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 제플린은 내가 최고로 좋아했던 그룹이다.한 장 한장 그들의 LP를 모았다.그들의 음반중 가장 먼저 알게된건 4집이다. 천국의 계단이 있는 그음반.^^  개인적으로는 1,2 ,3집에 애정이 간다.이 음반들은 블루스에 영향을 받은 느낌이 강하다.4집은 좀 더 포크적인 사운드를 들려준다. 옆에 있는 음반 역시 아주 뛰어난 음반인데 내가 가진 LP자켓은 이것과 다르다.이것도 검열때문이다.이유가 웃긴데 여기 있는 벌거벗은 아이들이 외설적이란 것이다.별로 그렇지도 않은데...하여간.

사실 기타리스트로써 지미 페이지는 다른 기타리스트들에 비하면 매력이 덜했다.그의 작곡능력이나 프로듀서 능력은 뛰어났을 지 몰라도. 로버트 플랜트의 보컬은 지금 들어도 짜릿 짜릿하다.어떻게 보면 여자 목소리 같기도 하다.나이가 60이 다되었을 텐데. 아직도 그런 목소리를 가지고 있을 것 같다.솔로 독립 후에도 나름의 성공을 거두었다지만 역시 젊은 날 레드제플린 보컬로 기억될 거 같다.

제플린의 유일한 라이브 두장 짜리 음반이 기억난다.앨범 안에 보면 뮤직 비디오처럼 사진들이 붙어있다.영화 비스무리하게 만들었다는데 그 나이에 그 비디오를 한번 봤으면 하고 얼마나 조바심을 내었는지 ..그런데 아직도 보지 못했다.지미 페이지가 바이올린 활로 기타를 쳤다는 전설만 아직도 기억난다.

고등학교자율학습 시간때는 가끔 논쟁이 붙었다.누가 더 뛰어난 기타리스트냐 보컬리스트냐 하는 그런 것이다.사실 좀 유치한 짓이다.나는 무슨 거물처럼 작은 논쟁에 뛰어들진 않았다.그게 폼을 잡는 길이니까.그러다가 친구들 중 누군가 달려와 물어보면 그때 은근 슬쩍 한마디 던지는 거다. "잉위 맘스틴의 연주는 리치블랙모어에 큰 빚을 지고 있지" "3대  기타리스트라는 건 좀 영국지엽적이고 블루스에 바탕을 둔 기타에 한정되는 느낌이 강해" ....다 개폼잡는 작전이다.근데 나름대로 효과도 있었다.친구들 사이에서 나름대로 인정도 받았으니까.

 친한 국민학교 친구의 형님이 음악다방 DJ였다.그 집에 가면 그 형님이 가진 희귀한 음반들이 있었다.겨울방학이면 그 음반들을 TAPE에 옮기는게 일이었다. 옆에 있는 수퍼세션 음반은 그 형님 LP덕에 알게 되었고 비교적 쉽게 구했다. 브루스 스프링스틴의 <네브라스카>음반도 무지 갖고 싶었지만 결국 몇년 지나 CD로나 구할 수 있었다. 그 형의 LP에는 항상 "용" 하고 자신의 싸인이 있었다.그 싸인만 없었다면 몇장 몰래 꿀꺽하고 싶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 집에는 초록빛,푸른빛,보라빛의 단색 빽판이 많았다. 수입이 잘 안되던 시기라 결국 빽판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겠지. 핑크플로이드,클라투,예스,지미헨드릭스,알버트 킹  등 그 형님의 빽판에서 간간히 만나곤 했던 이름들이다.아마 지금쯤은 다 처리해버렸겠지?

대학들어가면서 음악을 듣는 시간이 많이 줄어들었다.워낙 바쁜 1,2학년 아니겠는가? 술먹어야지 학습해야지 가투도 나가줘야지...또 미팅도 나가줘야되구 연애도 해야되고 실연도 당해야하고...하여간 수업듣는거 빼놓고는 좀 바빳다. 음악 듣는 시간이 줄어들면서 오히려 좀 등한시 했던 락 음악들에 관심이 갔다.아마 헤비메틀의 성전에서 조금씩 발을 뺀 시절이 그때였을 거다. 그렇다고 그 중금속 음악들에 절연한 건 아니다.장르의 분화가 있었겠지만 요즘도 시끄러운 음악들을 즐겨듣는다.요즘 나온 친구들 중에는 린킨파크와 에바네슨스가 좋다.


새롭게 달려 들었던 장르는 포크 락쪽이다.지금도 포크 락은 여전히 좋아한다.특히 모던락들이 대개가 포크에 베이스를 두고 있어서 좋다.현대적인 감각의 포크를 듣는다는 생각으로 모던 락들을 듣는다.옆에 있는건 크로스비 스틸스 내쉬 앤 영의 <데자뷰>음반이다. 포크 락계에서 두번째라면 서러워할 사람들이 모인 그룹이다.닐 영의 솔로 활동이 가장 활발했다.하지만 개인적으로 그래험 내쉬의 음반을 좋아한다.그의 솔로음반은- PRISON SONG이 들어있는- 나중에 CD로 구워서 얻을 수 있었다. 이 팀 말고도 포크락에서 빼놓을 수 없는 밥딜런,버즈,존 바에즈,에밀루 해리스,버펄로 스프링필드 등의 음악을 열심히 찾아 들었다. 당시 음악계는 메틀이 기울고 얼터너티브가 급부상하고 있었던 것 같다.하지만 그쪽에는 그다지 관심이 가지 않았다.몇몇 그룹들 너바다,펄잼 등의 대표곡들 정도만 귀기울여 들었다.


이건 밥딜런 음반이다.그의 최고 명반이라 하기엔 좀 뭤하지만 그의 음반중 집시나 인도음악의 성향이 나타난 특이한 음반중에 하나라 애정이 간다. 월드 뮤직이란 것도 좀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하지만 그땐 요즘 말하는 월드뮤직은 아니었다.오히려 시완레코드를 중심으로 한 유럽권 아트락이나 이탈리아 칸따토우레의 음반들이 귀에 들어오기 시작했다.영미 음악권이 가지지 못한 서정성과 실험정신이 새로운 음악을 찾는 사람들의 귀를 사로잡았다.나 역시 그들의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을 터.


한때 DJ로 맹활약 했던 성시완씨가 만든 시완레코드는 새로운 음악에 대한 갈증을 풀어주었다.그런데 음반을 고를때는 늘 조심해야 했다.아트락이란게 워낙 스타일이 다양해서 잘못하면 취향에 맞지 않는 것을 고를 수 도 있기때문이다.어디 라디오에서라도 한번쯤 들어본 것을 위주로 구입했지만 한곡만 귀에 들어오고 나머진 심벌즈 쟁쟁 거리다 끝나버리는 것도 있다.옆에 있는 팀의 이름은 아직도 못외운다. 일 로베치오 델라 메다글리아 라는 긴 이름을 갖고 있다.대개 이탈리아 그룹들은 약자로 불렀던 것 같다.PFM,IRDM,...등등. 그러다보니 멤버들 이름도 못외운다.이름이 너무 어려운 것도 있었구 예전만큼 계보 외우기에 지쳤기 때문이다.특히 요망때즘 부터는 곡제목까지 굳이 외우려고 하지 않았다.그냥 듣다가 귀에 들리는 곡은 한번 찾아보고 마는 정도였다.외우기 음악에서 조금 벗어나기 시작한 반가운 일이다.하지만 그래도 꼭 기억하고 싶은 것은 두번세번 확인해서라도 기억한다.어려서부터 들였던 습관이란 완전히 버리기 쉽지 않은법.이 습관은 나중에 클래식들을때 이름 긴 아티스트들 외우는데 아주 도움이 되었다. 예를 들면 아르투르베네데티 미켈란젤리..같은 긴 이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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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5-03-05 17: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연을 준게 아니라 당하셨군요^^. 덕분에 락계에 입문하신 드팀전님!
님의 글로 쓰는 락은 여전히 감탄의 목소립니다.^^

드팀전 2005-03-09 15: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우님>ㅋㅋㅋ 실연당한적은 하도 많아서 일상이죠.근데 실연땜에 락계에 입문한건 사실과 다른데요.^^