅜ

그래서 CD를 듣는다.

말러 음반은 매니아정도는 아니지만 몇장 가지고 있다.교향곡 별로 작게는 2-5개 정도다.2장 정도 가지고 있는 음반은 아직 귀가 트이지 않은 곡들이거나 확 끌리는 맛이 적은 교향곡들이다.예를 들면 말러 교향곡 7번이나 말러9번.그리고 미완성이었다는 말러 10번.사실 말러를 듣는 사람들 중에도 7번,9번은 좀 어려워한다.말러매니아가 아닌 다음에야 이 교향곡들의 어려움을 피해가기란...

내가 좋아하는 말러 교향곡들은 2번,4번,5번,6번,8번이다.아마 말러 교향곡중 가장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곡들과 겹친다.

말러 교향곡은 어떨때는 과격하고 주정적인 곡들이 좋다.또 그 감정적 연주를 한동안 듣다보면 살을 쪽 뺀 지적이고 기능적인 연주가 상큼하게 들린다.내 취향의 변덕이기도 하지만 어떻게 생각하면 말러라는 사람이 그만큼 해석가능성이 넓은 텍스트를 후대에 전해줘서 그런게 아닌가 싶다.

말러는 변덕쟁이이다.어디에 속하지 않는 사람이다.그의 음악 역시 이것 저것 잡탕찌개다.그러니 듣는 사람이 그 중 어떤 걸 중심적으로 듣냐에 따라 재미가 달라진다.나 같이 변덕이 죽끊는 사람은 피아니시모에서 포르테까지 한마디 안에서 왔다갔다하는 말러의 괴벽이 재밌다.

몇가지 CD를 골라본다.각 곡의 최대명반을 고른게 절대 아니다.절대명반은 늘 주관적이며 이 음반들은 내가 뽑은 주관적 말러 명반도 아니다. 여기 음반들은 처음 들었을 때 나름대로의 장점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던 음반이고 그때문에 좋아하는 음반이다.예를 들어 말러 6번 같은 경우 텐슈테트의 음반을 더 좋아한다.하지만 카라얀의 음반은 처음 들었을 때 "햐...또 이런 맛이" 라며 감동해서 여기에 올린다.사실 카라얀을 먼저 듣고 텐슈테트를 들었다면 텐슈테트의 음반이 여기 걸렸을지도 모르겠다.내가 처음 들었던 말러 6번은 사실 피에르 불레즈였다.최고 음반은 텐슈테트라고 생각한다.카라얀은 최고도 아니고 처음 들었던 음반도 아니다.그래도 신선했다.

  말러 교향곡 1번( 클라우디오 아바도-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여러모로 보아 신선하면서도 연주의 완성도도 높다.최근 나오는 베를린필과의 만남은 너무 살을 쭉뺀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말러 1번을 처음 듣는 분들에게도 좋은 음반이 아닐까 한다.

 


말러 교향곡 2번 (주빈메타-빈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김문경의 말러책들을 보다가 알게된 음반인데...이 음반 듣고 주빈메타를 다시보게 되었다. 말러 2번은 여러장 있는데 각각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이 음반이 준 땡실 땡실 알찬 느낌은 다른 음반을 밀어내버린다.

 

 


말러 교향곡 3번(게오르그 솔티-시카고심포니)

이 음반은 가장 최근에 구했다.사실 이 음반이 내 취향에 맞을지는 아직 모르겠다.오히려 아바도의 신음반이 가진 지적인 느낌이 더 당긴다.하지만 이 음반이 여기 걸린건 금관 연주의 압도성때문이다.이게 말러냐 바그너냐 할 정도로 금관의 비중이 강하다.가끔 들리는 현이 반가울 정도도.야수적인 말러.그러면서도 그르렁 거리지 않는 세련된 야수다.


말러 교향곡 4번 (조지 셀-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

이 음반도 김문경의 추천으로 알게 되었다.이 음반은 소박미가 가장 신선하다.녹음도 옛날 녹음이어서 그런 맛을 더 깊게 해준다.요즘 녹음하는 클리블랜드처럼 기능미가 뛰어나다고 할 수는 없지만 듣는동안 천의무봉의 편안함을 느낀다.그런면에서 아주 신선하다.도시사람이 시골가면 신기한게 많아지는 것과 같은 느낌인듯...

말러 교향곡 5번(리카르도 샤이-로얄 콘서트헤보오케스트라)

말러 5번은 아다지에토때문에 유명하다.최강의 아다지에토는 카라얀이다.어찌나 서정적인지...하지만 아다지에토가 교향곡 5번의 전부는 아니다.

이 음반은 한동안 무지하게 들었다.그동안 들었던 번스타인,카라얀,래틀,텐슈테트가 모도 샤이의 빛에 가려버렸다.아다지에토만 듣고자 한다면 다른 음반들도 좋지만 전곡에 관심을 갖는 다면 반드시 듣고 넘어가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말러 교향곡 6번(카라얀-베를린필하모닉)

말러 6번 1악장의 행진곡은 곡의 이미지를 좌우한다.텐슈테트가 포효하며 공포감을 조성하는 발걸음이라면 카라얀은 멋진 군복을 차려입고 견장에 반짝 반짝 빛을 내며 보무당당하게 걷는다.진지하면서도 상큼하다.이런 연주를 물찬제비같다고 하면 딱 어울릴 듯... 한번들으면 그 느낌이 지워지지 않는다.



말러 교향곡 7번(클라우디오 아바도-시카고 심포니오케스트라)

말러 7번은 잘 모르겠다.듣다가 자꾸 놓친다.말러 교향곡들이 대개 집중만하면 끝까지 따라갈수 밖에 없는데 7번은 자꾸 놓쳐버린다.쿠벨릭과 바이에른의 라이브음반 역시 듣다가 자꾸 놓쳤다.말러 7번을 처음 들었던게 이 아바도의 음반이었고 '아..이게 말러7번이군'하는 인상을 남겼다.번스타인의 7번이 이제 앞을 기다리고 있는데 번스타인이 나를 7번에서 해방시켜줄 수 있으면...



말러 교향곡 8번(사이먼 래틀-버밍험시립오케스트라)

사이만 래틀의 말러에 대한 평가는 다양하지만 아직 번스타인의 거장풍의 해석이나 아바도나 길렌의 지적인 해석사이에서 자기 자릴못잡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함량부족.

하지만 교향곡 8번에서 래틀은 솔티의 무게를 벗어날 수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중도적이면서도 카랑 카랑하다 녹음의 힘일 수 도


말러 교향곡 9번 (카라얀-베를린 필하모닉)

유일하게 가진 말러9번이다.말러 9번도 아직 헤메고 있다.그래도 이 음반은 대단하다.그냥 음향만 들어도 그렇다.언젠가 어떤 평론가가 CD2의 몇번째 마디 연주력을 들어보라 그랬다.그부분을 애써 찾아서 들었다.크악....현의 상승음 도약이 나오는데...하...머릿칼이 쭈뼛스고 소름이 쫘악 돋았다.지금 그 생각만해도 돋는다.대단한 합주력이고 역시 베를린이구나 하는 소리가 절로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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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구두 2005-11-18 1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카라얀을 인간적으로 좋아하기는 참 어려운 인물인데...
가끔 그가 지휘하는 베를린 필의 톱니바퀴 물리듯 돌아가는 연주를 듣노라면....
정말,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이게 되더군요.
혹시 카라얀이 지휘한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들어보셨나요.
머리카락이 쭈뼛 서더군요.
나중에 기회 닿으면 한 번 자세히 소개해 올립지요.
나만 추천하는 듯하여 멋적긴 하지만...

드팀전 2005-11-18 1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카라얀의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10번 연주가 유명하여 가지고 있습니다.잘빠진 연주지만 쇼스타코비치 교향곡이 별로 재미가 없어서.

2005-11-20 12: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구두 2005-11-20 1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난 좋아하는데...쇼스타코비치... 흐흐

2005-11-20 13:55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